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 사회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위한 빈곤의 인류학
조문영 엮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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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 조문영 엮음 / 21세기북스




책의 제목은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지만 리뷰에서만큼은 '나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왜냐면 우리라는 공동체적 테두리안에서 소극적으로 받아들이거나 회피 혹은 아예 상관없다고 외면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속하기 때문에 '나'로 한정지어 이야기해보련다. 이 리뷰를 통해 저자의 바람처럼 빈곤의 문제가 개인이 아닌 '우리'가 함께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주면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기쁠 것 같다.


이 책은 빈곤에 대한 나의 문제의식을 학생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태어났다. 빈곤이라는 주제가, 가난한 사람들이, 그리고 가난의 피폐함을 외면하지 않고 사회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를 대안적 연대의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고투해온 활동가들이 점점 한국 사회 공론의장 바깥으로 밀려나고 있는 게 아닌지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8쪽


이 책은 조문영 교수가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 교수로 있으면서 2018년 2학기에 개설된 '빈곤의 인류학'에 함께했던 40명의 학생들과 반빈곤 운동단체 활동가들가의 인터뷰를 엮은 내용이다. 활동가들이 연대하는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각각 홈리스, 철거민, 장애인, 노점상, 쪽방촌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을 조별로 나누어 인터뷰한 것으로 중점이 되는 사건, 활동의 배경과 현재 등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활동가를 통해 빈곤을 마주하게 된 까닭은 수업이라는 제한적인 측면도 있지만 활동가들의 역할과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함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 사람이 있다'


용산참사를 기억하는가. 2009년 1월에 있었던 사건으로 어느새 10년이 되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여전히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사건이기도 하다. 10년전이지만 워낙 배경이 화제가 되었던터라 기억하는이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은 당시 중학생이었으니 이번 활동을 통해 알지 못했던 부분을 많이 알았다고 이야기한다. 각각 나누어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언급할 생각은 없지만 바로 위에 저 문구, '여기 사람이 있다'라는 문장은 어쩌면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 사람이 있다.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철거지역의 망루속에 사람이 있고, 쪽방촌에 사람이 있고, 집을 잃고 방황하는 서울역에도 떼잡이가 아닌 사람이 존재했다. 용산참사와 관련한 정부와 경찰청장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오히려 망루에서 함께 연대했던 이들이 '공동주범'이라는 죄목으로 수감되었을 뿐이다. 그때 '나'는 어디에 있었나.

우리는 강의실에서 접하는 빈곤은 막연하고, 빈곤 당사자는 모호한 집단처럼 느껴졌다.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이해로는 사회복지와 빈곤의 관계를 넘어서는 상상에 다다르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지금, 여기의 빈곤'을 제대로 보고 만나야 한다. 78쪽

참혹한 사건인줄은 알았지만 '당사자'가 아닌 철거민협회의 사람들이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보상외에 '추가적'인 이익을 위해 나온 사람들이 더 많았던, 폭력적인 시위였다고 착각하지는 않았던가. 철거와 관련해서는 철거민내에서도 연대가 쉽지 않다. 상가주민과 주거민의 요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상가주민은 빠른 보상으로 경제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거민의 경우는 말그대로 집이 보장되어야 하는것이다. 이때 쉽게 생각하는 것이 보상을 받으면 그 돈으로 집을 구하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근데 만약 세입자라면 어느 날 갑자기 쫓겨나게 되는 것이다. 당장 집을 구하는 것이 쉬운가. 용산참사의 경우가 이전보다 더 문제가 컸던것은 지나치게 빠른 결정과 철거로 대책을 세울 수 없었다는데에 있다. 그런상황에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철거민들을 '떼잡이'라고 폄하하고 내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리를 내는 순간 그것이 폭력행위가 되고 떼잡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주민운동은 보이지 않는 빈곤을 의제화하거나 빈곤 당사자들을 발굴해 공론장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가능성을 갖는다. 지역, 마을에는 다양한 주민들이 살고 있고 그 안에 분명 비가시화된 빈곤이 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147쪽


