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VS 6시간 - 켈로그의 6시간 노동제 1930~1985
벤저민 클라인 허니컷 지음, 김승진 옮김 / 이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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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과 여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노동자에게, 인간에게 일과 소비와 집과 여가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이 가장 주된 화두이며 역사적으로는 1930년 대공황 시기에 생겨난 경제침체와 실업난으로 생겨난 복지자본주의 사상, 이쪽 분야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켈로그 회사의 55년간의 6시간 근무제를 통해 8시간제와의 장단점을 지적하고, 더 나아가 일과 여가에 대한 사회의 역사적인 변화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노동자계급에 있어서 가장 큰 진보는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였습니다. 이것은 마르크스의 저서 자본론의 내용 중 '9살 난 윌리엄 우드는 그가 7년 10개월이 되던 해 노동을 시작했다. 그는 주중 매일 오전6시부터 오후9시까지 15시간을 일한다' 와 같은 부분처럼 과도한 노동시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으며, 노동자들은 이러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합니다. 기술의 발전의 존재이유는 노동시간을 줄임으로서 결과적으로 일에 대한 해방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노동시간을 계속적으로 줄어들게 했고 1920년대경 하루 8시간까지 줄어드는데 성공합니다.

1920년 당시 대중여가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계몽된 산업가들이 받아들인 해방적 자본주의라는 사상은 오래 전부터 여러 사상가들을 통해 발전해온 이론인데, 시장에 공급되는 물건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유한하며 산업이 발달할수록 필요한 물건을 충분히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욕구는 감소하고 사람들은 비금전적인 분야에 대한 욕구가 발달해 경제 외적인 영역에서 인간의 진보가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충분하게 가질수 있는 수준 이상의 무한경제성장을 추구한다면 자연이 파괴될 것이라는 존 스튜어트 밀과 사이먼 패튼 등의 사상과 서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여가를 노동시간 단축의 형태로 가질 것이냐, 실업의 형태로 가질것이냐라고 말한 달버그의 사상 등을 통해 생성되었고 1930년대 켈로그와 굿이어 같은 기업 등을 통해 실체화되어갑니다.

1930년대 켈로그의 사장 루이스 J 브라운은 그러한 사상에 깊이 영향을 받은 사람으로 기존의 8시간의 3교대제 대신 6시간의 4교대제 근무를 도입합니다. 그는 불황과 실업문제 해결엔 노동시간 단축만이 치료법임을 강조하며 실업 문제 완화의 부담을 노동자와 경영자 모두 짊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노동자측은 2시간만큼의 줄어드는 주급과 점심시간의 철폐, 경영자측은 고용자수를 늘림으로서 임금 총비용의 확대와 시간당 임금을 12.5% 늘리기로 했습니다. 또한 시간외근무 수당 대신 초과 생산 수당제를 도입해 더 빨리 끝내는 대신 더 열심히 일하도록 유인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브라운의 방침은 기업계와 정계, 산업계, 노동계에 열광적인 반응을 야기시켰는데, 하버드 대학수업에 케이스로 소개되고 후버 행정부 뿐만 아니라 미국 제조업 협회, 노동 총연맹, 각종 유명 언론과 기업인들도 켈로그의 6시간제 도입에 지지를 보내고 미국 전역에 확대되어 1932년 일자리를 나누자 운동의 전개로 전체 노동자 25%이상이 이 운동의 덕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반응에 대답하듯이 켈로그의 6시간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데, 더 짧은 시간 근무하게 된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향상되었고 초과 생산 수당제도를 통해 실질적 주급감소 또한 완화시킵니다. 브라운은 보고서를 통해 고정 비용이 25%감소했고, 단위당 노동 비용 10%감소, 사고율 41%감소, 결근율 51%감소와 39%의 취업률증가, 6시간제 도입 이전보다 이윤 2배 증가라는 경이적인 성공을 기록하게 됩니다. 1930년부터 10여년간 지속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성공적인 대안으로서 자리잡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모든 계급에게 더 낫고 더 이상적인 삶의 조건들이 생겨나야 한다. 너그러운 자연은 우리의 노동에 대해 필요한 것을 충분하고 여유 있게 주고, 수명을 늘려 주고, 즐거움을 더해 주고,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것으로 보상해 줄 것이다. - 레버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노동의 주도권을 노동자가 쥐는 것에 대해 불평하는 경영자가 생겨났고 일부 노동자들(주로 나이든 남성)의 경우 이러한 추가 여가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발맞춰 더글러스 맥그레거는 Y이론을 통해 인간의 욕구는 무한정하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제는 잘 알려진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이론을 받아들였고, 먹고 살기 위해,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궁극적으로 자아 실현 욕구를 위해서는 휴식에서 삶의 보람을 찾는 것이 아닌, 일자리에서 삶의 보람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한 사상의 등장과 실업율 감소를 위해서는 기존의 일자리를 나누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시작된 루스벨트의 새 정책이 발표되면서 힘을 얻게 됩니다. 여가의 증가가 개인의 자유와 진보의 가치라는 사상에 대해 루스벨트 정부는 풀타임으로 일할 권리를 보장하고 계속적인 경제성장만이 국가 진보의 기초라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사람들은 빠르게 변화해갑니다. 사람들은 점차 기존의 여가 방식(가족들과 대화하기, 이웃들과 교류하기 등)과는 다른 새로운 여가 방식(TV, 더 좋은 차, 더 좋은 음식 등)을 선호하기 시작합니다. 그러한 사회변화에 맞서 6시간제를 계속 유지해온 켈로그도 내부적인 갈등을 겪게 됩니다. 루이스 J 브라운이 물러난 뒤 새로운 경영진은 8시간제로서의 복귀를 열망했기 때문에 6시간제에 불만이 있던 힘있는 노동자(주로 나이든 남성)과 그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노동조합을 앞세워 8시간제로의 변화를 꾀합니다. 그러한 결과 6시간제는 점점 힘없는 남성과 여성이 많은 부로 한정되어갔고 결국 1985년 공장이전을 빌미로 한 경영자측의 요구에 6시간제는 항복하고 맙니다.

그러한 노동의 역사와 켈로그의 변화를 바라보며 물질적인 풍요나 풀타임 노동 말고도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고 누릴 것들이 있지 않을까, 우리가 여가를 보내는 방법은 어떠할까, 1930년 대공황 시기에 실업율 감소를 목표로 내세운 일자리 나누기는 현재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나 와 같은 여러 질문을 던져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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