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VS 6시간 - 켈로그의 6시간 노동제 1930~1985
벤저민 클라인 허니컷 지음, 김승진 옮김 / 이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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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과 여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노동자에게, 인간에게 일과 소비와 집과 여가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이 가장 주된 화두이며 역사적으로는 1930년 대공황 시기에 생겨난 경제침체와 실업난으로 생겨난 복지자본주의 사상, 이쪽 분야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켈로그 회사의 55년간의 6시간 근무제를 통해 8시간제와의 장단점을 지적하고, 더 나아가 일과 여가에 대한 사회의 역사적인 변화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노동자계급에 있어서 가장 큰 진보는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였습니다. 이것은 마르크스의 저서 자본론의 내용 중 '9살 난 윌리엄 우드는 그가 7년 10개월이 되던 해 노동을 시작했다. 그는 주중 매일 오전6시부터 오후9시까지 15시간을 일한다' 와 같은 부분처럼 과도한 노동시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으며, 노동자들은 이러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합니다. 기술의 발전의 존재이유는 노동시간을 줄임으로서 결과적으로 일에 대한 해방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노동시간을 계속적으로 줄어들게 했고 1920년대경 하루 8시간까지 줄어드는데 성공합니다.

1920년 당시 대중여가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계몽된 산업가들이 받아들인 해방적 자본주의라는 사상은 오래 전부터 여러 사상가들을 통해 발전해온 이론인데, 시장에 공급되는 물건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유한하며 산업이 발달할수록 필요한 물건을 충분히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욕구는 감소하고 사람들은 비금전적인 분야에 대한 욕구가 발달해 경제 외적인 영역에서 인간의 진보가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충분하게 가질수 있는 수준 이상의 무한경제성장을 추구한다면 자연이 파괴될 것이라는 존 스튜어트 밀과 사이먼 패튼 등의 사상과 서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여가를 노동시간 단축의 형태로 가질 것이냐, 실업의 형태로 가질것이냐라고 말한 달버그의 사상 등을 통해 생성되었고 1930년대 켈로그와 굿이어 같은 기업 등을 통해 실체화되어갑니다.

1930년대 켈로그의 사장 루이스 J 브라운은 그러한 사상에 깊이 영향을 받은 사람으로 기존의 8시간의 3교대제 대신 6시간의 4교대제 근무를 도입합니다. 그는 불황과 실업문제 해결엔 노동시간 단축만이 치료법임을 강조하며 실업 문제 완화의 부담을 노동자와 경영자 모두 짊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노동자측은 2시간만큼의 줄어드는 주급과 점심시간의 철폐, 경영자측은 고용자수를 늘림으로서 임금 총비용의 확대와 시간당 임금을 12.5% 늘리기로 했습니다. 또한 시간외근무 수당 대신 초과 생산 수당제를 도입해 더 빨리 끝내는 대신 더 열심히 일하도록 유인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브라운의 방침은 기업계와 정계, 산업계, 노동계에 열광적인 반응을 야기시켰는데, 하버드 대학수업에 케이스로 소개되고 후버 행정부 뿐만 아니라 미국 제조업 협회, 노동 총연맹, 각종 유명 언론과 기업인들도 켈로그의 6시간제 도입에 지지를 보내고 미국 전역에 확대되어 1932년 일자리를 나누자 운동의 전개로 전체 노동자 25%이상이 이 운동의 덕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반응에 대답하듯이 켈로그의 6시간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데, 더 짧은 시간 근무하게 된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향상되었고 초과 생산 수당제도를 통해 실질적 주급감소 또한 완화시킵니다. 브라운은 보고서를 통해 고정 비용이 25%감소했고, 단위당 노동 비용 10%감소, 사고율 41%감소, 결근율 51%감소와 39%의 취업률증가, 6시간제 도입 이전보다 이윤 2배 증가라는 경이적인 성공을 기록하게 됩니다. 1930년부터 10여년간 지속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성공적인 대안으로서 자리잡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모든 계급에게 더 낫고 더 이상적인 삶의 조건들이 생겨나야 한다. 너그러운 자연은 우리의 노동에 대해 필요한 것을 충분하고 여유 있게 주고, 수명을 늘려 주고, 즐거움을 더해 주고,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것으로 보상해 줄 것이다. - 레버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노동의 주도권을 노동자가 쥐는 것에 대해 불평하는 경영자가 생겨났고 일부 노동자들(주로 나이든 남성)의 경우 이러한 추가 여가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발맞춰 더글러스 맥그레거는 Y이론을 통해 인간의 욕구는 무한정하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제는 잘 알려진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이론을 받아들였고, 먹고 살기 위해,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궁극적으로 자아 실현 욕구를 위해서는 휴식에서 삶의 보람을 찾는 것이 아닌, 일자리에서 삶의 보람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한 사상의 등장과 실업율 감소를 위해서는 기존의 일자리를 나누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시작된 루스벨트의 새 정책이 발표되면서 힘을 얻게 됩니다. 여가의 증가가 개인의 자유와 진보의 가치라는 사상에 대해 루스벨트 정부는 풀타임으로 일할 권리를 보장하고 계속적인 경제성장만이 국가 진보의 기초라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사람들은 빠르게 변화해갑니다. 사람들은 점차 기존의 여가 방식(가족들과 대화하기, 이웃들과 교류하기 등)과는 다른 새로운 여가 방식(TV, 더 좋은 차, 더 좋은 음식 등)을 선호하기 시작합니다. 그러한 사회변화에 맞서 6시간제를 계속 유지해온 켈로그도 내부적인 갈등을 겪게 됩니다. 루이스 J 브라운이 물러난 뒤 새로운 경영진은 8시간제로서의 복귀를 열망했기 때문에 6시간제에 불만이 있던 힘있는 노동자(주로 나이든 남성)과 그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노동조합을 앞세워 8시간제로의 변화를 꾀합니다. 그러한 결과 6시간제는 점점 힘없는 남성과 여성이 많은 부로 한정되어갔고 결국 1985년 공장이전을 빌미로 한 경영자측의 요구에 6시간제는 항복하고 맙니다.

