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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음식 - 음식 상식의 오류와 맹신을 고발한다
마이클 E. 오크스 지음, 박은영 옮김 / 열대림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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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좋은 음식을 먹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런데 과연 '좋은 음식'이란 무엇일까요? 좋은 음식이 있다면, '나쁜 음식'은 무엇이며 어떻게 결정될까요? 과연 나쁜 음식이 정말로 나쁘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쁘다고 받아들인 것일까요? 저자는 식품의 평판과 영양이 문화 속에서 쌓여온 결과물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음식에 대해 근본적 특질로서의 의미를 부여하며, 이는 식품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오해하거나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인 오크스와 슬러터백은 대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식품에 대한 현대인의 의식을 연구했습니다. 연구 결과, 사람들은 음식을 평가할 때 사람들은 매우 긍정적이거나 아니면 매우 부정적인 평판을 주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연구는 비타민과 미네랄을 풍부히 지닌 고지방 식품이, 실제로 몸에 어떻게 작용하든,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인 평판을 얻어왔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여성들은 다른 영양소의 함유에는 별 관심이 없고, 식품의 유익함과 그렇지 않음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오로지 '지방'을 꼽는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가 되었습니다. 《정의론》을 쓴 존 롤스는 '무지의 장막' 이라는 개념을 말한 바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식품에 대한 평판을 제거하고 식품 자체만을 사람들에게 평가하게 한다면, 과연 사람들은 식품들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후속 연구에서는 식품의 이름을 표기한 경우와, 영양성분만을 표기한 경우를 대조해 보았습니다. 실험 결과 건강 면에서 매우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영양성분 표시에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점수를 얻은 경우가 있었고, 그 반대도 있었습니다. 이름만으로는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영양성분이 좋지 않았던 대표적 사례는 '사과' 였고, 이름만으로는 대단히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영양성분 평가는 대단히 뛰어났던 대표적 사례는 '감자' 였습니다. 이것은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닌 과일과 채소의 대부분이 그 이미지만큼의 영양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영양성분표만 보여주면 햄버거는 사과나 당근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흥미로운 조사 결과 중 하나는 남녀의 차이였는데, 영양성분 표시를 보고 매긴 순위는 남녀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이름을 보고 매긴 점수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심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여자가 남자보다 식품에 관해 더 강한 선입견을 지니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로진 팀은 설문 대상자들에게 옥수수, 자주개자리 싹, 핫도그, 시금치, 복숭아, 바나나, 밀크초콜릿이 적힌 목록을 제시하면서 그것만 먹고서 일 년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식품을 골라보라고 했다. 42퍼센트의 응답자가 바나나를 꼽았고, 27퍼센트의 응답자가 시금치를 꼽았다. 이 두 식품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사실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성분의 함량은 빈약하다. 일 년 동안 버티기에 좋은 식품의 진짜 1위는 핫도그이고, 그 다음은 밀크초콜릿이다. - p.32 

식품의 평판이 과대평가되어있거나 과소평가되어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정보 때문에 식품의 종류를 제한하는 과잉반응을 함으로써 오히려 건강을 해칠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흔히 의학쪽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인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인 '노시보 효과'가 이런 식생활에서 나타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부정적 평판을 지닌 영양성분을 섭취하면 실제 영양성분이 몸에 좋든 나쁘든, 평판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은 미국인들이 더 두드러지며, 미국인들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보다 더 변형된 음식, 즉 저지방 음식을 고르는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방을 누구보다 우려하는 미국인들이 왜 세계적인 비만국일까요? 영양학자들은 오히려 미국인들이 점점 살이 찌고 당뇨 증세를 보이는 이유로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품이 원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쉽고 빠르게 소화가 되기 때문에 과식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 연구들은 우리의 식욕은 접시 위의 음식 양에 적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더 많은 음식이 제공될수록 더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식품산업은 소비자가 특대 사이즈를 사도록 유도하기 위해, 더 싼값에 산다고 느끼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같은 가격으로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생산자가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닌 것이, 제품 가격에서 실제 음식 가격의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제공되는 음식의 양은 점점 더 많아졌다. 미국에서 파는 음식의 양은 20년 전에 팔던 양보다 2~5배나 더 많다. 음료의 표준 양은 1950년대에는 190밀리리터였지만, 2000년에는 590밀리리터였다. - 《강요된 비만》p.147 

