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중국 식품이 우리 몸을 망친다 - 한국인의 밥상을 점령한 중국산 식품의 위험에 대한 현장보고
저우칭 지음, 김형호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인터넷을 보면 '중국의 연금술'이라는, 비아냥거리는 의도가 분명한 목록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중국의 식품안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가짜 국수, 비닐로 만든 가짜 미역, 탄산석회, 석고, 나트륨, 명반, 젤라틴, 식용염화칼슘, 레몬색 색소로 만드는 가짜 계란, 공업용 젤라틴으로 만든 가짜 샥스핀은 분노를 넘어 그 창의성에 대한 감탄까지 하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모습은 덩샤오핑이 제시한 모토와 직결됩니다. '부자가 되라'. 이러한 부자에 대한 열망은 중국에서 자본주의의 극단을 보여 줍니다. 혈액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게 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앞다투어 피를 팔았고, 소를 방목할 장소가 없다면 쓰레기 더미 위에서 소를 방목합니다. 규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제활동은 수많은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피를 파는 사업은 중국에 에이즈가 전역으로 퍼지게 했고, 중국 식품을 더이상 믿고 먹기 힘들게 했습니다.

중국의 양식업자들은 시프로플록사신이나 피임약을 양어장 바닥에 깔고 있습니다. 양식업자들이 양어장 바닥에 피임약을 깔고 물고기 사료에 다량의 호르몬을 첨가하는 이유는 이들 약품이 어류의 전염병을 예방해줄 뿐만 아니라 생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들 피임약은 정부가 산아 제한을 위해 무료로 나눠준 것들이고, 그래서 양식업자들은 아무리 많은 피임약을 뿌리더라도 추가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호르몬이 첨가된 이런 식품의 결과는 7살의 여자아이가 월경을 시작하고, 6살의 남자아이가 수염이 자라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호르몬 식품은 아이들에게 성조숙증을 유발하며, 중국의 성인들의 생식 능력이 저하되게 합니다. 중난산은 광저우 지역에서 많은 질병의 발병률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모두 식품안전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장암, 자궁 경부암, 난소암의 발병률이 빠른 속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잇는데 이런 것들은 농약, 각종 첨가제, 방부제, 성장 촉진제 등의 과다한 사용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만약 적절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50년 후에는 대부분의 중국 사람들이 자녀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옵니다.

중국의 둥베이와 화베이 지방의 일부 지역에서는 이발소에서 나오는 모발들이 모두 팔려 나간다고 합니다. 이러한 모발은 가발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미노산 액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판매가격은 1kg에 1위안 정도이며, 이들은 다시 재가공되어 1.8위안의 가격으로 산둥과 허베이 지역으로 팔립니다. 산둥과 허베이의 현지 공장들은 다시 이 모발을 이용해 아미노산 액을 만들어 전국으로 판매합니다. 그 후 전국에서 이러한 아미노산 액을 이용해 간장을 만듭니다. 모발을 이용해 만든 아미노산 액에는 비소와 납 등 유해물질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견과류 식품과 두부피에선 소듐포름알데히드설폭실레이트가 검출되고, 돼지고기에선 클렌부테롤이 검출됩니다. 살코기가 많은 돼지는 그 원가가 일반 돼지보다 좋은 종자의 새끼를 사기 위해 치러야 하는 가격, 사육기간이 일반 돼지보다 더 길다는 점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클렌부테롤은 이러한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시켜 줍니다. 클렌부테롤을 먹여 키운 돼지는 털에서 윤기가 나고 고기의 색채가 선홍빛으로 돌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돼지는 대도시의 큰 할인 매장의 돼지고기가 더 위험합니다. 클렌부테롤은 대규모로 사용했을 때 비로소 폭리를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사료업체와 양돈업자들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클렌부테롤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것이 이윤이 많이 남기 때문입니다. 클렌부테롤 돼지의 이윤은 정상적인 돼지에 비해 이윤율이 275퍼센트에 달합니다.