그러한 노동의 역사와 켈로그의 변화를 바라보며 물질적인 풍요나 풀타임 노동 말고도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고 누릴 것들이 있지 않을까, 우리가 여가를 보내는 방법은 어떠할까, 1930년 대공황 시기에 실업율 감소를 목표로 내세운 일자리 나누기는 현재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나 와 같은 여러 질문을 던져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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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애국주의 - 언론의 이유 없는 반일
최석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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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종합적으로 따지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조금만 길을 걸어도 일식집을 찾아볼 수 있고, 유니클로의 세일에 지갑을 열고,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한곳으로 일본을 꼽습니다. 수많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의 나라로 관광을 떠나고, 서로의 제품을 사용하며, 서로의 음식을 즐기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일본과 관련된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격정을 내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시대에 뒤떨어진, 환영받지 못한 행동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반일(反日)은 없어진 듯 보이면서도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반일감정을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최전선에 언론이 있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이《교육과 사회체제》에서 '아이들은 자기네 나라가 치른 전쟁은 모두 방위를 위한 전쟁이고, 외국이 싸운 전쟁은 침략 전쟁이라고 생각하도록 유도된다.'라고 언급한 것처럼, 잘못된 민족주의 사상의 교육은 잘못된 시민을 양성하며 그 결과 국가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많은 한국 언론이 저지르고 있는 잘못된 반일감정의 재생산 역시 이런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한국 언론은 상대방의 명백한 잘못을 비판하는 건전한 회의주의적 태도를 보여주기보다는, 수많은 오보와 편견을 바탕으로 왜곡된 보도를 함으로써 언론의 기본적인 사명마저 저버릴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편견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언론의 태도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역시 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종래의 좌우 대립을 전제로 말하자면, 일본의 인터넷 언론은 분명히 우경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개의 언설은, 한국과 중국에 대한 막연한 반감을 바탕으로 보수파 잡지 및 미디어의 '중국위협론' 따위의 언설을 조잡하게 재구성하여 인터넷 공간에 유입시켰다는 측면이 강하다. -《한중일 인터넷 세대가 서로 미워하는 진짜 이유》p.114 

저자는 언론의 생리를 파악하는 사람은 언론보도의 이면(裏面)을 바로 볼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그런 소수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책에선 일본과 관련된 언론의 다양한 오보와 편향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저 또한 책을 보기 전까진 기사를 통해 막연히 일본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된 기사들이였습니다. 일본이 막걸리 상표를 선점했다는 보도, 이승엽과 관련된 보도, 남대문 전소 현장에서 일본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했다는 기사 등은 일본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키지만, 놀랍게도 사실이 아닌 보도들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사람들이 기사를 보면서 느꼈던 일본에 대한 반감은 언론이 의도하고자 했던 가짜 반감이며, 잘못된 반감이였던 것입니다.