식품에 대한 잘못된 논란은 비타민 신화를 낳았고,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지방, 설탕, 소금 등에 대한 그릇된 사고방식을 정착시켰습니다. 이런 평가의 원인은 정치가들에게서 시작된 경우도 있고, 식품산업 혹은 몇몇 유명인들로부터 비롯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정보는 미디어와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 때로는 신성시되기까지 한 정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과학적인 정보는 아니였습니다. 하버드의 월터 윌레트는 『과학적 미국인』이라는 잡지에서 "식이지방에 대한 이 총체적이고 전반적인 비난은 미국농무부의 권위자들에게서 비롯된 면이 없지 않으며, 많은 영양학자들이 지방에 대한 모호한 결론들을 가지고 대중을 설득하는 일이 너무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 포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몇몇 영양 전문가나 미디어, 식품업계, 정부가 권고하는 식품들은 과학적 근거나 논리가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지방 식품은 칼로리는 좀 낮지만 오히려 부정적 영양성분이 일반 제품보다 많았으며, 전문가들은 저지방 식품의 경우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이 먹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입을 모아 설탕 섭취를 줄이라고 권하면서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을 먹는것보단 과일을 먹으라고 권고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과일이 오히려 더 많은 설탕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말하고자 하는 바는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에 비하면 과일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이야기겠지만, 중간 크기의 사과 하나에는 도넛 하나의 두 배가 넘는 당질이 들어 있지만 비타민과 미네랄은 오히려 떨어집니다. 설탕을 피해 단풍당, 꿀, 옥수수감미료 등의 식품을 섭취하라고 하지만, 이들은 설탕보다 비타민과 미네랄 면에서 우위에 있지 않으며, 오히려 설탕보다 칼로리가 더 많습니다. 진정으로 건강을 걱정한다면, '설탕의 섭취를 절제하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것보단, '청량음료의 소비를 제한하라'고 말해야 합니다.

현대인들은 음식의 좋고 해로움에 대한 정보의 포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보는, 과학적 근거도 없이 과장되고 부풀려진 것이 있는가 하면 중요성이 간과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대표적인 우량 음식으로 알려진 사과가 영양성분적인 면에서 그에 걸맞지 않는 평가를 받는 것을 보면 아담과 이브가 먹었다는 사과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에게 뱀의 유혹에 휩쓸리지 말고 사과를 제대로 평가하라는 교훈이였을까요? 저자는 우리의 건강을 위해선 우리가 일상에서 날마다 마주치는 다이어트와 영양에 관련된 수많은 지침에 대해, 설사 그것이 명백해 보이는 주류의 견해일지라도 건강한 회의론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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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 비밀 - 아플까봐 무섭고 비쌀까봐 두려운
류성용 지음 / 페이퍼로드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워쇼스키 남매가 만든 영화『매트릭스』를 보면 주인공의 동료인 레이건이 배신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레이건은 현실에서 매일 단세포 단백질과 합성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로 만든 날계란이나 콧물같은 맛이 나는 음식을 먹을 바엔, 가짜라는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음식을 선택하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이 아무리 많아도 치아가 좋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습니다. 현직 치과의사가 쓴 이 책은 다양한 형태의 치과정보를 말해줌으로서 삶의 질 향상에 직결되는 건강한 치아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치아 관리를 함에 있어서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방법, 양치질과 스케일링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치아관리에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고 광고하는 것들은 대부분 효과가 미약하며, 이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가탄, 인사돌 같은 잇몸약은 혈관수축제 성분을 이용해 잇몸에서 피가 나는 현상을 줄여보고자 나온 약이거나 일종의 영양제에 불과하기 때문에 잇몸질환을 치료하는 주된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가그린같은 구강청정제는 입냄새를 없애주거나 양치질 대용 효과가 거의 없으며, 자일리톨 껌 또한 충치 예방 목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결국 가장 좋은 것은 양치질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된 양치질을 하지 않고 있으며, 제대로 된 양치질법을 습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칫솔질 방법으로《치주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변형된 바스법을 추천합니다. 칫솔의 선택도 중요한데, 칫솔 머리 부분이 작고 칫솔모 한 줄당 6~7개 정도의 뭉치를 가지는 칫솔이 좋으며, 칫솔모의 길이가 균일한 칫솔이 좋다고 말합니다. 또한 치약 성분의 절반은 마모제이기 때문에 양치질을 할때 치약이나 칫솔에 물을 묻히지 말고 양치질을 하는 것이 옳다고 합니다. 양치질을 한 후 치실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지만, 치실만으론 한계가 있으며 치간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양치질의 기본 공식이라 알려진 30분 양치질도 상황에 따라선 해선 안되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탄산음료, 냉면, 오렌지주스 등의 음식을 먹은 뒤에 바로 양치질하는것은 오히려 독이 되며, 물로 헹궈낸 후 한시간 정도 뒤에 양치질해야 한다고 합니다.

