양과자점 코안도르.

어쩐지 제목만으로 혹 하지만 너무 달달한 영화일 것 같아 미뤄 두었던 것을 이번에 보게 되었다. '코안도르'는 프랑스어로 길모퉁이란 뜻. 길모퉁이.코안도르. 다 이쁜 말이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보겠다고 선택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눈이 호사하길 기대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단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도 달고 이쁜 것들이 주는 위로와 기쁨은 외면하지 못하겠다. <양과자점 코안도르>에는 작고 이쁜 케잌들이 실컷 나온다. 그것을 만드는 과정을 보는 신기함은 덤이다.

 

코안도르를 빌린 김에 코안도르에 나올 법한 <밀푀유>도 같이 빌렸는데, 역시나 실망을 시키지 않았다. 밀푀유(millefeuilles)는 [천개의 잎사귀]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식 디저트로 3개의 퍼프 페이스트리-밀가루 반죽에 유지를 넣어 결을 많이 낸 페이스트리-사이에 여러 가지 속재료를 넣어 만든다. '밀가루 반죽에 유지를 넣어 결을 많이 낸' 정도로는 페이스트리를 직접 만들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림이 잘 안그려진다. 페이스트리는 밀가루 반죽 위에 버터를 올리고 접어서 밀대로 민다. 다시 버터를 올리고 접어서 미는 것을 반복하면 그렇게 여러 겹이 되는 것이다. 백만년 전에 빵과 케잌을 배운 적이 있는데 페이스트리 만드는 방법은 너무 신기해서 아직 기억이 난다.

 

<밀푀유>는 조리.재료의 전문 용어를 시작으로 베이킹 도구, 달콤한 밀푀유, 짠 밀푀유로 간단하게 나뉘어져 복잡한 여러가지 밀푀유를 보기 좋게 소개한다. <양과자점 코안도르>에도 밀푀유가 많이 나온다.  나츠메가 휘핑을 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밀푀유>를 보면 나츠메가 만드는 것이 '다크 초콜릿 가나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냄비에 우유와 생크림을 넣고 끓인다음, 설탕과 달걀 노른자를 넣고 섞은 다음 끓인 우유와 생크림을 부으면서 계속 저어준다. 재료들이 잘 섞이면 초콜릿이 든 볼에 붓는다. 2시간 이상 냉장고에 넣어 둔다.-<밀푀유>에 나오는 다크 초콜릿 가냐슈인데 이걸 보면 <양과자점 코안도르>의 어떤 장면이 딱 떠오른다. 

 

마지막 부분에 프랑스 여인이 여기서 이런 걸 먹게 될 줄 몰랐어요. 하던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 도 <밀푀유>에 용어 소개가 되어 있다. <양과자점 코안도르>는 파티쉐가 되고자 하는 시골 소녀 상경기 같은 영화지만 <밀푀유>와 함께 보면 두 배로 재밌는 영화가 될 수 있다. 영화와 요리책 전혀 다른 장르지만 '깔끔하고 예쁘다' '기분이 좋아진다'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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