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 앤 넌센스 - 20세기를 뒤흔든 진화론의 핵심을 망라한 세계적 권위의 교과서
케빈 랠런드 & 길리언 브라운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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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은 이 시대의 패러다임이다.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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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생활 B형 2014.12
주부생활 편집부 엮음 / 더북컴퍼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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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양한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 하는 출석체크 이벤트를 정주행합니다. 그리고 매년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말이 되면 하는 습관이 있는데, 바로 이 잡지《주부생활 12월호》를 사는 일입니다. 12월호 외의 주부생활은 구입하지 않는데, 그 말은 12월호를 구입하는 목적이 명확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바로 12월호 부록으로 나오는 내년 가계부를 얻기 위함입니다. 부록을 얻기 위해 잡지를 사는 것이 주객전도가 된 느낌이기도 하지만, 부록이었던 파*드 택틱*나 메*녀, 동급*, Ho*m2 같은 부록을 얻기 위해 V챔프, PC 파워진, PC player 같은 지금은 없어진 잡지들을 사기도 했던걸 생각하면, 과거에 그런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시간을 헛되이 보내선 안 된다고 교육을 받습니다. 어렸을 적에 누구나 만들어봤을 방학 시간표 만들기가 그런 학습의 흔적입니다. 시간 엄수에 대한 학습은 자체적으로 규범화되어, 심할 경우 스스로 종속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수십 년 간을 시간 엄수의 생활 속에서 살다가 은퇴해 자유를 되찾은 노인들이 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때론 다시 자신을 규칙이란 족쇄 속에 종속시키고자 하는데, 에리히 프롬은 이런 경우를 자유로부터의 도피라고 불렀습니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상황이 오히려 그에겐 부담으로, 저주로서 다가오는 것입니다.

가계부를 쓰는 것도 이와 비슷합니다. 가계부를 쓰는 습관은 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어렸을 때부터 장려되는 행위이며 학습입니다. 돈의 흐름을 기록함으로써 자신의 생활을 규범화하고 규제하고 억제하는 것입니다. 돈을 모으기 위해서, 빚을 만들지 않는 경제생활을 위해서라는 목적을 내세울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기록화 함으로서 삶을 다듬는 것입니다. 거의 대부분은 “이번 달엔 돈을 많이 썼다”고 자책하는 부정적인 자신을 목격할 뿐이지만, 그 부정적인 면은 적은 수입, 상승하는 물가, 미래를 개개인이 대비해야만 하는 사회, 정규직이더라도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두려움 등에 적응한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는 흔한 모습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시작되면서 가계부 활동도 다원화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로, 모바일로 가계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도 종이를 선호합니다. 자신의 차변대변 현황을 언제나 원할 때마다 볼 수 있는 자유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 저렴한 가계부들이 많은 상황에서 부록 가계부를 얻기 위해 잡지를 사는 행위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늘 들기 때문에 매년 여러 가계부들을 살펴보지만, 아직까지 제 마음을 변화시킬만한 건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더 싸고 좋은 가계부가 존재하고 제가 찾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탐색비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도 저는《주부생활 12월호》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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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생활 A형 2014.12
주부생활 편집부 엮음 / 더북컴퍼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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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양한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 하는 출석체크 이벤트를 정주행합니다. 그리고 매년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말이 되면 하는 습관이 있는데, 바로 이 잡지《주부생활 12월호》를 사는 일입니다. 12월호 외의 주부생활은 구입하지 않는데, 그 말은 12월호를 구입하는 목적이 명확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바로 12월호 부록으로 나오는 내년 가계부를 얻기 위함입니다. 부록을 얻기 위해 잡지를 사는 것이 주객전도가 된 느낌이기도 하지만, 부록이었던 파*드 택틱*나 메*녀, 동급*, Ho*m2 같은 부록을 얻기 위해 V챔프, PC 파워진, PC player 같은 지금은 없어진 잡지들을 사기도 했던걸 생각하면, 과거에 그런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시간을 헛되이 보내선 안 된다고 교육을 받습니다. 어렸을 적에 누구나 만들어봤을 방학 시간표 만들기가 그런 학습의 흔적입니다. 시간 엄수에 대한 학습은 자체적으로 규범화되어, 심할 경우 스스로 종속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수십 년 간을 시간 엄수의 생활 속에서 살다가 은퇴해 자유를 되찾은 노인들이 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때론 다시 자신을 규칙이란 족쇄 속에 종속시키고자 하는데, 에리히 프롬은 이런 경우를 자유로부터의 도피라고 불렀습니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상황이 오히려 그에겐 부담으로, 저주로서 다가오는 것입니다.

