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혁명 - 프랑스 혁명 이전의 금서 베스트 셀러 역사도서관 1
로버트 단턴 지음, 주명철 옮김 / 알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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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 중 하나는 놀랍게도, 야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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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 앤 넌센스 - 20세기를 뒤흔든 진화론의 핵심을 망라한 세계적 권위의 교과서
케빈 랠런드 & 길리언 브라운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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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은 이 시대의 패러다임이다.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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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히스테릭 이대택 박사의 인간과학 2
이대택 지음 / 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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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체중에 대해 일련의 사회적 전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체중이 많이 나가면 건강에 좋지 않고, 체중감소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덜 먹고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며, 체중을 줄이고 음식을 조절해서 먹으면 건강상에 이득이 온다는 전제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전제가 뒤틀려있다고 지적합니다. 우리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체중은 과연 건강을 위한 것인지, 체중감소를 위해 덜 먹는것은 필수적인지, 그러한 행동은 건강과 직결되는지에 대해 질문을 펼치고 있습니다.

처음 체중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만든 것은 생명보험회사였습니다. 미국의 한 생명보험회사는 통계학자들을 고용하여 보험 가입자들의 신체적 정보와 사망 정보를 이용해 생명과 사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려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신장체중표입니다. 1943년 개정판 즈음부터 생명보험회사들은 공동으로 참여해 이 표를 개정하고 사회 전반에 걸쳐 교육 및 홍보 자료로도 활용했습니다. 그 결과 마른 사람이 오래 산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천천히 정설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 표는 과학적으로 타당성이 결여되었다는 이유로 현재는 그 자리를 신체질량지수가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표의 영향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미치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체중과 건강과의 관계성을 지목하며 과체중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병리학 연구들은 많이 나오게 되는데, 저자는 이러한 병리학 연구들이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목합니다. 가장 많이 인용하는 논문들이 해석이 인위적이며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조앤 맨슨이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연구대상의 사망률이 4.5퍼센트밖에 되지 않아 병력학적 중요성을 차지하기 힘들며, 흡연 등과 같은 변수를 의도적으로 회피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 가장 낮은 사망률을 보인 것은 상위 73~84퍼센트 정도의 체중을 지닌, 상당히 높은 체중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또한 데이비드 앨리슨의 연구는 미국에서 죽어가는 78퍼센트의 사람들은 체중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결론을 도출해 비만퇴치용 연구로 애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 중에 가장 대규모로 진행된 병력학 연구는 1980년 중반 노르웨이에서 이뤄진 연구로, 10년간 1800만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가장 긴 기대수명은 신체질량지수 26~28㎏/㎡에서 나타났다. 미국기준에 의하면 과체중에 속하는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가장 길었던 것이다. 반면 가장 낮은 기대수명은 신체질량지수 18㎏/㎡미만에서 나타났다. 미국 기준에 의하면 정상 이하의 저체중에서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추가되는 놀라운 결과는 공중보건 권위자들이 주장하는 적정한 체중 범위인 신체질량지수 18~20㎏/㎡에서는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오히려 과도한 비만으로 분류되는 34~36㎏/㎡에 비해서도 낮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신체질량지수 34~36㎏/㎡라면 정상체중에서 30킬로그램 이상은 더 나가는 과체중이며, 이들은 언제 건강상의 위험에 빠질지 모르는 심각한 수준의 비만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 p.57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신체질량지수 25㎏/㎡를 기준으로 비만인구를 정하는데, 이것도 잘못된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인 77만명을 대상으로 8~10년 동안 추적 조사한 연구결과 질환들이 발생할 위험, 비만과 연관된 사망률 또한 서양인에 비해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고, 이것은 한국인에게 적용되는 비만의 기준이 결코 낮게 설정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만약 서양인과 같이 비만의 기준을 신체질량지수 30㎏/㎡로 설정한다면 우리나라의 비만인구는 2005년 OECD 통계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인구의 3.5퍼센트에 달하는데, 이는 OECD 최저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체적으로 비만이라는 기준을 엄격하게 잡아, 불필요하게도 비만인구를 늘린다는 것입니다. 또한 정상적인 체지방량과 평균적인 체지방량에 대한 구분을 분명히 해야 하는데, 우리가 정상이라고 정하고 있는 체지방률은 사실 평균체지방률이라고 해야 정확합니다. 정상은 그래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지만 평균은 그 자체의 분포가 어떻게 되어있는가를 의미할 뿐입니다.

