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 오타쿠, 게임, 라이트노벨
아즈마 히로키 지음, 장이지 옮김, 선정우 감수 / 현실문화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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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포스트모던에서의 문학에 대해, 그 중에서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오타쿠 붐의 중심인 라이트노벨을 통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전작에서 묘사하듯이 소비자의 필요를 그대로 충족시키는 상품에 둘러쌓여 있고 미디어가 요구하는 대로 바뀌어가는 이른바 동물화적인 부분을 사회와 문화가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트모던의 소비자가 그럼에도 인간적, 즉 주어진대로의 환경을 거부하고 비평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독해, 비평적 관점을 라이트노벨을 위시한 최근의 오타쿠 문화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분석도구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서브컬처에 대한 분석은 단순히 오타쿠 작품의 분석, 독해에서 벗어나 더 큰 차원에서의 실존적인 문제에도 쓰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작에서 언급했듯이 포스트모던은 큰 이야기의 쇠퇴로 특정지어집니다. 이것은 18세기부터 시작된 근대사회에서의 규범의식이나 전통의 공유와 같은 큰 이야기가 1970년대 이후 포스트모던의 상대주의적, 다문화주의적, 다원화라는 특징에 따라 거의 대중 모두가 공유하던, 설령 공유하지 않는다면 강제로라도 공유해야 했던 큰 이야기라는 개념이 쇠퇴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런 특징은 라이트노벨에도 이어집니다. 라이트노벨은 케릭터가 이야기를 일탈해버리거나 하나의 케릭터에서 여러 이야기가 생성된다는 의미에서 본질적으로 포스트모던적인 소설 형식입니다. 이런 형식은 기존의 일반적인 소설과 차별됨을 보여줍니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소설《동백꽃》의 점순이가《운수좋은날》의 김첨지를 만난다라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라이트노벨의 케릭터들은 데이터베이스를 환경으로 하여 만들어져 있어서 케릭터의 자율화, 이차창작 등이 가능합니다. 기존 소설과 다르게 일러스트 등을 통해 공식적인 형태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공유화적인 부분을 가능케 합니다.

이런 라이트노벨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 먼저 오쓰카 에이지의 평론을 예로 듭니다. 오쓰카 에이지에 따르면 라이트노벨은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라고 하는 세계속에 존재하는 허구를 사생한다고 정의하며 라이트노벨은 기존의 순수문학과 다른 논리가 있음을 지적합니다. 기존의 순수 문학(라이트노벨을 제외한 모든 소설)을 그는 자연주의적 리얼리즘이라고 표현하는데, 자연주의적 문학은 현실을 그리는 것이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현실을 사생하며 일반적으로 소설의 내용이 사회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받아들여집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인《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예로 들면 이 소설은 소설이면서 동시에 한국 빈민층의 현실과 동시에 받아들여집니다. 소설에서 폭력을 묘사한다면 소년 범죄의 시대로, 인터넷이나 게임이 등장한다면 사회의 가상 현실화를 읽어내는 것이 자연주의적 문학의 독해방식 입니다.

