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2007-02-27
봄봄 spring seeing 영국에도 꽃이 피는군요. 봄이 오는군요.
당연한 것인데도 왠지 '영국'하면 축축하고 무겁고 뿌옇고 으슬으슬한 배경만 떠올라서 꽃이 피는 것도 봄이 오는 것도 생각지 못했답니다.
아직도 공부할 때는 무릎 담요 따위를 덮을 것 같고, 야옹이형이 말했던 '옥스포드' 대학생들처럼 바깥에서는 기다란 목도리를 두를 것 같은 느낌.
비맞은 흙의 냄새. [흘게 냄새]가 여기서도 나네요. 여긴 계속 가물어서 맡을 수 없는 냄새. 냄새, 이상한가? 하지만 향기라고 하면 흙의 소박하고 원초적인 냄새와는 좀 거리가 느껴져서 어울리지 않고. 흙의 내음이라고 하면 괜히 멋부린 느낌이 들고. 냄새란 굉장한 것인데 천대받는 느낌이예요. 자연스러운 냄새들, 땀냄새, 똥냄새는 멸시 받잖아요. 그런 걸 없애주는 탈취제나 향수나 방향제 따위의 인공적인 냄새는 향기라고 말하면서 추켜세워주고요. 전 머리가 아파서 싫어요.
그 흙 냄새를 많이 맡을 수 있는 곳에 산다니 다행이예요. 해당화도 보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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