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1. 16인의 반란자들 - 사비 아옌, 스테이지팩토리
책이 예쁘다는 평이 많아 서점 간 김에 찾아보았다. 정말 고급스러운
종이와 사진들 속에, 이름은 친숙하지만 작품은 별로 읽어본 적이 없는
작가들이 고즈넉이 포진해있었다. 무엇보다 작가들의 주름잡힌 얼굴이나
손 등의 신체부위를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들이 눈길을 끌면서, 집에
모셔놓고 찬찬히 읽어보고 싶다는 소장욕과 독서욕을 마구 자극했다.
공들여 만든 티가 팍팍 나는, 비싼 책이라 신간평가단으로 받기엔
부담스럽겠지만, 단연 관심가고 눈길가는 12월의 에세이임엔 틀림없다.
2. 뜨겁게 안녕 - 김현진, 다산책방
또래 저자들 중 이 작가만큼 일찌감치 유명세를 얻은 이도 드물 것이다.
그후로 잊을 만하면 한번씩 책이 나왔고, 소식이 들렸고, 주로 시끄러웠다.
그동안 읽어본 글로써 판단하자면, 내게는 적어도 이 젊은 작가가 신념과
삶을, 그리고 글을 다르게 가져가지는 않으리란 작은 믿음이 있다.
작가의 미모를 내세운 표지사진이 좀 의외다 싶지만, 이왕 나온 거
판매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라며, 적어도 한가로이 노닥거리는
에세이는 아니리라 믿고 관심을 가져본다.
3. 인생의 낮잠 - 후지와라 신야, 다반
참 다작하는 작가인 듯하다. 일찌기 작가의 사진과 글이 모두 좋다는
소문을 들었고, 작가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눈도장을 찍어뒀지만 막상
읽어보진 못했다.
그러다가 얼마전 도서관에 갔더니 또 이 책이 신간으로 들어와있었다.
잠깐 짬이 있어 후루룩 넘겨봐야겠다 싶었는데, 몇장 보다보니 그렇게
읽을 책이 아니었다. 사진에 비해 글이 월등히 많았고, 언뜻 보이는
사진들은 따뜻하고 일상적이었지만 사이사이에 들어찬 글들은 사려깊고
성찰적이었다. 이 책 역시 언젠가 나중을 기약하며 찜해두기로 한다.
4. 안녕하세요, 고양이씨 - 데이비드 세다리스, 학고재
작가의 전작 중에 우연히 <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를 읽었
었다. 참으로 예민한 유머와 깨알같은 재미가 과하지 않게 유쾌했다.
그리고 그 화려한 영어 말발을 우리 말로 이만큼이라도 이해되도록 옮긴
번역가의 노고가 곳곳에서 배어나왔다.
이번에도 같은 작가와 번역가의 조합이다. 주로 가족이나 주변 이야기를
쓰다가 새삼스레 동물 우화라니 뭔가 싶지만, 이 작가라면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싶어 무작정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