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변화한다 - 모옌 자전에세이
모옌 지음, 문현선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모옌.

그가 상을 수상하기 이전 우연히 만나 친분을 유지했던 인도의 기자로 부터 지난 30년간의 중국의 역사와 관련된 글을 써달라는 제안에서 시작되었다는 책, '모두 변화한다.' 이 책은 그런 의도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라는 무거운 분위기에 비해 여타의 작가의 에세이보다 훨씬 읽기 수월했다.  무엇보다 재수가 없는 아이라고 혼이 났던 그가 이렇듯 성공한 작가가 된 사실 하나만으로도 타이틀에 딱 맞는 에세이가 아닌가 싶다. 책을 이끌어가는 이는 저자를 포함 네 사람이다. 챕터별 주제가 있긴 하나 딱히 그 주제를 쫓는다기 보다는 저자가 성장해가는 과정을 덤덤하게 그렇지만 나라 안팎의 변화를 어린 시절 그의 기억에 큰 자리를 차지했던 루원리. 류선생.허즈우 그리고 모옌. 이들의 삶에 버무려 놓았다.

 

 

 

루원리는 허즈우가 좋아했던 그리고 모옌이 인정했던 예쁜 여학생이었다. 보편적 소설에 등장하는 특이한 가정환경을 가진 것도 아니고 성격이 이상한 것도 아닌 보통의 여성. 당황하면 울음을 터뜨리고 두려우면 도망치는 그러면서도 보편적 관습은 물론 결국은 자식을 위해 모옌을 찾는 보통의 여인의 모습이다.

 

그런가하면 허즈우의 이야기는 스스로가 빚진 돈 대신 글의 소재를 제공하는거라던 말을 빈말이 아닌 것처럼 드라마틱 했다. 그에게는 사업도 심지어 결혼까지도 완벽한 계산(?)에 의해 성공에 이르는 듯 싶었다.

 

p.44 "판돈을 건다고 생각해. 잘 굴러서 내가 출세하면 그 돈은 갚지 않을 거야.  하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내 피를 팔아서라도 그 돈을 갚을게."

 

 

 

 

 

작가는 그의 논리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회상하지만 허즈우의 말에 크게 공감한거 나뿐 이었을까. 성공한 지인이 곁에 있다는 것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주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존재자체로도 위안이 되고 행복이 된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대화중에 서로 질세라 자식자랑, 친구자랑 심지어 사돈의 팔촌까지 자랑하며 어깨에 힘을 주는게 그런 까닭이 아니겠는가.

 

모두가 변화하는 것은 가난했던 허즈우가 성공한 사업가가 된것도, 그런 그를 거절했던 루원리가 당시에 이렇다할 미래가 보이지 않았던 모옌을 찾아와 자식일을 부탁하는 것보다 베이징에 처음 가본 저자가 만두를 찍어내는 기계를 보았던 때를 회상했던 다음의 문장에서 더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p.88 당시 나는 그 기계가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생각했다.

 

 

 

 

10~20여년전에는 기계로 대량 생산하는 모습을 보고 기술적인 발전은 물론 나라 경제를 일으키는 원동력으로 너나 할 것 없이 기계를 도입하느라 안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어느 식당에도 '기계로 만든'이라는 문구로 홍보하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손으로 직접 만든' 이라는 철절히 가내수공업 형태가 제대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세상 그 어떤 문학상보다 더 뜻깊은 상이기에 앞으로 그가 죽어서도 그 어떤 수식어보다 그를 대표 하게 될 저 수식어가 되려 이 책을 어렵게 느끼게 했다. 막상 서문을 열어보면 참 편안한 글을 쓰는 사람이구나 거듭 느끼며 삶의 변화, 중국의 1970~2000대의 30년간의 역사적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모두 변화한다: 작가가 가장 잘아는 이야기가 독자에게도 가장 편안한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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