그에 반해 라이트노벨은 만화 애니메이션적 리얼리즘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런 정의는 데즈카 오사무가 한 발언에서 시작된 만화기호설에서 시작되는데, 이것은 만화 표현은 기호에 지나지 않는가, 아니면 기호를 넘어서 신체성을 획득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합니다. 만약 만화 표현이 기호에 지나지 않는다면, 예를 들면 만화에서 여자의 가슴을 그리는 것은 실제 포르노에서 여자의 가슴을 노출시키는것과는 다른 것임을 의미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만화는 실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고 때에 따라서는 규제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만화기호설에 대해 오쓰카 에이지는 만화표현은 기호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는 논의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만화 애니메이션적 리얼리즘은 기호이면서 동시에 신체를 그린다는 모순성을 의미합니다. 만화 애니메이션적 리얼리즘은 불투명하고 비현실적인 표현을 쓰면서 동시에 현실에 대해 투명하고자 하는 굴절된 모습을 지닙니다. 이 반투명한 언어는 자연주의적 리얼리즘의 투명한 현실묘사와 불투명한 신화나 민담 사이에 존재합니다. 1990년대 들어 롤플레잉 게임은 케릭터 소설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는데, 오쓰카 에이지는 이런 게임 기법에 기초한 소설에 대해서는 혹평을 합니다. 영화, 만화, 미스테리 등은 기호적인 수단밖에 없다는 한계를 자각한 후에 현실과 관계를 모색하는데 반해 게임적 특징을 출발점으로 하는 문학은 현실에서 벗어난 단순 소비재이며 문학적인 매력이 결여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그와 같은 혹평은 게임적이란 본질적으로 리셋 가능하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리셋이 있는 한 죽음은 아무 의미를 지닐 수 없고 때문에 문학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부분에서 오쓰카 에이지와 의견을 달리합니다. 포스트모던에서 등장하는 케릭터는 모두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이던, 만화던, 게임이던 간에 케릭터는 모두 메타 이야기적인 존재, 즉 게임적 존재라고 말합니다. 오쓰카 에이지의 소설론에서 케릭터의 도입에 실현되는 문학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그 문학적 성격인 메타 이야기성, 다시 말해 게임성을 배제하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오쓰카 에이지가 라이트노벨을 기존 문학사와 차별화함으로서 논의의 장을 열었다는 점은 의의가 있지만, 동시에 게임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평합니다. 그렇다면 게임적, 다시 말해 메타 이야기적인 조건 하에서 문학적인 가능성은 없을까? 저자는 이런 메타 이야기성이 또 하나의 리얼리즘을 가능케 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게임적 리얼리즘인데, 하나의 시작과 결말을 지닌 소설과 케릭터 소설이 케릭터 소설로 존재하는 한 불가피하게 불러들일 수밖에 없는 메타 이야기적인 상상력을 결합해 생겨나는 리얼리즘입니다. 게임적 리얼리즘은 포스트모던이 확산시킨 이야기 소비와 그 확산이 만들어낸 구조의 메타 이야기성을 지닙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적 리얼리즘은 어떤 문학적 과제를 지니는가?

문학평론의 주류는 자연주의적 독해입니다. 자연주의적 독해는 이야기와 현실을 대응시킵니다. 그러나 이런 독해는 케릭터 소설이 쓰이고 읽히는 환경에서는 잘못된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케릭터 소설은 케릭터의 설계가 요소화되어 이야기가 메타 이야기적 상상력 속에서 반 용해된 포스트모던 시장을 전제로 제작됩니다. 때문에 케릭터 소설의 대부분이 판에 박힌 이야기를 판에 박힌 케릭터를 사용해서 말할 수밖에 없고 그 주제도 판에 박힌 것에 그칩니다. 현재의 케릭터 소설은 평범하게 읽고 평범하게 주제를 찾는 한, 모티프나 장치의 특수한 진화를 제외한다면 그다지 다양한 표현방식이 아닙니다. 저자는 이런 작품을 독해함에 있어서 환경 분석적 독해라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환경 분석적 독해는 이야기가 어떤 환경에 놓여 있고 어떤 형태로 유통된다는, 작품 외적인 사실 자체가 다른 주제를 작품 안에 불러들입니다. 이런 복합적인 관점을 도입함으로서 자연주의적으로는 단순히 판타지에 취급되는 황당무계한 환상에 지나지 않는 케릭터 소설 속에서 작품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고려하고 작가가 그 작품을 그렇게 쓰고 이야기하게 만든 무의식의 역학을 분석함으로서 겉과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읽어내 새로운 독해의 가능성을 열어 준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런 환경 분석적 독해를 통해서 기존에 나온 소설과 게임을 거론하며 게임적 리얼리즘의 특징을 제시합니다. 사쿠라자카 히로시의 소설《올 유 니드 이즈 킬》에서는 오쓰카 에이지가 게임기법에 사용된 리셋개념에서는 죽음을 묘사할 수 없다고 한 데 반해 이 소설에서는 죽음의 일회성을 오히려 강조함으로서 죽음의 중요성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설 외에 미소녀게임의 경우에도 텍스트를 읽는 것 외에는 다른 특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소설적 분석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998년에 나온 미소녀게임『원』은 영원의 세계라는 설정을 통해 한 사람이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것과 모든 여주인공에게 눈을 돌릴 수 있다는 미소녀게임에 내재된 메타 이야기의 모순에 대한 답을 제시합니다. 미소녀게임『에버17』의 경우는 플레이어의 메타 이야기적 위치를 시점 트릭을 이용해 강조했고,『쓰르라미 울 적에』의 경우 메타 이야기적인 플레이어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존재한 것처럼 생각하게 하는 구성 등 게임적 리얼리즘이 미소녀게임으로 표현된 부분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런 구조적 주제는『시간을 달리는 소녀』,『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블루 스카이』,『카논』,『에어』,『마브러브』,『크로스채널』 등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게임적 리얼리즘과 라이트노벨에 대한 문학비평론의 분석도구는 단지 서브컬처내에서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 예로 비록 순수문학과 비교하면 훨씬 서브컬처스럽기는 하지만 순수문학의 영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마이조 오타로의 소설《츠쿠모주쿠》를 말합니다. 순수문학 역시 게임적인 감각, 메타 이야기적인 구성과 상상력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게임적 메타 이야기적 상상력이 넘쳐나는 포스트모던의 세계에서 특정한 이야기를 고르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의 삶의 문제, 포스트모던에서 다원화되고 해리적이 된 삶 속에서 실존적 의미를 찾아가는 모습과 연관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독해가 성립한다면, 게임적 리얼리즘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문학, 즉 라이트노벨은 자연주의적 리얼리즘과 만화 애니메이션적 리얼리즘의 경계를 넘어 전통적인 문학과는 다른 우화적이고 환상적이고 메타 이야기적인 실존 문학의 계보로 나아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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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시계 -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매혹적인 심리 실험
엘렌 랭어 지음, 변용란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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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린다는 것은 얼핏 SF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개념이지만, 심리학자 엘렌 랭어는 그러한 개념에 도전합니다. 여기서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말 그대로 과거로의 여행이 아닌,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 관한 것입니다. 인간의 정신은 누군가 구토하는 것을 보면 욕지기를 느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몸이 들뜨듯이, 우리는 마음을 변화시킴으로써 몸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한계까지 정신은 육체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집니다. 저자는 1979년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counterclockwise study)'라고 부르는 연구를 통해 심리적인 시계를 되돌림으로서 인간의 생리 상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제시합니다. 20년 전과 같은 환경을 제공함으로서 자신의 상황을 20년 전의 나이로 인식한다면, 과연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가?

