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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반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Mr. Know 세계문학 20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품절


His name was Jean-Baptiste Grenouille, and if his name - in contrast to the names of other gifted abominations, de Sade's, for instance, or Saint-Just's, Fouche's, Bonaparte's, etc. - has been forgotten today, it is certainly not because Grenouille fell short of those more famous blackguards when it came to arrogance, misanthropy, immorality, or, more succinctly, wickedness, but because his gifts and his sole ambition were restricted to a domain that leaves no traces in history: to the fleeting realm of scent.

아~ 진짜 긴 한문장.
succinct - 간단명료한 blackguard - 깡패, 건달, 불량배, 악당-1쪽

Baldini held the candlestick up in that direction, his gaze following the boy's index finger towards a cupboard and falling upon a bottle filled with a greyish yellow balm.
'Storax?' he asked.
Grenouille nodded. 'Yes. That's in it too. Storax.' And then he squirmed as if doubling up with a cramp and muttered the word at least a dozen times to himself: 'Storaxstoraxstoraxstorax...'
Baldini held his candle up to this lump of humankind wheezing 'storax' and thought: either he is possessed, or a thieving imposter, or truly gifted.

귀엽고 웃음이 나는 장면. 스토렉스스토렉스스토렉스스토렉스스토렉스스토렉스
storax - 때죽나무과의 총칭, 소합향 imposter - 사기꾼, 협잡꾼 squirm - 꿈틀거리다, 몸부림치다, 주저주저하다, 어색해하다 cramp - 경련, 쥐, 심한 복통 wheeze - 쌕쌕거리다, (소리를) 쌕쌕 내다. -84쪽

Never in his life had he felt so secure, certainly not in his mother's belly. The world could go up in flames out there, but here he would not even notice it. He began to cry softly. He did not know whom to thank for such good fortune. -141쪽

Yes, it seemed to him as he looked back over it that he was a man to whom fortune had been especially kind, and that fate had led him down some tortuous paths, but that ultimately they had proved to be the right ones - how else would it have been possible for him to have found his way here, into this dark chamber, at the goal of his desires? He was, now that he really considered it, a truly blessed individual!
Feelings of humility and gratitude welled up within him. 'I thank you,' he said softly, 'I thank you, Jean-Baptiste Grenouille, for being what you are!' So touched was he by himself.

성취를 거짓없이 들이쉬다. 목표가 무엇인지 알았기에 성취도 알았다. 나도 알고 싶다.
tortuous-구불구불한, 비틀린, 비꼬인, 솔직하지 못한, 완곡한, 사악한.-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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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반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Mr. Know 세계문학 20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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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기구하기도 하지. 사람의 한 생이란 것이.

그렇게 시작해서 그렇게 끝이 났다.

그루누이의 삶에는 소설의 주인공이 될만한 것이 있었다. 단지 기구하다는 거 말고. 진드기같은 존재라고 비유되고, 혐오스럽다고 묘사되지만, 그럼에도 뭔가 영웅적인 것이 있었다. 그렇겠지.

우선 그의 능력. 그는 천재였으니까. 천재는 보통사람과 다르지. 더 크지. 현실보다 큰. 

그의 단순함 또한 그를 탁월하게 만든다.  명확한 목적. 그것을 얻기 위해 조직된 생활. 다른 곁가지가 없다. 단순함은 명쾌함. 아. 명쾌함. 지리멸렬 흔들리지 않는다. 망설임도 없고, 주저함도 없다. 결단하고 실행한다. cold blooded. 그것은 한편 아름답다. 

그래서 영웅.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그를 학대 내지 착취했던 사람들, 혹은 입장에 따라 거뒀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 급사하거나 평탄치 못하게 죽거나 하더라. 

결국, 소설이 매우 깨끗하다고 느껴졌다. '인간 혐오적' 세계관을 엄한 타협없이 끝까지 밀고 나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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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 이야기 카르페디엠 19
안케 드브리스 지음, 박정화 옮김 / 양철북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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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웠다.

