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타가미 요코 지음 / 작은씨앗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뭐 저런 바보같은 제목을 달았지? 싶지만 사실이 그렇다. 내가 이 책을 보면서 느낀건 귀엽고 재밌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책이 두꺼웠으면 하고 바랄 정도로 (대부분은 한참이나 남아있는 책을 보면서 조금만 더 얇았으면 한다.) 읽는 내내 줄어드는 남은 페이지가 아쉬웠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요즘 쏟아지고 있는 카툰+에세이 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예쁘장하지만 단순하고 특색없는 그림에다 월간 좋은생각에나 등장할듯 한 마음 따뜻한 얘기들만 잔뜩 늘어놓거나 사랑 혹은 이별에 관해 얄팍하게 주절주절 하는게 싫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골라잡은 것은 여동생이 '읽어봐. 귀엽고 재밌어' 라고 추천했기 때문이다. (결국은 읽고 나서 동생이 추천한 말을 그대로 제목으로 적으면서 리뷰를 쓰고 있으니 동생의 말은 옳았다. )

제일 처음에는 일본 여자가 한국 남자와 결혼해서 한국에 살면서 겪는 에피소드라고 해봐야 문화의 이질감에서 오는 '이것도 이상하구요' '저것도 이상해요' '한국은 정말이지 괴상망칙해요' 에서 벗어나지 못할것이라고 장담했는데 의외로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문화의 차이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 하고 있지만 그걸 일본과 비교해서 어느 곳이든 우위를 주는 식이 아니여서 좋다. 이를테면 다만 다를뿐. 이럴수도 저럴수도 있는거지 뭐 하며 넘기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한국인이지만 몇몇 에피소드는 나 역시 똑같이 생각했던 부분이여서 놀라기도 했었다.

왼쪽에는 카툰이 오른쪽에는 에세이가 있는데 그림이 정말 귀엽다. 그녀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데 단순하게 생겼지만 표정이 무척 다양하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옷도 입히지 않고 머리카락도 없는것은 성별이나 나이 같은걸 알수없는 존재로 보이고 싶어서라고 한다. 그림을 다 보고 나면 그 바로 옆 페이지에는 그림의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풀어둔 글이 등장하는데 글도 나쁘지 않다. 문체는 평이하지만 대신 거부감도 없고 재미있게 술술 읽히며 때로는 귀엽기까지 하다.

한동안 요즘 쏟아지는 카툰 에세이북에 대해서 글 대신 예쁜 그림으로 대강 대강 지면을 채운 성의없는 책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아닌 책을 발견해서 다행스럽다. (원래는 카툰을 좋아한다.) 책의 양에 비해서 정가가 조금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사서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게 있다.

일본과 한국의 문화차이를 적어두긴 했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뭐가 옳거나 혹은 더 낫다는 비교가 아닌 그냥 '이런 이런게 다르다'정도의 비교여서 거부감이 없다. 사실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 역시 자기나라가 아닌 다른나라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글로 엮은 것인데 너무 전투적이고 편협해서 왜 이렇게 밖에는 못 쓸까 싶었는데 타가미 요코는 그런 점에 있어서는 분명히 전여사보다 한 수 위인것 같다. 나이는 전여사 보다 어리지만 훨씬 더 포용력 있게 잘 받아들이는 것 같다. (뭐 그렇다고 해서 한국을 욕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조건 칭찬을 하는 것은 아니다. )

문화는 그냥 차이일 뿐 뭐가 더 낫고 뭐가 옳다고 주장할 수 없는 부분인데 가끔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쓴 글을 보면 문명국이라 역시 다르다는 부러워류와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라서 형편없이 지저분하고 야만적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걸 볼 수 있는데 타가미 요코는 그런 함정을 잘 피해나가서 재밌고도 귀여운 책을 낸 것 같다. 어릴때 부터 만화를 많이 봤다고 하는데 그림을 그리는 것도 수준급이며 (캐릭터의 표정이 정말 풍부하다.) 만화적인 표현도 많이 등장해서 재밌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본 영화가 재밌으면 더욱 재밌게 느껴지듯. 카툰 에세이에 대해 조금은 편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생각외로 너무 재밌고 귀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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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5-16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서재에서 본책이다..^^

321zilch 2004-05-2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코짱 너무 잼있어요~

플라시보 2004-05-2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렇죠? 저도 무지하게 재밌게 봤습니다.
 