실험 대상인 70대에서 80대의 노인들은 우리의 인식 기준에서 아주 평범한 노인들입니다. 자녀는 모두 독립했고, 과거의 자신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제는 기력이 없어 신체적, 지적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안경을 써도 글자가 거의 보이지 않아 독서를 포기했고, 느리게 걷기 때문에 골프도 포기합니다. 요양원에서는 개인의 방으로 이어지는 문은 언제나 열려 있고, 모든 일이 노인들이 정하지 않은 스케줄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식사는 물론, 언제 샤워를 할지, 어디는 갈 수 있고 어디는 갈 수 없는지의 결정이 모두 권한 밖에 있습니다. 요양원의 노인들은 할 일도 없이 그저 멍 하니 앉아 있었고 어떤 식으로든 본인들 삶의 방향에 대해 선택권을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이런 노인들을 20년 전과 동일하게 생긴 마을에서, 20년전의 정치 이슈에 대해 토론하게 하고 20년전의 스포츠 경기나 영화를 보고, 노래를 듣습니다. 노령 때문에 포기했던 활동들을 다시 시작하고 생활 전반에 걸쳐 모두 선택권을 줍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한 생활변화의 결과는 대단히 이채로웠습니다. 실험 결과 청력과 기억력이 향상되었고, 체중과 악력이 늘었습니다. 유연성, 걸음걸이, 자세도 좋아졌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우리의 신체를 울타리에 가두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생물학적인 숙명인가, 아니면 우리의 사고방식인가?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우리의 모습대로 바라본다. - 아나이스 닌 

