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 일본의 실천적 지식인이 발견한 작은 경제 이야기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장은주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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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대에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성장 전략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사고방식이며, 그 생존 전략으로 제창하고 있는 것이 바로 '소상인'이다. 7쪽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는 히라카와 가쓰미의 3년 전 출간한 작품으로 국내에 들어오면서 해당 타이틀을 얻었다. 원제는 <소상인의 권유>였다. 작품을 집필하던 때 원전사고가 터지면서 집필방향과 머리말도 전부 바뀌었다고 한다. 대재해라는 것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것으로 시간을 염두해야 할 부분임을 알았으면서도 확률의 문제로,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냐고 안일하게 생각했다가 그 일을 겪고 나서 책의 흐름이 바꼈다고 말한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누구나 잘 살수 있게 될거라 믿었던 초반과는 달리 지금 일본, 그리고 한국은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그에 따른 주택문제, 범죄증가 및 출산율 감소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내가 말하는 쇼와 시대 초기의 어른이란 아직 부를 손에 넣지 못한 사람들이며 그렇기 때문에 야상과 젊음을 축적하고 있었다. 당시의 일본사회는 그런 사람들에 의해 지탱되고 있었다. 그래서 계급 격차가 적은 아시아의 섬나라에서는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세키카와 나쓰오의 말처럼 누구나 똑같이 가난했기에 밝게 웃을 수 있었다. 98쪽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부를 축적할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 사회는 아무도 그렇게 긍정적인 측면에서 자본주의를 바라보고 있지 않다. 한국에 들어오면서 바뀌게 된 타이틀을 살펴보면 저자가 내리는 소상인은 골목길에서 걷다가 우연하게 맘에 든 상품을 보고 상점으로 들어오면 자신이 직접 준비한 물품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성장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경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본 뿐 아니라 한국 정부는 경제부흥을 위한 경제체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경기가 살아야 사회전반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보는데 저자는 일본의 쇼와시대 30년을 언급한다. 그 시기에는 누구나 다 잘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노력하면 잘 살 수 있었던 시대였다. 한국의 경우 1970년 중 후반을 떠올릴 수 있는데 가장 경제가 활발하게 움직였고 고속도로와 관련 아파트 사업이 활발질 수 있었다. 그 당시 부자가 되었던 사람들이 생겨났지만 지금 시점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유사한 정책을 펼친다면 아쉽게도 가난했던 사람이 아니라 이미 부자인 사람이 오히려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쉽다.

 

불균형한 상태에서도 성장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 생활의 희생을 딛고선 선택과 집중은 그 결과로 버블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버블이 얼마나 취약한지, 버블의 반동이 얼마나 비참한지 우리는 그동안 지긋지긋하리만치 보아왔다. 144쪽

 