선택적 건강보험 적용은 치과 질환의 특성에도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치과 질환은 암이나 선천성 희귀병, 난치병 같은 다른 분야의 질병과는 달리, 살면서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실 치과 질환 대부분은 얼마든지 예방과 예측이 가능한 질환, 심하게 말하면 본인의 게으름과 관리소홀로 인한 질병이라고 규정되고 있습니다. - p.253 

치과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는 화려한 인테리어와 유명 연예인을 동원하는 화려한 치과나 네트워크 치과보다는 동네의 허름하지만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묵묵히 진료해온 치과가 더 양심적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유명 연예인을 동원하는 치과의 경우 스케일링을 싸게 해주는 등의 고객유치책을 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과잉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충치에도 여러 단계가 있으며, 스케일링을 싸게 해주는 치과는 아마도 모든 단계를 치료해야 할 충치로 볼 것이고 치료를 강요해야 수지타산이 맞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장 비싼 치과재료인 금은 언제나 최고의 선택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금을 고집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라고 말합니다.

병원 4곳에서 치료할 치아 갯수를 각각 진단받았다. 0개, 1개, 2개, 5개. 0원부터 98만 원까지. 병원마다 왜 이렇게 큰 격차가 생긴 것일까. 내부자의 얘기를 들어 보았다. 이들의 증언은 대한치과의사협회의 협조를 받아 구할 수 있었다. "진료 스태프들은 자기 명함을 만들어서 밖으로 나가 돌리며 임플란트의 수가나 무료 스케일링 등을 내세워 홍보합니다. 스태프들에게 들은 바로는 다른 치과에 비해 급여가 조금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연봉 삭감 조항이 있어서 한 달 총 환자 수, 신규 환자 수, 상담 성공률, 한 달 총매출액 등에 따라 연봉이 삭감되기도 합니다." 한 의사의 증언을 통해서는 과잉의료의 정황도 보인다. "제가 한 환자에 대해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보존적인 치료를 고수하자 병원의 실장이 저를 따로 불렀습니다. 하나는 레진, 다른 하나는 무조건 인레이로 하라고 합니다." -《병원 장사》pp.69~70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은 의사가 될 기회가 성적 순으로 열려 있지만 이는 분명히 잘못되어 있으며, 치과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재능은 성적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의사란 직업은 수능 상위 0.1퍼센트 이내의 천재와 수재들이 가질만한 직업이 아니며, 상위 5퍼센트 정도의 머리에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 더 적성에 맞기 때문에 선택을 잘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장래희망으로 의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돈을 잘 버는 직업이기 때문이지만, 저자는 치과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치과의사는 안정된 고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이 아니며, 경영난과 빚에 허덕이는 치과의사가 몇 배나 많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독특한 냄새, 소음, 그리고 피할 수 없는 고통 때문에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과에 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고 올바른 양치질 방법을 익히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때 금전적으로도, 건강적으로도 이득임을 강조합니다. 치과의사들은 건강한 자연 치아 하나의 경제적 가치를 대략 3천만원으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이는 누구나 입에 8억 4천만원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비싼 치아를 정성껏 관리하는 것은 행복한 삶을 사는데 필수적인 요소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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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Generation - 좋은 자동차를 완성하는 45가지 기준