우리가 경험하는 쇠약함의 상당수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의 일부일지 모르지만, 또한 그중 상당수는 노화의 일부가 아니라 노년에 대한 우리 사고방식이 작용한 결과라는 것은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 뿐만 아니라 여러 연구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이에 대한 고정 관념은 널리 퍼져 있으며, 노인은 건망증이 있고, 행동이 굼뜨며, 약하고, 소심하고, 자기 방식에 갇혀 있다고 평가합니다. 나이에 대한 고정 관념은 나이 든 성인을 바라보고 대하는 방식에 강력한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종종 노인들 자신에게 내면화되어 능력이나 의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들은 사회적인 시계의 영향을 받아 특정한 행동이나 태도에 어울리는 올바른 나이가 있다는 암묵적인 믿음으로 자기 자신과 자신의 삶을 평가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어느 나이에 신체 상태가 어떻다라는 절대적인 기준이란 의학계에 존재하지 않으며, 다분히 상대적이면서 고정 관념에 불과할 뿐인 나이에 대한 인식은 곧 질병과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를 불러일으켜, 우리는 당연히 50세가 넘으면 무리한 운동을 하기에는 체력이 떨어지고 시력 및 청력의 감퇴를 경험하게 되며, 70세가 넘으면 기억력이 나빠져 자주 깜박깜박하며 너무 쇠약하여 홀로 지낼 수 없다고 단정합니다. 노인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정 관념은 실제 삶에 있어서, 육체에 있어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의사 앞에서 우리 능력은 위축됩니다. 통제권을 다른 이에게 넘겨주고 나면 되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스스로를 무능력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의학자들이 정한 각종 수치들 앞에서 우리는 우리의 몸을 재단합니다. 그것이 설령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재단일지라도 그런 기준을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입니다. 우리의 문화, 언어, 사고방식은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들, 의학계가 인간의 육체와 질병에 붙여 놓은 이름표에 영향을 미쳐 잠재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발현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제한은 80세의 사람이 50세 때만큼 무언가를 할 수 없다고 좌절하는데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문제는 더는 똑같은 방식으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아니라, 여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하려고 애쓴다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조성한 물리적 환경과 정신적 환경은 80세인 자신과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그가 노화하고 있는 탓에 더 이상 예전처럼 무언가를 할 수 없다는 데에만 사고를 고정시켜,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전략으로 무언가를 할 생각은 애초에 떠올리지도 못하게 거대한 마음의 벽을 쌓아 버립니다.

다르게 배열된 낱말은 다른 의미를 지니며, 다르게 배열된 의미는 다른 효과를 낳는다. - 블레즈 파스칼 

저자는 스스로에 대한 의식을 인식하고, 자각하고 고정관념을 이겨낼 수 있다면 나이와 노화, 질병은 생물학적인 숙명만이 아닐 수 있음을 말합니다. 육체를 가두고 있는 사고의 틀을 벗어남으로서 더욱 젊어질 수 있다는, 대담하게도 시간을 돌리겠다는 그의 연구는 남들보다 더욱 퀼리티 있는 삶을 살아감으로서 다른 사람의 시간보다 더욱 젊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제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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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받은 식탁 - 세계 뒷골목의 소울푸드 견문록
우에하라 요시히로 지음, 황선종 옮김 / 어크로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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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전근대 일본의 최하층 신분들이 살던 부락의 음식을 시작으로 다른 나라들의 차별받은 사람들이 먹어야 했던 차별받은 음식들을 접하게 됩니다. 저자 자신도 오사카 남부의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는 사라이케라는 부락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각국의 차별받은 사람들은 서로 엇비슷한 음식을 먹지 않을까? 만약 그런 음식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차별받아온 사람들이 세상에 내놓은 독자적인 식문화, 저항의 식문화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으로 여러 나라를 여행합니다.

차별받은 식탁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은 지배층이 먹다 남긴, 혹은 먹지 않는 부분을 먹는 문화입니다. 식민지시절 흑인 노예들의 음식이 그 예중 하나입니다. 메기튀김, 데친 미국가재, 돼지 발을 삶은 포크피트 등은 모두 백인들이 꺼려하던 음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이였습니다. 브라질의 흑인노예들이 먹었던 페이조아다는 돼지 내장, 귀, 코, 발, 꼬리 등을 콩과 함께 삶아 만든 음식으로 일반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재료만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왜 프라이드치킨이 소울푸드가 되었을까요?" 그러자 그녀는 손을 팔랑거리며 말했다. "그건 있잖아요, 닭의 날개 살 때문이에요. 노예들이 날개 살을 바삭하게 튀겨 먹었거든요. 백인 농장주가 내다버린 닭 날개나 발, 목 등을 흑인 노예들이 먹기 쉽게 튀겨서 먹은 거에요. 기름에 바싹 튀기면 뼈까지 부드러워지니, 백인들이 버리는 부위들도 뼈째 맛있게 먹을수 있었던거죠." - p.20