자본은 적정액의 이윤이 있으면 곧 대담해지기 시작한다. 만약 10퍼센트의 이윤이 있으면 자본은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20퍼센트의 이윤이 있으면 자본은 적극적이 되며, 50퍼센트의 이윤이 있으면 모험을 마다하지 않고, 100퍼센트의 이윤이 있으면 자본은 곧 인간의 모든 법률을 무시하며, 300퍼센트의 이윤이 있으면 어떠한 범죄도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 교수형의 위험까지 감수하게 된다. - 마르크스 

이렇듯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고자 하는 모습은 단기적으로는 부를 축적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해가 됨을 말해주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천시원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채소 총 생산량은 4.4억 톤인데, 그 중에서 약 70퍼센트의 채소가 버려지거나 썩어서 못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채소 판매가 부진한 원인은 바로 식품의 안전 문제였습니다. 다른 나라에 대한 수출 문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EU, 미국, 일본, 홍콩 등 이러한 식품 안전 사고에 대한 사례는 너무나 많아서 나열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미국에서만 6개월간 634종의 중국산 수입 식품을 압류했고, EU는 매년 수천 차례에 걸쳐 중국의 농축산품을 반송 혹은 폐기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손실은 2002년 한해에 EU에 대해서만도 6억 2300만 달러의 손해를 입혔습니다. 2004년엔 상반기에만 식품 안전 사고로 인해 5억 1000만 달러의 무역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자국 식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신, 해외의 중국산 식품 판매가 50%감소한 것이 원인이였는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품을 생산하는 나라가 식품 수출국에서 수입국이 된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결국 이러한 중국의 사례는 안전한 식품이 이익임을 보여줍니다.

독재적 방식은 일시적으로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많은 부작용을 낳으며, 민주주의는 단기적으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다. - Lindert, Peter H. Voice and Growth: Was Churchill Right?  

중국 식품이 믿을 수 없게 된 가장 큰 문제는 직접 관리하는 지방 정부 공무원들의 부정과 관계가 있습니다. 표본조사 결과 거의 100퍼센트의 정부 공무원들이 현지에 있는 규모가 비교적 큰 양돈업체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먹고 마시는 것으로 공금을 횡령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2005년 전국 정치협상회의에서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먹고 마시고 타는 것으로 사라지는 공금이 1년에 최소한 5000억 위안, 한화로 65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한 이러한 식품 안전 문제가 불거져도 행위를 부인하면서 발뺌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자는 일상생활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 아주 큰 위험을 가지는 일로 변해버린다면, 사회에 어떠한 희망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이런 경고는 중국 사회를 향한 것이지만, 우리에게도 다시 한번 식품안전에 대한 경종을 울리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 - 달리는 구도자 스콧 주렉의 1만 마일 치유기
스콧 주렉.스티브 프리드먼 지음, 양병찬 옮김 / 페이퍼로드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많은 과학자들은 육식을 완전히 배제하고 채식만 할 경우, 동물성 단백질과 지용성 비타민을 섭취할 수 없어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하물며 많은 근육양을 유지해야 하고 에너지 소모가 많은 운동선수의 경우에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고 말해 왔습니다. 우리들 대부분 또한 운동선수는 고기다 라는 생각을 상식적으로 가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이자 세계 최고의 울트라마라토너인 스콧 주렉은 그렇지 않을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2010년엔 24시간 달리기에서 미국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달리기에 관한 팁과 그가 울트라마라톤을 하면서 도움을 받은 채식 레시피를 가르쳐줍니다. 완전한 채식주의자인 주렉은 우유나 달걀도 먹지 않고 채소만 먹음에도 불구하고 160km이상을 거뜬히 달립니다. 스콧은 오히려 채식을 함으로써 평범한 달리기 선수에서 강인한 울트라 마라토너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스콧은 어렸을때부터 체구가 작고 수줍음이 많아서 놀림을 받았고, 12살때는 고혈압 진단을 받아 혈압약을 권유받았습니다. 몸이 좋진 않았지만 스키에 관심을 가지면서 스키 캠프에 참가했고, 통밀빵과 시금치 요리와 같은 채식을 접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식사와 운동, 영양과 건강 간의 관계를 연구했고, 채식이 효과가 좋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스콧은 선천적으로 단거리 경주에 사용되는 근육이 약했기 때문에 스키 인생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친구였던 더스티가 울트라마라톤 대회를 스콧에게 권유했고 이 결정은 스콧의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게 됩니다. 처음 출전한 울트라마라톤 대회인 1994년 「미네소타 보이저 50」 경기에서 2등을 했고, 그 후 울트라마라톤 선수가 됩니다.

