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든 밤은 너에게로 흐른다
제딧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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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모든 밤은 너에게로 흐른다

어느 겨울 밤,
수신인을 정하지도 않고 편지를 써본 적이 있는지,
이런 이야기를 묻는 것이 낯간지럽다기 보다 설레임으로 다가온다면 분명 제딧의 <나의 모든 밤은 너에게로 흐른다>가 맘에 쏙 들것이다. 이 책은 연애를 시작할 때 설레이는 그 마음, 상대방을 잘 모르지만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인 것처럼 계속 끌리는 그 마음이 밤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음을 그림으로 표현한 책이다.

바이얼린을 켜던 손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는 일러스트레이터 제딧.
그래서일까. 마치 현을 하나하나 건드려 아름다운 선율을 이어가듯 섬세하면서도 화려한 색채가 사랑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잘 어울린다. 따뜻한 코코아 한 잔. 털이 복실복실 한 개. 혹은 여우 한 마리. 그들이 때로는 소녀에게 때로는 소년곁에서 머물며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함께 밤하늘을 지켜주는 파수꾼처럼 보이기도 한다.





코코아 한 잔이 달래주던 한 밤을 이제 사랑하는 연인이 함께 하면서 더 달달하고 진한 밤을 채워간다.
밤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연인과 함께 라면 모든 시간, 모든 계절이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된다.


 
혹 이런 달달함이 부담스럽거나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처럼 느껴진다면 그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당신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돌고 돌아 결국 만나게 될 거에요.
아주 '우연한 기회'에 말입니다.

만나지 못했다면
그건 아직 때가 아닌 것뿐입니다.

22쪽



 
한 장 한 장 다 떼어서 액자에 넣거나 정말 소중한 연인 혹은 친구에게 보내고 싶은 마음을 저자가 모를리 없다.
책 맨 뒷페이제는 부록처럼 본문에 수록된 일러스트 4점이 엽서 사이즈로 실려있다.


책의 장면 장면은 밤 하늘을 배경으로, 흐드러지게 핀 벚꽃숲을 배경으로 때로는 평범한 길가나 방안에서 함께 하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마치 사소하지만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모든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은 듯 말이다.

우리가 어디로 향하든,
길을 잃어버리든,
당신의 손은 절대 놓지 않을 거에요.
우리는 그런 약속을 했어요.
사소하지만 중요한 약속을.

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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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되어가는 기분이다 창비시선 439
이영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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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시선439. 나는 되어가는 기분이다


이영재 시인의 첫 시집 <나는 되어가는 기분이다>를 처음 만났을 때 표지에 적힌 책의 제목보다 책표지에 무수히 그려진 잎맥을 바라보았다. 되어간다는 건 다른 편에서 보자면 '만들어지는 것' 혹은 성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잎맥을 통해 양분과 수분이 잎 전체에 퍼져나가듯 그렇게 시인은 자신만의 언어로 이 책에 담긴 작품들에 영양을 주고 수분을 주었을거라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했다. 짧게 표현하자면 어려웠다. 전병준 문학평론가의 해설 속 말을 빌자면, '투명하면서도 모호한 언어의 배열에서 자주 길을 잃을지도 모르겠다'라는 말처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싶어 읽고 또 읽었다. 시를 읽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확한 표현인지도 모른채 계속 읽었다. 결국 맨 뒤에 해설자의 설명을 듣고서야 다시금 돌아와 시를 읽으니 조금씩 시인이 열어둔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작품 [흰검정]의 '흰검정'이 무슨말인가 싶었는데 동시에 드러날 수 없다고 정해져있는 것들이 사실은 동시에 보여질 수도, 혹은 정의내려질 수도 있는 실제를 표현한 것이란 말에 흰검정...의 상황들을 머릿속에 떠올려본다. 비평가는 이를 혼돈, 카오스를 시적 언어로 표현했다고 했고 나는 그냥 유행가 가사가 떠올랐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난다.' 라거나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라든가. 이어진 작품들도 비평가에 의존하다보니 시인의 언어가 아닌 비평가의 '해설'의 언어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다행히 '나는 되어가는 기분이다'라는 문구가 들어있는 [슬럼]은 해설이 없었다. 


