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장

그녀는 사라 장.

그녀가 지나 4월 28일 엑시터에 왔었다. 아니 이 작은 시골 도시에도 사라 장이 온단말이야? 했었다.

우리 학교에 한달에 한번인가 정기적으로 연주를 하러 오는 본머스 교향악단의 초청으로 협연을 하게 된 경우였다. 학생 할인으로 6파운드 50펜스, 즉 약 만이천원 정도를 내고 사라 장의 공연을 보는구나 하여 우선 행복했다.

학교의 홀은 사실 그리 화려하지 않다. 오래된 대강당을 생각하면 되겠다.

우선 본머스 교향악단의 연주가 있었다. 음악과 친구의 말로는 무지 잘하는 악단이란다. 내가 느낀 것은 그들의 여유였다. 그 연주의 편안함이 좋았다. 그들의 허름한 연주복도 좋았다. 허름하다면 좀 과장이고. 그냥 많이 입고 빨고 다리고 해서 일상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이다.

한국에서 연주회에 갔을 때, 공연자들의 너무 멋져 빛이 나던 연주복들이 주던 일종의 거리감이 없었다. 마치 선보러 갈때 평소에 안입던 스타일에다가, 삐까한 새옷 입고 서름서름해 하는 것과 같은, 그런 특별한 행사가 주는 부정적인 긴장감이 없었다.

고전음악이 그들에게는 그렇게 일상적이고 편안했던 것이다. 하는 사람에게도, 그리고 관객에게도. 격의가 없없었다. 접근의 용이성. 문턱이 낮음. 그 여유로운 호흡이 그 훌륭한 기예와 더불어 나를 행복하게 했다. 편안하게 즐기게 했다. 

사라 장은 연두색 인어공주같은 드레스를 입고 왔다. 우선 연주를 무진장 잘하더라. 곡을 속속들이 마스터해서 완전히 갖고 놀았다. 나같이 잘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알겠더라. 좋은 것은 좋은 것이다.

그녀의 카리스마 또한 대단했다. 연주를 잘하는 것에 더하여 자석처럼 눈을 뗄 수가 없게 끌어당기는 흡입력. 연주를 잠시 멈추고 있는 상태에서도 악단의 연주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는 등 전체 음악과 함께하며 완전히 무대를 장악하는 매너를 보여주었다. 마지막 인사까지 그녀만의 방식이 있었다. 재미난 방식. 리드미컬하게 인사를 하더군.

즉, 처음부터 중간 그리고 끝까지 관객을 앞에 두고 있는 공연자로서, 보여주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그녀는 명백히 했던 것이다. 선물의 내용만 좋은 것이 아니라 포장까지 완벽한 마무리. 

프로페셔널!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하랴. 

오셨던 한국분들이 공연 끝나고 그녀와 사진도 찍고 그러더라. 사진기를 깜빡했던 나는 아쉬운 대로 싸인을 받았지. 아름다운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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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2007-02-05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공연이었을 것 같아요. 느껴져요.

야옹이형 2007-02-06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네가 이리 찾아와 옛글에 새 댓글을 달아주니 참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