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인문 산책 - 역사와 예술, 대자연을 품은
홍민정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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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인문 산책>의 저자는 우연한 계기로 북유럽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그 관심은 북유럽 작가가 쓴 동화책과 소설책을 찾아읽어가며 커졌으며 책의 구성이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5개국을 묶게 된 까닭도 북유럽 여행 가이드 책마저도 5개국을 묶어 함께 출간되었기에 그 까닭이 궁금해져서라고 했다. 실제로 이번 달에 읽었던 북유럽 여행가이드 북에서도 5개국을 함께 소개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북유럽에 관심이, 특히 아이슬란드에 대한 간절함이 생긴 까닭이 여러차례 말한 것처럼 영화<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관람한 이후인데 저자 역시 아이슬란드 편에서 해당 영화의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다. 책을 읽다보니 스칸디나비아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에 핀란드와 아이슬란드까지 합쳐 노르딕 국가라고 불린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앞에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의 경우는 언어와 인종이 비슷하며 심지어 약간의 어색함이 있을 뿐 각자의 모국어를 이용해 대화도 가능하다고 하다. 사실 북유럽이라고 했을 때 저마다 떠오르는 대표국가가 있을 것이다. 내게는 핀란드가 그렇다. 저자를 통해 알게된 사실은 핀란드는 스웨덴과 러시아 사이에서 꽤나 고생스런 역사를 가진 나라라고 한다. 스웨덴에 지배를 받기도 했고 1800년 초부터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다고 한다. 수도인 헬싱키는 1812년에 수도로 지정된 다른 유럽이나 국가에 비해 제법 젊은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런 안타까운 핀란드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도 소개되어 있는 <언노운 솔저>와 <나의 어머니>가 바로 전쟁에 휘둘렸던 핀란드인들의 삶을 그렸다고 하는데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랄 뿐이다. 다소 암울한 핀란드의 이야기를 넘어 핀란드하면 떠오르는 캐릭터 '무민'의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핀란드에 간다면 '무민월드'방문이 거의 필수코스 인것처럼 항구 마을 난탈리의 작은 섬 전체가 무민 테마파크로 꾸며져 있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무민 월드의 중심인 파란색 무민의 집을 찾아가 꾸밈없이 언제든 불청객을 맞아주는 무민가족의 넉넉함을 잠시라도 느껴볼 수 있음 좋겠다. 정겨운 무민이야기와는 달리 겨울하면 떠오르는 동화인 <눈의여왕>이 사는 라플란드, 스웨덴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최근들어 스톡홀름하면 스릴러 장르에서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자 영화속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는데 라플란드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북부와 러시아의 콜라반도를 아우르는 북유럽에서도 최북단 북극권 지역(50쪽)을 말한다. 며칠 동안 백야가 이어지는 그곳 라플란드가 동화의 배경이다. 동화하면 안데르센의 나라, 덴마크도 빠질 수 없다. 저자의 말처럼 유년시절 안데르센의 동화를 읽지 않기란 정말 어렵다. 기억에 남는 동화는 역시나 <미운 오리 새끼>. 덴마크 편에서 만날 수 있는 또다른 놀라운 사실은 디즈니보다도 100년이나 앞서 놀이공원이 생겼다는 사실이다. 100년도 더 된 롤러코스터가 운영중인 티볼리 공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심지어 1955년 개장한 디즈니랜드가 실제로 티볼리 공원을 벤치마킹했다고 하니 롤러코스터 매니아라면 디즈니랜드와 함께 티볼리 공원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수필같기도 하면서 인문서적이며, 수필인듯한 가볍고 정겨운 문체로 쓰였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책과는 달리 리뷰를 적는것도 읽고나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키워드 하나하나를 연결하다보니 책의 순서와는 좀 다르게 엉켜져버렸다. 마치 저자가 북유럽에 관심이 생긴 후 동화책을 찾았다고 하는 것처럼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작품과 작가를 따라 북유럽 인문여행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여행 가이드북이나 누군가의 여행기에서는 자세히 알 수 없었던 장소와 해당 국가의 역사적 배경을 정말이지 편안하게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이번 달에 북유럽 관련 책을 벌써 3권째 읽다보니 이젠 정말 북유럽에 발을 올려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 충동이 자꾸 커진다.


서유럽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북유럽에는 소박하면서 깊은 맛이 있다. 춥지만 차갑지 않고, 차분하지만 어둡지 않다. 그래서 북유럽을 알면 알수록 더욱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을 손에 든 여러분도 나와 같을 것이라 믿는다. - 저자서문 중에서-




