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늘 그랬던 것같지는 않은데. 늘 그랬나?
최근 더욱 더 분명해진 것은 내가 기쁨이나 즐거움, 행복 따위의 정서에 무척 무감하다는 것이다. 보다 분명히 말하지면, 그런 긍정적인 감정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보이는 자극들에 별 감흥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뭘 해도 별로 기쁘지가 않고, 무슨 좋은 일이 있어도 별로 행복하지가 않다. 아무 느낌이 없다.
원래 슬픔이나 절망 등의 정서에는 무지 민감했었는데. 이젠 그런 정서도 별로 느낌이 없다. 이거 심각하다.
그냥 주된 정서가 피곤하고 멍하고 산만하고 스트레스 받고 짜증스러운 것이다.
이럴수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런게 우울증인가?
생각해본다. 아마도 너무 피곤해서 그런가보다고. 사실 많은 부분이 정말 몸이 피곤해서 그런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그렇다. 나의 대인기피증의 이유는 사람들을 만나면 너무 금새 피곤해지는 체질이 정말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혀가 굳어오면서 맥이 갑자기 똑 떨어지면서 삭신이 쑤셔오는 증세. 그러니 왠만하면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를 피하려고 하게 되는 것이다.
이 피곤은 그렇다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우선, 정말 몸이 날 때부터 별로 강하지가 못한 것 같다. 특히 그 발랄 튼튼한 미국애들과 비교해볼때 정말 몸의 에너지 발전소가 작게 타고 난 것 같다. 아.. 슬프다.
더하여, 스트레스에 민감하니 이 몸이 그냥 부서지는 것이다. 아.. 더 슬프다.
심신 수련이 필요하다. 정말 체력이 국력이다! 밥 잘먹고, 비타민도 먹고, 운동도 하고.
또 수련은 몸만 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하는 방식도 단련을 해주어야한다. 말이 쉽지. 그래서 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마음 다스리는 것이 제일 어려운 일'이라고.
그래도. 역시. 심신은 단련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말이 또 헛된 다짐이 될까봐 겁이난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숨을 골라야겠지. 내일은 또 월요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