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동생과 여동생의 남자친구는 둘 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서로의 그림에 팬이었다가 우연한 기회에 마음을 확인하고 사귀게 된 케이스. 이 그림은 여동생이 그렸으나 실제 퍼 오기는 여동생의 남자친구 홈피에서 퍼 온 그림이다. (어찌된건지 여동생 홈피에서는 찾아볼수가 없었다. 그렸다가 내렸나보다.) 여동생의 남자친구도 그림을 아주 잘 그리지만 그래도 나는 여동생의 그림이 여전히, 매우 좋다. 그건 익숙함 때문일 것이다. 시간에 따라 스타일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여동생의 그림에는 뭐랄까 마음이 느껴진다. 아마도 내가 그 애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여동생은 약간 중성적이고파 하는 나와는 달리 매우 여성적이다. 플라워프린트 (일명 꽃가라) 도 좋아라 하고 에스닉한 느낌도 좋아한다. 내 경우에는 천이나 뭐 그런것에 문양이 프린트된 것을 광적으로 싫어한다. 레이스는 더더욱 사절이다. 내 집에서 나는 언제나 화장대만 빼면 여자가 사는 집이 아닌 중성체가 사는 집이라는 느낌을 내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나도 잘 알고 있다. 내 안에는 누구보다 여성스러운 여자인 내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 느낌이 너무 강해서, 어쩌면 그래서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동생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저 그림은 여동생과 많이 닮아있다. 헤어 스타일이 몹시 마음에 드는데 가을이 오면 저 스타일을 시도해 봐야겠다. 안어울리면 대략 난감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