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어때서 - 프로싱글러 언니의 솔직상쾌 공감 에세이
아가와 사와코 지음, 고고핑크 그림, 권영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은 평생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노라고 결심한 건 아니지만,

혹시나 그런 운명이 확실해진다면 내 처지를 한탄하기 보다 즐거운 일이 많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싶다. 18쪽

[혼자가 어때서]의 저자 약력을 책을 다 읽고서야 보고 흠칫 놀랐다. 53년생이시라니. 그런데 어쩜 저자가 30-40대 혼자서 사는 삶과 무려 30년 가까이 차이나는 지금의 내가 혼자살면서 느끼는 에피소드가 거의 흡사할 수 있을까. 다른점이 있다면 저의 아버지도 엄청 유명한 소설가이신데 놀랍게도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특히 딸을 혼내실 때 언급한 단어들을 웃으며 이야기하는 저자가 정말 성인처럼 느껴질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의 부모님 세대니까 그당시 부모의 역할이 지금처럼 어마무시하지 않고 먹는 것을 해결해주면 기본, 거기에 공부까지 시켜주면 최고의 부모라고 여겨지던 시대라서 그런가 싶다. 유일하게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이었는데 저자의 생년을 보고 단박에 납득할 수 있었던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말한 것처럼 우리 엄마세대의 분이신데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고 그때나 지금이나 혼자 산다는 것은 책<선택하지 않을 자유>리뷰에서도 강조했던 것처럼 결혼을 안해서 느끼는 외로움이나 불편함을 본인이 아니라 지인들과 가족들이 안겨주는 것 같다. 정작 본인은 편안하고 좋은데 말이다. 저자가 언급한 혼자라서 좋은 이유 열 가지에는 그다지 공감하지 않지만 아마 저마다 혼자 인사람들은 이점이 서너가지 정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매 끼니 밥을 안해서 좋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매 끼니를 걱정한다. 혼자서도 잘 먹어야 하니까 요리도 내가 직접하지 않으면 누가 해주질 않으니 걱정아닌 걱정을 할 수 밖에. 그런가하면 혼자사는 것과 별개로 엄청 웃었던, 사실 유사한 경험이 있어서 웃을 수만은 없지만 그래도 웃고야 말았던 술 먹은 후에 속이 좋지 않아 벌어진 일들도 재밌다. 왠만해서는 그렇게 무방비상태로 마시진 않는데 정말 일이 벌어질려고 하면 멀쩡하다가 갑자기 확 일어나기도 하는 것 같다. 역시 술은 즐길 때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든다. 술과 겨뤄보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버려야한다. 저자의 직업이 에세이를 쓰고 컬럼을 쓰는 업이라 언어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자주 등장한다. 말줄임이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심각한 것처럼 '버카충'과 같은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면서 어릴 적 추억이 담긴 말줄임 단어는 또 자주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나 당황스러운 것은 저자도 나도, 괜히 젊은 친구들을 이해한다고 어설프게 단어를 줄여서 말했다가는 오히려 망신만 당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 혼자 자주 쓰는 말줄임 단어중에는 '스카충'이 있는데 버카충에서 확장된 것으로 '스타벅스 카드 충천'을 줄여서 스카충이라고 한다. 스타벅스를 애용하는 사람들은 공감해줄까 싶어서 겸사겸사 리뷰에 슬쩍 적어본다. 혼자사는 이야기다 보니 당연히 등장하는 '이성'에 관련된 에피소드도 웃으면서, 그리고 참 서글퍼하면서 읽었다. 남자들만 젊은 여자들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여자들도 나이들수록 건강하고 젊은 '청년'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예전에 중년여성들이 청년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보고 불쾌하게 생각했었는데 낼모레 중년이 되고보니 그 마음이 이해되고도 남았다. 특히 저자의 지인이 말한 것처럼 그들과 무엇을 해보겠다는 생각자체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거라는 말에는 뜨끔하기도 했다. TV연예인들과 마찬가지로 이제 청년들은 내게는 그저 '활동사진' 속 인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재미있지만 씁쓸해지는 이야기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저자가 꺼내놓은 '혼자사는 이야기'는 매 에피소피마다 코멘트를 다 달고 싶을 만큼 공감도 되고, 남들보다 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도, 결혼에 목숨을 건 것은 아니지만 결코 혼자살게 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사실들도 남얘기가 아니라 꼭 내 얘기였다. 내가 혼자사는 것에 대해서 글을 써도 이런 내용으로밖에 적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글발이 약해서 이정도로 공감을 끌어내진 못할테지만 누구도 혼자이고 싶어서 혼자가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에는 비단 혼자사는 것 뿐 아니라 나이들어 부모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내가 살고 있는 도시, 나라에 대해서, 그리고 친구와 직업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도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으로 쓰여있었다. 결국 사람이 산다는 것은 홀로 가정을 꾸리든, 누구와 함께 꾸리든 나이들며 가지는 공통적인 고민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혼자'인 사람들에게 '넌 왜 혼자니?'하고 묻지말아달라. 살다보니 혼자가 편하고, 살다보니 혼자가 되었으니 그 상태를 기왕이면 기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할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슈독 :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자서전
필 나이트 지음, 안세민 옮김 / 사회평론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슈독 /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자서전


