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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혁명 2030 - 석유와 자동차 시대의 종말, 전혀 새로운 에너지가 온다 ㅣ 혁명 2030 시리즈 1
토니 세바 지음, 박영숙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5년 7월
평점 :
[에너지 혁명 2030]의 부제는 석유와 자동차 시대의 종말, 새로운 에너지가 온다로 책을 읽고 있는 내내 창밖을 보며 과연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 싶은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마치 저자 토니 세바의 미래예측이 수십년 전 2010년에는 해저시대가 열리고 행성간의 이동이 가능해질 거라 예측했던 미래학자들의 말처럼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유자동차에 종말은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믿음도 있었는데 얼마전 읽었던 [테슬라 모터스]에서 그 가능성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인들에게 전기자동차 이야기를 꺼냈더니 다들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인식하며 이미 망한 아이템이 아니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내 주변에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없어서라고 보기에는 여전히 전기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휴대폰이 유선전화 시장을 붕괴시킨 것은 구리가 모자라서가 아니다. 100년 동안 쓸 수 있는 충분한 구리가 땅속에 있지만 그것이 유선전화에 투자할 이유가 되지는 못했다. 43쪽
아쉽게도 석유는 제한적인 자원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한 것은 분명 맞지만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전기자동차 역시 맘껏 쓸 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하지만 왜 전기 자동차가 미래를 정복할 수 있을까? 메이저 자동차 회사에서 주력하는 상품이 각기 다른데 전기 자동차와 대조되는 상품이 바로 자율주행자동차다. 구글이 초반에 예상한 자율주행자동차의 비용은 당시 페라리 한 대를 운용하는 가격과 맞먹었다. 물론 현재는 원가하락으로 인해 석유 자동차로 충분히 가능한 비용이지만 문제는 우리가 실제 자율주행자동차를 원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모든 사람이 자동차를 공유모델로 전환하고, 집카의 소유 대 공유 비율인 1대 15를 적용하면 연간 차량 판매 대수는 15분의 1로 줄어든다. 전 세계 자동차사업은 2012년에 8,200만 대를 판매했다. 만약 자동차 판매가 15분의 1이 되면 연간 550만 대만 팔리고 자동차산업의 생산은 현재에 비해 6.7%로 줄어들 것이다. 249쪽
다시 말해 자율주행자동차의 가장 모범적인 운행방법인 우리가 원하면 어느곳에든 차가 대기할 수 있는 공유모델로 전환될 경우 현재 존재하는 자동차 회사 중 단 한 곳만 자동차를 판매해도 된다는 설계가 나온다. 그런 설계를 원하는 자동차 회사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그럼 단순히 자율주행자동차를 막기 위해 전기자동차가 더 우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의 핵심은 에너지혁명이다. 전기자동차가 아니라 바로 석유나 원자에너지에서 '태양에너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태양에너지를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에 정부에서 보조금까지 지원해준다며 적극홍보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초기 설치 비용이 부담스러워 생각만큼 진행되지 못했는데 그래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주택관련 잡지를 보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에너지원이 바로 태양에너지였다.
태양광발전 부문이 매년 43%씩 성장한다면 2030년경 태양광발전 설비의 용량은 56.7테라와트에 이를 것이다. 이를 기존의 기저부하 전력으로 환산하면 약 18.9테라와트에 해당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2030년의 전 세계 에너지 수요량을 16.9테라와트로 예측한다. 태양광발전이 기하급수적 궤적을 지속한다면 2030년의 에너지 인프라는 태양광으로 100% 충족될 것이다. 75쪽
태양광으로 100% 필요에너지를 충족할 수 있다면 불필요하게 다른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뽑아내느라 자본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초기 비용의 부담을 해결하고 나면 선순환 형태로 발전할 수 있을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실제 호주 에너지 시장기구의 경우 해당 시나리오가 이미 진행중이라고 한다. 책의 내용을 처음부터 읽더라도 자연스럽게 읽다보면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오게 되었다. 어떤 에너지가 성장하고 퇴화되는지는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저자의 예측대로 에너지가 바뀌는 과정에서 분명 시장의 흐름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다만 저자가 원하는 청정한 미래와 더 민주적인 세계를 위한 방향이라는 말에 그의 예측이 현실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