두번째 참가한 「미네소타 보이저 50」에서도 2등을 한 스콧은 실력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다 문득 병든 노인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노인의 점심식사 메뉴는 갈색 인스턴트 감자칩을 비롯한 가공식품이였습니다. 노인 환자의 점심식사를 보며 좋은 음식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고 그후 채소 섭취를 늘리고 고기 섭취를 줄였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긍정적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채식을 시작하긴 했지만 여전히 스콧은 동물성 단백질을 먹는 운동선수였습니다. 이는 맛의 문제였는데, 여전히 입맛엔 고기를 선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키 동호회의 정기 모임에서 한 소형 양조장의 주방장이 만든 채식주의자용 칠리를 먹은 스콧은 채식도 요리만 잘 한다면 육식만큼 맛있을 수 있음을 인식합니다. 주변 환경 또한 채식을 함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데, 미네소타에서는 현미밥을 먹으려면 동료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애틀에 머물게 되면서 채식주의자용 식당과 곡물을 쉽게 구할수 있게 되었고, 세계 각국의 효과좋은 채식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됩니다.

견과류와 식물성 단백질 분말, 통곡물로 만든 토스트와 발아 곡물 시리얼, 샐러드와 콩제품, 후무스, 퀴노아 등을 먹는 운동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스콧이 내는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그는 1년에 6개에서 10개에 달하는 울트라 마라톤에 나갔고 그 경기들은 모두 80km에서 160km에 달하는 경기였습니다. 「웨스턴 스테이츠 100」의 경우 7연패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토퍼 맥두걸이 쓴 베스트셀러 『본 투 런』에 나왔던 타라우마라 족과의 경기도 참여했는데, 처음 대결에선 타라우마라 족의 아르눌포에게 지고 말았지만, 다음해에 재대결을 했을땐 이기기도 했습니다. 2010년에 열린 「IAU 24시간주 세계 선수권 대회」에 참가해 미국 신기록인 266.6km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리스의 야니스 쿠로스가 1997년에 대회에서 달성한 302km라는 기록에 비하면 아쉽지만, 그래도 엄청난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울트라마라톤, 특히 24시간 달리기는 매우 단순한 운동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신성한 운동이다. 불교의 순례자들이 장작을 패고 물을 길어 나르며 희열을 느낀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라. 장작패기와 물 길어 나르기는 그 자체로서는 단순한 행동이지만, 비천함을 무릅쓰고 성심성의껏 행하면 순례자를 해탈에 이르는 관문으로 인도할 수 있다. 달리기가 당장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달리기는 차츰차츰 당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 p.344 