처음 '막걸리'의 일본인 선점 기사가 나오고 많은 사람이 분노하는 반응을 지켜보다 다음 날인 11월 3일 일본 특허청에서 직접 확인을 해보았는데, 불길한 예감은 들어맞고 말았다. 상표를 등록한 것은 일본 고베에 있는 한국 기업이었고, 등록자 역시 우리나라 국적을 가진 한국인이었다. - p.46 

인터넷 언론이 잘못된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은 돈입니다. 인터넷 신문사에게 있어서, 기자에게 있어서, 방문자 수는 곧 돈을 의미합니다. 방문자 수를 노린 기사의 제목은 충격, 경악 등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문구로 치장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일본과 관련된 소재는 네티즌들을 자극하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인터넷기사의 경우 속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그것이 잘못된 정보인지 아닌지 검토할 시간조차 없습니다. 불명확한 보도나 자의적 해석에도 개의치 않고 기사를 내는 것은 당장의 돈벌이엔 도움이 될지 모르나, 결국 이러한 행보는 언론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가중될 것이며 결국 언론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문제는 인터넷기사 뿐 아니라 주류 신문사들마저 오보를 낼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정정마저 없다는 것입니다.

반일감정이 끊임없이 재생산된다는 것은 결국 반일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반일이 필요한 사람들로 북한, 한국 정부, 정치인, 기업인 등을 꼽고 있습니다. 정부, 정치인, 기업인들에게 반일이란 아이템은 그야말로 만능에 가깝습니다. 정부는 반일감정을 이용해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고, 정치인들은 반일감정을 이용해 국민들의 시선을 사며, 기업은 반일감정을 이용해 돈을 법니다. 애국심은 사상이 아니라 상술이며, 도구에 불과합니다. 이런 애국심을 조장하는 행동들에 대해서 우리는 새뮤얼 존슨이나 오스카 와일드의 조언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론이나 정부, 정치인, 기업인들이 애국심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오히려 비애국적인 행동이며 시민들이 경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언론이 언론으로서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비단 일본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국가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반일감정과 더불어 애국심에 기대며 살아가는 언론은, "두유노우김치?"가 더이상 자랑스러운 한국의 문화를 물어보는 단어가 아니라 외국인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조롱의 단어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반일과 쇼비니즘에서 벗어나 편견과 선입견이 없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기자가 쓰는 언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워싱턴포스트의 두 기자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같은 기자를 키우는 것은 한국의 언론계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 던져진 숙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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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도주의는 전쟁으로 치닫는가? - 그들이 세계를 돕는 이유
카너 폴리 지음, 노시내 옮김 / 마티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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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주의는 국가주권을 존중하여 내정불간섭 원칙에 따라 중립적인 물자지원만을 지원하는 적십자식의 중립주의에 기반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일부 인도주의 기구들이 중대한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의 군사개입을 주장합니다. 르완다내전과 비아프라 전쟁 등으로 시작된 이 주장은 인권은 필수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에 만일 정부가 국민의 인권을 침해한다면 인권의 보장을 위해 국제사회는 불간섭원칙을 깨서 행동해야 한다는 개입론자들의 주장이 힘을 얻습니다. 인권을 국가주권보다 우선시하는 이 흐름은 집단살해방지협약과 고문방지협약으로 시작되었으며 90년대 국제관계를 움직이는 주요 원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이 정치적 인도주의는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는데,《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에서 언급했듯이 모금운동에 의지하는 인도주의 기구들의 재정문제와 그로인한 사건의 편향적 보도와 과대 보도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인도주의 기구와 인권단체의 보고서가 자신들의 의도와는 다른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나토와 유엔안보리 및 유엔난민기구 등 국제기구의 비효율성과 비현실성 문제, 전통적 구호물품인 식량구호의 현실성 문제 뿐만 아니라 구제와 보호, 책임성 문제 등 구호 활동가들의 도덕적 딜레마 등 인도주의 활동의 여러 문제점을 제기합니다.