보이는 걸 보고 있다 올려다보는 사람을 본다

그 사람을 구태여 하지 않는다

보다가

본다

운명을 믿는 사람을 보고 있다

시간이 불타는 걸 보고 있다

포로들은 멈춘 버스에서 단장 중이다

나는 되어가는 기분이다


-[슬럼] 중에서-


시를 읽기 전에는 시인이 되어가는 기분이라는 줄 알았다. 비평가도 시인도 아니기에 정확하진 않지만 시 속에서 '되어가는 기분'은 철저하게 수동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포로'가 되어가는 중일수도 있다. 어쨌거나 '운명을 믿는 사람'을 '보고'있는 걸 보면 완벽하게 수동적인 삶은 아닐 것이다. 되어가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지 되어버린 것은 아니라는 의지도 보인다. 비평가는 말한다. 언어에는 한계가 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로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 중 시인은 '언어'를 선택한 것이고 화가는 '붓과 물감'으로 전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방식의 언어를 구사하는 시인이 반가우면서도 쉽지 않은 그의 작품들 때문에 머리가 아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그 시대의 아픔을 '시 언어'로 말하는 사람이라 알아듣지 못하는 나조차도 알아들을 수 밖에 없는 시대가 가진 아픔이 느껴졌다. 


건물을 올리며 네명이 죽었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략-


자연스러운 일이다 건물을 올리며 세명이 더 죽었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청사진] 중에서-


최근에 내 머리와 마음속을 어지럽혔던 것들은 연대라는 단어와 글쓰기를 통한 치유, 그리고 다른 한가지는 현장에 없던 가해자가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뉴스를 통해 수많은 사고 소식들이 들려오지만 안타까워 할 뿐 현장에 없었다는 이유로 그다지 오래, 크게 아파하지 않았다. 아니 기억조차 하지 않고 살다보니 이런 작품이 눈에 들어올 때가 아니면 아예 내가 가해자는 커녕 '피해자'인 것처럼 착각하며 살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가해자가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내 이 시집을 덮고서, 또 이 리뷰를 다 적고나면 잠에서 깨어날 것이다. 그렇게 나는 '잠깐의 다짐을 까다가 깬다'. -[노루잠]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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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큐어 - 면역학의 혁명과 그것이 당신의 건강에 의미하는 것
대니얼 데이비스 지음, 오수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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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로서의 나의 역할은 직설적으로 '예'나 '아니오'로 답하기보다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거나 아직 모르는 증거들이 무엇인지, 왜 확실히 알기가 어려운지를 설명하고, 각자가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 데 있을 것입니다. 6쪽


대니얼 M. 데이비스의 <뷰티풀 큐어>가 다루는 내용은 면역에 관련된 것으로 예전에는 몸의 어느 부위가 좋지 않거나 질병의 기운이 느껴지면 해당 질병이나 신체부위에 관한 것만 생각했지만 근래에는 이 모든 것을 치료이전에 예방하는 차원에서 '면역력'을 많이든 이야기한다. 현재 처방전없이 시판되는 의약품은 물론 건강식품도 빠짐없이 '면역력 강화'를 언급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TV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에서 영향력을 가진 의사(혹은 유사전문직)들이 나와 강력하게 홍보아닌 홍보를 하면 판매량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아이가 있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맘스카페들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성이 크다는 의미인데 저자 대니얼 M. 데이비스가 한국독자들을 위한 서문에 서두에 발췌한 내용을 언급한 것은 어쩌면 이리저리 흔들리는 우리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 것일지도 모른다. 본문에서도 등장하는 트렘펄린 사용에 있어서도 저자는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만 제시할 뿐 명확하게 판단은 부모가 내리도록 권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말하는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사명을 가진 일이아닐 수 없다. 바이러스를 떠올렸을 때 우리가 가장 쉽게 떠올리는 것은 호흡기와 관련된 감기, 독감일 것이다. 유아부터 노년까지 독감예방주사를 거의 모두 맞아야 하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위험하지 않은 감기가 사람에 따라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위험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을 구분하고 그들에게 백신을 주입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현명한 방법이겠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그 위험군을 선별하는 데 들이는 수고가 모두에게 백신을 맞추는데 들이는 비용과 수고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 제대로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독감 뿐 아니라 지금 위협이 되는 다른 바이러스들로 인해 불특정 다수가 가지는 불편과 두려움에서도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호흡기와 관련하여 폐질환, 천식의 경우 밤이면 기침이 더 심해진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실제 경험했던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기분탓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면역계과 낮과 밤의 행동이 다른 양상을 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각각의 시간에 더 적절한 상태로 진화화했다기 보다는 '몸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도록 24시간 주기로 진화한 부작용의 산물일 수도'219쪽 있다고 말한다. 왜냐면 낮과 밤의 면역계가 뚜렷한 규칙을 갖는 다기 보다는 그저 다르다고밖에 설명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망의 원인이 되는 암조차 면역과 관려된 만큼 면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기에게 맞는 것을 잘 찾아내도록 의학자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 노력이 필요하며 잘 알리기 위해 이 책처럼 쉽게 읽히는 책을 집필한 것이 저자의 집필 의도라는 것을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그 많은 치료제가 있는데도 우리 몸에 내제된 자체 치료제인 면역계는 인류가 고안해낸 그 어떤 약물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 3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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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궁금할 때 빅 히스토리 - 빅뱅에서 당신까지
신시아 브라운 지음, 이근영 옮김 / 해나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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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빅히스토리 #신시아브라운 #해나무 #역사이야기