벌들의 비밀생활
수 몽 키드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세계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그러니까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성장소설을 일부러 찾아서 읽지는 않는 나지만 막상 읽게 되면 또 그럭저럭 꾸준하게 읽게 된다. 이 책 역시 양에 비해 읽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여러가지 상을 많이 받은 책이며 실제로 이 책에 나오는 의식을 따라하는 모임도 여럿 있다고 한다.

책의 배경은 1964년 미국의 사우스 캐롤라이나. 이제 막 열네살이 된 릴리는 지긋지긋한 아빠(그녀는 아빠를 티 레이라고 부른다.) 를 벗어나고 싶다. 어느날 자신을 돌봐주는 흑인 하녀 로살린과 함께 복잡한 일에 연루되고 이를 계기로 릴리는 엄마의 유품인 블랙마돈나 사진의 뒤에 적혀진 지명으로 엄마의 흔적을 찾아서 떠난다. 릴리의 엄마는 릴리가 어릴때 아빠와 다투다가 총을 떨어뜨리고, 이걸 어린 릴리가 방아쇠를 당겨버려서 사고로 죽었다. 릴리는 자신의 실수인지 아빠가 그랬는지의 기억이 전혀 없고 다만 자신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만 믿는다. 릴리는 로살린과 함께 블랙 마돈나 그림의 뒤에 적혀있는 도시로 가고 거기서 블랙 마돈나 그림을 레벨로 붙여서 꿀을 파는 흑인 자매들을 만난다. 이런저런 거짓말로 둘러댄 릴리는 로살린과 같이 이 흑인 자매들의 집에서 머무르게 된다. 양봉을 배우고 흑인 소년을 좋아하게 되고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릴리는 자신과(비록 사고였지만 엄마를 죽인) 자신의 엄마를(잠시나마 자기를 버려두고 도망을 갔던) 용서한다.

책에는 여러가지 일들이 등장하지만 결코 무겁지는 않다. 흑인과 백인과의 갈등도 딱 열네살 소녀의 눈에 비친만큼이고 잭이라는 흑인 남자아이를 남몰래 좋아하게 되지만 그것 역시 순진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집을 벗어나서 흑인 자매들과 함께 양봉을 하며 지내는 릴리는 그 안에서 여러 인간들을 접하게 된다. 성질 고약한 아빠와 로살린이 전부였던 릴리의 생활에 변화가 오고 그만큼 릴리는 자라난다. 그리고 마침내 견딜 수 없을꺼라고 생각했던 엄마에 관한 일. 즉 자기 스스로 기억하는 진실이 아닌 사람들이 알고있는 사실을 맞닥뜨릴 준비가 된다. 그게 실은 안듣느니만 못했던 사실들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이 책은 성장소설이긴 하지만 릴리 또래의 애들이 읽기에는 위험하지 않나 싶다. 왜냐면 릴리는 집을 나오고도 조금도 고생을 하지 않고 단박에 친절한 흑인 자매들을 만나 양봉을 하며 그야말로 꿀같은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녀를 의심하거나 온곳으로 되돌아 가라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의 가출은 절대 그렇게 좋은 사람만 만나고 그 사람들이 마치 부모라도 되는 것 처럼 보호해 주지 않는다. (허나 어른들이 읽기에는 많이 약하다. 나 역시 읽는 내내 '약해~' 를 입에 달고 있었다.

책의 겉에 적혀있는 만큼의 찬사를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읽을만한 책이었다. 적어도 아주 재미없거나 지루하진 않았으며 여러 인간군상과 사건을 만들어내는 수 몽키드의 솜씨는 수준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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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라딘 마이 페이퍼에 처음으로 MOVIE & TV라는 카테고리를 만들고 나서 쓴 영화평이 킬빌1이었다. 그래서 이 영화평을 쓰는데 감회가 새로우면서도 한편 칭찬 일색이었던 킬빌1과 조금은 다른 소리를 해야할것 같아서 마음이 찝찝하다.