가계부를 쓰는 것도 이와 비슷합니다. 가계부를 쓰는 습관은 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어렸을 때부터 장려되는 행위이며 학습입니다. 돈의 흐름을 기록함으로써 자신의 생활을 규범화하고 규제하고 억제하는 것입니다. 돈을 모으기 위해서, 빚을 만들지 않는 경제생활을 위해서라는 목적을 내세울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기록화 함으로서 삶을 다듬는 것입니다. 거의 대부분은 “이번 달엔 돈을 많이 썼다”고 자책하는 부정적인 자신을 목격할 뿐이지만, 그 부정적인 면은 적은 수입, 상승하는 물가, 미래를 개개인이 대비해야만 하는 사회, 정규직이더라도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두려움 등에 적응한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는 흔한 모습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시작되면서 가계부 활동도 다원화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로, 모바일로 가계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도 종이를 선호합니다. 자신의 차변대변 현황을 언제나 원할 때마다 볼 수 있는 자유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 저렴한 가계부들이 많은 상황에서 부록 가계부를 얻기 위해 잡지를 사는 행위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늘 들기 때문에 매년 여러 가계부들을 살펴보지만, 아직까지 제 마음을 변화시킬만한 건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더 싸고 좋은 가계부가 존재하고 제가 찾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탐색비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도 저는《주부생활 12월호》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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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기업 - 일본을 먹어 치우는 괴물
곤노 하루키 지음, 이용택 옮김 / 레디셋고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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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계약직 여직원이 엉덩이를 만지고 허리를 쓰다듬는 등의 성추행을 당하는 바람에 3개월 만에 직장을 그만둔 일이 발생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성추행, 성폭행 사건이 알려지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청춘들이 성추행, 성폭행, 잦은 야근 같은 불합리한 일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17개월의 수습사원 기간을 버티고 정규직 전환을 앞둔 직원에게도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담당검사는 가해자의 업무상의 위력을 입증할 수 없다며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내렸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회사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아파도 청춘이니까 참으라는 메시지를 남긴 힐링계 자기계발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내놓은 출판사였습니다.

청춘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불합리한 일들을 참고 견딜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약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회사의 이익을 위해 그 약자들을 쥐어짜서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온 단어로, 그런 기업들을 ‘블랙 기업’이라고 합니다. 저자 곤노 하루키는 일본에서 POSSE라는 NPO단체를 이끌며 1,500여 건의 노동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는 블랙 기업들이 수많은 청춘들을 망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일본에 큰 해악을 끼칠 것이라고 말합니다. 외견적으로 그 기업들은 일본의 희망, 일본을 이끄는 기업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이익을 내는 기업들입니다. 그러나 그 눈부신 성공과 경영성과는 청춘들을 갈아 만든 피로 이룬 것입니다.

블랙 기업은 위법적인 고용 형태로 청년들을 일회용품처럼 쓰다 버리는 기업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청년 직원들을 대량 고용한 뒤 장시간 근무와 부조리한 명령으로 혹사시키는데, 도태된 사람들은 퇴사하거나 심한 경우 자살을 선택합니다. 블랙 기업은 신입 사원을 비용 낭비라고 생각하는 회사, 대량 채용 후 대량 퇴직으로 직원을 선별하는 회사, 권한도 없는 이름뿐인 직급을 주는 회사, 연봉을 과장하는 회사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업들을 인지시킬 수 있는 단어가 아직 사용되지는 않지만, 이미 존재하고 있음을 취업자들은 알고 있습니다. 취업 커뮤니티에서 자주 채용공고를 내는 기업은 가지 말라는 조언만 봐도 블랙기업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오늘날 청년노동의 주요 프레임은 비정규직 문제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블랙 기업은 비정규직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정규직 전환 채용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문제이며, 수많은 경쟁자들을 뚫고 취업전쟁에서 승리한 정규직 신입직원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회사는 이들을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 청춘이 조금이라도 힘들어한다면 버려버립니다. 이들을 버릴 수 있는 이유는 청년 실업자들이 대량으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블랙 기업에게 대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 세대는 가치가 매우 낮은 인력이며, 대체 인력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청년 노동자는 쓰고 버리는 재고에 불과합니다. 이런 대량 자원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블랙 기업의 인사 관리가 성립합니다.