코소보 분쟁 - Carol Guzy, Michael Williamson, Lucian Perkins(2000년 퓰리처상)

알바니아계 주민이 80프로 이상을 차지하는 코소보에서 독립을 바라던 알바니아인들은 1998년 코소보해방전선(KLA)의 공격으로 시작된 코소보 사태는 세르비아의 공세로 이뤄졌고 세르비아군의 과도한 알바니아계 주민의 학살과 수십만명의 난민이 발생하자 1999년 인도적 개입론자들의 찬성을 등에업은 나토의 군사개입으로 이어집니다. 국제사회는 코소보 문제를 인권문제르 믿고 있었지만 이는 사실 주권과 영토에 관한 분쟁이였습니다. 코소보 분쟁에 대해 나토의 개입은 전쟁범죄와 인권청소를 방지하기는 커녕 오히려 극적으로 증가시켰습니다. 나토의 공습 이후 내전 사망자의 대다수가 발생했으며 민간인의 고통을 가중시켰고, 민간인 사망의 부분적인 책임을 발생시켰습니다. 인권과 법치를 보장하는 다민족사회의 건설을 약속했지만, 부정부패가 창궐하고 국제원조에만 의지하는 단일민족사회가 되었습니다. 유엔파견단 또한 사상 최대의 비용을 투입했지만 코소보임시행정기구는 실패작이였습니다. 이 지역에서 효과적으로 일하는 기관은 해직된 알바니아계 전문가들을 활용한 유사정부 뿐이였습니다. 코소보해방전선 또한 소수민족에 대한 조직적인 위협과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군사개입이 전혀 효과가 없었음에도 영국의 블레어총리는 적극개입주의야 말로 서방 외교정책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르완다 분쟁 - AP통신(1995년 퓰리처상)

집권층인 소수민족 투치족과 다수인 토착부족 후투족의 분쟁인 르완다분쟁은 유엔평화군유지군이 해결을 위해 나섰지만 유엔군의 규모를 논의하던중 소말리아의 블랙호크 사건이 발생하자 사태해결에 소극적이 된 미국의 반대에 부딪쳐 요청병력의 30%밖에 되지 않았고 유엔의 복잡한 예산처리 절차 때문에 주요 장비를 전혀 보급받지 못한 상태로 임무를 수행해야 했습니다. 유엔지원단은 자기방어를 위해서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었고 미국CIA는 최악의 경우 50만명이 살해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유엔지원단과 자료를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1994년 르완다 대통령과 부룬디 대통령의 비행기가 공항 상공에서 격추되면서 시작된 학살은 80만명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프랑스군으로부터 몇미터 떨어지지 않은 도로에서 르완다 여인이 벌채용 칼을 든 젊은 남자의 손에 질질 끌려갔다. 그가 여인의 옷을 잡아끄는동안 여인은 혹시 자기를 죽음에서 구해 주지 않을까 하여 공포 서린 애절한 눈으로 외국인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병사들은 꼼짝하지 않았다. 지프차에 기댄 채 이 저주받은 여인을 쳐다보던 한 병사가 "우리의 임무가 아니다" 라고 말했다. 유엔병력은 이 야만적 행태의 구경꾼에 불과하며 현재까지 1만 5천명의 학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 가디언 

유엔지원단의 대부분이 철수한뒤 무장도 못한 캐나다,가나,튀니지,방글라데시 병사 270명이 3만명의 르완다인의 목숨을 구했으며 유엔평화유지군 책임자 달레르는 병력 4천명만 있었더라면 학살을 중단시킬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국정부는 유엔안보리가 르완다 사태를 제노사이드로 규정하는것을 막기위해 로비를 벌였습니다. 인도주의 기구들도 대부분 철수했으며 국제적십자와 국경없는 의사회만이 임무 수행을 계속했습니다. 2차 유엔지원단을 지원하고자 했지만 프랑스의 인도적 개입 선언에 무산되었으며 프랑스의 인도적 개입은 집단살해 가담자의 상당수를 인접국으로 피신시키는데 기여했습니다. 피신자들은 다시 르완다를 공격했고 난민캠프는 살인자들의 비율이 높아졌으며 정작 피해자 및 생존자들은 버림받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인도주의는 해답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인 것이다. - p.286