자신들의 믿음 때문에 만들어진 음식도 있습니다. 불가리아의 로마들, 흔히 집시라고 불리우는 유랑민들의 음식인데, 이들은 외부 사람이 만든 것은 모두 불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믿음에서 고슴도치는 나무랄 데 없이 깨끗한 동물이고, 훌륭한 음식재료가 됩니다. 하지만 이 유랑민들은 오랜 세월 차별받아왔고, 이런 음식들 또한 차별받는 음식이 됩니다. 이런 유랑민들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이라크의 집시들은 후세인 정권 아래 비호를 받았지만 후세인 축출 이후 다시 극빈층이 됩니다. 차별받은 식탁의 역사는 계속되는 것입니다.

세계 많은 나라에서 독재자로 불리는 사람, 후세인은 실은 마이너리티(소수자)의 우군이었던 셈이다. 바로 이것이 지금도 이라크 국내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후세인의 매력이다. 물론 여기에는 숨겨진 사실이 있다. 80년대에 이란과 이라크 간 전쟁이 있었는데, 당시 병사들을 보충할 필요를 느낀 후세인이 그때까지 이동생활을 했던 집시들에게 정주 정책을 진행하고 전원에게 신분증을 발급했다. 그렇게 해서 집시의 인구를 파악하고 젊은 집시 남자들을 징병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후세인이 일부 소수민을 보호해온 것은 사실이다. 다른 주민들이 폭력을 쓰지 못하도록 경비까지 붙여서 보호해주고, 아파트를 지어주었고, 아이들에게 학교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 후 후세인과 대립했던 다수파인 시아파 주민들에게 쫓겨나서 살아가고 있다. - p.103

이런 요리들은 관념적으로 용인되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식재료도 차별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네팔에서의 소고기 요리가 그 중 하나입니다. 옛날에는 힌두교도도 모두 소고기를 먹었지만, 인도의 지배자의 정책과 교의에 따라 소고기가 금기가 되자 불가촉민이 죽은 말이나 소를 처리하는 일과 가죽을 가공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소를 잡는 이들을 본보기로 삼아 불결하게 여기고 더욱 차별합니다. 요리가 차별받음으로서, 차별받는 사람들이 더 차별받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현재는 소고기를 거부함으로서 그런 차별에 저항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들의 소울푸드를 거부하는것이 쉽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불가촉민 출신으로 최초로 국회의원이 된 골체 씨도 "몇 년 만이냐"라고 중얼거리더니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더니 "역시 소고기가 맛있다"라며 잇달아 집어 먹었다. "사실 지금도 일 때문에 외국에 나갈 때는 먹어요. 특히 한국의 소고기는 맛이 기가 막히더군요." - p.151