1970년 전후로 서울에서는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폭력적인 철거가 자행되어 왔다. 시세차익을 통해 부를 이룬 사람들은 계속해서 더 부자가 되고 그때 터전을 잃고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 밀려났던 사람들은 타의적 빈곤자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를 운운하며 자립하지 못하는 부정적의미의 의존자들로 치부하며 외면했던 것이다. '태어날 때 가난은 자신의 탓이 아니지만 죽을 때 가난은 자신의 탓'이라는 말이 떠돈다. 과연 그럴까. 똑같이 출발했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같은 출발선이 아닌데, 사회구조는 계속해서 가난한 이에게 선을 긋고 있는데 저말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또다른 의미의 가해가 되고 폭력이 된다. 그런가하면 노점상을 바라보는'나'의 시선도 얼마나 편협했던가. 노점하는 사람들은 세금도 내지 않고 아파트를 사들일정도의 부를 축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왔다. 언론에서도 이와 유사한 기사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그것이 전부인가. 무언가를 판단하려 할 때 왜 편현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는가. 그것은 그들을 '잘 알지 못해서'다. 가난해본 적이 없으니 그들이 무능한 탓이었고, 집이 없는 것은 방탕하게 생활했던 것이며 장애인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외면'하면 지금의 내 삶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같은 공기를 마시면서도 몰랐지만, 끊임없는 소통과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주변에 얼마든지 존재하고 있었다. 분명한 것은 그 목소리를 듣게 된 우리,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노력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범주는 달라지고 관계는 새롭게 맺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323쪽

그렇다면 이 책은 온통 '나'에게 외면의 잘못을 따지고 들며 현실을 올바로 못보고있음을 탓하고만 있는가. 그렇지 않다. 그저 알려줄 뿐이다. 그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나 또한 뜻하지 않은 사고로 '당사자'가 될 수 있다. 활동가들은 바로 그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한때 낙골이라 불렸던 난곡을 포함한 관악마을단체와 쪽방촌의 동자동 공동체등을 보면 '나'의 외면에서 '우리'로 연대할 때 어떻게 사회를 바꿀 수 있고 빈곤에서 반빈곤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모두가 '주민'이 되어 함께 해결하고자 할 때 비로소 '나'는 가난을 더이상 외면하지도 빈곤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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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트렌드 2020 - 5G부터 IOT까지, 초연결 사회를 어떻게 선도할 것인가
커넥팅랩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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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트렌드 2020 / 커넥팅랩 지음 / 비즈니스북스




몇 년 전부터 지인이 그런말을 했었다.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갈 수 있다면 비트코인을 사두겠다고. 그때는 워낙 비트코인의 가치가 오르락 내리락 하고 이제 어느정도 더이상 급등하는 현상이 없기에 차라리 로또가 낫지 않겠냐고 대꾸했었다. 블록체인은 어떤가. 사실 블록체인의 역할이 그저 전자화폐로 공인인증서 없이 송금이나 전자상거래를 편리하게 해주는 제한적인 거라고 생각했다. 책 <블록체인 트렌드 2020>은 블록체인 트렌드가 그저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과연 무엇인가? 블록체인의 네 가지 특징은 탈중앙화, 보안성, 투명성, 확장성이다. 이 네가지 특징을 기억하며 책을 읽었다.



식품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바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후, 생활패턴, 다양하고 새로운 원재료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과 인식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중략)식품이 생산되는 시점부터 블록체인이 도입된다면 식품의 안전성과 신뢰 확보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170쪽


뜬금없이 블록체인과 식품 안전이 무슨 관계가 있지 궁금할 것이다. 이 부분이 바로 블록체인의 특징 중 하나인 확장성과 관련되어 있다. 거래정보 원장을 기반으로 본인인증, 상품 이력 추적, 지급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로 연결 및 확장이 가능하다. 구글, 애플, 아마존과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블록체인에 매달리는 이유에 대해서 쉽게 설명하기 위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음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그 거래내용이 데이터화 되어 모두 다 저장된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달걀부터 빈티지 와인까지 블록체인을 적용했을 때 우리는 더이상 위험한 식품을 먹게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개인농가에 미치기에는 비용적 부담이 크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오히려 '빅플레이어'가 활동하는 소규모 농장이 이 시스템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기업보다 더 빨리 퍼지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식품안전과 더불러 블록체인이 본격적으로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또 어떤 편의가 생겨날까. 책에서는 '집순이' 주희씨의 하루를 통해 블록체인과의 접점을 쉽게 설명해준다. 밖에 나가지 않고서도 먹고, 마시고, 물건을 사는 등의 행위는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다. 자율주행운전을 통해 편안하게 부모님댁을 방문하는 것도 안전성이 확보되는 멀지 않은 미래에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그리고 또 한가지. 지방에 부모님이 거주할 경우 해당 도시가 만약 블록체인 시티로 지정되어 특정 지역 코인을 사용하게 된다면 해당 코인으로 홈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이는 사물인터넷과 관련되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앙집중형 IoT(사물 인터넷)가 가진 구조적 문제점을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특성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앙서버나 플랫폼의 일방적인 명령보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각각의 참여자들의 의견을 듣고 해결하는 방식을 중시한다. 214쪽