저자가 주장하는 소상인들의 경제가 자본주의 사회를 안정화 시킬 수 있는 것은 신용을 바탕으로 하여 큰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사회 각 일원이 제 몫을 할 수 있는 고용안정화와 수익이 일정하게 사회 각 일원에게 돌아가면서 생기는 주택난 및 출산율 저하를 어느정도 해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도입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사회가 안정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저자가 원전사고 이후 생각이 달라진 것도 마찬가지다. 경제성장은 사회를 안정시킨 듯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만은 않았다. 원전사고는 천재지변이지만 인재이기도 하다. 인재를 막을 수 있는 것 또한 성실함과 정직에 있다. 직접 만들거나 사들여온 제품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소상인이 바로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사회는 어디까지나 그곳에 살아가는 인간이 만드는 것이며, 인간이 정말로 필요한 것 또한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인간만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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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덟 작가, 코치, 강연가로 50억 자산가가 되다 - 200권의 저서로 기네스에 등재된 천재작가 김태광의
김태광 지음 / 추월차선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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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100권을 출판해서 기네스북에 등재된 사람, 마흔도 안되서 지금까지 총 200권의 책을 쓴 작가, 이게 이 책의 저자 김태광의 이력이다. 그 수많은 책 중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책을 펼쳐본 적은 있지만 아쉽게도 그 200권 중 내가 읽은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무려 400여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내용은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지루한 페이지도 있긴 했지만 그야말로 '대단한'사람이라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시원에서, 바퀴벌레 소굴이었던 작은 월세방에서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잊지 않고 매일매일 열심히 살아온 그에게 신께서 허락하신 60평대 아파트와 길가다 마주치기도 쉽지 않은 외제차를 타는 사람. 처음에는 다른 사람 눈치안보고 좋고싫음을 분명하게 밝히며 지인들의 실명을 거론할 때는 내가 다 민망하기 까지 했다. 이렇게 쓰고 그 사람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문제는 상대방이 어떻게 태도를 취하느냐에 달린 것이지 이미 '성공'한 그가 걱정할 사항은 아니란 것이었다. 시종일관 그는 꿈을 기록하고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두고 무조건적으로 꿈을 믿어야 주입시킨다. 그야말로 주입이었다. 하지만 그 주입이 싫진 않았다. 성공하기 위해 책을 써야한다던가, 박사학위보다 책이 더 먼저라는 말, 무엇보다 그에게 책쓰기 강의를 들으러 오는 사람이 저자보다 학력이 훨씬 좋고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듣는 사람이라니 저자의 말을 의심할 필요는 없었다. 더군다나 작가는 아무나 될 수 있는게 아니지 않냐는 우려와 걱정도 버리라고 말한다. 자신의 코칭을 통해 직접 강의를 듣지 않고 카페에 글만 보고도 책을 출간한 사람이 있다고 당당하게 밝힌다. 그 뿐아니라 서신을 통해 코칭을 해주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재소자를 도와주는가 하면 자신이 어렵게 그리고 정말 독하게 습득한 책쓰기 스킬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이 비전이라니 신이 그를 어여쁘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물론 저자가 처음부터 성공할 만한 사람으로 보여진 것은 아니었다. 그가 꿈을 이룰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작은 누나와 같은 지지자도 있었지만 초창기 그의 시와 작품을 보고 글쓰기 소질이 없으니 다른 직업을 알아보라는 쓴소리를 한 출판사들도 있고 심지어 친구들도 작가가 되겠다는 그의 꿈을 무시했다고 한다. 저자 역시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좌절도 하고 부정적인 생각도 했다고 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때마다 버킷리스크를 들춰보고 지갑에서 꺼내보고 벽에 붙여놓은 비전을 읽어가며 긍정적인 생각을 다시 끌어모았다. 작은 누나외에도 그의 꿈을 지지해준 여성들이 있었다. 누군가를 만날 때 내가 받았거나 받을 것을 염두해두고 하는 연애는 오래가기 어렵다. 물론 상대방이 사랑하기 때문에 모른척 해주는 경우 쉽게 깨지진 않겠지만 그런 사랑은 더 많은 것을 받을 수 없게 될 때 흔들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저자가 만나온 여성들은 하나같이 그의 야망과 성실함을 칭찬하며 그의 꿈을 응원했다. 그 여성들의 인성이 좋았을 수도 있겠지만 저자가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한 일화를 읽을 때면 그럴만한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었던 것 같다. 카드영업을 뛸 때도, 신문사와 잡지사에 다닐 때도 술자리를 일부러 피해가며 습작을 하는 남자, 정말 멋지지 않은가. 오히려 사회생활을 핑계로 술자리를 줄이라는 여자친구를 업신여기는 못난 남자들이 많은 세상에 이런 남자라면 단연 믿음이 갔으리라 생각한다.

