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왜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가 - 채소값부터 노후연금까지,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16가지
랑셴핑 지음, 차혜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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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국가는 왜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가.

: 채소값부터 노후연금까지,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16가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거론되는 중국 경제학자 랑셴핑.

 

중국 그리고 경제라는 화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요즘, 정독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서적에 관심이 없는 이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실제 국제금융학 관련 논문인용률이 세계 1위라 하니 저자의 최근 저술에 관한 기대는 더 커진다. 책의 타이틀을 떠나 부제만 봐도 채소값부터 노후연금까지,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16가지에서 국가 경제정책안에 대한 그의 시각을 엿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국가경제정책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관련 경제 실례를 한권의 책에서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크게 4부로 나뉘어져있으며 총 1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학문적 접근을 위해서라면 차례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대책안을 강구하거나 방안 개선을 위한 참고서로 삼았다면 서민생활 회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술한 마지막 4부 14~16장만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비단 경제학 뿐 아니라 통계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앞에서는 늘 첫걸음을 떼는 아이와 다를 바 없기에 처음부터 차근히 읽기 시작했다.

 

 

'현재 시민들의 희망 1순위는 무엇일까? 지나친 욕심 따윈 부리지 않는다. 다만, 수입이 조금더 늘고 물가가 안정되며 집값이 천천히 오르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이 소박한 희망이 이루어지는 게 왜그리도 요원한지 알 수 없다. - 책 서문 중에서-


저자가 이 책의 기획의도를 서문에서 밝혀주고 있다. 왜 서민들의 가장 기본적이며 소박한 소망은 이뤄지기 어려운가. 무엇보다 경제를 개발하는 것을 둘째치고 서민경제의 안정화를 외치는 국가와는 달리 점점 더 무기력해지는 까닭을 물으며 '무력감'이라는 단어만으로는 표현에 한계가 있음을 탄식하며 본문으로 넘어간다.

 

 

1부에서는 서민들이 체감하는 가장 근접한 채소값, 물가, 유가등과 관련 서민들과 국가사이에 있어 서로다른 차이를 말해준다.
칠레 광산이 무너져 매몰되었던 33명의 광부들과 비슷한 사건이 있었을 때 중국에서는 이렇다할 소란없이 덤덤해하던 모습을 비교하며 중국의 서민들은 경제적인 고통으로 인해 현실을 외면하고 심지어 분노할 여력도 없다고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민들이 갖고 있는 고충과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해야 하고 이때 발생되는 분노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그보다 더 무서운 서민들로 부터의 외면 및 사회에 대한 무관심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 2011년도에 출간 된 저자의 다른 책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뤘으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1장에서 정서적 측면에서의 위험을 알린다면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경제정책과 관련된 부분을 언급한다. 국유기업의 역할이 무엇인가. 일부 기업의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국유기업이 되려 독점하고 들면서 물가상승을 야기시키고 있는 현실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에 더 부과하는 측면의 안일한 정책에 대해 비판한다. 뿐 아니라 도로교통료에 대한 부분은 우리나라의 경우 몇년 전에 공항으로 연결된 도로 이용료를 부과했던 때를 떠올리게 했다. 비싸도 어쩔 수 없이 이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4장은 매일 마트나 시장에 들러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거나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며 크게 공감했을 채소값에 대한 부분인데 이 부분 또 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간상인의 배만 불리고 농민과 서민은 울고 있는 현실에 꼬집었다. 1부의 마지막 5장은 유가문제를 다뤘는데 차가 있는 사람도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결국 정해진 기준과 근거없이 멋대로 움직이는 현실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국가와 기업에 대한 내용이다.


2부는 1부에서 다뤘던 서민경제의 밀접한 기본적인 품목에서 거품경제에 실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금리와 집값, 그리고 노후연금과 관련된 정책에 잘못된 점을 말한다. 채소값, 유가 부분도 공감하며 읽었지만 2부의 금리와 내 집 마련은 30대를 지나고 있는 내게는 오히려 더 직접적인 부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현실과 국가 경제정책이 우리나라와 꼭 맞지는 않겠지만 세계 어디나 서민들에게 내 집마련을 위한 수단과 목적은 요원하기만 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으며 침울하게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고령화 시대에 노후연금을 다룬 7장은 뒷 장을 읽고 있어도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결국 서민들에게는 노후제도 조차 친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3부에서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주식시장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제대로 경제활동을 하기 시작하는 사회초년생들이 가장 많이 검색해보고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있다면 금리와 내집마련보다 어쩌면 주식시장에 대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금리와 내집마련은 막연하게나마 어느정도의 지식이 있지만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세계경제의 흐름은 물론 환율 및 각국의 주요 정책을 꿰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식거래에 흐름에 따라 일정 부분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기에 3부는 전공서적을 보듯 읽었다. 의외였던것은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조차 미국을 포함한 외부세력에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4부의 내용은 과거 국제 경제발전에 지표로 삼았던 GDP 중심의 발전 논리에 관해 말해준다. 서두에 말한 것처럼 4부의 경우는 문제점을 제시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이 책을 읽는 핵심이라 볼 수 있는 서민생활의 회복에 대한 방안을 언급했다. 대중교통 및 해마다 명절이면 마비가 되거나 제대로 빈부격차를 느끼게 하는 잘못된 교통개선정책의 시각은 KTX 빠른속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궁화를 탈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서민들의 현실을 한번 더 생각하게 했다. 마지막 16장은 교육의 어두운 현실의 대한 고발이었다. 교육의 차이, 바로 그것이 서민가정의 아이가 성장하여 서민가정의 가장이 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을 낳는 시점에서 인격교육의 부재와 정부의 과도한 개입등을 문제삼았다.


