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앞에서 시간 보내는 일이 많아진 후로 성능좋은 오디오를 통해 음반을 듣는 시간이 줄어들고,

라디오 방송으로 음악을 듣던 일은 기억조차 없고,  그저 서재 페이퍼에 붙은 음악만 듣게 되는 게

요즘 내 귀사정이다.

지금껏 구입할 때 설치해주는 조그만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듣다 생각을 해보니

거금을 들여 마련한 컴퓨터에 아무래도 구색맞추는 시늉에 가까운 딸린 스피커가 옹색해 보여

작심하고 저가의 스피커라도  장만하기로 하고 온라인 상에 있는 물품들을 뒤적이다가 이 물건을 사들였다.

 

기계치에 가까운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동생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사용설명서에 나온대로 연결하여

설치하였다.

하기는 컴퓨터도 조립하여 사용하는 분들이 많은 세상에 이게 뭔 소린가 하시겠지만

나에게는 이것도 하나의 도전인 셈이다.

잘못 연결하여 펑하고 스피커 유닛이 나가면 아까운 본전 생각이 간절할 것이고,

하여 조심 조심 두세번씩 들여다보고 스위치 on 하니

이전에 딸린 스피커 소리와 다른  깊은 맛이 나는 음색을 들려준다.

고가의 스피커를 가진 매니아들이  보면 비웃을 일이지만 나에게는 이것이 천상의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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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2004-11-20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싸구려 2.1 채널 스피커 쓰고 있는데 처음 설치하고 나서 음악들을 때는 감동적이더군요. 그 맛에 오디오 매니아들이 장비 바꾸나봐요. 천상의 소리라는 표현이 아주 딱입니다. ^^

니르바나 2004-11-20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마녀님은 제 맘을 아시네요.

마녀님은 멋진 글솜씨랑 걸맞게 음악감식력도 높으시겠지요?

stella.K 2004-11-20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저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걸요. 축하드려요.^^

니르바나 2004-11-20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금 36,000원

스텔라님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는 일이네요.

왜냐하면 저걸 사느니 책을 3권 더 사서 읽고 말겠다 하실테니까요.

저만 스텔라님 주신 사라 브라이트만의 좋은 음악을 들어 미안합니다.






stella.K 2004-11-20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무슨 말씀을...사라 브라이트만 올리는 건 일도 아니죠.^^

파란여우 2004-11-20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상에서 다시 만나면, 그대를 다시 만나면~~ 아니, 이 버전이 아닌 분위기인데....@@...

니르바나 2004-11-20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쿵쿵 울려주는 이 베이스 소리가 천상으로 이끄는 소리라 말하면
그곳에서 그대를 만나는 아름다운 낭만에 초치는 소리겠지요? 파란여우님.

니르바나 2004-11-20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로 지금 이병우의 기타음악을 듣고 있는데요.

엄청 투명하게 들려요.

비로그인 2004-11-21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가 좋지 않은 관계로 보는 걸 즐겨도 듣는 걸 즐기지 못해서 아쉬워요.

가끔 사오정 소리 들으면 속상하답니다 -_-

젊은 나이에 가는귀가 먹어서리...

니르바나 2004-11-22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이님,

눈으로 보는 것보다 마음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고,

귀로 듣는 것보다 마음으로 듣는 것이 더 잘 들립니다.

지구 돌아가는 소리도 못 듣는 귀, 개만도 못한 귀를 가지고

우리 체셔님한테 사오정소리 하는 사람들 나빠요!
 


"나는 시계를 차고 다니지 않는다."


한겨울 백두대간을 혼자 등정하고 그 기록을 '하얀 능선에 서면'으로 남긴 산악인 남난희의 말이다.


그는 집 안에 시계 뿐 아니라 달력과 거울도 걸지 않고 산다고 한다.


생활속에 이것들이 없다면 불편할까 싶어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따지고 보면 시계라는 물건에 익숙해지면서 인간 특유의 시간 감각이 사라진 것은 아닐까.


배가 고파서 밥을 찾는게 아니고 시침이 정오를 가르키니 점심식사를 하는 꼴이다.


만약 이 세상에 거울이 없어서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일 자체가 불가능했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행복해할까 , 불행하다 여길까?


성형외과 의사들이야 틀림없이 불행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지도 모른다.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는 사람보다는 불만을 느끼는 사람이 더 많을테니까.


 


"언제부터인가 나의 삶은 아무것도 가지고 싶은 것이 없고,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고,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다.


또 어느 곳에도 가고 싶지 않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게 되었다.