성공하기 위해 책을 써야한다는 저자 김태광. 책쓰기가 성공의 기본이 되며 어떤 분야에 있더라도 결국 퍼스널브랜딩을 가장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낼 수 있는 것도 책쓰기라고 말한다. 저자가 개설한 카페명을 거듭 언급하며 가입해서 자신의 코칭을 맘껏 누리며 성추월차선으로 갈아타라는 그의 이야기에 분명 많은 사람들이 카페에 가입하고, 12주간 진행되는 작가수업을 듣기 위해 몰려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는 그의 말이 틀리진 않지만 혹시라도 착각해서는 안된다. 저자처럼 열심히 글쓰기에 몰두할 수 있는 사람, 꿈을 잊지 않고 좌절하지 않으며 끝까지 좋아하는 일을 위해 지금의 고통과 타인의 눈총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다. 물론 그정도의 노력과 수고를 들인다면 책쓰기가 아닌 그 어떤일이라도 분명 성공의 길로 인도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인상깊은 구절*

 

직장에 열심히 다닌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직장에만 올인 하는 것은 게으른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만들어서 더 나은 환경을 창조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 389쪽

 

책을 쓰는 일은 운명을 바꾸는 일인 만큼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 만약 이루고 싶은 일들을 누구나 쉽게 실현 할 수 있다면 '꿈'이라는 말은 생겨나지 않았을 테니까. 무엇보다 치열한 노력을 기울일 때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공평한 신의 섭리인지 모른다. 3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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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CEREAL Vol.6 - 영국 감성 매거진 시리얼 CEREAL 6
시리얼 매거진 엮음, 이선혜 옮김 / 시공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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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EAL 시리얼 vol.6

 


 

​vol.6 기사는 다른 때 보다 에디터의 사심이 가득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벤쿠버. 아직 한 번도 가본적이 없기 때문에 비행기가 착륙할 때 부터 느낌이 다른 다는 그녀의 말을 공감할 수는 없지만 수년 간 이사를 반복하면서 장기간 머물곳이 많지 않은 세상에 벤쿠버를 손꼽는다는 말에 주의깊게 기사를 읽었다. 벤쿠버를 여행 할 기회야 분명 찾아오겠지만 그저 '여행지'로 방문하는 것과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방문할 때는 좀 더 색다를 것 같기 때문이다. 에디터가 강추한 벤쿠버는 어떤 낭만이 숨어 있을까? 그녀는 벤쿠버에 있는 각종 나무를 벤쿠버 '시민'이라고 드높였다.


벤쿠버는 인류가 대자연에게 빌린 땅이다. 전나무, 주목나무, 향나무, 단풍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 솔송나무, 가문비나무, 소나무 등은 벤쿠버를 지키며 가장 오랜 세월을 살아온 시민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이름이 도시 위 한가운데를 시처럼 흘러간다. 이 나무들은 이 지역에 어린 이야기와 복잡하게 얽힌 저마다의 역사와 전설을 지닌다.

벤쿠버 시민들의 사진으로 가득찬 화보는 텍스트가 빽빽하게 채워진 다른 페이지가 무색할 만큼 두 눈을 편안하게 이끌어주었다. 얼마전 보고 왔던 리틀포레스트의 장면장면도 떠올랐고 벤쿠버를 시작으로 전 세계가 찾는 유명한 나무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여러 페이지에 걸쳐 다양한 수목들의 특징과 사진이 함께 실려있는데 나중에 벤쿠버에 가게 되면 그 나무들, 벤쿠버의 또다른 시민들의 얼굴을 각각 알아볼 수 있을지는 자신할 수 없지만 분명 그들이 뿜어내는 초록의 향연을 몰라보진 않을 것이다.

벤쿠버에서 눈여겨 볼 것은 중심가에 떡 하니 자리잡은 유리로 표면을 두른 건물들이다. 맑은 날 노을 빛의 옷을 입은 빌딩들을 관광객들은 주변에서 식사를 하며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스크림 콘을 먹으며 바라보는 바라보는 황금빛 빌딩은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잡지에 실린 사진 중 눈에 들어온 것은 노을빛이 아닌 푸른 하늘에 둥실둥실 떠 있는 구름이 그대로 외벽이 된 듯한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간혹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있어도 마주치곤 하는 데 그 때마다 빠짐없이 폰에 담곤했던 기억이 났다.