블록체인의 문제점은 없을까.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가진 문제점을 통해 이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의 책의 구성은 금융화폐로서의 블록체인을 먼저 설명해준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반하는 시스템과 초당 처리능력의 한계와 오프라인 상점의 부족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내가 궁금했던 것은 새로운 무언가가 생겼을 때 우리는 그 단점과 우려되는 부분만을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있다. 뿐만아니라 블록체인 관련 연구자들이 지금 나열했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중이고 무엇보다 오픈소스 기반의 화폐인 만큼 모든 사람이 오류를 해결 해 참여할 수 있다고 하니 이부분은 조만간 보안되거나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암호, 전자화폐가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시스템에도 지속적이나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블록체인 트렌드가 어떻게 초연결 사회에 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관심이 갔다.


현재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실증사업의 적용 범위가 넓어진다면,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 기반으로 개인 간 전력을 거래하고 이용하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다. 242쪽


개인 간 전력을 거래한다는 말 부터가 어리둥절 할 것이다. 꽤 오래전부터 태양에너지를 가계 전력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이제 낯설지 않다. 남은 전력은 한전에 팔수도 있다. 지역의 전력 생산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가 블록체인과 연결되었다고 가정한다면 생산된 전기 중 일부를 부족한 집에 전달하고 그렇게 되면 정부에서 적게 쓰는 가정에게 주는 혜택을 정부가 아닌 서로 효율적으로 나누어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기가 부족한 집도 굳이 추가전력을 가져오기 위해 과금을 내지 않아도 되니 비용 절감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판매하는 가정에서야 말할 것도 없이 그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더 놀라웠던 건 이미 해외에서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활용해 전력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이 출시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미국의 솔라코인, 영국의 에너지 마인이다.




<블록체인 기반 인증 서비스>



블록체인에 대해 알아갈수록 무언가 과거에 이렇게 되면 참 좋을텐데 싶었던 것들이 실제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먹거리에서 우리가 반드시 써야하는 전력 그리고 지금 내가 작성하는 이 컨텐츠까지 블록체인의 영향이 긍정적으로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이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책의 편집, 구성이 정말 잘되어 있다. 막연했던 블록체인 시스템을 'OO의 하루'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또 그 시스템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도표와 그림을 통해 자세하게 전달해준다. 블록체인이 막연했던 사람, 도대체 어디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이상 블록체인이 특정 집단의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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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퓨처 - 기후 변화, 생명공학, 인공지능, 우주 연구는 인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
마틴 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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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궁금하다. <온 더 퓨처>의 저자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과학자이자 시민이자 인류 종의 걱정 많은 일원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SF영화나 소설을 보면 지구 밖의 행성에는 인류보다 더 뛰어난 외계인이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들의 눈에 비춰진 지구와 인류는 어떤 모습일까. 지각변동으로 인해 종이 사라지거나 진화되었다. 그속에서 인류는 환경적인 측면을 떠나서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저자의 말처럼 외계인이 지구인을 계속 해서 지켜보게 된다면 지금이 아닌 그 다음세기에 그들이 보게 될 것은 무엇인가. 저자의 질문에 누군가는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는 것을 떠올릴 수도 있고, 혹은 AI에 의해 정복된 인류를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지구를 제외한 인류가 발견된 곳은 현재 과학기술로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는 이곳의 지금과 미래를 추측해보지 않을 수 없다.


