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에도 결코 고분고분한 회사원이었다고는 할 수 없다.
업무를 등한시하거나 의욕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매사를 냉소적으로 받아들이고 걸핏하면 비판을 일삼고 불가능한 이유를 찾기만 했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사실 나는 열심히 일했다.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다만 ‘자신이 생각했을 때 타당해 보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했다.
회사 방칙과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이 일치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그것이 다를 때, 즉 상사와 자신이 목표하는 방향이 다를 때 나는 골칫거리인 고집불통이 되었다.
게으르거나 멍청한 자가 회사 방침을 거역할 때는 혼쭐이 나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에 조직에 피해가 적다. 하지만 그 나름의 ‘이치’를 가치고 회사 방침을 거역하는 사원의 경우에는 그것을 간단히 부정할 수 없으며 동조하는 사람 또한 반드시 나오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는 조직에 있어서 가장 골치아픈 존재가 되는 것이다.(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