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서점에 나가서 매장을 둘러보며 책을 둘러보는 일이 드물어지고 있다.

알라딘서재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다보면 왠만한 신간도 알아서 올려주시고,

메이저 영화뿐 아니라 씨알이 작은 영화도 쌍끌이 어망에 담듯이 감상문을 줄줄이 게재해 주시니

요즘은 영화전문 싸이트에 가지 않아도 전문가 수준의 비평을 편하게 모니터 앞에서 읽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일신을 부려서 책구경 나들이가 뜸해지고 있는데 어제는 부슬부슬 내리는 빗길을 뚫고

교보문고에 갔다.

서점에 갈 때 내가 가장 선호하는 시간대는 토요일 저녁 7시이후와 일요일 오전 10시 대이다.

이 시간에는 서가 사이를 한가롭게 산보하는 일도 가능하다.

어제는 비가 와서인지 매장의 입구에 들어서니 유독 책의 향기가 자극적으로 닥아온다.

이 향기는 여인의 향수와 한가지다.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일이 잦다보니 책값에 무심할 수 없는 일이어서 만지는 책마다 뒷표지의 가격을

먼저 확인하고 책의 내용을 살피게 되는데 그 풍경이 아내가 옷쇼핑하는 모습을 방불케 한다.

요리보고 저리보고, 혹 상처가 없나 속지를 보는 내 모습은 북 콜렉터이다.



내가 손에 넣은 책은 '인문학의 꽃 미술사학 그 추체험의 방범론' - 강우방(열화당)이다.

강우방의 글은 논문 냄새가 덜 나서 읽기가 우선 편하다.

그는 미술 작품의 세계속으로 들어가 시대정신과 미의식을 체험하는 과정을 추체험이라 말하는데,

독자들은 이런 과정을 통하여 예술의 장엄을 향수하게 되는 것이다.



아는 만큼  잘 볼 수 있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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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4-12-05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님의 글을 읽으니 이런 저런 핑계로 서점에 직접 못 간 게 몇 달 째인 것 같습니다..알라딘 보며 책 사는 데 익숙해져서이기도 하고..게을러진 탓도 있고..많이 바쁘기도 했고...조만간 시간 내어 한번 들러봐야겠네요..직접 책 냄새 맡고 고르는 재미, 느껴보렵니다...^^

stella.K 2004-12-05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엊그제 교보문가가서 그곳에서 발행하는 무가지 잡지만 달랑 가지고 나왔네요. 강남역에서 누굴 좀 만날 일이 있어서 늦지 않을려고 하다보니...일부러 시간 여유를 두지 않았지요. 지금을 두고 책을 골라 보면 자꾸 마음이 아파와서요. 사고 싶다는 유혹과 살 수 없다는 현실에 칼 같이 마주 서야하거든요. 흐흐.

하얀마녀 2004-12-05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에 있으면 어째 책속에 파묻혀 있다는 느낌이 참 좋더군요.

로드무비 2004-12-0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향기가 여인의 향수 냄새와 같이 여겨진다니 님이 더욱 존경스럽습니다.

한적한 서가를 느릿느릿 걸을 때 참 행복하죠?

멜로디스의 유부초밥도 볼이 미어터져라 먹으면 참 맛있는데.....^^

니르바나 2004-12-07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의 서재를 찾으면 바쁘신 것을 실감합니다. 우리 서재인들의 공통점이 알라딘의 볼모가 된 것 같아요. 책내음을 직접 느끼시면 더 좋으실 겁니다.

니르바나 2004-12-07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교보 무가지에 좋은 정보가 많이 들어있지요.사고 싶은 유혹, 피할 수 없는 '현실의 칼' 저도 마음이 무척 아프답니다.

니르바나 2004-12-07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마녀님께서 책 속에 묻혀있다면 잘 어울리는 한 폭의 풍경이 될 듯 싶군요.

그림이 떠 오르지요. 하얀마녀님

니르바나 2004-12-07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이 권하시는 멜로디스의 유부초밥 저도 미어터지게 한 번 먹고싶어요.

책으로 정신의 양식을 삼았으니 마땅히 육신의 양식으로 이것을 먹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