스콧은 인생은 순위를 매기는 경기가 아니며, 인생에는 결승선이 없으며 우리는 단지 목표를 향해 나아갈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말처럼 모든 사람들은 각자 다른 행로를 통해 인생의 목표에 접근합니다. 스콧은 채식과 달리기를 선택했고, 잘먹고 자유롭게 달리는 것은 스콧의 인생 목표입니다. 때문에 스콧은 채식주의자이지만 육식을 하는 친구들에게 훈계를 하거나, 구운 감자에 버터나 사우어 크림을 발라 먹는 사람들을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다 보면 알아서 채식도 하기 마련이며 그 선택은 전적으로 개인의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선수들이 환상을 보기도 하는 엄청나게 격렬한 운동인 울트라마라톤도 선택하는 모습을 보면 뭔들 못하겠냐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스콧 주렉의 모습을 보면 달리기를 시작하든, 채식을 먹어보든, 아니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어떠한 것을 하던지 간에 새로운 결단을 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운동화 신은 뇌 - 뇌를 젊어지게 하는 놀라운 운동의 비밀!
에릭 헤이거먼. 존 레이티 지음, 이상헌 옮김, 김영보 감수 / 녹색지팡이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굉장합니다. 아이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라면 먹을걸 줄이면서까지 학원에 보내고,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빚을 내서라도 이사를 가기도 합니다. 《아파트공화국》에서도 지적하듯이 이러한 좋은 학교가 있는 지역인 강남8학군 등은 강남의 땅값을 엄청나게 올려 놨습니다. 하지만 책의 저자 존 레이티와 에릭 헤이거먼은 이러한 한국의 학부모들에게 깜짝 놀랄만큼 매력적인 제안을 합니다. 무리하게 학원엘 보내지 않고, 비싼 과외를 하지 않고도 저렴하게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더군다나 이 방법은 단순히 성적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사교성이 향상되고 스트레스에 더 잘 견디게 하는 등 삶 자체를 바꿔놓는 방법입니다. 그 방법은 바로 운동을 시키는 것입니다.

미국의 일반 공립학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수학, 과학, 영어 수업을 늘리고 체육 수업을 줄이는 추세입니다. 시험에서 학생들이 낙제하지 않도록 그런 방침을 정한 것인데, 그 결과로 체육 수업을 매일 실시하는 고등학교는 6퍼센트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일리노이 주 시카고 서쪽에 있는 네이퍼빌 203학군은 그러한 추세에 역행했습니다. 이 혁명은 필 롤러라는 중학교 체육교사로부터 시작되었는데, 그는 운동을 줄이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롤러는 네이퍼빌의 체육 수업 코디네이터인 젠타스키와 함께 운동과 뇌에 관해 대중적인 전문가가 되었고, 운동을 함으로써 정신 또한 향상될 수 있음을 주장합니다.

그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1교시 전에 운동을 하는 0교시 체육수업을 시작했는데, 그 결과는 굉장히 고무적이였습니다. 운동을 한 학생들은 읽기 능력과 문장 이해력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 교육부가 학생들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폐활량, 체지방 비율, 복근력, 몸통 근력 및 유연성, 상체 근력, 전신 유연성이라는 기준에서 최저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은 스탠포드 학력평가에서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에 비해 2배가량 점수가 높았습니다. 더 고무적인 결과는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에서 실시한 팀스의 결과인데, 1999년에 중학교 2학년생의 97퍼센트가 참여한 네이퍼빌의 학생들은 눈에 띄게 높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수학에서는 6등, 과학에서는 1등을 했는데, 당시 한국은 수학에서 2등, 과학에서는 5등을 했습니다.

운동과 성적의 관계를 입증한 네이퍼빌의 결과는 놀랍지만, 그것을 단순히 따라한다고 현재의 체육수업 시간만을 늘리는 것은 네이퍼빌의 성적 향상과 같은 결과는 내기 힘들 수 있습니다. 현재 체육 수업의 가장 큰 모순은 부끄럼이 많거나, 운동을 잘하지 못하거나, 혹은 몸매가 균형 잡히지 않은 학생들이 정작 수업시간에 운동을 하지 못하고 구경꾼 신세로 전락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은 체육 시간이 되면 무시당한 채 홀로 수치심을 삭이게 마련이고 결과적으로 운동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운동의 순기능 중 하나는 사회적으로 소외를 당해서 정신적인 상처를 받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되찾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이 있는데, 결국 현재의 체육 수업은 운동을 못하는 학생들을 소외시킴으로써 오히려 상처를 주어왔던 것입니다. 강제로 운동을 시키는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은데,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강제로 운동하면 효과가 상당히 떨어집니다.