지속적으로 저자는 서민경제 및 잘못된 현재의 국가 정책에 대해 끊임없이 관련서적을 발표하고 있다. 이 책까지 포함 총 4권의 저서를 읽게 되었지만 뻔한 내용이겠지 싶으면서도 매번 빠르게 읽힐 정도로 흥미로울 뿐 아니라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사고를 좀 더 확장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받게 된다. 중국경제학자의 책이 이토록 대중에게 사랑받는 것은 중간중간 언급한 것처럼 결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국가경제가 어렵다, 나라살림이 힘들다고 주저앉아 있을게 아니라 무기력한 서민에서 벗어나야 나기 위한 노력을 위해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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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울고 있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 - 바라본다는 것, 손을 잡는다는 것
여승배 외 지음 / 공감의기쁨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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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울고 있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해 그곳으로 간 PRT 요원이었던 이들의 기록 혹은 일기를 모아 한권의 책이 되었다. 이 책의 판매수익금 일부와 인세 전액 역시 그로인해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해 쓰인다는 문구가 뒷표지에 인쇄되어 있다.

 

PRT요원의 이력은 다양하다. 공부가 싫어 시작부터 그만둘 생각을 했다는 간호사가 있고, 특수아동학을 전공한 이도 있으며 외교관이 주업무였던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하나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아마도 간호사였던 박효진씨의 글속에 담긴 주려고 갔는데 주고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이 그것이었다. 주기만해도, 받기만해도 관계는 깨진다. 그것은 경험이 아니라 '상처'로 남는다. 하지만 이들은 의약품, 의술, 물품지원 그리고 무엇보다 이를 가능케한 그들의 마음을 주었고 그들은 낯설은 그들에게 어느샌가 마음을 여는 어려운 용기를 보여주었다.



 

 

아프간은 oo이다 라는 문장을 각 챕터의 첫 머릿말로 적어두었다.

누군가는 아프간이 해바라기라 하였고, 또 누군가는 첫사랑이라 하였다. 그런가 하면 전체 글을 아우르는 이 책의 타이틀이 된 '우리는 모두 울고 있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가 제목이자 첫 문장인 글도 있다. 모든 첫문장은 그 이야기를 뒷받침 해주고 수긍이 가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울림을 크게 남긴 것은,

 

분쟁지역 원조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주윤정님의 글인 '당신에게 당연한 일이 우리에겐 기적이에요,'라는 글이다.

 

첫 문장부터 아프간이 반짝반짝 빛나는 도전이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글을 오래도록 써온 사람인 듯 싶었다. 어쩌면 분쟁지역과 그들을 구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글과 이야기를 했을까, 그런 노력이 자연스레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은게 아닌가 싶다. 매일 매일이 생명과 직결된 곳이었기에 살아있음을 매순간 느낄 수 있고 감사할 수 있었다던 그녀.

 

 

 

새해 첫 책으로 이 책을 꼽았다. 물론 제일 먼저 읽었던 책은 아니지만 업무도 아니고, 이벤트도 아닌 순수한 의미로 첫책은 이 책이 되었다. 해매다 무언가를 사야지, 어떤 행동을 해야지 라는 리스트 앞에 제일 먼저 적었던 것 그러면서도 쉬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웃과 나눔이었다. 값싼 행동하지 않는 동정이 아니라 나를 필요하는 곳으로 가는 것. 내가 필요로 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을 갖지못할 까봐, 혹은 누군가에게 빼앗길까 전전긍긍하지 말고 내 스스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서 온전히 쓰임받는 그것이었다. 나약한 내게 다시금 울림을 전해 준 책이 첫 책이라 참 고맙고 다행이다.

