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떠났다 그리고 자유를 배웠다 - 짜릿한 자유를 찾아 떠난 여성 저널리스트의 한 달에 한 도시 살기 프로젝트!
마이케 빈네무트 지음,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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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우연에 맡기기. 그것이야말로 가장 짜릿한 행복을 주는 것 같아. 바로 내 행복의 기술인 거지. 철학자 오도 마르쿠바르트가 말한 `우연의 허락`이란 말이 나는 참 좋아. 그가 말한 `우연의 허락`은 "우리의 선택보다 우리에게 닥친 우연이 더 많이 우리 인간을 구성한다"는 걸 받아들인다는 뜻이야.당연히 맞는 말이야.(56)

여행의 묘미는 우연이 아닐까 싶어. 아니, 우연이라는 말로는 부족해. 뭐랄까, 세계가 말을 거는 느낌? 세계가 윙크를 보내고 나만 해독할 수 있는 암호로 쪽지를 보내는 그런 기분. 이제 겨우 두달째인데 벌써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우연과 일치를 경험했어...이 기분을 꼭 묘사해야 한다면 아쉬우나마 `세계의 품에 안긴 기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야. 먼 타향에서 아주 작지만 고향을 느끼게 해주는 친밀감, 익숙한 패턴, 관련성을 찾는 건, 그것이 바로 여행이란 생각이 들어. (66)

내 나이 사랑하기. 스페인어 공부에서 얻은 보너스다. 스페인어에서는 나이를 말할 때 동사로 tenet(가지다)를 쓴다. `텡고 씬쿠엔타 아노스`, `나는 50세다`가 아니라 `나는 50년을 가졌다`라고 한다. 50년이 내 것이다. 나이를 재산으로 본다. 이것이야말로 나이를 대하는 최고의 자세가 아닐까. 나이를 먹는 건 흠이 아니라 재산이 늘어나는 것이다.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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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6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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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나보다 더 나 자신인 두 사람의 이야기

 

"...다들 그렇잖아...자기를 넘어서는 자기가 존재하고 있다고,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 내가 그냥 이런 몸뚱이일 뿐이라면, 내가 있는 게 무슨 소용이야? 내가 이 세상에서 겪은 가장 큰 고통은 히스클리프가 겪은 고통이야. 나는 그걸 처음부터 지켜보았고 그대로 느꼈어. 내 삶에서 가장 큰 슬픔이 그 애였어.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그 애만 있으면 나는 계속 존재하겠지만, 모든 것이 그대로라 해도 그 애가 죽는다면 온 세상이 완전히 낯선 곳이 되어버릴 거야. 내가 이 세상의 일부라는 느낌이 없을 거야....내가 곧 히스클리프인 거야. 그 애는 내 마음속에 항상, 항상 있는 거야. 기쁨을 주려고 있는 게 아니야. 내가 나 자신에게 항상 기쁨을 주지는 않잖아. 그 애는 기쁨을 주려고 있는 게 아니라, 나 자신으로 있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헤어진다느니 하는 말은 두번 다시 하면 안돼.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어..." (13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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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한 12가지
와다 이치로 지음, 김현화 옮김 / 한빛비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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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도 결코 고분고분한 회사원이었다고는 할 수 없다.
업무를 등한시하거나 의욕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매사를 냉소적으로 받아들이고 걸핏하면 비판을 일삼고 불가능한 이유를 찾기만 했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사실 나는 열심히 일했다.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다만 ‘자신이 생각했을 때 타당해 보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했다.
회사 방칙과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이 일치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그것이 다를 때, 즉 상사와 자신이 목표하는 방향이 다를 때 나는 골칫거리인 고집불통이 되었다.
게으르거나 멍청한 자가 회사 방침을 거역할 때는 혼쭐이 나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에 조직에 피해가 적다. 하지만 그 나름의 ‘이치’를 가치고 회사 방침을 거역하는 사원의 경우에는 그것을 간단히 부정할 수 없으며 동조하는 사람 또한 반드시 나오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는 조직에 있어서 가장 골치아픈 존재가 되는 것이다.(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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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 7년 동안 50개국을 홀로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
카트린 지타 지음, 박성원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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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은 여행 많이 한 심리코치의 뻔한 자기계발서..그나마 여행 이야기 나오는 4장이 읽을 만했다.