상관관계방식은 인과관계 가설을 제시하는 데 아주 유용하지만 과학적 증명방식은 아니다. 상관관계만으로는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한다. - 에드윈 로크 

현대에 이르러서는 체중보다 체지방량이 더 많이 기준으로 쓰이곤 하는데, 이런 정상적이고 건강한 사람의 체지방량의 근거는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에 기초한다는 것에서 그 문제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축구선수, 육상선수, 조정선수의 체지방량은 약 10~15퍼센트 수준에 불과한데, 건강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수준의 체구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인에게도 팽배해 있습니다. 그래서 운동선수도 아니면서 운동선수 수준의 체구성을 유지하고픈 욕망을 갖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체지방량이 곧 운동선수와 같은 체격, 신체능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의학협회지에서 13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과체중으로 분류한 사람들이지만 신체적으로 체력이 우수한 사람들이 이상적인 체중을 가진 사람에 비해 더 낮은 사망률을 나타냈다고 나왔습니다. 이러한 결론은 건강의 지표는 체중이 아닌 체력이 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체력을 기르다보면 체중도 줄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규칙적으로 운동에 참여하거나 활동적인 신체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은 약2~5킬로그램 범위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많은 연구에서 활동적으로 변하면 체중은 변하지 않음에도 체력 요인은 향상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의 지표는 체력에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체중을 줄이는 것이 건강의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체중과 체중감소로 잘못 선도되고 있다. 초점이 모두 잘못되었다.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 블레어  

이러한 조언들은 체중의 가치를 사회나 미디어에서 요구하는 미의 기준, 마치 바비인형과 같은 몸매 혹은 초콜릿복근과 같은 형태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건강이라는 가치는 사람에 따라선 다른 가치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1995년 각 분야에서 최고에 속하는 운동선수 1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5년동안 매 경기 이길수만 있다면 5년이 지난 후 부작용 때문에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약물을 복용하겠다고 응답한 것처럼 현대사회에서는 건강보다는 다른것을 건강 그 이상의 가치로 인정하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체중을 조절한다고 말한다면 이러한 조언은 들어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정부와 의료계, 보건계가 지향하고 있는 건강의 목표와 지표가 체중과 체중감소에 맞춰져서는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건강의 목표로 설정되어야 할 것은 건강한 식습관과 육체적으로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과정 속에서 데이터적인 체중에 맞추지 말고 자기에게 맞는 체중, 자연적인 체중을 찾으라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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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틀마니아 - 20세기 최대의 마케팅 성공작, 생수에 관한 불편한 진실
엘리자베스 로이트 지음, 이가람 옮김 / 사문난적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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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인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더 값이 싸고, 질적으로 우수하고, 더 구매하기 편한 제품이 당연히 팔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이론이 언제나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대표적인 예를 고르자면, 바로 이 물 산업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수돗물은 연방 정부에서 정한 보건 안전 기준을 여유있게 만족하고,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유명 브랜드의 생수보다 맛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생수에 비해 240배에서 10,000배까지 가격이 저렴합니다. 하지만 이런 수돗물은 생수의 위협적인 성장에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기존 폴리염화비닐병에 비해 싸고, 가볍고, 튼튼하고, 색이 밝고 투명하고 내구성이 있고, 재활용까지 가능한 PET의 발명에 힘입어 1990년에서 1997년까지 미국의 생수 매출은 1억 1500만 달러에서 40억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심지어 국영 물 공급업체마저 생수의 판매전략을 본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리수가 그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수돗물이 생수에 밀리는 현상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단히 놀라운 일입니다. 저자는 이런 생수의 성공을 20세기와 21세기를 통틀어 가장 큰 마케팅 성공 사례 중 하나라고 지적합니다.