 

우리는 모두 울고 있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

외면하는 것도, 돌아서 손을 내미는 것도 모두 능력이 아니라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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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해부도감 - 집짓기의 철학을 담고 생각의 각도를 바꾸어주는 따뜻한 건축책 해부도감 시리즈
마스다 스스무 지음, 김준균 옮김 / 더숲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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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의 철학을 담고 생각의 각도를 바꾸어주는 따뜻한 건축책.

주거해부도감.

 

초반 전문적인 건축학도의 길잡이로 기획을 잡았다가 내용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점점 대상 독자의 층을 넓혀 결국 집 자체의 기본을 알려주는 지금의 형태로 출간된 주거해부도감.

 

때문에 전문적인 건축설계에 관한 조언이라던가 구체적인 설계예시는 아쉽지만 전문서적을 읽으라고 솔직하게 말해준다. 그래서 서명도 주거해부도감! 이라는 아이들 서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도감'으로 탄생되었다. 글과 함께 글을 설명하는 주택 구성표나 이미지도 많을뿐아니라 도시락으로 누가봐도 알기쉽게 보여주어 얼핏보기에는 아, 이 책 정말 술술 읽히겠구나 싶지만 읽다보면 그림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존재한다.

 

그치만 집을 짓는게 아니라 살 집을 구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은 될 것 같다. 우선 요즘 방음이라던가 내부순환 문제에 민감해졌다. 단순히 스트레스 여부나 심리적인 불쾌감을 떠나 그것이 신체적으로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나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집의 기본을 알려준다는 목적은 그래서 독자에게 반가운 얘기다. CUT&GET 이론에 따르면 뺄건 빼고 곧 필요한것만 선택한다는 것은 좋지만 또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눈만 높아지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물론 집을 짓고자 하는 이에게는 기본에 따른 집짓기에 충실할 수 있기에 좋지만 나처럼 집을 짓고자 하는 것은 먼 훗날의 일이고 짓기보다는 잘 지어진 집을 선택하려는 이들에게는 이것저것 따지다가 CUT&GET이 족쇄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초반에 집을 구하려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싶었던 마음이 읽으면 읽을 수록 아, 정말 내집을 짓고 살면 좋겠다라는 바람만 늘어난다.

 

집을 짓기 위한 이들, 집을 짓는게 직업이거나 학업의 시작인 사람들에게 기본을 알려주고 단 한가지의 목적이 아니라 여러갈래의 방향성, 창의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는 해도 결국 비전공자입장에서는 조금 어렵고, 전공자 입장에서는 기본을 알려주지만 딱히 전공서적이나 전문서적외에 추가로 읽기에는 수준이 어정쩡한 책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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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변화한다 - 모옌 자전에세이
모옌 지음, 문현선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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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모옌.

그가 상을 수상하기 이전 우연히 만나 친분을 유지했던 인도의 기자로 부터 지난 30년간의 중국의 역사와 관련된 글을 써달라는 제안에서 시작되었다는 책, '모두 변화한다.' 이 책은 그런 의도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라는 무거운 분위기에 비해 여타의 작가의 에세이보다 훨씬 읽기 수월했다.  무엇보다 재수가 없는 아이라고 혼이 났던 그가 이렇듯 성공한 작가가 된 사실 하나만으로도 타이틀에 딱 맞는 에세이가 아닌가 싶다. 책을 이끌어가는 이는 저자를 포함 네 사람이다. 챕터별 주제가 있긴 하나 딱히 그 주제를 쫓는다기 보다는 저자가 성장해가는 과정을 덤덤하게 그렇지만 나라 안팎의 변화를 어린 시절 그의 기억에 큰 자리를 차지했던 루원리. 류선생.허즈우 그리고 모옌. 이들의 삶에 버무려 놓았다.

 

 

 

루원리는 허즈우가 좋아했던 그리고 모옌이 인정했던 예쁜 여학생이었다. 보편적 소설에 등장하는 특이한 가정환경을 가진 것도 아니고 성격이 이상한 것도 아닌 보통의 여성. 당황하면 울음을 터뜨리고 두려우면 도망치는 그러면서도 보편적 관습은 물론 결국은 자식을 위해 모옌을 찾는 보통의 여인의 모습이다.

 

그런가하면 허즈우의 이야기는 스스로가 빚진 돈 대신 글의 소재를 제공하는거라던 말을 빈말이 아닌 것처럼 드라마틱 했다. 그에게는 사업도 심지어 결혼까지도 완벽한 계산(?)에 의해 성공에 이르는 듯 싶었다.

 

p.44 "판돈을 건다고 생각해. 잘 굴러서 내가 출세하면 그 돈은 갚지 않을 거야.  하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내 피를 팔아서라도 그 돈을 갚을게."

 

 

 

 

 

작가는 그의 논리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회상하지만 허즈우의 말에 크게 공감한거 나뿐 이었을까. 성공한 지인이 곁에 있다는 것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주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존재자체로도 위안이 되고 행복이 된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대화중에 서로 질세라 자식자랑, 친구자랑 심지어 사돈의 팔촌까지 자랑하며 어깨에 힘을 주는게 그런 까닭이 아니겠는가.