챕터 1에서는 인류세 시대의 위협에 대해서 다룬다. 서두에 밝힌 것처럼 인류는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그것이 환경을 변화시키고 위협을 가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게대가 핵의 위협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단순히 환경보호를 떠나서 우리가 어떤 위험을 가지고 있고 어떤 플랜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가만이 있더라도 지속적인 기후변화와 자원고갈로 인해 전지구적인 이주와 더불어 기상 위험이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없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어느 쪽으로 봐도 그다지 밝은 미래는 아니지만 나름의 대책이 세 가지나 있따고 저자는 말한다.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자연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 방법이고, 두 번째는 메탄, 카본, 블랙 CFC 배충량을 감축시키는 것이다. 다만 이 방법은 디젤이 대체제로 선택되었는데 안타깝게도 디잘체가 미세먼지를 더 많이 배출한다는 이유로 지금은 그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중요하다고 하는 세 번째 대책은 그럼 무엇인가.


각국은 재생에너지, 4세대 원자력, 행융합 등 모든 유형의 저탄소 에너지 생산과 전기 저장 그리고 스마트 그리드를 비롯한 연관 기술의 연구 개발을 더 확대해야 한다. 71쪽


저탄소 에너지, 전기자동차 등의 키워드가 낯설지 않다. 실제로 공공기관을 비롯 아동들에게도 유사한 개념 혹은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요한 연구분야이기도 하다. 지금은 개발된 기술 및 재생에너지의 생산비용이 만만치 않다. 연료의 대체재를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방법이기는 하다. 또한 우리에게 공짜로 주어지고 있는 자연, 태양이나 바람을 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챕터 2 지구 인류의 미래에서는 개인적으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키워드 '생명공학' 그리고 '인공지능'과 관련된 이야기다. 사실 환경학자들의 경우에는 챕터1의 내용만큼 중요한것이 없겠지만 미래에 대해 막연하게 영화적 환상을 품고 있는 내게는 오히려 챕터 2가 훨씬 매력적으로 들린다. 가장 궁금한 것은 아마도 '우리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일 것이다. AI대체 여부가 아닌 과연 미래사회에서 인공지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은 무엇이며 과연 인간이 존재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한 의문이다.


대중이 정말로 조종사가 없는 비행기를 안심하고 타게 될까? 나는 의구심이 든다. 다만 항공 화물 운송에는 조종사 없는 항공기가 받아들여질지 모른다. 소규모 운송용 드론은 전망이 밝다. 127쪽


사실 자동운전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몸이 불편한 사람부터 현재 크게 문제되고 있는 노령운전자에 대한 피해까지 자동운전이 가능해지면 인류에게는 여러가지 이로운 점이 있다. 하지만 수백명에 가까운 승객이 타고있는 비행기가 무인이라면 어떨까. 자동운행이 아닌 무인은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드론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것은 크게 낯설거나 놀랍지가 않다.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인간보다 현명하게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달리고 있는 자동차 앞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비닐봉지를 두고 그것이 생명이 있고 없고를 즉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챕터 3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류의 시작은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에서 발췌한 다음의 내용이 실려 있다.


우리 행성은 드넓은 우주의 어둠에 감싸여 있는 고독한 하 점의 얼룩이다. 다른 어딘가에서 우리 자신으로 우리를 구하러 도움의 손길이 올 것이라는 단서는 전혀 없다. 지구는 지금까지 생명을 품고 있다고 알려진 유일한 세계다. 좋은 싫든 간에, 당분간 우리는 지구에서 버텨야 한다. 159쪽