2005년 5월, ABC의 시사 탐사 프로그램 '20/20'은 뉴욕 시민을 대상으로 생수5종과 수돗물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다. 실험 결과, 뉴욕 수돗물을 싫어한다고 한 사람중에는 비싼 생수 대신 수돗물이 좋다고 선택한 경우도 있었다. 사람들의 선호도가 가장 낮은 것은 가장 값비싼 생수였다. 2008년 런던의 물맛 실험에서는 수돗물과 20종이 넘는 생수가 등장했는데, 런던의 수돗물이 3위를 차지했다. 2006년 10월 영국 원즈워스의 물맛 실험에서는 참가자 650명 가운데 80퍼센트가 수돗물과 유명 생수의 맛을 구별하지 못했으며, 그중 3분의 2는 생수보다 수돗물 맛이 좋다고 했다. -《생수, 그 치명적 유혹》p.139 

물의 민간 판매의 역사는 굉장히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습니다. 일부의 부유층은 사설 수도를 이용했고,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오염되기 시작한 수질자원 때문에 발생한 1858년 대악취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근대적 하수처리시설은 시민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공중보건에 가장 중요한 발전 중 하나인 깨끗한 물 공급과 더불어 수돗물에 박테리아를 없애주는 염소를 사용함으로서 공공수도는 하나의 자부심이 되었고, 평균수명 상승에 가장 큰 기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PET병의 발명, 비만에 대한 사회적 인식 증가와 생수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기업들의 대대적인 광고는 1리터짜리 생수병을 건강과 섹시함의 이미지를 살린 패션 악세사리로 변모시킵니다. 덩달아 산업이 발달하면서 물은 점점 더 오염되어 갔고, 산업, 농업, 개발 과정에서 나오는 새로운 화학 약품들은 공공 식수 시설로 하여금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사업을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식수가 좋게 발전해도 알아주지 않았고 이는 예산의 압박을 가져와 점점 시설이 노후화되어 생수의 약진에 한몫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생수의 발전과 공공수도의 몰락은 커다란 사회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생수회사 네슬레에서 남겨준 물 할당량을 두고 농부들 사이에서 칼부림이 벌어지는 일이 발생했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외곽에서는 돈을 내는 사람에게만 마을의 우물을 이용하도록 해 국제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또한 특정지역의 물을 과도하게 뽑아내기 때문에, 그 지역의 환경이 심각하게 변화하고 동식물의 삶터가 사라집니다. 물 관련 운동가들이 물을 둘러싼 작은 마을과 거대 기업의 싸움을 보고 민주주의를 향한 싸움 그 자체라고 말하는 것처럼, 지역 주민들은 별다른 혜택 없이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생수의 생산방식도 비효율적이여서, 역삼투압 방식을 이용하여 수돗물을 정화하는 공장에서는 최종적으로 판매대에 올라갈 생수 1갤런을 만들기 위해 필터에 따라 3~9갤러의 물을 버리게 됩니다. PET병에 들어가는 석유, 운송에 들어가는 석유는 고유가 시대에 하나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고, PET병의 쓰레기 처리 문제 또한 골칫거리로 남고 있습니다.