이 두 사건 뿐만 아니라 북아일랜드 분쟁, 유고슬라비아 전쟁, 시에라리온 내전, 비아프라 전쟁, 다르푸르 분쟁, 소말리아 내전, 이라크 전쟁, 스리랑카 내전, 아프가니스탄 침공, 아체 분쟁, 동티모르 사태 등을 인권단체와 인도주의 기구에서 접한 저자는 인도주의 활동과 인도적 개입이 중립성과 독립성을 잃고 정치화된것에 반대를 표합니다. 미국,영국은 물론이고 우리 한국까지 인도주의를 정치논리를 가리는 연막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서구의 개입이 악영향을 초래하자 인도주의 단체 및 활동가들마저 점령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로 비춰져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는 정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인권보호와 국가주권 존중의 갈등은 국제형사재판소의 설립이라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지만 편파적인 판결 -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엔 침묵한다 - 등으로 민심을 얻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인도주의를 내세운 서구의 정부는 천문학적인 원조자금을 광고하지만 2008년 3월 인도주의 기구들이 공동 발표한 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에 약속된 원조금 200억 달러 가운데 100억 달러가 미지급되었고 도착한 금액 가운데 40퍼센트는 컨설팅 비용으로 소비되거나 영리기업의 호주머니로 돌아갔다고 밝혔습니다. 실질적으로 정말 필요한 난민들에게는 평균적으로 5퍼센트밖에 돌아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 구호활동을 돕기 위해선 인도주의의 정치성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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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라는 이름의 거짓말
조엘 베스트 지음, 노혜숙 옮김 / 무우수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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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는 우리 사회에 깊숙히 들어와 있습니다. 과학발전의 기본이 되는 많은 수의 논문이 통계를 바탕으로 씌여지며, 대중들은 정치인이나 운동가, 미디어에 의해 여러 경로로 다양한 통계를 접합니다. 통계는 사회를 파악하는 강력한 도구이며 통계를 못본 체하는 식의 현실도피는 대가가 너무 큽니다. 그런 중요성은 수많은 통계를 낳았고, 필연적으로 수많은 엉터리 통계를 낳았습니다. 그런 통계들이 혼재하는 현실 속에서 저자는 통계를 제대로 알고 받아들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그에 동조하기 시작하면서 통계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하지만 통계가 사회제도의 변화를 주도하게 되자 보수주의 우파와 진보주의 좌파에게서, 부유한 회사와 일부 사회운동가들에게서, 그리고 강력한 정부기관에게서 엉터리 통계들이 나오게 됩니다. 그것은 통계가 객관적 진실이 아닌,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통계가 불확실한 이유는, 그 측정방식 자체에 있습니다. 어떠한 과학적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통계를 만든 주체, 동기, 방법, 정의(定義) 등에 대해 수많은 변수가 생기고, 그것은 암수(통계의 기록과 실제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대부분의 통계는 표본추출이기 때문에 일반화 과정이 필연적입니다.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선의의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통계는 동기에 따라 변화합니다. 1995년에 루이스 파라칸이 지도한 정치적 집회가 열리자 조직자들은 군중이 1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한 반면, 공원경찰은 군중의 수를 40만명으로 추정했습니다. 집회 예상숫자가 논란이 되자 보스톤 대학의 항공사진분석가는 87만명의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같은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통계들이 나온 것은, 그 추정값을 만든 사람들의 동기에 따라 통계는 변화한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또한 얼마나 많은 여성이 매춘을 하느냐는 통계 또한 종교인 혹은 개혁가들은 통계를 부풀리는 경향이 있던 반면, 경찰들은 매춘을 실제보다 낮게 어림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큰 숫자는 문제가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종교인과 개혁가들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동기를 보였고, 경찰은 그들이 일을 잘 하고 있다는 표시로서의 동기를 보여줍니다.

통계는 방법의 차이에 의해서도 변화합니다. 대부분의 섹스가 결혼에 제한된다는 정설에 도전한, 그 유명한 킨제이 보고서는 많은 사람들이 마스터베이션과 혼전 섹스와 같은 경험을 함을 알려줬습니다. 하지만 킨제이 보고서는 표본을 선택하는 방법에서 실수를 저질렀는데, 일반 대중보단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의 비율이 훨씬 높았고, 광범위하고 다양한 성경험을 찾기 위해 의도적으로 동성애자 및 감옥 수감자들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의심스러운 통계는 이것을 인용하는 자료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중복오류의 사례가 됩니다. 이런 오류는 전체 인구의 10%는 동성애자라는 자료가 되기도 했습니다.

수학자 존 앨런 파울로스는 수학에 약한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수학문맹자라는 말을 썼는데, 통계를 받아들이는 대중도 그런 경향을 보입니다. 수학을 몰라서 저지르는 오류중 큰 숫자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포함되는데, 1,000원과 10,000원의 차이엔 민감하게 느껴지지만 100억과 1000억과 같은 큰 단위 앞에선 상상력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그런 큰 숫자를 잘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통계를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며 그 결과는 많은 수의 코믹한 엉터리 통계를 용인하는데 영향을 끼칩니다.