저자의 말처럼 당분간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해당 리뷰 서두에서도 언급한대로 현재 인류가 살 수 있는 행성은 '지구'밖에 없다. 과학기술이 그 속도를 늦추거나 조절할 수 있을지언정 안타까운것은 챕터1에서 말한대로 지구는 무한적으로 자원이 생산가능한 곳이 아니다. <온 더 퓨처>는 짧은 미래를 예측하는 책이 아니라 먼 미래까지 추정하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챕터3는 당장의 자원이나 인공지능 기술을 다루는 것보다 어떤 면에서는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외계인이 존재한다면이라는 가설이 낯설지 않듯, 고대에도 이와 비슷한 추측은 있었다고 한다. 재미난 사실은 19세기 말에는 10만 프랑의 상금을 걸고 다른 행성의 생명체와 접촉한 사람을 찾기도 했다. 지금은 다른 의미로 기술이 발달해서 이런 상금을 걸었다가는 진위여부를 파악하는데 오히려 더 긴 시간을 보낼지도 모르겠다. 잘 알려진 것처럼 지구외에 생명이 존재할 거라 추측하는 천체는 목성의 달인 유로파, 토서으이 달인 엔켈라두스 이렇게 두 곳이다. 만약 이곳에서 생명체가 발견된다면 그때는 또다른 연구가 시작된다. 과연 그 행성에서 시작된 생명체인지 혹은 다른 행성에서 이주한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책에서 추가적으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챕터 4 과학의 한계와 미래편은 앞서 언급한 모든 가정과 연구결과 그리고 저마다의 생각들이 과연 어느정도까지 가능성을 가지고 논의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증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이라는 가설을 좋아하는 인류는 천재적인 과학자 혹은 사건에 대해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어떨까하는 의문을 품는다. 최근 개봉했던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경우도 양자역학이라는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사라진 절반의 인류를 되돌려 놓는데 성공한다. 그렇다면 과연 과학기술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인류의 지성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제는 차치고서 우주를 돌아다니며 또다른 생명체를 알아볼 수도 있고 무한한 에너지를 생산해낼 수도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AI를 적절하게 통제하며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모든 '왜'라는 것의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컴퓨터로 어느정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인간의 뇌가 알아차릴 수 없는 발견과 부분까지도 컴퓨터가 해낼 수 있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지전능한 신의 유무가 궁금해진다. 기기의 도움으로 인류가 제한없이 왜라는 질문에 답하게 될 때 과연 신은 어디에 머물게 될 것인가.



창조론자들은 신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지구를 창조했다고 믿는다. 신종이 출현하거나 복잡성이 증가할 여지를 전혀 남기지 않고, 더 드넓은 우주와 거의 무관하게 말이다. 247-8쪽


위에 대해 저자는 중립적인 측면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맹목적인 신앙을 두고도 무지라고 표현하지 않고 다만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종교인들에게 지구는 신에 의해 '선물'받은 것과 다름없다. 신이 창조한 그모습 그대로 후대에게 물려주는 것, 그러기 위해서 보존해야 한다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저자는 이를 자연스럽게 챕터 5의 주제로 이어간다.


챕터 5 과학자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생각해본다. 저자와 달리 나는 과학자도 아니고 인류에 미래를 심히 걱정하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환경과 인간의 존재가치의 선을 넘지않는 선에서의 기술개발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과학자들을 포함 '우리'의 할 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책의 한 가지 주된 주제는 우리 미래가 주요 사회적 도전 과제들 앞에서 얼마나 현명한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건강, 식량, 로봇, 환경, 우주 등의 과제들이다. 그런 선택을 하는 데에는 과학이 필요하지만, 주요 결정을 그저 과학자들이 내려서는 안된다. 그런 결정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며 더 폭넓은 공개 논의 통해 도출되어야 한다. 270쪽



저자의 말처럼 과학을 필요로 하지만 결정권은 우리 모두에게 있으므로 기본적인 과학 개념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한다. 영화를 통해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에 대해 일시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인류'라는 공동체 속에서 과학을 찾고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나아가 과학을 세계적인 문화라고 까지 말한다. 특히 마치 종교가 과학과 등을 지고 있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히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종교인들은 후대에게 지금의 지구를 물려주는 것을 중요시 생각하고 기본적으로 생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물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 방식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것이다. 외계인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다. 저자의 말처럼 이 세계가 현재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과학기술을 토대로 미래를 넓게 내다봐야 할 필요가 있고, <온 더 퓨처>는 바로 그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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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 -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한재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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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 졸업. 다른 이력을 다 떠나서 저 한줄로도 충분히 저자는 나와는 혹은 우리와는 다른 세계사람처럼 느껴진다. 소위 말하는 성공을 보장하는 학교와 학과를 나온 그에게 도대체 시련이란 어떤 의미였을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의자에서 오랜기간 버틴걸까 정도. 하지만 만약 그길이 내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결과없이 나이만 먹게 된다면 그게 누구라도, 설사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더라도 무언가 다시 노력하고, 시도하고 또 버텨야만 한다. 인생은 20대에서 멈추지 않으니까. 총 4부로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시작하는 이에게,  '초라하지 않은 출발은 없다.'