내가 무서워하는 것이 여럿있다. 곤충과 벌레. 귀신. 또 그밖에 많은 것들.

이 책은 그 많은 것들 중에서 진짜 심각한 '폭력'에 대해 말한다. 

한 친구네 - 폭력의 주체는 엄마, 대상은 딸. 

또 한 친구네 - 육체적 침해는 아니지만 일종의 변주된 폭력의 주체는 아빠, 대상은 아들.

작고 여린 첫째 딸 유디트에게 엄마의 학대는 일종의 삶의 조건, 환경이 되어있었다. 너무 어려서부터 오래동안 지속되어온 것이라, 유디트는 반항을 할 생각도, 도망을 할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엄마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곤 그냥 삶이란 것이 이런 것인가보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 폭력에는 이유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알 수 없기에 개선의 여지도 없다. 예감. 공기의 입자가 변하는 것처럼. 살얼음처럼. 그리곤 엄마의 폭력이 문득 자신에게 쏟아지는 것이다. 이 폭력이란 것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어서, 마구잡이로, 정말 죽음의 공포를 느끼도록 어린아이에게 가해지는 것이었다. 뇌진탕, 온통 멍투성이, 피, 심지어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이 착한 책은 엄마에게도 어린시절 상처가 있었고 고통스러웠고 지금도 고통스럽고 등등의 이해가 가능한 이야기들로 엄마를 단순한 싸이코 악마로 몰아가는 것을 피하고 있다. 그래. 누구나 이유가 있겠지. 그럼에도 나는 참으로 그 엄마가 미웠다. 엄마는 그래도 어른이지 않은가.  

모두가 진짜 치료가 치료가 필요하다...    

내가 이렇게 아동학대라는 주제에 대해서, 초보자스럽게 격하게 반응하는 것과는 반대로, 작가는 담담하게 그 폭력을 그려낸다. 많이 그런 사례를 다루어본 듯한 느낌이다.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가 있느냐고, 사건밖에서 소리지르는 그런 항의가 아니었다. 그 구겨진 인간사를 자신의 일로 끌어안고 있는 느낌이었다. 자신이 속한 인간이란 종이 하는 행태 중 하나더라고. 그리고 그 '행태'에 대해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즉 작가로서 성숙하게 보고하고 있었다.

그리곤 또 그렇게 담담하게 희망을 포착해내고 있었다. 인간사에 이유없는 폭력만큼이나, 이유없이 문득 다가오는 따뜻함과 우정을 관찰해낸 것이다. 두 친구 사이에 자라나는 예쁜 마음. 참 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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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교수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
켄 베인 지음, 안진환.허형은 옮김 / 뜨인돌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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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가르치게 되면서, 가르친다는 것이 평생 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을 뼈져리게 체험하면서,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 이전에 어떤한 식으로건 가졌던 나의 환상이 혹은 기대가 피시식 안녕을 고하고 있음을 느낀다. 아마도 그럼에도 가르치는 것을 계속 하게 될 것만 같다는 이 두려운 예견.

관성의 법칙은 무섭다. 그것을 깨려면 엄청난 의식적 노력이 따른다. 관성의 법칙. 그것은 일종의 버릇이다. 일정하게 무언가를 하다보면, 혹은 어떤 길을 가다보면, 특별한 의식적 노력이 없이도 그냥 가게 된다. 그것이 힘이 들건 안들건, 재미가 있건 없건 간에 말이다. 그냥 가던 대로 가면 그냥 거기로, 예상되는 어딘가로 가게 되어있는 것이다. 그 길에서 벗어나려면 힘이 든다. 하던 짓을 그만 둘 결단이 필요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해야하고, 실패의 위험을 감수해야한다.

내가 그렇게 용기있는 인간인가. ...  