성장기를 다루는 소설이 흥미진진한 것처럼 한 브랜드가 탄생하고 번성하기까지의 과정도 재미있다. <슈독>은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가 첫 회사 블루리본을 창업하면서 부터 오니쓰카와 결별 한 후 드디어 나이키의 문을 여는 과정이 담겨져있다. 물론 한 기업가의 창업과 영업의 과정이 핵심이겠지만 '자서전'이 갖는 성장소설 특유의 스토리에 더 관심이 갔다. 우선 벅의 아내인 페니가 큰 아이 매튜와 둘째 트래비스를 낳을 때 상황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본인이 느낀 것처럼 처음 매튜가 태어났을 때 그의 모습은 새로운 세계를 만났고, 사업의 번성과는 차원이 다른 감동을 얻은 것처럼 묘사하고 있었다. 급한 사정으로 일본 오니쓰카에 가야할 때 조차 아내와 아들을 두고 가는 것을 내키지 않아했던 그가 둘째 트래비스가 태어나던 날 이미 머릿속에 아내와 아이에 대한 생각은 없이 '한 켤레'라고 표현할 만큼 일에 빠져있었다. 

나는 두 팔로 아기를 감싸 안았다. 아기는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중략-

그 순간, 경이로운 기분이 들었다. 이런 기분은 비록 익숙하기는 했지만,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220쪽

나는 속으로 아들 두 명, 아들 한 켤레라고 생각했다. 머릿속이 온통 켤레수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338쪽​

상대적으로 전혀 다른 그의 심리상태가 그저 안타깝기만 했다. 트래비스가 태어날 무렵 오니쓰카와의 법적 문제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저자의 시선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특정인물들의 인성이 그렇게 긍정적으로만 보여지지 않는 다는 점도 정말 과감한 오리건 출신이구나를 느껴지게 했다. 그런가하면 시대적 배경이 1970년대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이 50여년전 일인 것처럼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더불어 '싹'부터 다른 것인지 아니면 출신나라가 주는 분위기가 창업을 유도하거나 실패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없이 모든 것을 '경험'의 한자락으로 받아들이게 해서인지는 몰라도 처음 블루리본의 창업기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사, 애플, 페이스북과 별반 다른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엄청난 숫자의 자기개발서가 출간되고 있고, 도전해라, 실행하라 하는 식의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이 많은 것을 보면 그곳에서도 도전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은 분명 존재하는 것 같다. 물론 지금 내가 나열한 사람들은 모두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것도 자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그들의 이름을 알 정도라는 점을 보면 반대로 실패하는 케이스도 많을 것이다. 