이런 차별받은 음식들은 변화를 겪기도 합니다. 브라질의 흑인들이 먹던 페이조아다는 원래 아무도 먹지 않았던 식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거의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민적 요리가 된 지금은 돼지 한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귀, 코, 발의 수가 한정되어 있고 그 양도 다른 부위에 비해 적기 때문에 오히려 비싸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차별받은 사람들의 다양한 차별받은 음식문화를 바라보는것은 우리 식문화를 바라보면서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합니다. 과연 한국 음식문화중엔 어떤 음식이 차별받은 사람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음식이였을까? 그리고 그 음식에 녹아들어간 삶의 애환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닐까? 무심코 먹는 이 음식이 소울푸드가 아니였을까? 이런 질문은 음식을 바라보는데 또 다른 관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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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종말
앤드류 달비 지음, 오영나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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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영어는 점차 그 위상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제1외국어로서 의무적으로 가르치고 있으며, 소설가 복거일씨가 한국어 대신 영어를 대한민국의 공용어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로 꾸준히 영어 공용화론이 토론의 장에 올라가고 있으며,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들이 모이는 대학이라는 포항공대에서는 백성기 포스텍 총장 이후로 영어공용화를 전면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언어의 변화 추세는 소수 국제어의 확산과 다수 언어의 소멸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는 5,000개 정도이며,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사용하는 언어는 겨우 12개에 불과합니다. 점점 더 많은 언어들이 사라져 100년이 지난 후 전체 언어는 2,500개가 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속도라면 200~300년이 지난 뒤엔 전세계엔 하나의 언어만이 남을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언어는 과거에도 많은 변화와 소멸을 거쳐 왔습니다. 언어의 급작스러운 변화는 대규모 전염병과 전쟁과 같은 시기에 이루어집니다. 소수 민족의 대학살과 같은 경우는 가장 확실하게 언어를 소멸시키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언어는 차분하면서도 조용히 사라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로마제국을 들 수 있는데, 로마제국은 언어에 대해 민족주의적이거나 국수주의적이지는 않습니다. 공적인 설득 또는 강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국의 거의 모든 지역 언어들은 사라지고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대체됩니다. 로마의 예는 언어가 역사적 사건 없이도 이중 언어 병용의 종언이 어떻게 구 언어들의 소멸을 뜻해왔는지를 알수 있습니다. 그것은 일상생활의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언어가 실질적으로 사용되는가, 혹은 일상생활의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화자들은 다수 언어를 사용하도록 강요받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언어 민족주의를 구성하는 전제들이 이념화하여 국가에 정착됩니다. 많은 국가들의 경우 수도의 언어, 엘리트들의 언어를 국가어로 정합니다.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많은 소수언어들이 탄압받고 서구 열강의 공식 언어를 강요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인 공식 언어의 입법이 없더라도 이민자들의 증손자들이 그들 조상의 언어를 전혀 말하지 못할 것에 아무런 영향력도 미치지 않습니다. 경제적인 사회 변화의 압력은 소수 언어 화자들에게 자신보다는 아이들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언어를 바꿔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고 자동적으로 소수 언어의 사멸을 요구합니다.

학교가 설립되어야 하며, 학생은 학교에 다녀야 한다. 그들의 미개한 인디언 방언들은 완전히 사라져야 하며, 영어가 그 자리를 대체해야 한다. - 미국 연방 최고위원회 보고서 

이런 소수 언어의 소멸은 우리에게 어떠한 것을 의미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번역이나 통역 없이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면, 인류 공통의 우애를 향해 첫걸음을 뗀 셈일까요? 슬프게도 현대 역사의 사건들을 보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사고하고 우리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려 한다면, 우리의 언어는 우리와 함께 계속 변화해나가야 합니다. 우리들 각각은 언어적으로도 혁신을 이루어 종으로서 진보해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언어의 변화가 언어 간의 상호작용과 별개로 일어나고 있고, 일어날 수도 있지만, 언어들이 서로 접촉할 때 더욱 의도적인 언어의 변화가 발생합니다. 우리는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그러한 상호 작용이 계속되어야 하지만, 언어의 소멸은 그러한 가능성을 막아 버립니다.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 말고도 좀더 직접적인 손실을 말할 수도 있습니다. 캐나다의 내분비학자인 젤리에가 스트레스 이론을 출판하고 스트레스라는 단어의 심리학적 의미를 제창했을때, 북프리슬란트 사람들은 수 세기 전부터 그와 관련된 언어인 두뇌단추brajnkoop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는 언어가 보존하고 전달하는 지식을 필요로 하지만, 우리가 언어를 잃어버림으로서 그 모든 지식을 잃어버린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칼라우아야 어를 말하는 전통 의사들이 사용하는 주요 약초들 가운데 으뜸인 것은 페루 후추와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코카인의 원료이자 진통제와 흥분제로 쓰이는 코카가 있다. 지금까지 의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말라리아와의 싸움에서 필수적인 기나이다. 1654년에 베르나베 코보는 이미 그 당시에 이 약들이 지역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만약 칼라우아야 족으로부터 전해져온 지식이 없었다면 의학의 발전은 상당히 뒤쳐졌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직도 기록되지 않은 것이 많이 남아 있지만,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 p.199 