네이퍼빌의 혁명가 롤러는 학생들의 성적을 매기는 기준이 빨리 달리지 못하는 학생들의 의욕을 꺾는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고, 고정 자전거 두대를 마련해놓고 점수를 올리고 싶은 학생은 아무 때나 편한 시간에 체력 단련실에서 페달을 밟으면 최고학점을 주기도 했습니다. 롤러는 운동에 있어서 누가 좋은 결과를 내는 것보다 누가 열심히 하느냐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네이퍼빌에서는 체육평가를 누가 턱걸이를 많이 했냐보다는 얼마나 오랫동안 목표한 심장박동 수치를 유지했느냐에 따라서 평가를 받습니다. 때문에 운동에 익숙하지 못한 학생들도 얼마든지 운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유산소운동과 기술 습득이 필요한 복잡한 운동을 병행하는것이 좋기 때문에, 소규모 단체 운동경기를 하는것이 가장 좋지만, 네이퍼빌의 체육 수업에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운동이 18가지나 되며 자기가 원하는 운동을 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중에는 암벽타기부터 리듬게임인 DDR, 무용 등도 있어서 몸을 쓸 수 있기만 하면 어떠한 것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롤러는 오래달리기에 새로운 측정기를 시험해보고자, 운동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6학년 여학생을 선정했다. 측정기에 나타난 여학생의 심장박동 기록을 본 롤러는 깜짝 놀랐다. 평균 심장박동 수치가 187이 나온 것이다. 열두 살짜리임을 감안한다면 최대 심장박동 수치는 대략 209정도다. 그러므로 여학생은 정말 있는 힘껏 뛰었다는 뜻이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 심장박동 수치는 207이었어요. 다른 때 같았으면 그 아이에게 가서 '야, 좀 더 빨리 뛰지 못해!' 라고 소리를 질렀겠지요. 바로 그 순간이 체육 프로그램에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킨 겁니다. 심장박동 측정기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지요. 그러자 지금까지 우리가 아이들의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아서 많은 아이들이 운동에 흥미를 잃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에서 운동을 제일 잘하는 아이들도 그 아이만큼 열심히 운동을 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 p.32 