달리는 이에게, '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다'

넘어진 이에게, '슬럼프는 흔한 호모사피엔스의 길'

그래도 계속하려는 이에게 '부지런히 읽고 꾸준히 쓰겠습니다'

사법고시에 실패한 그에게도 30대가 찾아왔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영업방식으로 여대 앞에 까페를 차렸다.  처음에는 '어서오세요'란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던 그에게 화려한 시작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사하는 것 부터 연습을 했고 기어이 월세를 부담하지 못해 폐업을 결정하기 까지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하지만 그 나름의 추억도 이야깃거리도 있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런 얘기를 당시에 적지 못하고 나중에 성공하면 그때 쓰려던것이 이제는 다시 되살릴 수 없다며 부족할 때 시작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가게를 정리한 다음에는 독서교육회사에 입사, 7년을 근무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 당시의 회사생활에 대해서 자세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원했던 그렇지 않았던 부서를 이동하는 경우가 잦았고 때로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업무도 있지만 그렇지 못했던 업무도 있었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강의를 준비했고, 글을 썼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해왔던 것이다.



노력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임은 노력하기 힘들어진 뒤에야 깨닫는다. 125쪽


이 책은 저자가 버텼던 과거를 통해 독자역시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쓰여진 책이다. 만약 저자가 버티지 않고 좋은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무언가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에서 강의를 준비하고 글을 썼다면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에게 버틴다는 것은, 노력이라는 것은 아주 작은 것을, 지금 실천한다는 의미였다. 그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다그치듯 꿈을 가지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위로가 된다. 서른이 넘어서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저 자신이 해왔던 일이 맘에 들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그 일밖에 할 수 없어서 계속 가는 사람들도 있다. 좋아하는 일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것에 집중하는 것, 원대한 포부가 아니라 작은것의 실천. 그리고 또 한가지 감사하기.



감사는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가장 넓은 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문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그 무엇이라도, 잃어버린 후에는 애타게 찾게 될 감사한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227쪽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닌 현재에 있는 것이다. 버티는 지금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감사하기'다. 책을 읽으면서 한결같이 느껴지는 것은 교만하지 않은 저자의 모습이었다. 그것은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저자의 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노력하는 그 자체에 감사할 줄 안다면 우리가 버틴다고 생각하는 현재의 괴로움도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된다. 이것을 느꼈다는 것 만으로도 버틴다는 이 무거운 단어가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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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 With Frida Kahlo 활자에 잠긴 시
박연준 지음 / 알마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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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그녀의 그림을 언제 처음 보았던가. 아마 그녀의 그림보다 그녀의 생애를 다룬 영화를 통해 그녀를 '알았다'라고 하는 것이 더 적확할 것이다. 그녀의 작품보다 여성으로서,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으로서의 안타까운 삶을 먼저 알았다. 그래서 박연준 작가의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라는 제목부터가 마음이 확 끌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 용기에 감탄했다. 어느 누가 쉽사리 그녀의 아픔을, 위로를 할 수 있었을까.



프리다 칼로가 이 책을 볼 수 만 있다면, 그녀는 분명 뛸 듯이 기뻐할 것이다. (중략)
프리다 칼로는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소울 메이트를 만난 것이다. - 정여울 작가-


고독이 서로 다른 종을 사랑하는 것(26쪽)이라면 사랑은 또 무엇인가. 프리드 칼로의 사랑은 얼핏 봐서는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삶이다. 그녀가 사랑했던 디에고에게 도무지 순정이라더가 사랑하는 사람의 예의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 나름의 방식이 있었던 것이라고. 프리다 칼로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디에고에게 있어 바람은 그저 하나의 버리지 못하는 '행위'에 가깝다는 것이다. 결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기만했던 것도 아니라고. 그 두사람의 사랑은 잠시 묻어두고 프리다 칼로의 작품으로 들어가본다. 저자가 말하는 <나의 탄생>은 그야말로 쎈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막 얼굴을 세상으로 내민 아기가 여자의 두 다리 사이에 있는 그림. 여자의 얼굴은 이불로 덮여 있기에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운지 볼 수 없다. 하지만 장면자체만 보더라도 거의 죽기 일보직전의 상태라는 것은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아이 얼굴을 주변으로 피가 흥건하다. 모든 것이 사실적으로 표현된 장면석에 여성의 신체도 포함된다. 저자의 말처럼 이전까지의 작품 속 탄생은 신성하고 '승리'에 가까운 남자들의 시선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프리다 칼로의 탄생은 죽음을 내포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아이가 태어날 때는 이미 정해진 숙명, 죽음도 함께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당 작품을 포함하고 있는 1부의 소제목은 '만지고 싶어 죽겠다는 말'이다. 탄생은 실로 모든 것이 닿아있던, 한몸이었던 엄마와 아이가 분리되는 것을 말한다. 손으로 만질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더 큰 소유욕, 사랑이 자라난다. 이성간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연인이 헤어졌을 때 저자말처럼 '몸에 대한 그리움'이 저속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실제적인 표현은 없는 것이다. 사랑의 표본과 같은 포옹, 입맞춤, 손잡기 등이 모두 사라져 간 상태, 그것이 바로 이별이기 때문이다.