딱 잘라서 얘기해 보자. 나는 만약 내 주변 사람이 '킬빌2 볼만해?' 라고 말하면 '아니'라고 말 할것이다. 물론 이것은 킬빌2에 관한 내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극장을 나설때 웅성거리는 관객들의 반응으로 봐서 내 생각이 그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더라는 부수적인 설명쯤은 붙일 수 있다. 또, 만약에 누군가가 킬빌1도 킬빌2도 보지 않았다고 말하면 나는 킬빌1을 DVD로 보고 킬빌2는 비디오로 보라고 하겠다. 킬빌1은 DVD로 봐야할 이유가 충분하지만 킬빌2는 굳이 DVD로 봐야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즉 내가 킬빌1에 매료되었던 액션도 피튀김도 없다는 것이다.

킬빌2는 킬빌1을 설명하는 가이드 북 같은 역활을 한다. 원래 빌과 브라이드 (우마서먼)은 어떤 관계였는지, 그리고 애꾸눈을 하고 간호사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브라이드를 죽이려고 했던 여자는 왜 애꾸눈이 되었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브라이드의 결혼식에 왜 빌은 자신의 부하를 풀어서 쑥대밭으로 만들었는지에 관한 설명이 등장한다. 아. 그리고 1편에서 임신중에 총상을 입고 코마상태에 빠졌던 우마서먼의 딸의 존재도 확인이 된다.

내가 킬빌2에 바랬던 것은 딱 하나이다. 전편보다 더 신나는 액션. 아니 전편만큼만 되어도 나는 심히 만족을 하며 돌아섰을 것이다. 그러나 킬빌2에서 제대로 된 액션은 우마서먼과 애꾸눈 여자가 트레일러에서 싸우는 장면 하나 뿐이었다. 전편에서 우마서먼이 루시루와 술집에서 대결하면서 보여줬던 88인과의 싸움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다.

킬빌을 보면서 내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쿠엔틴 타란티노가 어째서 여전사에게 모성애를 접목시켰느냐 하는 것이다. 나는 사실 여성에게 모성애를 강조하는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절로 생기는 모성애가 아닌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어거지로 씌여지는 듯한 모성애는 모든 육아를 여성에게 떠 맡기려는 음모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여자의 역활은 오직 좋은 엄마, 헌신적인 엄마만으로 한정되어 있고 남자들은 육아에서 벗어나서 사회생활을 좀 더 편하게 한다. (여성의 경우 아이를 낳고 사회생활을 하더라도 늘 그걸 미안해 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한번도 사회생활을 하는 아빠가 아이에게 미안해 하는걸 보지 못했다. 똑같은 돈을 벌면서도 여자는 미안해 해야하고 남자는 가장의 의무를 다 하는 것이다.) 브라이드는 아주 멋진 여 전사였다가 2편에서는 엄마가 되기로 결심을 한다. 칼이고 뭐고 다 접어두고 좋은 엄마의 역활에 안주하려고 한다. 칼을 들고 싸울지언정, 킬러였을지언정 일단 아이만 하나 낳기만 하면 여성은 여성의 본능이었던 부드러움 다정함 친절함 등을 마치 슈퍼마켓에서 구입해다가 몸속에 집어넣은 듯 자연스럽게 변하게 된다는 것을 나는 믿기 힘들다.

