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사람들 차(마시는 차)없이 어떻게 살까싶다.
Put the kettle on이라는 대사 없이 어떻게 드라마 스크립트를 쓸까 싶기도 하다.
그만큼 많이 나오는 대사인데. 무슨 안좋은 일이 일이 있으면 그들은 늘 차를 마신다. 사실 일이 있건 없건 마신다. a cup of tea.
예1. 남자 친구랑 문제로 머리를 쥐어뜯는 친구를 위로하면서 우선 티슈를 건네고 말한다. "I'll put the kettle on, you just calm down a bit yeah?"
예2. 문 밖에서 남자 친구를 기다리다가 그가 오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는. 흑흑. 아픈 마음을 숨기기 위해 문 열고 무슨 일이냐고 묻는 같은 집사는 친구에게 얼굴을 숨긴 채로 말한다. "Put the kettle on." 친구가 묻는다. "Are you coming in?" 그녀는 대답한다. 애써 밝은 목소리로. " Yes, I'll be back in a minute." 친구는 먼저 들어가고, 그녀는 잠시 서서 눈물 닦고 집으로 들어간다.
날이 궂어도, 외출했다 돌아와도, 사춘기 딸과 대화를 시도할 때도, 화해할 때도, 경찰이 방문해도, 일을 하면서도, 그들은 put the kettle on하고 차를 만들고, 대접하고, 마신다.
처음엔 우유를 넣어 먹는 것이 이상했는데, 그게 버릇이 되니까 또 맛있더라. 부드러운 것이. 배도 부르고. 설탕도 넣어서. 일하다가 힘들 때는 반짝 위로가 된다. 이 영국의 tea. 여기서 공부 마치고 돌아간, 한국 친구들을 비롯 여러 친구들이 그립다하더군. 나도 그리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put the kettle on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