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 - 달리는 구도자 스콧 주렉의 1만 마일 치유기
스콧 주렉.스티브 프리드먼 지음, 양병찬 옮김 / 페이퍼로드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많은 과학자들은 육식을 완전히 배제하고 채식만 할 경우, 동물성 단백질과 지용성 비타민을 섭취할 수 없어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하물며 많은 근육양을 유지해야 하고 에너지 소모가 많은 운동선수의 경우에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고 말해 왔습니다. 우리들 대부분 또한 운동선수는 고기다 라는 생각을 상식적으로 가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이자 세계 최고의 울트라마라토너인 스콧 주렉은 그렇지 않을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2010년엔 24시간 달리기에서 미국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달리기에 관한 팁과 그가 울트라마라톤을 하면서 도움을 받은 채식 레시피를 가르쳐줍니다. 완전한 채식주의자인 주렉은 우유나 달걀도 먹지 않고 채소만 먹음에도 불구하고 160km이상을 거뜬히 달립니다. 스콧은 오히려 채식을 함으로써 평범한 달리기 선수에서 강인한 울트라 마라토너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스콧은 어렸을때부터 체구가 작고 수줍음이 많아서 놀림을 받았고, 12살때는 고혈압 진단을 받아 혈압약을 권유받았습니다. 몸이 좋진 않았지만 스키에 관심을 가지면서 스키 캠프에 참가했고, 통밀빵과 시금치 요리와 같은 채식을 접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식사와 운동, 영양과 건강 간의 관계를 연구했고, 채식이 효과가 좋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스콧은 선천적으로 단거리 경주에 사용되는 근육이 약했기 때문에 스키 인생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친구였던 더스티가 울트라마라톤 대회를 스콧에게 권유했고 이 결정은 스콧의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게 됩니다. 처음 출전한 울트라마라톤 대회인 1994년 「미네소타 보이저 50」 경기에서 2등을 했고, 그 후 울트라마라톤 선수가 됩니다.

두번째 참가한 「미네소타 보이저 50」에서도 2등을 한 스콧은 실력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다 문득 병든 노인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노인의 점심식사 메뉴는 갈색 인스턴트 감자칩을 비롯한 가공식품이였습니다. 노인 환자의 점심식사를 보며 좋은 음식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고 그후 채소 섭취를 늘리고 고기 섭취를 줄였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긍정적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채식을 시작하긴 했지만 여전히 스콧은 동물성 단백질을 먹는 운동선수였습니다. 이는 맛의 문제였는데, 여전히 입맛엔 고기를 선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키 동호회의 정기 모임에서 한 소형 양조장의 주방장이 만든 채식주의자용 칠리를 먹은 스콧은 채식도 요리만 잘 한다면 육식만큼 맛있을 수 있음을 인식합니다. 주변 환경 또한 채식을 함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데, 미네소타에서는 현미밥을 먹으려면 동료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애틀에 머물게 되면서 채식주의자용 식당과 곡물을 쉽게 구할수 있게 되었고, 세계 각국의 효과좋은 채식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됩니다.

견과류와 식물성 단백질 분말, 통곡물로 만든 토스트와 발아 곡물 시리얼, 샐러드와 콩제품, 후무스, 퀴노아 등을 먹는 운동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스콧이 내는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그는 1년에 6개에서 10개에 달하는 울트라 마라톤에 나갔고 그 경기들은 모두 80km에서 160km에 달하는 경기였습니다. 「웨스턴 스테이츠 100」의 경우 7연패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토퍼 맥두걸이 쓴 베스트셀러 『본 투 런』에 나왔던 타라우마라 족과의 경기도 참여했는데, 처음 대결에선 타라우마라 족의 아르눌포에게 지고 말았지만, 다음해에 재대결을 했을땐 이기기도 했습니다. 2010년에 열린 「IAU 24시간주 세계 선수권 대회」에 참가해 미국 신기록인 266.6km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리스의 야니스 쿠로스가 1997년에 대회에서 달성한 302km라는 기록에 비하면 아쉽지만, 그래도 엄청난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울트라마라톤, 특히 24시간 달리기는 매우 단순한 운동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신성한 운동이다. 불교의 순례자들이 장작을 패고 물을 길어 나르며 희열을 느낀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라. 장작패기와 물 길어 나르기는 그 자체로서는 단순한 행동이지만, 비천함을 무릅쓰고 성심성의껏 행하면 순례자를 해탈에 이르는 관문으로 인도할 수 있다. 달리기가 당장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달리기는 차츰차츰 당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 p.344 

스콧은 인생은 순위를 매기는 경기가 아니며, 인생에는 결승선이 없으며 우리는 단지 목표를 향해 나아갈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말처럼 모든 사람들은 각자 다른 행로를 통해 인생의 목표에 접근합니다. 스콧은 채식과 달리기를 선택했고, 잘먹고 자유롭게 달리는 것은 스콧의 인생 목표입니다. 때문에 스콧은 채식주의자이지만 육식을 하는 친구들에게 훈계를 하거나, 구운 감자에 버터나 사우어 크림을 발라 먹는 사람들을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다 보면 알아서 채식도 하기 마련이며 그 선택은 전적으로 개인의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선수들이 환상을 보기도 하는 엄청나게 격렬한 운동인 울트라마라톤도 선택하는 모습을 보면 뭔들 못하겠냐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스콧 주렉의 모습을 보면 달리기를 시작하든, 채식을 먹어보든, 아니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어떠한 것을 하던지 간에 새로운 결단을 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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