몰론 모성애라는 것은 엄연히 존재하고, 만약 모성애가 없다면 동물의 새끼중에 가장 연약한 인간은 아마 어른으로 성장하기도 훨씬 전에 죽어버릴 것이다. 그런 관점으로 보더라도 인간에게 있어 모성본능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왜 그게 여자에게만 한정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남자가 나가서 사냥을 하고 여자가 먹이감을 지키는 선사시대도 아닌 지금은 좀 달라져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여자들도 자기의 역활을 남자 못지않게 해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자꾸 여자의 모성애를 자극해서 '그래 일이고 사회적 지위고 다 때려치우고 내아이 하나 잘 기르는 좋은 엄마가 되자' 하고 여자를 한 인간이 아닌 엄마와 아내에서 그 역활을 한정지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에도 어김없이 쿠엔틴 타란티노의 각종 오마주가 등장해서 쏠쏠한 재미를 주긴 한다. 예를 들면 애꾸눈 여자인 데릴 한나가 입은 의상은 펄프픽션에서 우마 서먼이 입었던 옷과 똑 같으며 메트릭스에 나오는 네오의 방 번호와 빌의 방 번호는 똑같다. (원화평은 메트릭스와 킬빌에서 모두 무술감독을 맡았다.) 또 우마서먼과 데릴한나가 싸우는 트레일러에는 데릴 한나가 출연했던 블레이드 러너의 포스터가 걸려 있으며 브라이드가 생매장될때 나오는 음악은 황야의 무법자에서 나왔던 음악이며 빌은 브라이드에게 '네추럴 본 킬러'(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썼던 영화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전편의 화려한 액션의 계보를 이어주길 기대했던 관객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인것 같다. 액션은 약했으며 지나치게 전편의 설명이 주를 이룬다. 거기다 우마서먼을 죽이려던 킬러와 (동양계같아 보인다.) 우마서먼은 모두 눈물겨운 모성애의 소유자들이다.

칼을 휘둘러서 베고 찌르고 짜르고 했던 전편의 주인공들은 권법으로 혈막기, 눈알뽑기, 뱀에 물리기 등 다소 약한 이유로 죽어가고 1편에도 내가 지적했던 것 처럼 지나치게 이미지만으로 접근했던 일본인의 이미지가 이번에는 중국인의 이미지로 이어진다. (우마서먼의 스승인 쿵푸의 고수 타이메이의 독특하고 우스꽝스런 행위 하나는 관객들이 실소를 금할 수 없을때 까지 반복된다.)전편에서 그렇게나 빌을 죽이기 위해 온갖 화려한 액션을 구사하던 우마서먼이 막상 빌과의 대결시에는 초간단한 (뭐 배우긴 어려웠다고 나온다.) 권법 하나로 후다닥 빌을 죽인다. 그토록이나 유명한 한조의 검(전편에서 빌의 스승인 일본인이 만들어준 검.) 을 제대로 한번 휘두르지도 않고 말이다.

결과적으로 실망스런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친구의 반응이 끝내줬다.

'눈알이라도 안뽑았으면 어쩔 뻔 했어'

괜히 봤다는 친구의 말에 나는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킬빌1을 재밌게 봤던 우리는 영화가 이랬건 저랬건 볼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고 말이다. 어쩌면 킬빌1을 봤던 관객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영화가 킬빌2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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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4-05-14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성애를 강요하는 사회란 생각 많이 했었는데. 저도.

플라시보 2004-05-1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성애야 인간 본능이고 또 가장 필요하긴 하지만 그게 꼭 여성에게만 강요된다는 것이 좀 그렇죠?

연우주 2004-05-14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그래서 때로 부인하고 싶어지기도 했었습니다.

마태우스 2004-05-1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우주님, 여긴 웬일이십니까? 저희 서재엔 통 안오시고....
플라시보님/이거 볼 건데요, 보고나서 읽을께요!!!
 

왼쪽에 보이는 것은 그레이드 코쿤이다. 꼭 달걀처럼 생긴 이것은 방향제이다. 내가 여태껏 여러가지 방향제를 써 본 결과 그레이드 코쿤이 냄새의 진하기에 있어서는 가장 좋다. (오래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중간정도이다. 젤 형태로 되어있는게 냄새는 약하고 가장 오래간다.)

나는 집에서 나는 냄새를 무척 싫어한다. 사람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체취랄지 음식 냄새랄지 그런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침실만큼은 항상 방향제를 놔둔다. (거실과 주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담배냄새와 음식냄새 등등이 난다.)

슈퍼마켓에 파는 방향제란 방향제는 전기를 꼽는거건 그냥 두는거건 가리지 않고 다 써봤는데 나는 그레이드 코쿤을 가장 선호한다. 향이 가장 진하게 퍼지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제품들은 처음에는 향이 지나치게 진하다가 (특히 전기를 이용하는게 그렇다) 나중에는 별로 향도 안난다. 허나 그레이드는 분리된 부분의 공간을 늘이거나 줄임으로 향을 조절할수도 있고 비교적 향의 진하기가 일정하다. 색은 흰색, 그린색, 보라색이 있는데 냄새는 어느걸 써도 다 비슷비슷하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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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4-05-12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런가요? 전 전기로 하는 것만 써봤는데,이번에 그레이드 코쿤 한번 써봐야겠네요.