"정말 나를 힘들게 하던 게 결국엔 내 몸에 배어, 내게 영향을 끼치고, 삶을 변화시키는 것 같아.
나를 지불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들,
결국 그게 귀한 거야." 76쪽



2부 우리들의 실패편에서는 작가가 채빈씨와 주고받은 편지가 등장한다. 결별로 인한 상처. 결별의 이유를 떠나서 사랑의 끝은 쓰라림을 동반한다. 모든 것을 주어서 홀가분하다는 것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주고 받았던 사랑이어야만 가능하다. 누군가를 사랑했구나 하는 마음은 그렇기에 나눌 수 있었던, 꿈꿀 수 있었던 미래를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으로 쓰리도록 아프다. 하지만 마음으로 하는 실패는 또 다른 실패에 의해, 혹은 상대를 자기애로 전환했을 경우에만 극복이 가능하다. 2부 등장하는 작품은 <디에고와 나>로 프리다 칼로 이마에 디에고가 심겨져 있다. 그녀의 눈은 그를 통해 세상을 보고, 판단한다. 그녀의 생각이 곧 디에고를 통해 표출된다. 사랑이다. 내가 내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눈으로 보려하는 것, 상대방이 그것을 원했든 아니든 상관없이.



늙음은 고통과 단짝이에요. 슬픔이 제 할 일을 조금 열렬히 하면 고통이 되죠. 고통이 스스로 개선하려는 의지 없이 방탕해 지면 늙음이 되고요. 116쪽


3부 그땐 억울했고 지금은 화가 난다는 앞서 1,2부보다 저자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미술선생님과의 일화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던 이야기라는 사실이 씁쓸하다. 비단 미술시간 뿐이었겠는가. 작문시간에도 체육시간에도 우리는 왜 만능이어만 하는가. 왜 못함이 죄가 되어야만 하는건지 안타깝다. 나이에 관련된 이야기도 나오는데 '나는 좀 변했을 거예요. 흰 머리가 괴로워요. 마른 것도 그렇고. 이런 문제 때문에 좀 우울합니다.'라고. 프리다 칼로가 나이듦에 대해 사고했다는 것이 의외였다. 사랑때문에 괴로워하는 것도, 나이때문에 우울한 것만 보더라도 프리다 칼로도, 또 그녀의 작품을 시로 쓴 박연준 작가도, 이를 읽는나도 그야말로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랄까.



아무도 모른다 내가 얼마나 디에고를 사랑하는지. 나는 그 무엇에도 디에고가 상처입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 무엇도 그를 귀찮게 하지 말기를. 그리고 삶에 대한 그의 활력을 빼앗지 말기를. 그가 자신이 욕망하는 대로 살기를.

195쪽 <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 중에서>


결국 사랑이다. 4부 사랑보다 위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참 열심히도 사랑했던 프리다 칼로다. 누군가에게 저런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는 몰라.' 지금 생각해보면 알았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다. 바꿔말하면 상대가 나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 역시 모르는게 아니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니까. 디에고가 슬퍼하길 원치 않았던 그녀는 그 사랑때문에 흔들렸지만 그 사랑덕분에 끊임없이 그림을 그릴수가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그녀역시 그에게 바라는 것처럼 스스로 자신의 욕망대로, 사랑을 따라 살았던 것이니까. 그리고 마찬가지로 자신이 느끼든 그렇지 못하든 누구나 다 결국 자신의 욕망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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