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 -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한재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서울대 법대 졸업. 다른 이력을 다 떠나서 저 한줄로도 충분히 저자는 나와는 혹은 우리와는 다른 세계사람처럼 느껴진다. 소위 말하는 성공을 보장하는 학교와 학과를 나온 그에게 도대체 시련이란 어떤 의미였을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의자에서 오랜기간 버틴걸까 정도. 하지만 만약 그길이 내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결과없이 나이만 먹게 된다면 그게 누구라도, 설사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더라도 무언가 다시 노력하고, 시도하고 또 버텨야만 한다. 인생은 20대에서 멈추지 않으니까. 총 4부로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시작하는 이에게,  '초라하지 않은 출발은 없다.'

달리는 이에게, '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다'

넘어진 이에게, '슬럼프는 흔한 호모사피엔스의 길'

그래도 계속하려는 이에게 '부지런히 읽고 꾸준히 쓰겠습니다'

사법고시에 실패한 그에게도 30대가 찾아왔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영업방식으로 여대 앞에 까페를 차렸다.  처음에는 '어서오세요'란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던 그에게 화려한 시작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사하는 것 부터 연습을 했고 기어이 월세를 부담하지 못해 폐업을 결정하기 까지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하지만 그 나름의 추억도 이야깃거리도 있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런 얘기를 당시에 적지 못하고 나중에 성공하면 그때 쓰려던것이 이제는 다시 되살릴 수 없다며 부족할 때 시작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가게를 정리한 다음에는 독서교육회사에 입사, 7년을 근무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 당시의 회사생활에 대해서 자세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원했던 그렇지 않았던 부서를 이동하는 경우가 잦았고 때로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업무도 있지만 그렇지 못했던 업무도 있었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강의를 준비했고, 글을 썼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해왔던 것이다.



노력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임은 노력하기 힘들어진 뒤에야 깨닫는다. 125쪽


이 책은 저자가 버텼던 과거를 통해 독자역시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쓰여진 책이다. 만약 저자가 버티지 않고 좋은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무언가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에서 강의를 준비하고 글을 썼다면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에게 버틴다는 것은, 노력이라는 것은 아주 작은 것을, 지금 실천한다는 의미였다. 그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다그치듯 꿈을 가지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위로가 된다. 서른이 넘어서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저 자신이 해왔던 일이 맘에 들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그 일밖에 할 수 없어서 계속 가는 사람들도 있다. 좋아하는 일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것에 집중하는 것, 원대한 포부가 아니라 작은것의 실천. 그리고 또 한가지 감사하기.



감사는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가장 넓은 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문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그 무엇이라도, 잃어버린 후에는 애타게 찾게 될 감사한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227쪽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닌 현재에 있는 것이다. 버티는 지금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감사하기'다. 책을 읽으면서 한결같이 느껴지는 것은 교만하지 않은 저자의 모습이었다. 그것은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저자의 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노력하는 그 자체에 감사할 줄 안다면 우리가 버틴다고 생각하는 현재의 괴로움도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된다. 이것을 느꼈다는 것 만으로도 버틴다는 이 무거운 단어가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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