시리얼 매거진이 여타 잡지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모든 기사가 '메인'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번 호 역시 싱가포르의 멋진 화보도 가득하지만 열심히 찾아 읽은 것은 벤쿠버와 이번에 소개할 '다육식물'이다. 다육이는 물이 적게 주어도 햇빛만 있으면 잘 자라주는 특성 때문에 사무실에서도 자주 기르는 몇 안되는 식물이다. 일과로 바빠도 쉽게 죽지 않기 때문에 혹시나 생명이 떠나갈까 두려운 나에게 다육이는 정말 고마운 존재였다. 시리얼은 다육식물이 가정에 꼭 있어야 할 식물이라는 부제까지 달아주었다.

다육식물은 물을 흡수하고 수분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공기가 일으키는 증산작용으로부터 잎을 보호하려고 털로 온몸을 덮기까지 한다. 사실 다육식물에게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다. 다육식물의 존재 이유는 물을 찾고, 얻고, 지키는 것이다.

실내가 건조하면 몸에 수분이 마르게 되고 그런 장소는 결코 인간에게 좋은 장소가 될 수 없다. 커다란 화분이 부담스러웠던 회사 사무실 뿐 아니라 가정에서 책상위에, 창틀위에 집이 결코 크지 않아도 다육식물 자체로 좋은 인테리어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시리얼에 실린 아래 사진은 보는 순간 내 책상을 이렇게 꾸며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맘에 들었다.


사실 시리얼 vol.6 가 보고 싶게 만든 기사는 다육식물도 벤쿠버도 아니었다. 바로 영국 웨일스 책의 도시 헤이 온 와이HAY-ON-WYE 기사를 보기 위해서였다.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여행자들도 영국 근교 여행을 떠날 때면 빼놓지 않고 들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은 무려 헤이 와이에 거주하는 주민 수보다 6,800배나 많은 책들이 있는 데 이렇게 된 계기가 '리처드 조지 윌리엄 피트 부스'라는 회계원에 의해서라고 한다. 회계원으로서 능력이 없었던 책을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서점을 차리게 되었고 가난한 귀족 소유의 저택을 찾아다니며 책을 수집했다고 한다. 이부분은 꽤 낯익은 풍경인데 만화원작이자 방영중인 <밤을 걷는 선비>의 책사를 떠올리게 했다. 몰락한 양반가를 돌아다니며 귀한 고서를 싸게 사들여 판매하는 책사와 같은 방식이었다. 작은 마을이었던 헤이온와이가 스스로 왕이 된 부스 덕분에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는게 정말 소설처럼 느껴졌다. 책의 마을다운 역사라고 할까.


 

'순례'에 관심이 있다면 헤이 온 와이의 왕이 여전히 책왕국에 살고 있다는 소식이 반가울 것이다. 왕국은 이제 영연방이 되었고, 군사처럼 성을 지키는 책들은 햇빛에 바래고 해졌지만 부스는 여전히 이 마을에 큰 그림자를 드리우듯 자리하고 있다. 헤이 온 와이에는 변함없이 부스의 꿈이 어려있는 것이다. 70쪽