운동의 강점은 어렸을때의 성적향상 뿐 아니라 어른이 되서도 나타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트레스를 견딜수 있는 능력입니다. 운동을 하게 되면 뇌는 세포를 손상할 수 있는 분자를 부산물로 만들어내는데,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복구 기전이 작동해서 손상된 세포를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 즉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더 많은 양의 운동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 운동을 접하지 않는다면, 어른이 되서도 운동을 할 확률이 낮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어렸을 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네이퍼빌과 같은 체육 프로그램은 단순히 성적 때문만은 아닌 우리의 삶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네이퍼빌의 성공적인 사례는 높은 교육열 때문에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현실이 오히려 성적향상에 방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천의과학대학교의 김영보 교수는 국내에서 민족사관고등학교가 운동을 통해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EBS의 〈다큐프라임 - 학교체육 1부, 체육이 우등생을 만든다〉편에서는 0교시 체육수업을 시범으로 시행하고 있는 원촌중학교의 긍정적 사례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2010년 9월 21일에 KBS 뉴스에서 독일의 사례가 나왔는데, 독일에선 체육을 소홀히하면 학부모들의 강한 항의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자명합니다. 학교에서 체육시간을 늘리고 다른 수업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과도하게 학원같은 곳에 보내기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달려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아이들의 성적향상 뿐 아니라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게 할 수 있는, 그야말로 두마리 이상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량 음식 - 음식 상식의 오류와 맹신을 고발한다
마이클 E. 오크스 지음, 박은영 옮김 / 열대림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좋은 음식을 먹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런데 과연 '좋은 음식'이란 무엇일까요? 좋은 음식이 있다면, '나쁜 음식'은 무엇이며 어떻게 결정될까요? 과연 나쁜 음식이 정말로 나쁘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쁘다고 받아들인 것일까요? 저자는 식품의 평판과 영양이 문화 속에서 쌓여온 결과물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음식에 대해 근본적 특질로서의 의미를 부여하며, 이는 식품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오해하거나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인 오크스와 슬러터백은 대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식품에 대한 현대인의 의식을 연구했습니다. 연구 결과, 사람들은 음식을 평가할 때 사람들은 매우 긍정적이거나 아니면 매우 부정적인 평판을 주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연구는 비타민과 미네랄을 풍부히 지닌 고지방 식품이, 실제로 몸에 어떻게 작용하든,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인 평판을 얻어왔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여성들은 다른 영양소의 함유에는 별 관심이 없고, 식품의 유익함과 그렇지 않음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오로지 '지방'을 꼽는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가 되었습니다. 《정의론》을 쓴 존 롤스는 '무지의 장막' 이라는 개념을 말한 바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식품에 대한 평판을 제거하고 식품 자체만을 사람들에게 평가하게 한다면, 과연 사람들은 식품들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후속 연구에서는 식품의 이름을 표기한 경우와, 영양성분만을 표기한 경우를 대조해 보았습니다. 실험 결과 건강 면에서 매우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영양성분 표시에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점수를 얻은 경우가 있었고, 그 반대도 있었습니다. 이름만으로는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영양성분이 좋지 않았던 대표적 사례는 '사과' 였고, 이름만으로는 대단히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영양성분 평가는 대단히 뛰어났던 대표적 사례는 '감자' 였습니다. 이것은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닌 과일과 채소의 대부분이 그 이미지만큼의 영양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영양성분표만 보여주면 햄버거는 사과나 당근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흥미로운 조사 결과 중 하나는 남녀의 차이였는데, 영양성분 표시를 보고 매긴 순위는 남녀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이름을 보고 매긴 점수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심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여자가 남자보다 식품에 관해 더 강한 선입견을 지니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로진 팀은 설문 대상자들에게 옥수수, 자주개자리 싹, 핫도그, 시금치, 복숭아, 바나나, 밀크초콜릿이 적힌 목록을 제시하면서 그것만 먹고서 일 년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식품을 골라보라고 했다. 42퍼센트의 응답자가 바나나를 꼽았고, 27퍼센트의 응답자가 시금치를 꼽았다. 이 두 식품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사실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성분의 함량은 빈약하다. 일 년 동안 버티기에 좋은 식품의 진짜 1위는 핫도그이고, 그 다음은 밀크초콜릿이다. - p.32 

식품의 평판이 과대평가되어있거나 과소평가되어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정보 때문에 식품의 종류를 제한하는 과잉반응을 함으로써 오히려 건강을 해칠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흔히 의학쪽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인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인 '노시보 효과'가 이런 식생활에서 나타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부정적 평판을 지닌 영양성분을 섭취하면 실제 영양성분이 몸에 좋든 나쁘든, 평판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은 미국인들이 더 두드러지며, 미국인들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보다 더 변형된 음식, 즉 저지방 음식을 고르는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방을 누구보다 우려하는 미국인들이 왜 세계적인 비만국일까요? 영양학자들은 오히려 미국인들이 점점 살이 찌고 당뇨 증세를 보이는 이유로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품이 원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쉽고 빠르게 소화가 되기 때문에 과식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 연구들은 우리의 식욕은 접시 위의 음식 양에 적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더 많은 음식이 제공될수록 더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식품산업은 소비자가 특대 사이즈를 사도록 유도하기 위해, 더 싼값에 산다고 느끼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같은 가격으로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생산자가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닌 것이, 제품 가격에서 실제 음식 가격의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제공되는 음식의 양은 점점 더 많아졌다. 미국에서 파는 음식의 양은 20년 전에 팔던 양보다 2~5배나 더 많다. 음료의 표준 양은 1950년대에는 190밀리리터였지만, 2000년에는 590밀리리터였다. - 《강요된 비만》p.147 

