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5
아리카와 히로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품절


세이지가 아야코를 버거워하는 것도 똑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아야코가 그런 눈빛을 보일 때는 ‘나는 확실히 옳다’는, 그 한 치의 거리낌도 없는 정당함으로 상대를 막다른 궁지까지 몰아세운다. -40쪽

"다시 말하면, 자네 아버지는 우리가 가진 도망칠 곳도 없단 소리야."
"학벌 좋고 큰 회사에서 근무하다 보면 당연히 프라이드도 생기게 마련이지."
"자네 어머니는 심각한 마음의 병에 걸렸어. 그렇지만 자네 아버지는 지금까지 그런 것과는 인연이 없었으니 이해할 수가 없지. 그런데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도 없는거라. 우리처럼 배움이 없다고 포기해버리고 젊은이들이 하는 말을 고분고분 들을 수가 없는 거라고."-109쪽

"그렇지만 시작부터 의심하진 마. 자네 눈에는 한없이 부족해 보이는 아버지라도 자네보다는 두 배는 오래 살았어. 시작부터 의심했다간 들켜. 들키면 그땐 정말로 비뚤어지지. 그러면 이번엔 모든 걸 알면서도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나오겠지."
"자네 아버님은 만만치 않아. 그렇지만 자존심 센 남자는 다루기 쉬운 면도 있지. 잘 다루라고."-112쪽

나랑 저 사람들은 쓰는 말 자체가 다르다.
나는 아직 저 사람들과 똑 같은 말을 쓸 준비가 되지 않았다.
입으로만 격려하고 얼버무려버리는 건 허울 좋은 겉치레일 뿐이다. -3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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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Writing 구글 라이팅 - 영작의 획기적 기술을 알려주는 책
엔다 가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허스트비(이레미디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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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와 달리 영어는 결론을 먼저 말하는 언어다. 때문에 한국어 하듯 영어를 쓰면 머리쪽이 무거운 문장이 된다. 문법적으로는 옳다 하더라도 이런 문장은 네이티브에게는 짜증나는 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영어를 쓸 때는 누가 무엇을 하는가를 명확히 하고 그 요소를 가능한 한 문장 첫머리에 넣는 게 중요하다. -199쪽

한국어와 영어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비교해보면 한국어는 상세한 설명이 먼저 나오고 결론이 나중에 등장하는 우회적인 접근, 영어는 결론이 먼저 나오고 상세한 설명이 나중에 등장하는 단도직입적인 접근이 전반적인 특징이다.
영어 셀프 체크의 첫번째 기술은 앞에서부터 다섯 단어를 밑줄을 긋는 것이다.… 초반부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포함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다.
-200쪽

좀 더 상세한 묘사를 통해 표현을 풍부하게 하고 싶을 때 우리는 부사나 형용사 같은 수식어를 덧붙이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영어에서는 협의의 단어를 엄선하면 문장의 인상이 강해지는 특징이 있다. 특히 강한 동사는 문장을 응집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표현하고 싶은 것에 레이저 광선을 쏘아 그 윤곽이 선명히 드러나게 하는 묘사력이 있다.-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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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절판


무엇보다 그림에 대한 애착이나 고집 같은, 그리는 사람의 생각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공허한 데생이다.-124쪽

무표정, 얼핏 그렇게 보인다…. 보면 볼수록 그 무표정에는 있을 법한 모든 감정의 전조가 숨어 있는 것만 같아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림 속 여성의 마음이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작가는 움직이기 시작한 그 감정이 얼굴에 변화를 주기 직전, 여성의 표정을 묶어두고 그림 속에 영원히 봉인한 것이다. 그래서 여성의 무표정은 무엇보다고 깊고 생생하다. … 보는 사람의 가슴에 상반된 두가지 감정을 들끓게 만든다. 때로는 마음속에 산재한 여러 감정을 동시에 자극해 뒤흔든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비추고 시험한다. 이 그림에는 작가의 그런 의도가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 -143쪽

총은 공평합니다. 사용하는 사람의 성별이나 나이를 가리지 않죠. 게다가 아무리 흉악한 범인이라도 총 한 자루만 있으면 제 말을 듣게 할 수 있습니다. -245쪽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는 여경이 거기 서 있었다... 어린 은어 같은 여경, 히라노 미즈호의 앞길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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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 서점
슈카와 미나토 지음, 박영난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7월
구판절판


울어서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면 얼마든지 울어도 좋다. 하지만 실제로 지나친 눈물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눈물은 그 맛을 씹어가며 다시 일어서기 위한 것이다. 그저 우는 것이라면 개나 고양이도 할 수 있다. -132쪽

정말이지, 이런 ‘여자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 막돼먹은 남자가 언젠가는 반성을 하고, 사람이 달라져 성실하게 살 날이 올 것이라고, 아무 근거도 없이 믿고 있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여자들에게는 어떤 공통된 일면이 있었다. 그것은 끊어야 할 인간들을 끊어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자신의 인생에 마이너스를 가져다준다고 판단되는 인간은 남자든 여자든 가차없이 끊어버린다. 성공한 여자들은 모두 그런 결단력이 뛰어나다. 마이너스는 마이너스 요소만 부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29쪽

'이 세상에는 … 쓸쓸한 존재들이 수없이 많다.'
분명히 그것은 고양이뿐만 아니라 인간도 마찬가지겠지요. 내가 혼자 생활에 쓸쓸함을 느끼고 있듯이, 분명히 누군가도 어딘가에서 쓸쓸함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내 아버지도 어머니도, 내 작품을 혹평했던 편집자도, 헌책방 주인도, 분명히 이 고양이와 같은 쓸쓸함을 마음 속에 키우고 있을 것입니다. -195쪽

하지만 그런 것들에도 불구하고 이 마을은 이상하게 살기에 편했다. 아니, 살기 편하다기보다는 살면서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왠지 하루의 흐름이 낙낙하면서도, 그만큼 정중하게 살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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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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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재미없어도 걱정 마라. 네가 아둔해서 그런 것이 아니니. 어려운 글도 반복해 읽고, 살면서 그 뜻을 헤아려 보면 ‘아, 그게 이 뜻이었구나!’하며 무릎을 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어려운 책의 깊고 담백한 맛을 알게 되지." -53쪽

자기편을 들어주는 것에 고마운 마음보다는 서러운 마음이 솟구쳤다. 애써 참았지만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아버지가 죽은 뒤 장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저런 이유를 말해도 변명을 한다며 핀잔을 듣고 타박을 받을 뿐이었다.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걸 알아주는 사람. 그래서 자신을 두둔해주는 사람 앞에서 장이는 치밀어 오르는 울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112쪽

장이는 어제로 허궁제비와의 일은 전부 마무리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의 끝이란 것이 항상 마음먹은 지점에서 딱 끝나지 않았다. 그 끝을 다시 옹글게 마무리하는 일이 더 번거롭고 마음 쓰였다.
최 서쾌는 평소 장이에게 마무리를 옹글게 하라는 잔소리를 많이 했다. 책을 전해 주는 것보다 심부름을 끝내고 나오면서 예의 갖추어 인사하고, 책방에 와서도 손님이 당부한 말을 똑똑하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필사를 할 때도 처음 몇 장만 정성들여 잘 쓸 것이 아니라 끝까지 반듯하고 정결하게 쓰라고 했다. 그래서 장이의 필사를 검사할 때도 처음 장부터 검사하지 않고 마지막 장과 가운데 장부터 살폈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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