시리얼 잡지는 다른 잡지와는 달리 소장가치가 높다. 광고가 없는 것은 물론 조금 아깝기는 하지만 풍경이나 소품사진이 정말 예뻐서 페이지를 뜯어 액자에 넣어 서재나 침실에 두어도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좋은 건 여행정보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지역의 변치않을 가치와 이미 오랜시간 사랑받아온 상점과 아이템을 기사로 담기 때문에 세월이 지나도 그 의미가 바래지 않는다. 아직 가본 곳 보다 가볼 곳이 많은 시리얼을 한 권 한 권 모으는 취미를 만들어주는 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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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혁명 2030 - 석유와 자동차 시대의 종말, 전혀 새로운 에너지가 온다 혁명 2030 시리즈 1
토니 세바 지음, 박영숙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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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혁명 2030]의 부제는 석유와 자동차 시대의 종말, 새로운 에너지가 온다로 책을 읽고 있는 내내 창밖을 보며 과연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 싶은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마치 저자 토니 세바의 미래예측이 수십년 전 2010년에는 해저시대가 열리고 행성간의 이동이 가능해질 거라 예측했던 미래학자들의 말처럼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유자동차에 종말은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믿음도 있었는데 얼마전 읽었던 [테슬라 모터스]에서 그 가능성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인들에게 전기자동차 이야기를 꺼냈더니 다들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인식하며 이미 망한 아이템이 아니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내 주변에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없어서라고 보기에는 여전히 전기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휴대폰이 유선전화 시장을 붕괴시킨 것은 구리가 모자라서가 아니다. 100년 동안 쓸 수 있는 충분한 구리가 땅속에 있지만 그것이 유선전화에 투자할 이유가 되지는 못했다. 43쪽


아쉽게도 석유는 제한적인 자원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한 것은 분명 맞지만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전기자동차 역시 맘껏 쓸 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하지만 왜 전기 자동차가 미래를 정복할 수 있을까? 메이저 자동차 회사에서 주력하는 상품이 각기 다른데 전기 자동차와 대조되는 상품이 바로 자율주행자동차다. 구글이 초반에 예상한 자율주행자동차의 비용은 당시 페라리 한 대를 운용하는 가격과 맞먹었다. 물론 현재는 원가하락으로 인해 석유 자동차로 충분히 가능한 비용이지만 문제는 우리가 실제 자율주행자동차를 원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모든 사람이 자동차를 공유모델로 전환하고, 집카의 소유 대 공유 비율인 1대 15를 적용하면 연간 차량 판매 대수는 15분의 1로 줄어든다. 전 세계 자동차사업은 2012년에 8,200만 대를 판매했다. 만약 자동차 판매가 15분의 1이 되면 연간 550만 대만 팔리고 자동차산업의 생산은 현재에 비해 6.7%로 줄어들 것이다. 249쪽


다시 말해 자율주행자동차의 가장 모범적인 운행방법인 우리가 원하면 어느곳에든 차가 대기할 수 있는 공유모델로 전환될 경우 현재 존재하는 자동차 회사 중 단 한 곳만 자동차를 판매해도 된다는 설계가 나온다. 그런 설계를 원하는 자동차 회사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그럼 단순히 자율주행자동차를 막기 위해 전기자동차가 더 우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의 핵심은 에너지혁명이다. 전기자동차가 아니라 바로 석유나 원자에너지에서 '태양에너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태양에너지를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에 정부에서 보조금까지 지원해준다며 적극홍보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초기 설치 비용이 부담스러워 생각만큼 진행되지 못했는데 그래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주택관련 잡지를 보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에너지원이 바로 태양에너지였다.


태양광발전 부문이 매년 43%씩 성장한다면 2030년경 태양광발전 설비의 용량은 56.7테라와트에 이를 것이다. 이를 기존의 기저부하 전력으로 환산하면 약 18.9테라와트에 해당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2030년의 전 세계 에너지 수요량을 16.9테라와트로 예측한다. 태양광발전이 기하급수적 궤적을 지속한다면 2030년의 에너지 인프라는 태양광으로 100% 충족될 것이다. 75쪽