수돗물보다 더 깨끗한 물을 공급한다는 기업의 주장과, 생수병에 프린팅된 만년설의 이미지와 같은 깨끗함을 기대하는 소비자와는 다르게 정작 생수는 수돗물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2006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생산된 전체 생수의 44퍼센트는 수돗물을 이용하여 만들어 음용수나 정화수라는 라벨을 달고 팔렸습니다. 또한 회사는 최초 수원지의 수질을 기준으로 사업 승인을 받게 되는데, 사업을 확장하며 제2, 제3의 시추공에서 나오는 물도 같은 등급을 받기 때문에 안정성에 문제가 제기됩니다. 1998년 천연자원보호위원회에서 실시한 생수검사는 103가지 각기 다른 브랜드의 생수 샘플 1천개를 검사했는데, 그 중 3분의 1에서 비소, 브롬, 대장균성 박테리아 같은 오염원이 검출되었습니다. 공공 수도 시설은 매년 연례 보고서를 통해 수질에 관한 정보를 알리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지만, 생수회사에는 그런 강제적 규정이 적거나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수질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생수회사들은 이런 정보들을 라벨에 넣지 않기 위해 열심히 로비를 하고, 이 정보들을 감추는 데 수백만 달러를 쓰고 있습니다.

코카콜라의 다단계 여과 과정과 어디에 생수 공장을 설립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수질이 가장 덜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든 공장에서 나오는 최종 생산물은 다 똑같습니다. 진흙을 가져다 놔도 '다사니(코카콜라의 생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 p.204 

생수 산업의 약진은 마케팅,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 관계업종의 협조 등 다양한 원인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식당에 있어서 생수는 메뉴판에 있는 어떤 아이템보다 마진이 크며, 미국 요식업계는 생수판매로 연간 20~35억 달러의 이익을 남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돗물 체계의 미래는 점점 어둡습니다. 미국 환경보호국은 각 도시에서 상하수도 체계를 수리하고 교체하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하지 않으면 2020년에는 절반 가량의 도시가 물이 아예 없거나 위태로운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미국 토목학회에 따르면, 이 비용은 3,9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보고했습니다. 그에 반해 식수와 하수처리를 위한 연방 재정은 10년동안 계속 감소했으며, 2001년에서 2006년 사이에 배정된 예산은 13억 달러에서 9천만 달러 이하로 줄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물 시장이 가져다주는 미래는 깨끗한 생수를 먹는 계급과 오염된 강물을 먹는 계급으로 구분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미 공공수도 체계가 붕괴한 나라들과 물 민영화로 인한 타격을 받은 나라 등에서는 그러한 현상이 이미 보이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대규모 사막 관개사업을 벌였을 때 주민들은 아랄 해가 말라버릴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아랄해의 모습은 전세계에서 수원을 찾아 헤매는 생수기업들의 모습과 오버랩됩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물 공급은 점점 위협받고 있고,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이 중대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사회의 중요 이슈가 되었습니다. 만약 시민의 의식변화를 원한다면 PET병과 공병세의 연구는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음료수 용기에 대해 소비자들이 일종의 반환보증금을 내게 하는 방식의 공병세는 공병세를 걷지 않는 주의 평균 재활용 비율은 23퍼센트인 것에 비해 공병세를 걷는 주에서는 음료수 병의 60~90퍼센트가 재활용되는 매우 효과가 높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결과는 법제화하는것이 사람의 행동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이란 이름의 편견의 저자 데버러 L 로우드가 지적하듯이, 법제화는 우리 마음속에 굳어버렸다고 가정하는 편견조차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생수냐 수돗물이냐, 이 선택은 물론 우리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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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한마디가 병을 부른다 -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편 쌍둥이, 노시보 효과
마그누스 하이어 지음, 박병화 옮김, 최일봉 감수 / 율리시즈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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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걸렸을 때 사람들의 기대심리는 증상을 좌우합니다. 기대심리에 따라 증상이 호전되는 플라시보 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입원실의 간호사가 약을 줄 때보다 의사가 직접 찾아와서 약을 줄 때가 약의 효과가 훨씬 높아지고, 모든 약은 외적인 형태로도 약효를 발휘합니다. 값이 비싸고, 크기가 매우 작고, 캡슐로 되어 있다면 성분과는 무관하게 높은 효과를 냅니다. 약이 쓰거나 주사가 아플 때도 잠재의식에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며 실제로 그런 효과가 나타납니다. 심지어 주사가 아픈 이유가 놓는 스킬이 미숙해서일지라도 플라시보 효과는 발동합니다. 의학에서는 '문제는 병을 고치는 것이다'라는 말이 우선적으로 통합니다. 하지만 뛰어난 플라시보 효과에도 불구하고 주사를 제한하는 이유는 환자가 며칠 후 다시 병원을 찾게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자기 몸에는 주사만 듣는다는 고전적인 조건반사가 환자의 뇌리에 깊이 박히게 되면 환자는 이런 치료방식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병을 치료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에는 세가지 요소가 있는데, 여기에서 플라시보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문가들은 우울증 치료의 경우 증세 경감의 25%는 약물 효과, 25%는 자연치유, 50%는 플라시보 효과라고 평가합니다.