식품에 대한 잘못된 논란은 비타민 신화를 낳았고,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지방, 설탕, 소금 등에 대한 그릇된 사고방식을 정착시켰습니다. 이런 평가의 원인은 정치가들에게서 시작된 경우도 있고, 식품산업 혹은 몇몇 유명인들로부터 비롯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정보는 미디어와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 때로는 신성시되기까지 한 정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과학적인 정보는 아니였습니다. 하버드의 월터 윌레트는 『과학적 미국인』이라는 잡지에서 "식이지방에 대한 이 총체적이고 전반적인 비난은 미국농무부의 권위자들에게서 비롯된 면이 없지 않으며, 많은 영양학자들이 지방에 대한 모호한 결론들을 가지고 대중을 설득하는 일이 너무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 포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몇몇 영양 전문가나 미디어, 식품업계, 정부가 권고하는 식품들은 과학적 근거나 논리가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지방 식품은 칼로리는 좀 낮지만 오히려 부정적 영양성분이 일반 제품보다 많았으며, 전문가들은 저지방 식품의 경우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이 먹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입을 모아 설탕 섭취를 줄이라고 권하면서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을 먹는것보단 과일을 먹으라고 권고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과일이 오히려 더 많은 설탕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말하고자 하는 바는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에 비하면 과일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이야기겠지만, 중간 크기의 사과 하나에는 도넛 하나의 두 배가 넘는 당질이 들어 있지만 비타민과 미네랄은 오히려 떨어집니다. 설탕을 피해 단풍당, 꿀, 옥수수감미료 등의 식품을 섭취하라고 하지만, 이들은 설탕보다 비타민과 미네랄 면에서 우위에 있지 않으며, 오히려 설탕보다 칼로리가 더 많습니다. 진정으로 건강을 걱정한다면, '설탕의 섭취를 절제하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것보단, '청량음료의 소비를 제한하라'고 말해야 합니다.

현대인들은 음식의 좋고 해로움에 대한 정보의 포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보는, 과학적 근거도 없이 과장되고 부풀려진 것이 있는가 하면 중요성이 간과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대표적인 우량 음식으로 알려진 사과가 영양성분적인 면에서 그에 걸맞지 않는 평가를 받는 것을 보면 아담과 이브가 먹었다는 사과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에게 뱀의 유혹에 휩쓸리지 말고 사과를 제대로 평가하라는 교훈이였을까요? 저자는 우리의 건강을 위해선 우리가 일상에서 날마다 마주치는 다이어트와 영양에 관련된 수많은 지침에 대해, 설사 그것이 명백해 보이는 주류의 견해일지라도 건강한 회의론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과의 비밀 - 아플까봐 무섭고 비쌀까봐 두려운
류성용 지음 / 페이퍼로드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워쇼스키 남매가 만든 영화『매트릭스』를 보면 주인공의 동료인 레이건이 배신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레이건은 현실에서 매일 단세포 단백질과 합성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로 만든 날계란이나 콧물같은 맛이 나는 음식을 먹을 바엔, 가짜라는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음식을 선택하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이 아무리 많아도 치아가 좋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습니다. 현직 치과의사가 쓴 이 책은 다양한 형태의 치과정보를 말해줌으로서 삶의 질 향상에 직결되는 건강한 치아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치아 관리를 함에 있어서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방법, 양치질과 스케일링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치아관리에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고 광고하는 것들은 대부분 효과가 미약하며, 이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가탄, 인사돌 같은 잇몸약은 혈관수축제 성분을 이용해 잇몸에서 피가 나는 현상을 줄여보고자 나온 약이거나 일종의 영양제에 불과하기 때문에 잇몸질환을 치료하는 주된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가그린같은 구강청정제는 입냄새를 없애주거나 양치질 대용 효과가 거의 없으며, 자일리톨 껌 또한 충치 예방 목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결국 가장 좋은 것은 양치질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된 양치질을 하지 않고 있으며, 제대로 된 양치질법을 습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칫솔질 방법으로《치주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변형된 바스법을 추천합니다. 칫솔의 선택도 중요한데, 칫솔 머리 부분이 작고 칫솔모 한 줄당 6~7개 정도의 뭉치를 가지는 칫솔이 좋으며, 칫솔모의 길이가 균일한 칫솔이 좋다고 말합니다. 또한 치약 성분의 절반은 마모제이기 때문에 양치질을 할때 치약이나 칫솔에 물을 묻히지 말고 양치질을 하는 것이 옳다고 합니다. 양치질을 한 후 치실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지만, 치실만으론 한계가 있으며 치간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양치질의 기본 공식이라 알려진 30분 양치질도 상황에 따라선 해선 안되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탄산음료, 냉면, 오렌지주스 등의 음식을 먹은 뒤에 바로 양치질하는것은 오히려 독이 되며, 물로 헹궈낸 후 한시간 정도 뒤에 양치질해야 한다고 합니다.

