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 앤 새디 vol.3 - 궁극의 주부 마조의 정신없는 생활툰 마조 앤 새디 3
정철연 글 그림 사진 / 예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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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만화 업계가 불황이라는 말은 아주 오래전부터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한 만화가는 "만화가를 꿈꾼다면 차라리 다른 나라로 이민가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기도 했죠. 실제로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자료를 보면 그러한 경향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시장 측면에서 보면 만화책 구입비율은 0.3 퍼센트이고, 만화책 매출액은 0.6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그에 반해 가장 잘 팔리는 부류는 역시 학습참고서로, 도서 시장 매출액의 67.4퍼센트를 차지했습니다. 책을 구입하는 사람의 0.3 퍼센트만이 만화책을 사는 상황이지만, 놀랍게도 1997년에서 2004년까지의 도서 분야별 연간 발행종수 자료를 보면 만화책은 전체의 20~25퍼센트를 차지했습니다. 즉 만화책은 '가장 많은 종류가 나오는 책' 이면서, 동시에 '가장 안팔리는 책' 인 것입니다. 만화책중에서 그나마 잘 팔리는 학습만화를 제외한다면, 일반적인 만화가 얼마나 안 팔리는지는 쉽게 상상하기 힘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만화책이 인기가 없는 장르인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구입 비율을 보면, 일반 도서의 경우 직접 구입해서 보는 비율이 37퍼센트 정도인 반면 만화는 구입해서 보는 비율이 2.5퍼센트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구입 비율을 감안해 보면, 만화는 단순히 사서 보지 않는 컨텐츠일뿐, 즐기지 않는 컨텐츠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화가들을 살 길을 모색하고자 웹툰으로 눈길을 돌렸고, 웹툰은 만화업계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며 주류적인 방법으로 정착하게 됩니다. 웹툰은 어디까지나 다른 대형 컨텐츠의 보조적인 성격으로서 만화업계에 살 길을 제시했지만, 본질적인 부분에서 웹툰은 기존의 만화책보다 더 악화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화책은 그 자체로서 오롯이 팔려야 하는 상품이지만, 웹툰은 인터넷만 들어가면 모든 내용을 공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웹툰이 책으로 나온다면 기존의 만화책보다 더 구매할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화책은 팔리지 않는 상품이라는 사실과 웹툰 도서가 그러한 만화책들보다도 구매할 인센티브가 적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웹툰 책이 나오고 팔린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종류의 웹툰이 있지만, 종이시장으로 나오는 웹툰의 수는 손에 셀 정도입니다. 이 책은 그 중 하나입니다. 정확한 판매량은 모르지만, 인터넷 서점들이 제공해주는 세일즈 포인트를 보면 판매실적도 준수해 보입니다. 이러한 환경적 조건들이 말해주는 바는 명확합니다. 이 책은 재밌다는 것이죠. 흔히 말하는 한번 보고 나중에 또 봐도 재밌는, 소장가치적인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조 앤 새디》는 한 부부의 일상을 다룬 만화로, 일상물답게 가볍게 볼 수 있습니다. 가볍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볼만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일상물의 재미를 살리기 위한 패러디와 개그센스는 아무래도 젊은 층의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이나 사회에서 유행하는 트렌드를 어느정도 알지 못한다면 만화의 재미를 다 살리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일상의 모습들을 다루고 있지만 만화인 이상 어느정도 특별한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패러디와 개그가 그 중 하나고 다른 하나는 바로 등장인물들의 케릭터성입니다. 전형적인 부부상인 밖에서 일하는 남자와 집에서 일하는 여자라는 공식과는 다르게, 밖에서 일하는 여성과 집에서 일하는 살림남편이라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하며, 사회적인 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독자들에게 제시해 줍니다. 마조와 새디가 즐거운 리얼 라이프를 보내는 것을 보면서 독자들은 '저런 결혼생활도 괜찮구나' 라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저자는《마린블루스》부터 12년동안 꾸준한 재미를 선사해 온 작가입니다.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인기 작가로서의 입지를 꾸준히 유지했다는 것은 저자의 능력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만화를 통해 여러 의미를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만화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하나만 발견해도 됩니다. 바로 재미죠. 만화책은 일단 재밌으면 되는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요구를 이 책은 잘 들어주고 있습니다. 만화업계는 영원히 고통받을 불황을 지속하고 있고 만화의 미래는 어둡다곤 하지만, 이 책은 만화도 잘 만들면 아직 생존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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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개 좋아
이진기 지음 / 향지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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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웹툰, 카툰 서적으로 기존의 파페포포 메모리즈같은 일상을 담은 내용입니다. 다만 그 사랑의 대상이 사람이 아닌 저자가 과거에 키웠던 애완견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애견과의 스토리는 애견가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때 친척의 사정상 한달정도 애완견과 생활해본적이 있는데 애완견이나 애완고양이가 무섭다는걸 느꼈습니다. 애완견이나 고양이를 키우면 결혼을 할 확률이 떨어진다는 통계도 있다던데, 납득이 갈 정도로 무언가 만족스럽더군요. 책상에서 공부할때 발밑에 앉아서 끝날때까지 기달린다던지 하는 행동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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