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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헬프
테이트 테일러 감독, 비올라 데이비스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1963년, 모든 미국에서 유색인종 차별이 심한 편이었지만 미시시피와 같은 남부에서는 그 행태가 더 심각했다. 1960년대 초반, 미국 전역에서 흑인들의 시민권을 요구하는 운동이 활발했는데 미시시피주에서는 흑인이 투표를 위하여 등록을 하는 것도 힘들었고(하면 KKK한테 죽을 위험이 있음), 당연히 모든 인종 특히 흑인과 백인은 분리된 채로 살았다. 나는 아직도 되게 우스운 것이 영화상 백인은 흑인과 화장실을 같이 쓰는 것도 '더럽다'고 여기면서 흑인이 만든 음식을 먹고, 흑인이 청소한 집에서 산다는 것은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흑인이 싫다면 백인 스스로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 실제로 1960년대에 백인의 집에서 하녀로 일을 하던 흑인 가정부가 더럽다는 이유로 집 외부에 화장실을 따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실질적이고 눈에 보이는 차별은 늘상 일어났으니 소설에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것이 아닌가 싶다.
에이블린은 평생 노동을 하면서 백인의 아이를 키우고 청소했지만, 자신의 아들은 노동자로 살다 사고로 죽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미니 이후로 힐리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을 한 율 메이는 돈을 빌리고 정당하게 갚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고 되고않는 충고까지 받는다. 몸이 멀쩡하면 일을 하라는 충고라니 웃기지 않은가? 일 하고 있잖아. 미니는 늘상 화가나있는 상태인데, 그 이유는 충분히 알 것 같았다. 백인에게는 무시를 당하기 일쑤이며 4명의 아이를 키워야하는데, 남편은 가정폭력범이니 화가 나지 않겠는가? 내가 흑인이 그 당시 받은 차별에 대하여 100% 공감하고 이해한다고 말을 하면 거짓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화가났고, 에이블린과 미니가 용기를 내고 자신의 이야기를 스키터에게 말을 하며, 어떤 흑인의 죽음으로 다른 흑인 가정부가 용기를 내어 당시 시대상황을 증언하는 부분에서는 왜 어떤 일을 하는데 목숨까지 걸어야하는 상황인지 답답했다. 더 큰 문제는 1963년의 미시시피와 닮은 2025년의 한국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차별은 더 거세지고 정당화하려는 상황에서 헬프와 같은 영화가 또 다시 만들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