무엇인가를 잘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최고의 교수라는 말을 듣는 선생님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하는 것을 이 책이 분석하고 있는데, 원제가 what the best college teachers do 이다. 그 위에 크게 적혀있는 한국 제목은 < 최고의 교수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 이다. 그렇다. 미국은 정말 빨간색이다. 그래야 더 잘 팔리나 보다. 뭐 거짓말은 아니다. 이 책이 정말 미국의 교수님들에 대한 분석이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이 최고의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가르칠 때 그 전공과목의 지식전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인성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가르침을 펼친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전공과목을 보다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서 학생들의 전반적 지적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을 하고 그것이 바로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그 최고의 선생님들의 수업을 듣고는 자신의 인생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선생님들은 끊임없이 지치지도 않고 학생들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기를 바랬고 그러리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그 선생님들은 그 결과에서 보람을 얻었고 기쁨을 얻었나보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하고 싶은 열정을 공급받았나보다.  

나의 경우는 일천한 가르침의 경험을 통해 볼 때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자기중심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타인의 성장을 보면서 마냥 행복해지는 그런 성격을 갖지 않은 것 같다. 나는 보다 나의 성장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가르치는 기술을 계속 성장시켜 보자 라고 마음먹을 수도 있겠으나 별로 그러고 싶지가 않은 것 같다. 어쨌거나 지금은 그렇다. 또 변할 지도 모르지만.

이런 성향이 꼭 그냥 이기적이라거나 성격이 나쁘다거나 하는 문제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다른 것이지. 성격이, 적성이 다른 것이지.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서 가슴이 기쁨에 터질 것같이 즐겁게 그렇게 일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정말 기도해본다. 아직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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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의 사랑만들기 시즌 4 박스세트(6disc) - [할인행사]
데니 고든 외 감독, 루시 리우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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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만족도라는 것을 쩜해야만 글이 올라가네.

엄... 무엇을 기준으로 별을 매겨야한단 말인가.

텔레비젼으로 간간히 보다가,  내 돈 주고 사서 본 것은 아니고, 한 집 살던 방송작가하는 친구가 연구하는 심정으로 전 세트를 장만했기에, 덩달아 보게 되었다. 방학 때 눈이 빨개지도록 몇 씨리즈를 한번에 돌파하곤 했는데.

앨리가 몇명의 남자들을 그렇게 보내고서, 이제 세월이 흘러 여전히 혼자인 그녀가 겪는 에이징 이슈가  등장한다. (시즌 몇인지는 잊었다.)  아니, 이렇게 동안인 앨리도 늙는구나 싶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

같은 법률회사에 새로 등장한 이쁜 청년 변호사와 먼가 삘링이 오고 가면서, 그녀는 이 귀여운 어린 남자에게 드는 그녀의 감정을 부정하느라고 온 정력을 소비한다. 그 감정을 밑줄긋고 긁어대는 것은 그녀의 정신상담의.

너무도 가능한 이야기. 역시 남 이야기가 아니었다. ...

하여, 너무 말랑한 것 아니냐는 누구의 비평에도 불구하고, 후한 점수를 준다. 한꺼풀 들춰보면 누구나 말랑한 면이 있는 거니까. 나이 먹어가는 독신 여인의 어쩌면 참 구차시러울 수도 있는 이 말랑한 속내를 공감가게 풀어간 것에 한점.

어려서는 무지 컬트스러운 영화들만 좋아했는데, 멜로랄지 또는 일종의 행복스러워 보이는 모든 영화들에 닭살이 확 돋아나고는 했는데,  이제 돌아와 거울 앞에 서 보니, 그 수많은 멜로들이 이해가 되고, 그 많은 행복스러운 영화들이 그래도 됨을, 아니 그래서 좋은, 그런 것이 되더라. 진정한 멜로를 만들지 못한다면 다른 무엇은 잘 할 수 있겠나 싶은 것이.

그러므로 별 다섯이 아깝지 않다.  쓰는 김에 확 쓰는 거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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