빅히스토리라는 것이 무엇일까. 저자 신시아 브라운은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은 인간이 우주라는 가장 큰 규모의 시간과 공간의 지도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발견하기 위해 어떤 사실을 알아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2쪽


빅히스토리는 우리 즉, 생명체가 언제 발생되었고 생명체가 탄생하기 이전의 우주는 어떤 모습이었고 또 어떤 규칙 혹은 방향으로 그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말 그대로 '빅 히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우선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한다고 말한다.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추측하면서 실험을 통해 그것을 증명하는 과정을 거쳐 하나의 이론이 생겨난다. 그렇다면 어떤 질문들이 나올 수 있을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의 시작이 어디었는지를 물을 수도 있고,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우주의 모습이 100년 혹은 수 천년 이후에는 또 어떤 모습이 될지, 그렇다면 우리라는 생명체는 과연 어떤 동물인지 등 질문만 떠올려봐도 빅히스토리 공부가 즐겁고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의 구성은 빅뱅에서부터 출발하고 '임계국면'이라는 말로 핵심변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빅뱅 이후 지구가 생겨나고 생명체가 태어나는 사건 모두가 임계국면의 하나하나라고 보면 된다. 행성이 태어난 시점을 건너 임계국면 4에 해당되는 태양과 지구부터 이야기를 해보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거주 가능 지역'즉 생명이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곳이라고 천문학자들은 말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생명이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 지역이란 무슨 의미일까. '거주가능 지역은 초신성 폭발이 잦아 행성을 파괴할 가능성이 큰 은하중심부와 가깝지 않아야 한다. 초신성 폭발이 드물어서 생명이 나타나는 데 필요한 무거운 원소들을 형성하기 어려운 만큼 은하 중심부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 곤란하다.139-140쪽'으로 지구에는 자연 상태로 가장 무거운 원소인 '우라늄'있음을 짐작해보면 된다. 열이 발생하고 행성들의 충돌이 있은 뒤 지구는 방사능이 약해지고 소행성과의 충돌도 줄어들면서 온도도 낮아졌다. 이 시기가 무려 38억년 전인데 이를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지난 2010년 호주에서 38억년 된 암석이 발견되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이보다 더 오래된 44억년 된 규산결정물이 서호주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판구조론에 의하면 20억년 전쯤에 현재의 판 구조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이후 아주 드물게 소행성과 지구가 부딪히는 경우가 있긴했다. 역사적으로 가장 큰 소행성과의 충돌은 1908년도지만 2013년에도 러시아의 첼랴빈스크에서도 있었다. 문제는 앞으로 소행성과 지구가 충돌할 가능성은 어느정도 일지 궁금할 것이다. 우선 이와 관련된 유성, 운석, 혜성이란 단어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확인해보니 석연치 않았다. 다행히 책에서는 각각의 의미를 정의해주고 있지만 과학자도 용어를 일관성있게 사용하는 것은 아니란 말에 조금 안도하기도 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지 지구는 지금도 연간 4만톤에 이르는 암석, 먼지, 물 등으로 이뤄진 외계의 물질과 충돌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지구에 도달하기 전에 유성으로 불타버린다. 또한 태양주변의 소행성이 거의 100만 개인데 천문학자들이 추적한 것은 겨우 1%정도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전보다 더 큰 소행성과의 충돌이 일어날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 이렇게까지만 이야기하면 빅히스토리는 천문학 그리고 지질학에만 관련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곧 이어지는 임계국면 5에 해당되는 생명의 진화,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생뭃학에 가장 기본적인 생명과 진화를 다루기 때문에 또 다시 새로운 그리고 흥미로운 빅 히스토리의 분야로 진입하게 된다. 