11월 부터 4월까지 한창 바쁠 때는 쉴 틈이 없었다. 하루에 12시간, 일주일에 6일을 일해야 했다. 64쪽​

서랍을 닫으려다가 우연히 안을 봤는데, 거기에는 수표가 여러 장 쌓여 있었다. 모두 내가 월급으로 준 수표였다. 팍스는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하지 않았다. 팍스가 돈을 목적으로 블루 리본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혹시 나 때문인가? 180-181쪽​

리뷰의 첫 시작을 필 나이트의 두 아들 탄생이야기를 꺼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가정에 소홀히하는 것이 성공의 요인으로 꼽는 이들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실패의 요인으로 보는 것도 맞다. 결국 사업의 성공하는 것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성실하게 사업을 하고 다소 무모하게 보일정도의 용기 그리고 어떤 경우에라도 그를 믿어주는 동료등은 기본이라는 것이다. [안나 까레리나] 소설의 첫 문장을 빗대어 이 책을 요약하자면 "성공한 기업은 모두 비슷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제각각 다른 이유로 실패하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반드시 성공하는 방법을 얻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어떻게하면 실패하게 된다는 것은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 더불어 일부러 드라마틱한 부분만을 꺼내온 것은 나이키를 좋아하지 않아도, 사업에 크게 관심이 없어도 이 책은 충분히 재미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하세요. 황금가지 출판사 입니다.

신간 도서 『HHhH』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그리스 비극을 닮은 웅장하고 긴박감 넘치는 걸작 소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2010년 프랑스 최대 문학상 공쿠르 상 최우수 신인상

2012년 뉴욕 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도서 선정

2014년 일본 최대 도서상인 서점대상 번역서 부문 1위

 

역사 소설의 새로운 시도, 작가가 개입하는 다큐멘터리 스타일 역사소설

『HHhH』의 저자 로랑 비네는 초반부터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이 아니면 쓰지 않는다'는 기준을 정해놓고 소설을 집필한다.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와 나치, 그리고 당시 국제 정세를 상세히 사실에 입각하여 묘사하는데, 이때 저자는 소설 집필을 위해 사건 현장을 방문하거나 관련 인물을 인터뷰하는 과정, 때론 오디오 자료나 속기 등을 토대로 정확한 대사를 소설에서 구현할 방법에 대한 고뇌, 역사 속 인물들의 행동과 결과에 대해 주관적 견해까지 그대로 글로 담아낸다. 저자는 이를 통해 독자에게 압도적인 현장감을 주는 한편, 이전 역사소설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특히 작품의 마무리에 이르러, 저자는 상상력만으로 집필된 짧은 소설적 구성을 추가함으로써 역사적 진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교차되는 순간 배가되는 감동과 놀라운 경험을 독자에게 전한다. 이러한 시도는 큰 화제를 불러모았으며. 영국의 《가디언》은 '힘이 넘치는 엔딩'이라 평가하였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12월 1일 ~ 12월 7일

   당첨자 발표  :  12월 8일(목)

   발송  :  12월 9일(금)

 

2. 모집인원  :  5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 (필수)

- 스크랩한 이벤트 페이지를 홍보해주세요. (SNS필수)

-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7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질문하는 책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_인문 교양 지식 편
이동진.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책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

 

그동안 책을 읽을 때 장르별로 그 목적이 크게 달랐는데 문학의 경우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지난 경험과 나의 가치관을 비교하면서 깨달음도 얻고, 등장인물의 성격을 비난하거나 나는 결코 저런 상황에서 저런 태도를 보이진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하는 등 나름의 '소통'이라는 것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반면 인문서적이라 할 수 있는 역사, 지리, 과학, 철학등의 서적을 만났을 때 도통 '질문'이라는 것을 던질수가 없었고 그것은 오로지 내가 구하는 '답'을 내주어야만 하는 정보처리기계로만 대해왔던 것이다. 쉽게말해 인간의 삶을 좀 더 유연하게 하며 인간관계의 영역을 효율적으로 넓혀주기 위한 인문학서에서 오히려 전혀 소통하지 못하는 상태로 책을 읽었던 것이다. 빨간책방의 두 진행자 이동진과 김중혁이 문답형식으로 끊임없이 질문과 질문으로 이어지는 [질문 하는 책들]은 바로 그런 점에서 내게 책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이동진 : 그러니 부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제기된 물음에 연이어서 물을 수 있기를. 물음에 물음을 얹어가며 치열하게 물을 수 있기를. 물음의 연쇄속에서 지치지 않고 계속 물을 수 있기를. 그리고 물음의 반향에 서로 귀 기울여가며 함께 물을 수 있기를.