2004-05-12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05-12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기로 하는 것을 쓰기도 하는데요. 그건 냄새가 처음에는 좀 강했다가 얼마 지나고 나면 많이 연해지더라구요. 코쿤 가격은 좀 하지만 (젤리 형태로 된 것 보다는 쌉니다.) 향이 옅어진다 싶으면 한번 뒤집어서 액체를 윗부분으로 흘려보내면 오래 갑니다.

panda78 2004-05-12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게 아직도 나오는군요.. 옛날 옛적에 써본 기억이 납니다. ^^

digitalwave 2004-05-13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ir walk 쓰세요. 강추 강추! 향이 정말 오래 가는 편이고(저도 그레이드 코쿤 및 전기 제품 등 거진 안 써본 게 없는데 말이죠), 향 자체도 여지껏 써본 방향제 중 제일 좋은 거 같습니다.

플라시보 2004-05-13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아직도 나와요. 저도 아주 오래전부터 썼었어요.
digitalwave님 에어 워크라... 전 순간 가방이름 아닌가 했답니다. 흐흐. 나중에 마트 장보러 가면 꼭 한번 찾아서 써 보겠습니다.

플라시보 2004-05-14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전 바보인가봐요. 에어 워크. 사무실에서 쓰고 있는 젤 형태로 된 것이 에어 워크였군요. (여태 모르고 쓰다니^^)

digitalwave 2004-05-21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이름은 못 외웠었는데요. 요새 광고를 많이 하더라구요~

플라시보 2004-05-2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앗앗. digitalwave님. 저거 구루미 맞죠? 아... 구루미. 동서고금~
 

이미 이 영화를 본 알라딘의 여러 님들은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영화. 마침 공짜표가 생겼던 나는 일주일에 영화 1편이라는 원칙을 깨고 (원래는 목요일날 킬빌2를 보는것이 이번주의 계획이었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을 보러 갔다.

이 영화가 재미 없을꺼라며 끝까지 버팅기는 친구를 데려가며 나 역시 약간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기 어려웠으나 영화는 예상외로 무지하게 재밌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재밌다고 입을 모았으나 평소 의심많은 성격인 나는 내 눈으로 직접 보기전 까지는 그저 그렇겠구나 했었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어리버리한 순경인 류승범이 어느날 깡패들에게 죽실나게 터지고 나서 무술을 배우려고 한다. 그래서 류승범은 무술을 배우게 되고 알고보니 이 아해가 무술에 엄청나게 소질이 있었더라 뭐 그런 내용이다. 물론 중간중간 다른 심각한 얘기들도 좀 등장하지만 너무 빠삭하게 알면 재미없으니 이쯤에서 관두도록 하자.(사실 스토리는 좀 빈약해서 너무 많은 말은 하지 않는게 좋을듯 싶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한권의 만화책을 떠 올렸다. [드.래.곤.볼.] 나와 내 동생이 한동안 이 만화에 미쳐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을 만큼 우리의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간 만화. 일본만화라고 어른들은 걱정했었지만 나는 그 만화를 보면서 힘. 즉 파워의 위력과 매력을 동시에 느꼈었다. 가장 원초적이고도 기본적인 인간 육체에서 나오는 힘이 그렇게도 멋지다니. 난 주인공들이 '구오오오오' 할때마다 내 입으로도 직접 그 부분을 '구오오오~~' 하고 소리를 내며 읽었었다.

마치 그 만화 드레곤볼을 화면에 옮겨놓은듯한 파워플함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비록 류승범은 무술동작을 소화하기에는 별로 멋지지 않은 몸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점에 있어서는 윤소이가 한수 위였다. 그 긴 팔다리로 휘저으니 어찌나 아름답던지) 그래도 힘은 느껴졌다. 정두홍 무술 감독이야 말 할것도 없었고 말이다. 아무튼지간에 나는 이 영화에 대해 그저 멋져 멋져라는 바보스런 감탄사 이외에는 달리 표현 할 길이 없다.