물기가 다 빠진 풀처럼 가벼운 마음이다, 참 좋다."


 


나도 시계를 차지 않고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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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1-19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바라는게 한가지가 있는데요,

온전히 하나님안에서 늘 충만하기를.바란답니다.

심야기도 다녀왔어요. 너무 울어서인지 머리가 멍해요.

저의 갈길은 오직 주님만 알고 계시니 이끄시는 대로 가보려 합니다.

지금은 힘들지만요.

니르바나 2004-11-20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이님,  힘내세요.

사막에서도 꽃 피우잖아요.

아마  연옥같은 고통을 이기고 꽃피울겁니다.

그렇다고 너무 눈물 흘리지는 마세요...


 

 

 

그림과 우리말의 담백함이 잘 우러나는 이우환의 책이다.

우리나라 밖에서 사는 분들이 쓰시는  글에서 우리말의 맛이 더 드러나게 살리시는 것을 보며

가끔 의하해 할 때가 있다.

엉뚱하게 줄이거나, 비틀거나, 회치듯 하는 우리말,글의 사용을 보며

이것을 목숨과 바꾸며 지켜내신 선구자들의 희생을

우리는 너무 값없는 일로 전락시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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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1-14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부자님의 "축복의 나래" 라는 그림입니다.

자세히 봐 주세요. 물고기 두마리와 떡 다섯개.

니르바나님의 삶에 이렇게 작지만 아름다운 기적의 씨앗이 가득하시길 바래봅니다.

귀한 주일 저녁이예요. 평안하시기를... ^-^


니르바나 2004-11-15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밖으로 外出합니다.

체셔고양이님께도 주님의 평안이 늘 함께하시길 빕니다.

비로그인 2004-11-17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오시려나 함 들러봤습니다 ^^;

아잇 궁금해요

니르바나 2004-11-18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일주일 잠수하려 했는데 체셔고양이님이 찾으셔서 빨리 귀가했습니다.
 

 

그가 하는 말은 믿음이 가고, 그가 권하는 음식은 입맛에 맞고,

그가 맺어주는 사람과는 쉬 친구가 되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책에 관한 한 저는 문학평론가 유종호 선생의 권유를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버리는 일은 하지 않고 있는 셈이지요.

 

오래 전에 신문에 기고한  선생의 글을 읽고서 이 책은 사서 보아야겠다고 생각하다가

구입을  차일 피일 미루다 결국은 도서관에서 대출받아 읽었습니다.

대출도서가 항상 그렇듯 반납일을 앞두고 일독을 하려고 내가 책을 읽는 지, 책이 나를 읽는지

구분하지 못할 이상한 책읽기를 하였습니다.

잘 씹지못해 소화하지 못한 음식처럼 그저 눈으로만 건성으로 읽고 말았습니다.

좋은 독후감을 남길 수 없는 것이 유감입니다.

시간내어서 한번 더 대출받아 읽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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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1-13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오프모임에 안가셨나 보네요 ^^

저도 친구만나고 집에 들어와서 저녁시간 한가롭게 보내고 있답니다 ^^

파란여우 2004-11-1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이 책의 간단 소개좀 곁들여 주시면 저 같은 무지랭이들에게는 큰 깨우침이 될 것 같은데요^^

니르바나 2004-11-1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처럼 글을 잘 쓰면 순식간에 리뷰를 쓸 수 있을텐데요...
 

 

지난 여름, '무소유'란 수필로 유명하신 법정스님이 오랫만에 새로운 수상집을 내셨습니다.

 

"홀로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수하며 자유롭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음이다.

결국 우리는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는 것이다."

 

"텅 비어 있어야 충만한 은총의 기운이 차는 것이다" 라고

전의 산문집에서 말씀하신 것과 맥락이 닿는 말씀이네요.

 

가끔  같이 있어도, 함께 살을 맞대고 살아도 외롭다는 생각에 빠져

옆에 있는 사람에게 속으로 무안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시대의 커플들이 같이 있어도 외로운 이유를 잘 알 것도 같군요.

 

허리깨를 스쳐 지나는 스산한 바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새삼스레 궁금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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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1-12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워도 좋으니 커플이면 좋겠어요! >.<

비연 2004-11-1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는 것이다..정말 가슴저린 문구입니다.

니르바나님도 이 책을 읽으셨다니 반갑네요~^^

니르바나 2004-11-12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이랑 저는 같은 글을 읽고 감동을 받은 인연이 있네요.

바람불어 차가워진 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비연님.

니르바나 2004-11-12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이님께도 사랑이 어여 오시기를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