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상 입문 - 데리다, 들뢰즈, 푸코에서 메이야수, 하먼, 라뤼엘까지 인생을 바꾸는 철학 Philos 시리즈 19
지바 마사야 지음, 김상운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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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사회는 규율 훈련과 생명정치라는 두 바퀴로 움직이고 있다...게다가 오늘날에는 마음의 문제, 혹은 의식을 갖는 방식에 호소해도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단지 이제 곧 즉물적으로 관리, 통제할 수밖에 없다는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생명정치 부분이 강해지고 있는 것입니다...마음의 문제에 관해서도 옛날 같으면 이야기를 더 듣는 것이 중시되었지만, 그러면 시간이 걸리니까 약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말이 됩니다. "마음에서 뇌로"라는 최근 정신의학의 전환도 크게 말하면 생명정치의 강화로 볼 수 있습니다. - P100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과잉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능적인 행동을 초과한 행동의 유연성을 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탈이 생기는 것입니다만, 그것을 가능한 한 일정한 방향으로 질서정연하게 하여 행동의 패턴을 줄임으로써 안심, 안전한 사회를 실현한다는 것은, 말하자면 인간이 의사적으로 동물로 돌아간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오늘날 사회의 청정화는 인간의 재동물화라는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 P102

성장하고 나서의 욕망에는 일찍이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안심·안전(=쾌락)을 요구하면서 불안이 갑자기 해소되는 격렬한 기쁨(=향락)을 맛본 것의 잔향이 있습니다. - P152

결국 어떤 대상 a를 동경하다가 배신당하는 것을 반복함으로써 인생은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런 논리 자체를 메타로 파악함으로써 욕망을 ‘멸각하는[모조리 없애 버리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불교적 깨달음일 것입니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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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물이다 - 어느 뜻깊은 행사에서 전한 깨어 있는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한 생각들, 개정판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김재희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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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는 말이 진정으로 뜻하는 바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무엇을 생각하는가에 대해 선택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 P59

이것이야말로 여러분이 받은 인문학 교육의 진가라고 나는 감히 주장하고 싶습니다. 성인으로서의 삶을 그저 편안하고 순조롭게, 그럴싸한 모습으로 죽은 사람같이 살지 않는 방법, 무의식적인 일상의 계속이 아닌 삶을 사는 방법, 또한 자기 머리의 노예, 허구한 날 독불장군처럼 유일무이하여 완벽하게 홀로 고고히 존재하는 태생적 디폴트세팅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삶을 살아나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 P66

이것이 바로 진정한 교육의 자유, 정서적 안정을 성취하는 배움의 자유라고 나는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즉, 무엇이 의미있는 일이고 무엇이 무의미한 일인가를 여러분 자신이 자각적으로 결정하는 자유 말입니다. - P103

사람은 누구나 무엇을 믿습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것은 무엇을 믿고 숭배하느냐에 대한 선택권일 뿐입니다. - P109

해골 크기만 한 우리의 조그만 왕국에서 만물의 중심에 홀로 군림하는 그 자유 말입니다. - P125

지각 있게, 어른스럽게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 이것은 상상도 못할 만큼 힘든 일입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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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ing Home 리빙홈 - 부모로부터의 독립
David P. Celani 지음, 김영호.김순천.남영옥 옮김 / 한국가족복지연구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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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히는데 구구절절 설득력 있다. 자기애적 상처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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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여전히 시를 쓰기 위해 고뇌하던 키츠가 이끌어낸 개념이 ‘수동적 능력‘이다. 키츠는 이를 공감적 혹은 객관적 상상력으로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상력은 마치 ‘에테르 같은 화학물질‘처럼 연금술적인 변용과 순화를 이끌어내어 개별성을 없애준다. 키츠는 이 ‘굴복의 능력(capability of submission)‘으로 개별성을 없애야만 시인이 대상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P37

‘무감각의 감각(the feel of not feel)‘이나 ‘수동적 능력‘ 같은 개념이 결국...‘소극적 수용력‘이라는 개념을 이끌어냈다...키츠는 ‘진정한 재능에는 개성도, 정해진 성격도 없다‘라고 말했지만, 이후 진정한 재능이란 개성이 없는 상태로 존재하며, 어떤 결론에 성급히 도달하려 하지 않고, 불확실하고 회의적인 상태로 존재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능력이야말로 셰익스피어가 그랬듯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상상하는 힘과 직결된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 P38

뭐든지 알고자 하는 뇌가 알 수 없는 대상을 마주하고 괴로워하는 대표적인 예가 음악과 회화다...원래 음악은 이해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답이 없는 세상의 여러 문제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이해를 거부하고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굴곡까지 소리를 전달해 영혼을 흔든다. - P92

"하지만 새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수수께끼나 질문에는 쉽게 답을 내리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 의문을 마음에 품고 이를 사람의 체온으로 성장시켜 더욱 심오한 질문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어떨까? 때로는 한층 더 심오해진 수수께끼가 얄팍한 답변보다 마음에 더 소중하게 남는 듯하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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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 책이 있는 만남, 책이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리가 되는 만남, 이런 만남의 힘이 무르지 않다는 것을, 단단하다는 것을 머리 아닌 가슴으로 알게 되었다. 이 기록의 한계는 한계대로 남겨둔다. 빈 곳은 억지로 메우지 않고 구멍으로 비워둔다. 한계와 빈틈을 비집고 나오는 물음표에 의미를 두고 싶다. - P14

시간에는 농도가 있다. 어떤 시간은 묽은 채로 주르르 흘러 지나고 나면 아무 흔적도 없다. 어떤 시간은 기운이 깃들어 찐득하다. 짙고 끈끈하다. 그런 시간은 삶에 굵고 뜨거운 자국을, 원래의 모습과 달라진 흔적을 남긴다. 좀처럼 잊지 못하게 마련이다. 오늘을 통과한 아이들의 흔적에는 어떤 자국이, 흔적이 그려졌으려나. - P36

환대로 사람을 맞이하는 경험, 자신이 주체로 활동하는 경험은 나도 타인도 소외시키지 않는 연습이다.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연습이다. 이런 연습이 쌓이면 삶에서 적어도 ‘나‘를 소외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 막 살지 않을 것 같다. 길 밖으로 떨어지더라도 자신을 돌보며 다시 삶의 길 위로 올라서게 되지 않을까.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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