사실 스토리가 약간 딸리기는 하지만 그건 문제가 되질 않는다. 또 영화에는 류승완 감독의 오마주들을 볼 수 있는데 메트릭스와 소림축구 그리고 앞서 말한 드레곤볼 등등. 익히 알고 있는 장면들이 등장해서 반갑기도 했었다.

워낙에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보러 가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모처럼 영화를 보고 스트레스를 확 날리고 오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했다. 어찌나 속이 다 시원하던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듯 류승범의 연기는 최고였다. 어리버리한 연기를 류승범보다 더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인간이 그 누구겠는가. 정우성이 똥깨에서 어리버리하려고 했으나 그 잘생긴 얼굴은 가릴수가 없었다면 류승범은 완벽하게 어리버리하다. (그 얼굴을 보라. 솔찍히 지 형이 아니고선 걔가 어디 배우할 얼굴인가. 류승범은 연기를 못하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는 숙명을 이미 지니고 태어난거나 다름없다. 그래서 연길 잘 해야만 하고 잘 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밥을 먹는 장면이랄지 마지막 대결에서 스승인 안성기가 어디있는지 찾는 장면에서는 어리함의 끝을 보여준다. 대사도 아주 자연스럽게 치며 (공효진이나 류승범이 예전에 사귀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둘은 대사치는 느낌이 약간 비슷하다. ) 가끔 귀여운 모습까지 보너스로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제일 많이 웃은것 같다. (물론 류승범이 스승인 안성기를 찾을때 날린 대사에도 많이 웃었다.) 카메라가 뒤로 쌰악 빠지면서 류승범과 윤소이가 계속 싸우면서 장풍을 날리는데 진짜 웃겼다. 아무튼지간에 이 영화는 백마디 설명보다 일단 한번 봐야한다. 단점이 분명하게 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장점 또한 분명한 영화이다. 개인적으로는 류승완이 잠깐의 외도에서 다시 자신만의 분위기를 찾은것 같아서 참 다행스럽다. 아. 끝으로 나는 감독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을 영화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을 좀 싫어하는데 (컷스로트 아일랜드의 지나 데이비스처럼 지 마누라를 무조건 주인공으로 하는 감독들은 정말이지 꼴불견이며 그 계보를 믿었던 리치가이가 잇고 있어 더더욱 실망이다.) 류승완은 언제까지나 류승범과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 비록 워쇼스키나 코엔 형제처럼 감독을 같이 하진 않더라도 승완 승범 브라더스가 함께하는 영화는 꽤 믿음이 가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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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5-12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전 류승범을 보면서 저보다 안생겨도 배우 할 수 있구나 싶었어요. 이 말을 다른 사람한테 했더니 아무도 동의하지 않더군요. 플라시보님의 유쾌한 영화평 잘 봤습니다. 역시 님은 영화의 대가며 페이퍼의 고수이자 문학리뷰의 왕입니다.

플라시보 2004-05-12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곰도리님 저는 지금의 류승범이 별로라고 한게 아니구요. 그냥 요즘 워낙 잘생긴 배우들이 많으니까 그 배우들에 비해서 외모가 조금은 약한게 아닌가 하고 한 말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저도 류승범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보고 있으나 그건 그의 연기가 더해져서 그런 것이지요. 만약 류승범이 형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영화 오디션같은걸 보는 과정에서 외모로 인해 불이익을 당했을 것이고 연기력으로 평가받기 위해 더 어려운 길을 걷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한 말이었습니다.^^
흠. 마태우스님. 자꾸 그렇게 택도 아니게 비행기 태우시면 저 삐집니다. (아. 그리고 님은 분명 류승범보다는 잘 생긴거로군요. 하하하^^ 맨날 하위 5%라고 우기시더만 아닌가벼~)

책선생 2004-05-14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보고 싶은 영화인데.. 이것도 역시나 DVD나 나오면.. 아님.. 영화파일로 다운 받아 보던지.. 영화 소개글 잘 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