 

김중혁 : 나는 답을 찾기 위해 책을 보는 사람이 아니다. 답을 찾기 위해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아니고, 답을 찾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도 아니다. 이 책을 읽는 분들도 여기서 답을 찾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마음속에 더 많은 질문이 생겼으면 좋겠다.

 

위의 발췌문은 서문에 쓰인 저자들이 독자에게 권유 혹은 부탁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내용을 머릿속에 심어두고 본문으로 들어가면 소개된 9개의 작품 중 내가 읽은 두 권 중 하나인 <총,균,쇠>. 내가 읽었으므로 스킵하고 싶으나 '서울대도서관대출1위'라는 명목아래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잘 팔리는, 도서정가제 시행 직전 반값할인 당시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던 책이라 짧게 언급을 하자면 이 책을 읽기 전에 혼자 읽었을 때도 별 생각없이 읽다가 엄청 웃었다가 얼굴을 찡그려가며 읽었던 경험을 안겨준 책이다. 콜럼버스를 비롯, 서양권에서 원주민들에게 어떤 해악을 뻗쳤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으며 현재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차이가 벌어진 것이 제국주의자들의 의견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다만 저자들의 바람처럼 질문을 계속 던졌어야 하는데 그냥 그런일이 있었구나 하며 놀라는데에서 그쳤다는 점을 반성할 따름이다. 두 번째 책은 역시나 이 책을 읽기 전 먼저 읽은 두 권중 다른 책 <생각의 탄생>이다. 사실 이 책은 블로거들의 평이 정말 좋아서 덜컥 구매했다가 '실패'했다고 느꼈던 책이었는데 빨간책방 두 진행자분의 말끔한 정리덕분에 다시금 펼쳐볼 수 있는 희망을 전달해주었다. 내 생각에도 13가지로 생각의 과정을 풀이하는 까닭이 좀 의아했는데 두 분도 마찬가지였다는 말에 동지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은 내가 대학입학 부터 지금까지 최대 대출횟수를 자랑하는 도서라고 볼 수 있다. 엄청 웃기다는데 도대체 뭐가 웃긴지를 잘 모르겠고, 빌 브라이슨의 다른 시리즈 작품에 비해 읽기는 했는데 남는게 별로 없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다. 그래서 완독을 계속 하지 못하고 두꺼운 책을 매번 대출했다가 이전에 읽었던 부분만 복습하면서 진도가 나가지 않았었다.

 

이동진 :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책은 여행에 대한 환상이나 호들갑이 적고 기대치가 낮은 게 특징이잖아요. 그래서 이 책의 상당부분은 호텔 아니면 대중 교통 수단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고 대부분 실수투성이예요. 항상 방을 구하느라 쩔쩔 매고요. 129쪽

 

역시 진행자 두 분 덕분에 왜 완독할 수 없었는지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대출한지가 꽤 지났고, 그 사이 유럽을 몇차례 다녀와 여행지로서의 유럽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서의 유럽을 산책할 준비가 어느정도 되었으니 이 책에서 여행서로서의 매력을 기대하면서 읽는 안타까운 자세는 많이 비운 것 같기 때문이다. [질문하는 책들]덕분에 소개된 작품들 뿐 아니라 주제도서와 함께 함께 읽으면 좋을 작품까지 (두 분이 중복추천한 책도 있다)하면 앞으로 도서구매비가 엄청나게 늘어나야 하고 심지어 도저히 구매하기가 꺼려지는 꽤 비싼 책들도 있지만 2017년도 무슨 책을 읽어야 할 지, 재미도 찾고 지혜와 지식도 찾을 수 있는 책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이 책만큼 좋은 추천도서책모음집이 없다고 생각한다. 소개된 책들의 페이지가 어마어마해서 분명 나처럼 중간에 멈추거나 포기한 책들도 이 책을 읽단 읽고나면 다시금 읽고 싶어지게 만들어주는 꽤 멋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이전처럼 답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무엇을 구하려고 이 책을 읽는가 하는 질문과, 이 책의 저자가 내게 말하고자 하는 바와 당시 시대상황에 비추어 지금도 저자의 시각이 합당한지등의 질문등을 던져가며 읽는 재미도 함께 얻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 - 91세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은 인생 편지
앤더슨 쿠퍼.글로리아 밴더빌트 지음, 이경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 / 앤더슨 쿠퍼, 글로리라 밴더빌트 지음