예전에는 노예가 비쌌다. 그래서 노예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를 돌봐야 했다. 요즘에는 몸값이 싸다. 노예들이 너무 많아서 더는 쓸모없어진 노예는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그들은 일회용 인간이다. -《일회용 사람들》

대량 모집 후 자체 선별을 거치고 마음껏 쓰고 버리는 블랙기업의 전형적인 고용 패턴은 비정규직, 정규직을 가리지 않습니다. 다만 정규직의 경우 더 우수한 인재를 모을 수 있는 반면 버리는 과정이 조금 더 번거롭습니다. 비정규직은 그냥 해고하는 반면, 정규직은 자진 퇴사를 유도해야 하기 때문인데, 이를 위해 사내 괴롭힘을 실행합니다. 식사시간에 따돌리고, 책상을 엉뚱한 데로 옮겨놓고, 다른 직원들 앞에서 강제로 코미디를 해야 하는 등 육체적, 정신적으로 괴롭혀 자진해서 퇴사할 것을 강요합니다. 쉽게 퇴직을 선택하기란 힘들기 때문에 노동자는 처음엔 버티지만, 결국 자진해서 퇴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찍 퇴사하거나, 정신병을 얻고 늦게 퇴사하는 차이는 있습니다.

1부 상장 외식 업체인 다이쇼의 24세 남성 정규직 직원이 입사 후 불과 4개월 만에 급성 심부전으로 사망했다. 남성은 월평균 112시간의 잔업을 했다. 매일 아침 9시에 출근해서 밤 11시까지 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을 빼면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는 셈이다. 당연히 산업 재해로 인정받았다. - p.77

이런 블랙 기업은 중소기업, 중견기업부터 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까지 존재합니다. 블랙 기업이 직원들을 쥐어짜는 것은 결국 이윤 때문입니다. 사회에 널려있는 청년들이란 자원을 누구보다 빨리 빨아먹고 버림으로서 경영 이익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피폐해지는 청년들에 대한 대책은 사회적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사회에 비용을 전가하고 이익만 가져가는 무임승차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계와 재계는 고용유연성을 주장하며 고용 규제를 완화하고 비정규직을 늘려야 한다는 논의가 주류입니다. 이들은 탄력적인 근로시간을 도입한다는 취지하에 근로시간의 조정 권한도 기업에 넘겨주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 정책만을 내놓습니다. 이런 흐름의 한편에선 취업난의 문제는 청년들에게도 있다는 류의 자기계발서와 주장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저자는 청년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문제가 결코 청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합니다.