 어떤 문화에서는 사람들이 마법의 힘을 지닌 사물들이 있다고 믿는다. 인류학자들은 그런 것들을 주물이라고 부른다. 우리 사회에서는 통계가 일종의 주물이다. 우리는 통계를 마치 마술처럼, 단순한 숫자가 아닌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통계가 진실을 강력하게 대표하고 있는 것처럼 취급한다. 하지만 통계는 마법이 아니다. 항상 진실도 아니고 항상 거짓도 아니다.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면 우리가 접하는 숫자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듣는 통계는 마법이 된다. - p.180

혹은 훌륭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통계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엉터리 결론이 나오기도 합니다. 통계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 장소의 차이를 무시하는 경우, 그룹의 차이를 무시하는 경우, 사회문제간의 비교 등에서 그런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중에 대부분이 백인이다(전체 인구는 백인수가 더 많기 때문에)라는 주장이 나오거나, 차가 충돌했을 때 차 밖으로 튕겨져 나오면 살 수 있지만 안전벨트에 묶여 있으면 죽을 수 있다는 주장 등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통계를 보며 순진하게 받아들이거나, 반대로 냉소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옳지 못한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엉터리 통계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모든 통계를 무시해 버리거나 모든 숫자가 허위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엉터리 통계도 있지만 훌륭한 통계도 있으며, 우리가 어떤 사회문제에 대해 조리 있게 설명을 하자면 통계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통계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접하는 숫자들에 대해 좀더 나은 판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통계는 불가피하며 동시에 결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신중하게 통계를 받아들이고, 훌륭한 통계와 엉터리 통계를 구별하려고 노력하며 수많은 질문을 통계에게 말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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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Making Out in Korean (Paperback)
Ghi-woon Seo / Tuttle Pub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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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책을 읽어볼까 돌아다니던 즈음, 친구가 인터넷상에서 Making out in korean 란 책의 존재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인터넷상에서 말하길, 한국인과 사귀고 나서 야한걸 할때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이라더군요. 제목도 흥미진진하고, 호기심이 동했습니다. 대충 포털에서 검색해보니 한국에 오는 영어권 강사들(주로 서양인)이 한국여자 꼬셔서 엔조이할때 애용한다고 하는 그런 책이라던데, 실제로 사용되었건 아니건 간에 책의 내용을 보면 과연 그런 용도로 사용하기 좋게 구성되어있긴 합니다. 

간략한 소개글은 넷상에 돌아다니고 있지만 이 책에 대한 상세한 글은 넷상에서 찾아보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마침 영어독해도 오랜만에 해볼겸 내용이 궁금하여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중학교때 해본 얇은 라이온킹 원서 같은거 옮겨서 번역하는 것을 추억거리겸 해보고 싶었고, 공부에도 자극을 좀 줄겸 믿고 골랐습니다. 그래서 왔는데..

이 책은 외국인용 회화서적입니다. 좀 야시시한 내용이 많은걸로 봐서 한국여성을 꼬시기로 마음먹었으면 한밤의 엔조이를 위해 이 책으로 관련 회화 연습을 제대로 하라는 책인거 같습니다. 책에 나오는 문장의 일부를 보고 다들 영어를 공부해 봅시다.

 

What time do you have to be home? 몇 시까지 집에 가야 해요?
Are there many lot hot girls in the club? 그 클럽에 퀸카 많이 있어요?
I'm going to get her. Don't even touch her. 내가 찍었어. 저 여자 눈독 들이지 마

Let's stay to the end. 우리 끝까지 남아요
I'm afraid I'll get pregnant 임신할까봐 무서워
I love you, but I can't become your husband. 널 사랑하지만, 네 남편은 될수 없어
Let's not tie each other up 이제 우리 인연 끊어요

책의 대략적인 구조는 말걸기->친해지기->데이트->클럽->연인간의 대화->헤어짐 시에 유용한 대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유용한 단어만 모아놓은 책이라고 평할 수 있고, 아쉬운 점이라면 거의 전부 남녀간의 대화에 쓰는 용도의 단어밖에 없습니다. 

I can see whomever I want/do whatever I want.
지금도 맘만 먹으면 다른 여자 얼마든지 사귈 수 있어
jigeumdo mamman meogeumyeon dareun yeoja eolmadeunji sagwil su it-sseo.
 
이렇게 외국인이 한국어 발음을 익히기 쉽도록 쓰여져 있습니다. 문장은 간결하고 실전적이기 때문에 영어,한국어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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