 

CNN의 간판 앵커이자 배우보다 더 완벽한 외모와 스타일로 헐리웃스타들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앤더슨 쿠퍼. 사실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는 내게도 그의 모습을 한 번 본 이후로 쉽게 잊히지 않았다. 그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사랑하는 '여인'외엔 없기 때문이다. 이 문장에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는 이성이 아닌 동성을 사랑하고 있다. 누군가는 그의 집안환경이 평화롭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원만한 연애를 하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 책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을 읽고나니 혹시나 하던 그 의심이 완벽하게 사라졌다. 그의 어머니 글로리아 밴더빌트가 보통사람이 납득할 만한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삶을 대충 살아넘기거나 가볍게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있었기 때문이다. 

 

외할머니께서 자신을 좋은 어머니라고 생각하셨다는 것은 아무래도 믿기 어렵습니다만, 자기도취에 빠져서 사는 사람들은 자기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자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어떤 감정에 휩싸이는지 잘 모르는 경향이 있죠. 외할머니도 그러셨던 게 아닌가 싶네요. 85쪽

 

글로리아의 엄마, 앤더의 외할머니는 딸이 어떤 상처를 받고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지에 큰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그녀가 주목한 것은 자신의 딸에게 얼마만큼의 유산이 상속되어 있고 그녀가 차지하고 있는 부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느냐였던 것이다.  얼마전 보았던 드라마 <공항가는 길>에서 딸아이에게 단 한 번도 다정하게 대해준 적 없었던 김혜원이 남편에게 모성이 모든 여자에게 있을거라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한다.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모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자식이 삶의 이유인 이 땅의 어머니들은 그녀의 말에 분개하고 '못된 여자'라고 손가락질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성이 없다는 사실보다 모성이 있다고 착각하면서 아이에게 그릇된 욕망을 품는 것이 더 나쁜 것이 아닐까 싶다. 앤디의 말처럼 자신이 좋은 어머니라고 생각했었다는 것이 그래서 더 글로리아를 힘들게 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힘겨운 삶을 살아오면서도 아들 앤디는 그녀의 삶에 대해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과 언론에서 떠드는 내용만으로 전부를 알고 있다고, 적어도 아들로서 알만큼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고백에 나를 되돌아본다. 과연 나는 우리 엄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혹시 나도 앤더와 마찬가지로 엄마가 91세가 되어 병상에 누워있을 무렵에야 이렇게 '마지막 수업'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저자가 우리에게 이런 두사람의 이메일을 공개적으로 책을 통해 알리고자 했던 것은 그러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서일 것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보기와는 다르게 얼마나 외로운 삶을 살았는지 이해받으려고 한 것이 아니고 말이다.

 

인생을 살면서 내가 잃어버린 모든 것들을 떠올릴 때면 그 당시에 어머니에게 했으면 좋았을 온갖 질문들과 말들이 떠오른다. 이제 앞으로 어머니에 대해서는 그 어떤 후회도 없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 어머니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372쪽

 

나중에라는 핑계로 엄마와의 대화를 미루는 사람들이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부모에게 잘 해주지 못한 것이, 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한것이 후회되지 않게 엄청나게 잘 해드리거나 효도라고 할 만큼 애쓸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적어도 나의 어머니 혹은 아버지의 마음을 편견없이 바라봐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우리는 경청의 중요성을 잘 알면서도 이상하리 만치 가족들은 그 대상에서 제외시키곤 한다. 부모가 90세가 넘을 때까지, 병상에 눕기 까지 기다리지 말자. 심지어 그럴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서 떠나갈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떠나고 남는자가 아니라 지금 함께 '살아가는 동안' 수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