이처럼 강력한 플라시보 효과는 마치 마법사의 마법이나 주술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이런 효과가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발휘되지는 않습니다. 현대인들은 마법사의 주문이나 주술사의 인형 따위에는 면역이 있지만 자신의 뇌종양을 촬영한 CT사진이라면 다릅니다. 더구나 권위 있는 전문의가 툭 내뱉는 말에는 전혀 내성이 없습니다. "별 이상은 없지만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말 한마디 때문에 멀쩡한 사람이 환자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플라시보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플라시보의 반대 효과도 마찬가지로 강력합니다. 이런 플라시보의 반대 효과, 노시보 효과는 놀랍게도 당사자가 속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꽃밭 사진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미를 보고 천식이 생기는 알레르기 환자는 그것이 가짜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레르기가 생깁니다. 이런 노시보 효과는 플라시보 효과에 비해 과소평가되어 있습니다. 의학 논문의 정보를 위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의학 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에 등록된 플라시보 효과에 대한 연구는 14만 8000편인데 반해, 노시보 효과는 148편에 불과합니다.

여자 친구에게 버림받은 26세의 데릭 아담스는 자살을 결심했다. 아담스는 우울증 치료제 29알을 삼키고 나자 죽음이 두려웠다. 약물 과다복용으로 혈압이 떨어진 그는 위험한 상태로 병원에 실려 갔다. 정맥주사를 놓아도 증세는 정상화되지 않았다. 아담스의 상태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였다. 그가 복용한 약은 임상시험에 참여했을 때 구한 것이었다. 임상시험에서는 대개 실험을 주도하는 의사들도 무의식적인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환자 중 누가 실제 약을 복용하고 누가 플라시보를 복용했는지 모른다. 아담스도 마찬가지였다. 위급상황이 벌어지고 나서 아담스가 플라시보 그룹에 속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신이 삼킨 것이 위약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 아담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 젊은 남자는 신체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었다. - p.33 

플라시보 효과나 노시보 효과가 어떻게 통증 등을 좌지우지 할수 있을까요? 이런 의문에 대한 대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뇌 스스로 진통제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뇌가 자체적으로 진통제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일 밝혀진 뒤 무수한 진통 연구가 진행되면서 통증의 경감은 상상에서 온 것이 아니라 실제로 발생하는 현실이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덕분에 플라시보 효과를 활용하는 기술들은 점점 발전해왔으며 많은 의학 부분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인 노시보 효과에 대한 주의는 부족합니다. 진찰이나 엑스선 촬영, 의약 처방 등 각종 기술적인 처리를 할 때 의사가 어떻게 말을 하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냉정하게 내뱉는 치명적인 진단소견이 빠른 시간에 정확한 예언이 되는 수가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주술사들처럼, 흰 가운의 의학자들도 실수로 주술을 행하는 것입니다.