선택적 건강보험 적용은 치과 질환의 특성에도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치과 질환은 암이나 선천성 희귀병, 난치병 같은 다른 분야의 질병과는 달리, 살면서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실 치과 질환 대부분은 얼마든지 예방과 예측이 가능한 질환, 심하게 말하면 본인의 게으름과 관리소홀로 인한 질병이라고 규정되고 있습니다. - p.253 

치과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는 화려한 인테리어와 유명 연예인을 동원하는 화려한 치과나 네트워크 치과보다는 동네의 허름하지만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묵묵히 진료해온 치과가 더 양심적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유명 연예인을 동원하는 치과의 경우 스케일링을 싸게 해주는 등의 고객유치책을 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과잉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충치에도 여러 단계가 있으며, 스케일링을 싸게 해주는 치과는 아마도 모든 단계를 치료해야 할 충치로 볼 것이고 치료를 강요해야 수지타산이 맞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장 비싼 치과재료인 금은 언제나 최고의 선택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금을 고집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라고 말합니다.

병원 4곳에서 치료할 치아 갯수를 각각 진단받았다. 0개, 1개, 2개, 5개. 0원부터 98만 원까지. 병원마다 왜 이렇게 큰 격차가 생긴 것일까. 내부자의 얘기를 들어 보았다. 이들의 증언은 대한치과의사협회의 협조를 받아 구할 수 있었다. "진료 스태프들은 자기 명함을 만들어서 밖으로 나가 돌리며 임플란트의 수가나 무료 스케일링 등을 내세워 홍보합니다. 스태프들에게 들은 바로는 다른 치과에 비해 급여가 조금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연봉 삭감 조항이 있어서 한 달 총 환자 수, 신규 환자 수, 상담 성공률, 한 달 총매출액 등에 따라 연봉이 삭감되기도 합니다." 한 의사의 증언을 통해서는 과잉의료의 정황도 보인다. "제가 한 환자에 대해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보존적인 치료를 고수하자 병원의 실장이 저를 따로 불렀습니다. 하나는 레진, 다른 하나는 무조건 인레이로 하라고 합니다." -《병원 장사》pp.69~70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은 의사가 될 기회가 성적 순으로 열려 있지만 이는 분명히 잘못되어 있으며, 치과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재능은 성적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의사란 직업은 수능 상위 0.1퍼센트 이내의 천재와 수재들이 가질만한 직업이 아니며, 상위 5퍼센트 정도의 머리에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 더 적성에 맞기 때문에 선택을 잘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장래희망으로 의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돈을 잘 버는 직업이기 때문이지만, 저자는 치과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치과의사는 안정된 고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이 아니며, 경영난과 빚에 허덕이는 치과의사가 몇 배나 많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독특한 냄새, 소음, 그리고 피할 수 없는 고통 때문에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과에 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고 올바른 양치질 방법을 익히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때 금전적으로도, 건강적으로도 이득임을 강조합니다. 치과의사들은 건강한 자연 치아 하나의 경제적 가치를 대략 3천만원으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이는 누구나 입에 8억 4천만원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비싼 치아를 정성껏 관리하는 것은 행복한 삶을 사는데 필수적인 요소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