태양광으로 100% 필요에너지를 충족할 수 있다면 불필요하게 다른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뽑아내느라 자본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초기 비용의 부담을 해결하고 나면 선순환 형태로 발전할 수 있을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실제 호주 에너지 시장기구의 경우 해당 시나리오가 이미 진행중이라고 한다. 책의 내용을 처음부터 읽더라도 자연스럽게 읽다보면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오게 되었다. 어떤 에너지가 성장하고 퇴화되는지는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저자의 예측대로 에너지가 바뀌는 과정에서 분명 시장의 흐름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다만 저자가 원하는 청정한 미래와 더 민주적인 세계를 위한 방향이라는 말에 그의 예측이 현실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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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정상입니다
하지현 지음 / 푸른숲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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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정도 안정되고 이따금 삶이 행복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시련을 만나면 과거를 되돌아보게 된다. 잘 살아왔다고 느꼈던 어제와는 달리 당장 눈앞에 시련에 무너질 때면, '도대체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하며 답을 찾게 되고 그때 찾게 되는 책은 소위 말하는 '심리치유서'일 확률이 높다. 그런 책의 주된 내용은 '너만 잘못된 것이 아니다', 라고 말해주거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거나 혹은 '누구나 다 완벽하진 않다' 라는 식의 내용의 책이다. [그렇다면 정상입니다]도 언뜻봐서는 그런 책들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세상에 다들 정상인 사람들이 사는데 어떻게 이렇게 내 맘같지 않고 다들 나를 힘들게 하는가 싶은 못난 마음이 생기지만 우선 묻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 '당신은 정상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다.

 


머릿속으로 '난 완벽하게 준비가 되면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모든 결정을 뒤로 미룹니다. 일종의 정신 승리예요. 막상 중요한 걸 뒤로 미루면 승부가 나지 않으니까. 64쪽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곧바로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정상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우유부단 하거나 자기주도적인 면이 부족하다고 자책하기 쉬운 사람들이다. 물론 저자는 이들에게 비정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건강과 정상 사이에 있는 사람일 뿐, 비정상과 정상 사이에 있는 사람은 아니다. 정상인 사람들이지만 덜 건강한 사람들일 뿐인데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이유가 실패를 두려워 승부를 뒤로 미루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남에게 투자하면 그 결과를 두고 비난하거나 칭찬하기가 두렵지 않지만 자신에게 잣대를 들이대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릴 때 자기 욕심이나 욕망 이런 걸 살짝 비췄다가 되게 부끄러운 일을 경험해봤을 수도 있고요, 뭐 떠올리고 싶지 않거나 밝히지 않으신 몇 개의 기억이 있었을 수도 있어요. 이런 일에는 계기들이 있더라고요. 77쪽

 

 

 

책에 나오는 사례를 접하다보면 한 가지도 해당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위의 두 경우 뿐 아니라 현재 삶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모습 중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되짚어보는 경향이 있다. 저자가 우려했던 것 중 하나가 심리학 책을 너무 많이 봐서 자신의 상황을 끼워맞춰가며 점점 더 고립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아 내가 어렸을 때 그랬겠구나, 또 다른 책을 읽고 나면 내가 그 때 그렇게 되서 지금 이꼴이구나 하며 더 큰 자책감을 가지게 된다.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를 알아서 뭐하겠냐는 거야 지금. 왜냐하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어요. 어떤 집안이건. 그 얘기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29쪽

 


우리는 분명 과거에 어느 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그때마다 반성이 아니라 곱씹어가며 나는 비정상이라고 확대해석 해서는 안된다. 다른 저자들의 경우 해외 사례나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심리치료를 이상하게 보는 경향을 비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조금 달랐다. 마치 이전에 읽었던 책은 정말 내가 비정상이고 심리치료가 필요한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그런 생각이 들게 된 원인을 짐작해보고 추리해가면서 덜 건강할 뿐 이라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다. 물론 진짜 비정상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해준다. 하지만 정말 비정상인 사람은 초반에 알려준 것 처럼 본인 스스로 심리치료를 받으러 오지 않을 확률이 높다. 혹 내가 비정상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사람이 이 책을 펼쳤다면 일단 정상일 확률이 높거나 건강한 정신을 되찾을 확률이 높다. 두껍지도 않고 실제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편안한 필체로 부담갖지 말고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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