전 세계적으로 영어식 사고방식과 말하는 방식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영어 공용화가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흐름속에 들어가 국가경쟁력이라 부르는 것이 향상될 수도 있습니다. 역사적인 사례들은 대등하지 않는 수준의 이중 언어 병용 시기는 1~2세대에 불과하며, 3세대에 걸쳐서는 거의 소멸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의 제주어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소멸 위기 언어가 되었습니다. 언어의 소실은 우리 모두에게 복구할 수 없는 손실이고, 인류의 경험을 이해시키는 또 다른 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하는 것입니다. 획득되고 검증된 지식을 전달하는 것 외에 사물이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 언어가 제공하는 통찰력 때문에 우리는 다른 언어를 필요로 합니다. 한국어의 소멸은 한반도에서 수천년동안 쌓아온 지식의 소실로 이어질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생활에서 사용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죽은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한 우리의 유산중에는 이미 한복이 죽은 문화로서 존재하고, 한국어도 그 뒤를 따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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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번트 신드롬 - 위대한 백치천재들 이야기
대럴드 트레퍼트 지음, 이양희 옮김 / 홍익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32788년 7월 19일의 요일을 말할 수 있는 사람, 뮤지컬을 한번 듣고 관중의 소음과 같은 불협화음까지 포함해 모든 음을 재현해낼 수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천재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간단한 셈조차 못하며, 혼자서는 음식도 먹지 못합니다. 이러한 정신지체를 가진 천재들을 백치천재, 이디엇 서번트라고 부릅니다. 이디엇 서번트란 말은 영국의 의학자인 랭든 다운 박사가 처음 사용했으며, 그런 현상을 서번트 신드롬이라고 부릅니다. 서번트 신드롬의 신비로움은 그것을 과학적으로나 심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서번트 능력은 매우 한정된 영역에서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날짜 계산능력, 음악, 수학적 계산 능력, 그림, 조각, 기계적인 능력, 기억력, 비상한 촉각과 후각 능력, 초감각적 지각 능력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서번트들의 능력은 일반인에겐 매우 기이한 능력들입니다. 청각장애 음악천재인 엘렌은 스쿨버스가 집 앞에 와서 짧게 경적을 울리면 그 소리만 듣고도 버스가 새 자동차라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풀러와 벅스톤은 576,560,336을 16으로 나누는 문제를 5초내에 해결합니다. 목수이자 고급가구 제작자가 된 서번트 풀렌의 능력은 영국의 왕조차 그에게 관심을 보낼 정도였습니다.

서번트 신드롬의 진정한 의의는, 그것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력함이다. - 윌리엄 호위츠 

서번트들은 정신지체, 소아자폐증, 정신분열증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정신지체 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서번트인 것은 아닙니다. 소아자폐증을 가진 아이들 중에서 서번트적 특징을 가진 아이들은 보통 10%내외에 불과합니다. 또 다른 특징을 보면 서번트들의 부모는 다른 정신질환을 가진 어린이들의 부모들보다 교육수준이 매우 높았습니다. 또한 서번트는 보동 사람에게도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질 수 있습니다. 1940년 에이브러험 브릴 박사에 의해 발견된 에스 융그리스의 사례는 서번트 신드롬이 정상인에게도 갑자기 나타났다 갑자기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1978년 버나드 림랜드 박사는 자폐증 서번트에 관한 논문을 통해 수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랭든이 밤낮으로 연습과 훈련을 거듭한 결과 서번트들의 날짜계산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암기력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선형적이고 이성적이며 질서정연한 세계에서 성장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가정하면 발생의 소용돌이를 제대로 포착할 수 없다. 기형들은 그런 소용돌이를 반영한다. 기형은 우리의 감각을 거스르며 우리의 자기만족에 도전장을 내밀 뿐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고정관념에 맞서게 한다. -《자연의 농담》p.56 

현재까지 연구된 결과를 바탕으로 말하면 서번트 신드롬은 독특한 뇌기능과 회로, 습득되거나 때로는 유전된 재능, 자극과 보강이라는 세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임상의학적으로 볼때 가장 설득력 있는 이론은 좌뇌의 손상을 우뇌가 보상한다는 개념입니다. 많은 서번트들이 불의의 사고나 태생적 이유로 뇌의 손상이 있었고, 해부 결과 뇌의 구조가 일반인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아직 서번트의 발생 원인이 정확히 규명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서번트 신드롬과 뇌기능 장애를 주의 깊게 연구하면 정상적인 뇌기능과 중추신경계, 더 나아가 기억 기능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서번트 연구를 통해 얻는 지식들이 인간의 두뇌 기능을 개발하거나 확장하는데 사용될 수 있고 손상된 뇌기능을 보완하는 일에도 사용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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