 

모두가 변화하는 것은 가난했던 허즈우가 성공한 사업가가 된것도, 그런 그를 거절했던 루원리가 당시에 이렇다할 미래가 보이지 않았던 모옌을 찾아와 자식일을 부탁하는 것보다 베이징에 처음 가본 저자가 만두를 찍어내는 기계를 보았던 때를 회상했던 다음의 문장에서 더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p.88 당시 나는 그 기계가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생각했다.

 

 

 

 

10~20여년전에는 기계로 대량 생산하는 모습을 보고 기술적인 발전은 물론 나라 경제를 일으키는 원동력으로 너나 할 것 없이 기계를 도입하느라 안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어느 식당에도 '기계로 만든'이라는 문구로 홍보하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손으로 직접 만든' 이라는 철절히 가내수공업 형태가 제대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세상 그 어떤 문학상보다 더 뜻깊은 상이기에 앞으로 그가 죽어서도 그 어떤 수식어보다 그를 대표 하게 될 저 수식어가 되려 이 책을 어렵게 느끼게 했다. 막상 서문을 열어보면 참 편안한 글을 쓰는 사람이구나 거듭 느끼며 삶의 변화, 중국의 1970~2000대의 30년간의 역사적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모두 변화한다: 작가가 가장 잘아는 이야기가 독자에게도 가장 편안한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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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 악기와 편성 당신의 재즈 음반 12장
황덕호 지음 / 포노(PHONO)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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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악기와 편성

 

재즈만큼 알고싶어도 알기 어려운 장르가 또있을까. 책속에 담긴 12장의 음반 전부는 몰라도 한두곡즘은 들어봤을 듯한 대중적인 재즈아티스트들의 음반과 그 음반안에 담겨진 악기이야기를 다룬 재즈 입문용 책으로 서문부터가 대놓고 배려한다. 그동안 너무 재즈가 어렵지 않았냐고. 그렇게 물어봐주니 오히려 편안하게 대답하며 읽었다. 그러했노라고. 그래서일까. 저자는 음악가가 바뀔 때마다 어려운 음악용어나 음반관 관련된따분하고 지루한 이야기가 나올즘이면 그전에 미리 말해준다. 이해하기에 어렵지는 않을거라고.

 가장 대중적인첫번재 재즈아티스트 쳇베이커는 유연한 시작을 느끼게 해준다. 저자말처럼 곡을 듣고자하면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합법적으로 들을 순있었는데 아쉽게도 딱 그시기의 음악을 찾아 듣는건 의외로 어려웠다. 그래서 초반에 음원을 다 찾아놓고 들으면서 읽어야겠다는 읽기전 계획은 실패였다. 그치만 추후에라도 음악을 듣게 되면 아, 이부분이 즉흥적이구나 아, 여기서가 규칙을 지켜가며 연주하거나 노래한 곳이구나를 어렴풋하게 나마 알 것 같았다. 이 책은 재즈입문서니까 그정도면 충분하다고 느낀다.

재즈를 정의한 다양한 이들의 구절과 저자의 표현중에 가장 맘에 드는 구절은 역시나 밤의 음악이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그러므로 재즈란 음악은 공간적으로는 도시며, 시간적으로는 밤의 산물이다." p. 153

 

도시의 음악. 그러고보니 재즈와 도시를 빗댄 영화도 있고 소설도 있다. 굳이 작품 타이틀을 열거하지 않아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이면 자유를 갈망하고 태양이 떠오르면 너나 할 것 없이 타인과 똑같아지려고태어난 사람들처럼 획일적인 '성실함'으로 살아가는 모습. 그 모습을 때로는 비웃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어루만져주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재즈.

그런가하면 다소 소외받는 재즈의 현실을 덤덤하게 털어놓기도 한다. 색소폰의 음색을 트럼펫과 정확하게 구분하지못할뿐 아니라 현악기에 비해 '딴따라'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더 많이 받는 것과같은 소외됨을 짚어주면서 색소폰이란 악기를 잘 느낄 수 있는 음반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재즈입문서라고 했지만 지나치게 고전음악이라는 점, 소개한 음반과 추천음반을 별도로 구매해야하는 아쉬운점은 있지만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음반해설을 늘어놓기 전에 책을 읽고 있을 독자의 상황을 먼저 물어봐주는 여유와 배려가 참 고맙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재즈를 조금이나 알고 들을 수 있는 주파수를 찾아낸 것 같다. 오랜기간 라디오를 진행했었고, 관련 해설서 무엇보다 번역도 했던 저자였기에 독자에게 어렵지않게 다가오는 법을 아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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