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 노이야르
저자 전재성이 영원한 벗이자 스승으로 모시는 분이다.
그는 전 생애를 통하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그는 물질적인 가난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완전한 가난을 추구했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는 이 점에 있어서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정신적으로 너무나 풍요로운 사상이 몸에 배여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결코 가난한 사람이 아니다.
절대적인 빈곤을 통하여 가장 넉넉한 살림을 꾸려온 사람이다.
오래 전에 표지의 우중충한 검은 색 표지인물이 주는 느낌이 싫어 마지못해 읽기 시작했던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
내용이 좋다고 해도 처음에는 잘 읽혀지지 않는 책이 있는데 이게 그런 것 중에하나였다.
책 표지장정은 산뜻하고 심지어 선정적으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 게 일반인데,
사실적인 인물사진이 주는 느낌은 가뜩이나 춥고 배고프던 시절을
일부러 과장되게 표현한 것 같아 마뜩하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느끼는 氣運이 심상치 않게 내 몸의 경혈을 따라 흐르고, 경락점들을 자극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변변치 못한 기수련이지만 가끔 책 속의 기운이 내 몸과 연결되는 경험을
이전에도 몇 번인가 한 적이 있다.
이런 경우 책을 읽은 독자들 가운데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선험을 말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내가 중뿔나서 혼자만 책이 주는 감동을 독차지 한 것이 아님을 알고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곤 했다.
읽을 책이 많이 쌓이다 보니 두 번을 반복해서 읽는 일이 드문데 이 책은 항상 내 마음에 살아남아
두 권으로 내용을 덧댄 새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머리속에 조그마한 지식, 그것도 남의 책 속에서 빌어온 지식만 들어있어도,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남을 가르치려 드는 세상에서
저자가 그의 풍모와 사상에 감동하여 인간의 아들이며 현대인의 성자라 부르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잘못을 고치지 못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
'잘못을 고치려고 수없이 노력하지만, 나는 아직도 잘못을 고치지 못한 사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