블랙 기업에 대한 저항이 일본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형 규동 체인 스키야의 집단 퇴직 사건은 주목할 만한 일 중 하나입니다. 스키야의 가혹한 노동환경과 저임금을 감내하던 노동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집단으로 당일에 퇴사함으로서 회사에 저항한 것입니다. 스키야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고, 블랙기업적인 요소를 개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일본에서 유행하던 것은 곧 한국에도 유행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블랙기업에 대한 논의도 이제 일본에서 넘어와 한국에서 시작되려 하고 있습니다. 최근 청년유니온과 민주노총은 한국의 블랙기업을 알려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렇다면 첫 시작은 그런 기업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일입니다. 언어적으로 인지한 뒤에야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블랙기업의 사례는 한국 노동자들에게도 생소한 일은 아닙니다. 한달에 25일 출근, 하루 12시간 노동, 절반 이상의 노동자들이 월 200만원도 벌지 못하는 현실 등 가혹한 노동환경에 대해선 자랑스럽게도 일본에 뒤쳐질 한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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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종교 - 종교는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백중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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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가들의 헌법에는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정교분리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가 종교활동을 하고 특정 종교단체를 지지하는 행동을 하거나, 종교단체가 정치권력을 행사하는 경우를 법으로 금지하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정교결합체제가 지닌 폐해를 수없이 목격해온데 대한 교훈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의 사상과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종교의 특징과 다수의 투표권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정치의 특징상 그 관계를 칼처럼 구분하기란 사실상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정교분리는 정부의 노골적인 행동을 지탄하는 정도에서 그치거나, 특정 종교단체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을 그 신도에게 명령하는 것을 자제하는 정도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자 백중현은 한국의 종교와 정치의 관계는 그런 최소한도의 선을 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종교의 권력화는 정치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백중현은 1990년대 초 개신교의 ‘김영삼 장로 대통령 만들기 운동’을 계기로 정치권과 종교라는 주제를 연구했습니다. 이승만부터 박근혜까지 역대 모든 대통령과 그 주변 핵심인물들과 종교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한국 3대 종교인 개신교, 불교, 천주교가 그 주인공들이며, 그중에서도 개신교는 가장 많은 사건과 논란거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한말 불안정한 정치 상황 속에서 치외법권적 특권을 누리고 있었던 개신교는 광복 이후 미국의 종교라는 점에서 더욱 권력에 쉽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영어를 할줄 아는 한국인들 상당수가 개신교였기 때문에 미군정 하에서 개신교는 큰 성장을 이룹니다. 이어 등장한 이승만은 개신교에 특혜 정책을 쏟아냈는데, 국기에 대한 경례를 개신교식으로 바꾸고 군종제도를 도입해 개신교에게 독점권을 줍니다. 첫 민간방송국으로 기독교방송CBS를 인가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지정합니다. 6.25를 거치며 북한 개신교인들이 대거 월남하면서 개신교는 뿌리깊은 반공, 친미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이승만 당시 천주교인들은 장면을 지지했는데, 이승만은 이를 견제하고자 천주교인들을 탄압했습니다.

군사정권과 개신교의 밀착 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바로 '교회 내 군사 용어'다. 지금은 많이 순화되긴 했지만, 군사 용어는 여전히 교회 내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 새벽기도 총진군, 전도 특공대, 구국 기도회, 영적 전쟁 등이 그런 경우다. 교회의 행사를 군사적 방식으로 전개한다는 점에서 군과 교회의 밀착 관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미국 외싱톤한인교회 김영봉 목사는 "한국 교회가 군사 문화에 만연되어 있다"면서 담임목사 명령 한 마디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상명하복 문화'와 '군사용어'를 들었다. - pp.122~123

개신교만 가능했던 군종제도 덕분에 군에서는 개신교인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배경을 등에 업은 박정희는 체제 유지를 위해 반공, 친미를 외치며 개신교를 포섭했습니다. 개신교는 박정희의 지원 하에 전군 신자화 운동과 대형 집회를 할 수 있었고, 많은 신도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시작된 산업화로 인해 교회는 도시로 유입된 농민들을 위로하며 공동체를 제공해주었고, 그 결과 여의도순복음교회 같은 초대형 교회가 탄생하게 됩니다. 박정희는 형평성 차원에서 불교에게도 지원을 했는데, 석가탄신일을 공휴일로 지정했고, 문화재보호법을 통해 불교를 지원했습니다. 박정희 정권 후반부에 들어서 군사정권에 맞서는 종교인들의 저항운동이 생겨나 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핵심에 자리잡게 됩니다. 천주교와 불교 그리고 진보적 개신교인들은 민주화운동에 가세했습니다. 전두환은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난감한 상황이 되자 종교계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불교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 결과 전두환은 32,000명의 군인을 동원해 5,731개 사찰에 일제 수색을 벌여 불교판 삼청교육대를 보낸 10.27법난을 일으켰습니다. 전두환의 탄압 이후 불교는 신자가 40%나 감소해 교세가 급격히 기울게 됩니다. 불교와 달리 개신교는 신군부 세력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세계복음화대성회 등 대형 집회를 연달아 개최해 권력과 가까운, 이른바 '잘 나가는' 종교임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국가 신도는 신사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규제, 천황의 사제 역할, 국가신도의 의식 창출과 후원, 일본과 해외 식민지의 신사 건립, 취학 아동들에 대한 신도 신화에 입각한 교육과 그에 따르는 강제적인 신도 의식 참여, 그리고 타종교집단의 확립된 신도 신화의 일부 양상들에 대한 노골적인 경멸에 근거한 그들에 대한 박해를 포괄하는 체제적 현상이었다. -《전쟁과 선》p.44