김형준.정석헌 지음 / 조선앤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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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가 발명된 이래로, 운송수단은 언제나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물건 중에 하나였습니다. 자동차 역시 현대인에게 중요한 물건이며, 때론 컴퓨터와 더불어 현대의 상징으로까지 취급되곤 합니다. 자동차는 사람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미국의 경우 모든 종류의 레스토랑에서 총 22퍼센트 정도의 식사가 자동차 전용 주문 창구를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북아일랜드 사람들은 여덟 명 중 한 명꼴로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자동차 안에서 식사를 합니다. 이렇듯 자동차는 인간과 매우 친밀한 도구이기 때문에, 그만큼 좋은 자동차를 만들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자들이 이 책에서 묻고자 하는 것은 바로 좋은 자동차란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비싼 자동차가 곧 좋은 자동차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롤스로이스'나 '페라리', '부가티', '맥라렌', '람보르기니', 혹은 '마세라티'같은 자동차가 좋은 자동차라는 결론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무작정 비싸다고 해서 좋은 자동차는 아니라고 선을 긋습니다. 운전자에 따라, 사용 환경에 따라 좋은 자동차는 달라집니다. 자신의 운전 실력과 쓰임새, 주차 공간, 연비, 내구성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서 좋은 자동차가 '타타 나노'가 될 수도 있고, '소나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를 고르는데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는, 합리적인 선택과 운전하는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엉덩이를 맞대는 시간이 자동차가 더 길기 때문에 마누라보다 자동차가 더 중요하다는 농담이 있는데, 현대인에게 있어서 자동차는 오랜 시간을 매일 보내야 하는 물건인 만큼 그 판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교통법을 연구하다 보면 신기한 사실을 발견하곤 하는데, 그중 하나가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이 매일 자신이 가야 할 곳으로 이동하는 데 사용하는 시간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사는 곳이 아프리카의 시골 마을이든 미국의 대도시든 상관없이 매일 통근시간에 1.1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트래픽》p.292 

예전에 어떤 사이트에서 아우디의 상위 모델을 타는 사람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자동차는 흔히 말하는 남자의 로망이지만, 문제는 운전자가 그 자동차를 유지하기 버거워한다는 사실이였습니다. 월급의 절반이 자동차 유지에 사용되는 것은 그 개인으로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3자가 보기에는 비합리적인 선택이고 좋은 자동차로 보이지 않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갓 회사에 들어간 신입사원임에도 불구하고 'K9'을 사려고 하고 있었는데, 이 선택 역시 비합리적인 판단입니다. 자동차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집 다음으로 값비싼 물건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가격적인 면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본이 되어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현대의 '싼타페'가 누수가 심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심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자동차의 경우 기본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자동차가 아닐 것입니다. 기본적인 부품의 문제, 구성의 문제, 내수용과 수출용이 다른 문제 등은 결국 가격 이전에 좋은 차라는 판정을 결코 받을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문제를 가진 것이 우리나라 자동차라는 것입니다. 점차 확대되는 자유무역협정과 자유시장 앞에서 이런 점은 결국 자신의 숨통을 조이게 될 것입니다.

이런 문제점 등을 개선하기 위해선 기업도 변화해야 하지만 소비자 역시 변화해야 합니다. 좋은 자동차를 타기 위해선 좋은 자동차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하고, 결국 자동차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주변을 의식하며 허세를 부리기 위해서라던지, 별로 쓸일도 없는 기능을 추가하며 비싼 자동차를 타는 것을 지양하고, 자동차의 본질에 주목하자고 저자는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범용적으로 좋은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자동차의 기준으로 저자는 책의 제목대로 폭스바겐에서 생산하는 전륜구동 해치백 승용차, '골프'를 주목합니다. 디자인과 인테리어, 성능, 실용성 등에서 '골프'를 기준으로 과연 좋은 자동차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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