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오늘도 TV maniac.
재밋는 이야기가 있었다. 영국의 범죄율에 대한 것이었는데, 한 지방에 대한 것인지 전체 영국에 대한 것인지는 중간에 잠깐 본거라 모르겠고.
어쨌거나 범죄율이 내려갔다는데. 그것이 경찰이 특별히 보호를 잘 했다거나 해서 그런 것은 아니란다. 그렇다면 왜 내려갔는가를 따져보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는데. 실제 범죄인들을 인터뷰하면서 진행을 하더라.
예를 들어, 자동차 도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자동차 전문 도둑을 데리고 실험을 한다. 한 차를 놓고 얼마나 빨리 문을 열고 시동을 걸어 도망갈 수가 있는가. 긴 꼬챙이로 뚝딱 문을 따더니, 안에서 꼼지락, 시동이 걸린다. 약 2분 30초 안에 해결! 우와.
그런데, 다른 도전을 주겠다면서 이 전문가를 다른 차로 데리고 갔다. 이 차는 보통 열쇠로 여는 차가 아니고, 칩으로 여는 차였다. 버튼을 누르면 띨롱하면서 열리고 잠기는 그거 있자나. 그랬더니 아예 시도를 안한다. 그런 차는 도둑의 입장에서는 열 수가 없단다. 그래도 해보면 얼마나 걸리겠냐고 했더니, Why bother? (당최 왜 되지도 않을 일에 정력을 낭비하냐고요.)가 대답이었다.
즉, 새로운 기술이 차량절도율을 낮추었다는 말이다.
집을 터는 것도 경찰 등, 공공 서비스가 아니라 집에 설치되는 사적인 범죄예방시스템 때문에 훨씬 줄은 것이란다.
또 하나는 거리에 자유로이 다니는 범죄인의 수가 절대적으로 줄었다는데에 범죄율이 현저히 낮아진 이유가 있단다. 뭔소린가 하면 다 감옥에 들어가 있다는 소리다. 지금 거의 최고의 수감율을 보이고 있단다. 그 이유는 경찰이 많이 잡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구형의 기간이 훨씬 쎄졌기 때문이란다. 즉 예를 들어 옛날에는 1년 살 범죄도 이제는 5년 살게 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런가 하면 감옥에 있는 한 도둑을 인터뷰 했는데, 요새 그 세계 경기가 어떠냐고 했더니, 전보다 훨씬 못하다고. 즉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디비디 플레이어를 훔쳐서 팔아도 옛날에 10만원 벌었다면 지금은 만원 받는다는 것. 한마디로 수지가 맞지 않는 비지니스가 된 것이다.
호오. 이런 식으로 범죄의 주체로 부터 이야기를 들으니 참 재미있었다. 전혀 다른 시각.
첫째로 내게 인상깊었던 것은, 범죄인들이 그저 (반사회적인) 직업을 가진, 나와 같은 보통 사람들이라는 것에 대한 새삼스런 인식이었다. 완전 싸이코나 괴물이 아니고. 물론 인터뷰한 사람들이 연쇄 살인범이나 싸이코 강간범들이 아니라 단순 절도범들이어서 더 그랬을 것이다. 직업은 절도범인데, 한편, 부인이 있고, 아기가 있는 남편이자 아버지인 것이다.
또 범죄율이란 것의 높고 낮음이 양질의 경찰력에 달린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나의 단순한 시야를 넓혀주었다. 그래. 범죄도 사람이 하는 일. 사람이 어떤 일을 할 때 얼마나 많은 개인적, 사회적 요인, 동기가 작용을 하는가 말이다.
그러고보니 전에 범죄예방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강간 사건 내지 폭력 사건 등을 줄이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가 후미진 골목에 가로등을 다는 것이었다.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 혹은 저지르기 쉬운 환경을 제거함으로써 누군가가 범죄인이 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지. 얼마나 인도적인 방법인가라고 생각을 했었다.
견물생심이라는데, 애시당최 물건이 눈에 띄지 않게 하는 방법을 취하는 것이다. 그 자동차 도둑처럼. 칩으로 여는 차를 보더니 아예 전혀 일말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차를 장만할 여유가 생긴다면 돈을 좀 더 모아서 칩으로 열고 닫는 차를 구입하여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예방하자 범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