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mpet Concertos ㅡMaurice AndreㆍHerbert Von Karajan
Mozart : Horn ConcertoㆍQuintet K.452 ㅡDennis BrainㆍHerbert von Karajan
세상에서 가장 아픈 것이 무엇인줄 아시나요?
그것은 남의 염통이 썩는 일도 아니고, 지진과 해일에 매몰된 죽은 목숨을 보는 일도 아니다.
그것은 내 손톱 밑에 박힌 가시인 것이다.
조금 심한 과장이지만 다른 사람의 절체절명의 순간도 내 눈에서 벗어나면
우리는 쉬 잊는 편한 감각을 가지고 살고 있다. 단 몇명의 성인들을 빼놓고는
지난번 동남아 해일의 참상은 너무나 끔찍한 일이어서 매스컴에서 요란스러울 정도로
뉴스 보도를 반복했지만, 며칠 전에 발생한 여진에 의해 2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는 하나
현장 소식조차 제대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아직 알라딘서재의 페이퍼에서는 단 한 줄의 코멘트도 발견하지 못했다.
인간의 조건이라고 하자.
내 친구는 내가 보기에 참 행복한 구비조건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 나이쯤 되면 가장 큰 걱정거리인 명예퇴직이나 구조조정도
철밥통이라는 공무원 그 중에 성골인 교육공무원이니까 걱정하나 없었다.
열심히 승진 준비해서 연수까지 마쳐서 비슷한 동기보다 훨씬 빨리
이번 가을에 교감 발령대기를 받아 놓고 있었다.
당연히 조금 빠를 수 있는 교장 정년을 마치고는
취미를 살려서 棋院을 차려 노후 대책까지 미리 마련하는 치밀함도 있었다.
운동은 거의 만능이어서,
테니스는 전국 교사 테니스 시합이 열리면 지역예선을 통과해서
대표로 선출되어 운동을 열심히 한 보람이 있게 주위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곤 하였고,
자신이 입은 테니스 바지조차 굵은 다리와 함께 섹씨하게 비쳐지곤 하였다.
마태우스님의 테니스 관련 글을 보면 항상 이 친구 모습이 떠올랐었다.
많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이 물려준 유산과 검소한 생활로 항산을 이루어 돈걱정도 별로 없어 보였다.
아이들도 무난하게 잘 자라서 인사성 바르고, 공부도 적당히 잘해 그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빈곤한 주위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는 존재였다.
정력적으로 사회생활을 하여 상사나 동료 그리고 친구와 가족의 귀한 존재였던 그가
얼마전에 믿었던 건강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우리 부부는 믿어지지가 않아서 그럴 수 있는가 하며 탄식을 하였는데
피할 수 없는 술자리가 많지만 체질상 술이 잘 안 받는 친구는 소주 반 병을 넘는 일이 없을 정도로
자신의 몸을 잘 챙기며 사는 평상시의 모습을 잘 아니까 더더욱 믿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병문안 하겠다는 주위의 친지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싫은 지 오지 않아도 괜찮다 하였지만
친구가 아프다는데 주저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어서 찾기로 하고 무엇을 가져다 줄까
생각한 끝에 선택한 것이 모짤트의 음악을 담은 두 장의 음반이었다.
이 음악을 듣고 기운내서 다시 일어나라고,
그 동안 열심히 일한 당신에게 드리는 음악 선물이라고 해서 내가 선택한 음반이었다.
사람사는 일은 장담할 일이 아니다.
건강은 인간이 스스로 돕는 일이지만 수명은 하늘의 뜻인 것이다.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다시 생의 묘미를 맛보기를 친구에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