설명서의 의약 정보는 기본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환자는 설명서에 쓰여 있는 매우 희박한 가능성만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 약의 모든 부작용을 의식하게 된다. 설명서는 환자 대부분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암호가 사용된다. 매우 빈번한이라고 표시된 부작용의 경우, 열 명 중 한 명꼴도 안 된다. 때때로라고 표시된 부작용은 백 명 중 한 명도 안 되며, 매우 드물게라는 부작용은 만명 중 한 명도 안 된다. 의약정보는 환자를 위한 설명이라기보다는 제약사의 법적인 안전장치 차원에서 만들어진다. - p.106 

의학 치료의 일선에 있는 의사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여러 요소들은 이런 노시보 효과를 부추깁니다. 약을 살때 들어있는 설명서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있는 의학상식도 이런 효과를 냅니다. 인터넷은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의미를 제한하는 능력은 없기 때문입니다. 구글의 연산체계는 인터넷에서 중요도가 아니라 흥미 순으로 검색하기 때문에 많은 이용자가 헤매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에 따라 검색 리스트에서 인기 사이트를 상단에 놓습니다. 그 결과 온라인에서 조사하는 의학적 내용의 방식과 양은 자신의 질병에 대한 과장된 인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게 합니다. 예를들어 두통을 찾던 사람이 뇌종양이라는 대답을 발견하거나, 관절통을 검색하던 사람이 류머티즘이라는 진단과 마주하게 되면 노시보효과로 인해 실제로 그런 증상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간혹 인터넷의 건강 사이트는 의약품을 파는 기업에서 후원하기도 하며 건강정보를 미끼로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도 합니다. 또한 TV매체, 잡지 등의 미디어가 가지는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기자들은 이미 의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몰 질환이라는 현상인데, 방송기자 한스 몰의 이름을 딴 이 병명이 생긴지는 오래되었습니다. 이 병은 전통적으로 환자가 몰리는 월요일보다 유난히 화요일에 많이 발생하는데, 원인은 한스 몰의 프로그램 '현장 건강매거진'이 월요일에 방송되었기 때문입니다. 방송 다음날이면 사람들이 병원으로 몰려와서 자신에게도 방송에서 다룬 질환이 있다고 주장하며 의사에게 진단을 요구합니다.

의료계에는 민영보험 가입자들이 지나친 진단과 치료를 하는것을 막을 방어막이 없다. 민영보험 가입자의 경우 첨단기술을 이용한 검사 비율이 두드러진다. 이와는 반대로 진단학적으로 또는 격려 차원에서 긴 대화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검사 결과는 끊임없이 이어지지만 친절한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민영보험 가입자는 계속 검사 결과에 의문을 갖는다. 그리고 이런 불안은 병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공공 건강보험 가입자는 건강보험 조합이 보호를 하는데 이들은 대개 필요한 비용만 지출하면 된다. 이것이 가입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 p.124 

의학계가 더 강력하게 활용하라고 권고할 만큼 플라시보 효과는 현실적으로 유용한 것이 분명합니다. 많은 의사들은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어휘를 사용할 줄 알고, 약물성분이 거의 없는 주사로 원하는 만큼의 치료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노시보 효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며, 실수로 해서는 안 될 말을 해서 병을 부르는 일도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플라시보 효과를 활용하는 만큼 노시보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의약업계는 약의 디자인부터 노시보 효과를 고려해서 제조해야 하고, 복용설명서 또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지나치게 많은 검사를 하는 민간 의료보험체계도 수정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노시보 효과를 방지하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환자와 의사간의 대화입니다. 환자에게 하는 설명은 기회인 동시에 위험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파킨슨병이에요. 접수대에 가서 검사일자를 잡으세요." 라는 대화는 환자로 하여금 예외 없이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히게 하며 질병의 차후 경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저자는 노시보 효과를 막기 위해선 의사의 상담시간은 적어도 평균 7분보다 더 길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지적은 저자의 국적인 독일에서 의사와 환자의 상담 시간이 평균 7분이기 때문입니다. 노시보 효과는 지금 당면한 현실의 문제이며, 의사도 환자도 명심해둘 이야기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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