최초의 살아 있는 세포가 나타난 때는 언제였을까? 스트로마톨라이트(단세포 생명체가 층층이 싸여 만들어진 것)라는 화석이 놀라운 답을 준다. 생명은 지구가 만들어진 후 채 10억년도 지나지 않아 나타났다. 180쪽


그 이후 인류의 탄생과 호모사피엔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생물학에 이어 인류학에 접하게 되고 이후 우리가 흔히 말하는 '히스토리'에 해당되는 역사적인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중국의 황화를 포함한 4대문명에서부터는 그동안 우리가 역사공부를 하려할 때 만날 수 있었던 내용으로 해당부분은 지리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빅히스토리는 저자의 말처럼 어느 한 분야에서 본 '지구' 혹은 '인류'가 아닌 모든 것의 실제적인 '시작'을 알아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1주일에 1장씩 공부면이라는 예시를 든 것이 그냥 한 말이 아니었다. 이 책에서 미처 자세히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는 유튜브 강의로 함께 공부할 수 있으니 관련 사이트도 꼭 들어가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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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
이다빈 지음 / 아트로드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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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의 산문집 <읽어버린 것들>은 1부 잃어버린 나 편과 2부 나를 찾아 떠난 여행으로 나뉜다. 1부는 그녀가 과거를 제대로 비어내고 오늘을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날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글쓰기를 통해 비워내는 과정이었고, 2부는 그녀가 사회에 품었던 기대, 사회인으로서 마땅히 행동으로 보여줘야 했던 젊은 날과 역사에서 가엾이 흘러가버린 사람들, 민족을 쫓은 여행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안에는 딸을 먼저 보내야했던 어미로서의 아픔과 그 아픔에서 벗어나 주어진 삶을 다 살아낸 후 아이를 당당하게 만나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아이잃은 어미의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는 겪어보지 않고서는 결코 무어라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고서야 알았다. 아이가 조금만 침울해져도, 제대로 밥을 못먹거나 잠을 설치기만 해도 마음이 무너져 내리고 죄인이 된다는 것을. 글쓰기를 통해 치유된 작가들을, 그리고 그 저작들은 근래 많이 읽어서인지 그들의 아픔이 온 몸 여기저기 박혀 그 기간동안 나의 몸과 마음은 이전보다 훨씬 더 무거워졌다. 그 무거워진 마음을 이렇게 서평이라는 글쓰기를 통해 나 또한 비워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의 서평은 내가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기억하기 위한 정도였다면 이제는 치유의 과정 중 하나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에는 이다빈 작가의 글과 함께 신지현 에디터의 사진이 함께 담겨있는데 이 사진또한 의미가 있다. 누군가 잃어버린 것들을 찍어온 사진들로 열쇠도 있고 버려진 인형도 있고 다 마신 음료수 팩 등 어쨌거나 에디터의 말처럼 한 때는 소중했지만 이제는 가치를 잃어버린 것들의 흔적이었다. 저자의 이야기와 어우러진 사진도 있는가 하면 그저 '잃어버린'것 뿐인 사진들도 많았다. 사진을 찍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치유의 방법일 것이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나의 사진첩에도 버려진, 누군가 잃어버린 것들이 담긴 사진들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활자도 이미지도 모두 내 마음속에 잃었던 것들을 되살리고 또 잘 비워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과거에 우리는 사랑했던 연인, 가족, 젊은 시절 활활 타올랐던 적이 있을 것이다.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가르쳐주는 책은 아니다. 다만 더이상 잃어버린 것에 얽매이지 않는 방법을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좋은 벗이 있으면 둘이서 함께 가고, 좋은 벗이 없으면 버리고 홀로 가라고 했다. 내 마음이 고우면 나누며 함께 가고, 내마음이 탁하면 버리고 홀로 가라고 했다. 수많은 이별과 만남을 품은 강물처럼 흘러가야 하지 않을까. 25쪽

생일이 축하바을 일인지 생각해본다. 태어난 값을 했다면 마땅히 축하를 받아야 하겠지만 그 반대여도 축하해야 하는 걸까. 명분 없이 받은 박수와 선물은 언제가는 돌려줘야 할 빚이다. 49쪽

삶은 어둠과 빛의 순환이다. 인생에 빛만 가득할 수는 없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보인다. 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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