천주교의 박종철 고문사건 성명으로 시작한 6월 민주항쟁은 전두환을 자리에서 끌어내렸습니다. 노태우는 전두환의 10.27법난을 해결하기 위해 불심을 달래야 했고, 전통사찰보존법을 만들어 불교를 지원했습니다. 5.18 이후 개신교는 반공, 친미 성향의 보수 개신교 세력과 평화, 반미 성향의 진보 개신교 세력으로 분리되었는데, 노태우 시절부터 등장한 남북 평화통일 분위기는 진보 개신교 세력에 힘을 실어주게 됩니다. 이에 대항해 개신교 보수연합단체인 한기총이 출범했습니다. 한기총은 노태우 정권의 지원 하에 성장해 대북, 대미 관계에 대한 사회적 발언권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개신교 세력은 장로 대통령 만들기 운동을 시작했는데, 대형 교회 중심의 인원수와 조직력은 실로 대단했고, 그 결과 김영삼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습니다. 김영삼 집권 당시엔 불교가 탄압을 받았습니다. 육군 17사단 훼불 사건, 육군특수전학교 인분투척 사건등이 발생했고, 연꽃이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란 이유로 기념관과 고궁등에 있는 연못에서 연꽃을 뽑아버렸습니다. 70년대에 민주화운동의 성소가 기독교회관이었고 80년대의 성소가 명동성당이었다면, 2000년대에 들어서는 조계사가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김대중 취임 초기부터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들에 대한 공금 횡령, 성추행 사건, 세습문제 등에 대한 방송 보도가 나가면서 보수 개신교는 김대중 정권과 갈등관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햇볕정책으로 인해 보수 개신교가 가진 반공 정체성과 양립할 수 없었고, 보수 개신교는 조선, 중앙, 동아라는 보수 언론과 연대를 모색하며 反정부 운동을 펼칩니다. 보수 개신교의 반정부 투쟁은 노무현까지 이어집니다. 노무현은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했고, 국가보안법과 사립학교법을 개정하고자 했는데, 이는 보수 개신교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사학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개방형 이사제 도입, 이사장 친인척의 이사 비율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사립학교법 개정은 당시 중학교 123개, 고등학교 165개의 사학을 가지고 있던 개신교 입장에선 종교탄압으로 비춰졌습니다.

종교 단체 기부금 내역 공개, 종교인 과세 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보수 개신교 밑바닥까지 '노무현 정부가 개신교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정서가 팽배해졌다. 김지방은 이를 개신교의 권력화와 연결시켜 분석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 한국 교회는 오히려 자신들이 지난날 누렸던 특혜가 점점 위협받고 줄어드는 것을 경험했다. 그러니 정치권 동향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같은 정치인들이 교회의 힘을 인정하고 두려워해주길 은근히 기대한다. 이런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정권에 불만을 품게 된다. 대형 교회 개신교계 인사들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反기독교 정권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 p.218

개신교가 김대중과 노무현 시절을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렀던 만큼, 또다시 장로 대통령 만들기에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김진홍 목사가 만든 뉴라이트와 한기총은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이명박 당선의 일등공신이 됩니다. 한신대 교수 강인철은 개신교 유권자수를 본 결과, 무려 587만표가 움직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를 거치며 개신교는 여전히 파워 넘버1임을 입증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종교법인법과 종교평화법은 개신교의 눈치를 보느라 법안 통과를 미루고 있습니다. 또한 차별금지법은 두 차례 추진되었지만 보수 개신교의 반대로 무산되었는데, 종교, 사상, 성적 지향의 차별금지 조항 때문에 타종교나 이단을 비판할 수 없고, 종북 세력을 비판할 수 없으며, 동성애를 죄라고 가르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백중현이 보여주듯이 종교는 외부의 영향력 없이 오롯이 존재하기 힘듭니다. 정치권력자들의 종교성향 또는 종교탄압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정치권력이 종교를 신경쓰는 이유는 종교가 매주 수백만명의 신도들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학습하고 교제하는 사회활동인 만큼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종교 역시 그 영향력을 통해 정치권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것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종교가 정치권력화되기 쉽다는 것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종교의 미래는 동성애 허용이나 낙태문제와 같은 교리에 반하는 문제들보다는, 권력화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달려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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