 

 

여행의 추억은 무엇을 타고 이동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144)

기차는 또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동하는 공개된 장소라는 특성도 갖는다. 마차에서 그 디자인을 따온 유럽의 초기 객차는 승객들이 마치 마차에 탄 것처럼 좁은 객실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앉게 만들어졌다. 사람들 사이에 어색한 시선이 오갔고 이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책을 읽기 시작했으며, 역 주변에는 책방이 발달했다. (147)

함께 여행할 때보다 혼자 여행할 때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심리적인 안정이다. 혼자 여행할 때는 불친절한 현지인들의 태도에 쉽게 언짢아질 수도 있고, 상한 감정을 풀어줄 사람이나 용기를 불어넣어 줄 사람이 없으므로 스스로 감정적으로 움츠러들지 않게 노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여행을 잘하기 위해서는 중간중간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주로 숙소를 재충전 장소로 활용한다.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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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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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좋다는 사람이 있다면 얼굴 한번 보고 싶다. "넌 일단 시작하면 빠르잖아. 빨리빨리 해치우면 편할 텐데." 상식적인 친구들이 충고를 하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싫어, 그렇게 일하면 부자가 되는걸." "부자 되기 싫어?" "응 싫어, 겨우 먹고 사는 게 적성에 맞아. 부자들 보면 얼굴이 비쩍 말랐잖아. 돈이 많으면 걱정이 늘어서 안절부절못하는 거라고." (65)

한국 드라마의 남자는 일본 남자라면 부끄러워할 만한 일들을 태연하고 당당하게 해치운다. 장미꽃으로 하트를 그리고,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져서도 이름을 부르며, 눈이 먼 여자를 위해 목숨을 끊어 각막을 이식한다. 문득 제정신으로 돌아와 그런 게 바보같다고 여기는 건 이성이다. 이성은 모순을 허락하지 않지만 감성은 모순의 마그마다. 무엇이든 들어오라. 어서 들어오라. (135)

나는 일평생 같은 실수를 반복해온 듯하다.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스스로와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다. 그것도 60년씩이나.
나는 나와 가장 먼저 절교하고 싶다.
아아, 이런게 정신병이다. (187)

예순여덟은 한가하다. 예순여덟은 찾는 이가 아무도 없다. 예순여덟의 할머니가 무얼 하든 말든 관심을 두는 사람은 없다. 외롭냐고? 농담 마시길. 살날이 얼마 없으니 어린아이처럼 살고 싶다.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을 생각하고 싶다. (191)

`아아 당신도 잘 살아냈구나. 이 체온으로, 이 뼈로, 이 피부로. 사람은 사랑스럽고 그리운 존재구나.` (193)

나는 아줌마다. 아줌마는 자각이 없다. 미처 다 쓰지 못한 감정이 있던 자리가 어느새 메말라버렸다는 사실도 눈치채지 못했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서야 그 빈자리에 감정이 콸콸 쏟아져 들어왔다. 한국 드라마를 몰랐다면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인생이 다 그런 거라고 중얼거리면서. 하지만 브라운관 속 새빨간 거짓말에 이렇게 마음이 충족될 줄 몰랐다. 속아도 남는 장사다.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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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9-11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5쪽 인용문을 보니 한국드라마 많이 본다는 일본여성들, 특히 나이든 여성들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욘사마가 동경의 대상으로 우상으로 여겨질 만하지요^^

밤바람 2015-09-12 12:21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이 책 보면서 비현실적인 드라마가 주는 뜻밖의 위로, 살아가는 재미, 넘쳐나는 감정 등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이 시니컬한 할머니가 한국 드라마 예찬론자가 된 걸 보면 사람이란 정말 이성으로 1도 설명이 안되는 존재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