북유럽 인문 산책 / 홍민정 지음 / 미래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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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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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구원이란 일시적인 거야. 난 그애들에게 일 분쯤 시간을 벌어줬어. 그 일 분으로 한 시간을 더 벌 수도 있고, 그 한 시간으로 일 년을 벌수도 있지. 아무도 그들에게 영원한 시간을 줄 순 없어, 헤이즐 그레이스. 하지만 내 인생이 그 애들에게 일 분을 벌어 줬어. 그건 무가치한 게 아니야." 67쪽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소설로 초경이 시작되고 3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때에 암환자라는 진단을 받게 된 아직 어린 열여섯의 소녀 헤이즐과 골육종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한 거스, 어거스터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헤이즐과 거스는 첫 눈에 반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둘의 만남은 서로가 아끼는 책을 교환하면서 부터 좀 더 진지해진다. 헤이즐의 [장엄한 고뇌]와 거스의 [새벽의 대가]는 전혀 다른 장르의 소설이다. 흔히 누군가와 친분을 쌓고자 할 때 우선은 같은 취미가 있는지, 만약 영화관람이나 독서라면 취향이 비슷한지를 두고 그 사람과의 친분을 발전시킬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거스의 외모가 완벽하게 맘에 들어서일수도 있겠지만 추가로 시리즈를 구매해서 읽을만큼 거스가 권해준 책에 빠져들게 된다. 거스 역시 마찬가지다. 책을 통해 인연을 만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초반부터 이 둘의 만남이 꽤나 흥미로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대화를 읽다보면 스스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질병의 무게와 부담, 그리고 고통이 느껴진다. 서두에 발췌한 내용을 봐도 마찬가지다. 위의 대화는 아이작과 거스가 진행하는 게임상황을 두고 나누는 대화인데 꽤나 진지하다. 특히 말기암환자인 헤이즐에게 있어 저 내용은 꽤나 심오한 편인데 헤이즐이 오랜시간 살아갈 수 없으리란 것을 아는 독자인 내게도 마찬가지다. 아픈 사람, 떠날 시간이 정해져있다고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병이 없거나 건강한 사람은 마치 평생을 살 것 처럼, 언제든 누군가에게 오랜 배려와 시간을 공유할 수 있으리라 착각한다. 하지만 아무도 삶의 데드라인이 언제인지는 알 지 못하고 나중에란 말로 누군가를 위해 '일 분'을 벌어주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작은 여자친구와 '언제까지나'라는 말을 수 천번이고 주고 받는다. 안암으로 한 쪽눈을 잃고 이제 다른 눈마저 내놓아야 할 아이작에게 그 말은 일시적인 애정표현이 아닌 '약속'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처럼 연인들 사이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일단 지금 이순간'이란 단어를 생략한 거라고 말할정도로 우리는 영원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 소설<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신체적 아픔을 가진 이들의 사랑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지금껏 내가 해왔던 사랑, 연애,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일종의 거울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크게 아프거나 엄청난 시련을 당하게 되면 그저 별일없이 자고 일어나 일을 하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가하면 다양한 변명으로 머릿속에 떠올랐던 다짐이나 결심을 쉽게 포기하거나 방치하고 있었음도 알게 된다.


웨이터가 사라졌다. 우리는 하늘에서 콘페티가 떨어져 산들바람에 땅위를 스치고 날아가 운하에 떨어지는 모습을 보았다.

"저걸 짜증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다니 믿을 수가 없어."

어거스터스가 잠시 후에 말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금방 익숙해지니까." 173쪽


분명 새롭고 좋았던 것, 함께 있어 행복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익숙해져 때로는 짜증을 유발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부모자식간에도, 연인사이에서도 또 직장동료나 친구들사이에서도 '짜증난다'라고 느꼈던 적이 많았을 것이다. 여름에는 더위가, 겨울에는 추위가 우리의 짜증을 유발한다. 익숙해져서 그렇기도 하지만 언제든 늘, 또다시 만날 수 있으리란 생각 때문일 것이다. 정말 예쁜 사랑이야기라고 느껴지는 이 책의 내용처럼, 매순간 최선을 다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오만함에서만 벗어나도 헤이즐과 거스의 사랑을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 존 그린 지음 / 북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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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하는 시간 - "삶이 힘드냐고 일상이 물었다."
김혜련 지음 / 서울셀렉션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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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막막하고 공허했던 삶이 어쩌면 아무렇게나 먹은 밥과 깊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밥 먹기를 그리 허술히 하면서 삶이 풍성하길 바랐다니. (9쪽)


24살. 집에서 나와 혼자살기 시작하면서 시련도 있었고 행복했던 시절도 분명 있었다. 되돌아보니 신기하게도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을 때는 거의 힘들었던 때였다. 끼니만 잘챙겨먹어도, 밥만 제대로 먹어줘도 견뎌내기가 수월했었던게 아닐까 싶다. 책<밥하는 시간>의 프롤로그에는 저자가 한 끼 밥상을 차리는 장면이 그대로 드러난다. 밭에서 따온 쌈채소며 오이 그리고 고추 몇 개까지 그 풍경이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져 입맛을 돋울만큼 생생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완벽하게 책에 매료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안정을 찾기까지 저자의 삶이 그리 순탄할리 없다. 시골로 내려가 집을 수리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2장 집을 짓다편에서는 백 년이 된 집을 고치는 과정이 나오는데 이부분은 애니메이션 <늑대아이>를 연상케했다. 늑대로 변하는 아이들을 도시에서는 통제하기 어려워 남매를 데리고 인적이 드문 시골로 내려가 집을 고치고 청소하는 장면이 실사가 되어 펼쳐진다.


"이런 헌 집을 고치는 일은 손바느질 가은 거예요. 한 땀, 한 땀 하는 거지. 새 집 짓는 거야 재봉틀로 들들 박는 것처럼 쉽지, 쉬워." (48쪽)


몇 년 전부터 젊은사람이 드문 농가에서는 살 집을 줄테니 내려오라는 귀농정책이 한창 유행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번번이 좌절하고 바보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내 집 같은 느낌을 가지기 위해서는 엄쳥난 노력을 요한다. 물론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황이라면 새 집을 짓겠지만 위의 발췌문처럼 새집을 짓는것도 만만치 않지만 고쳐쓰는 것은 그보다 몇 배의 수고가 들어간다. 귀농을 쉽게, 밥 한번 제대로 먹고자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떠나고픈 마음을 겨우 가라앉힌 이유이기도 하다. 초반까지는 마치 귀농의 안락함과 고단함이 전부인듯 싶지만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그곳이 어디든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공감과 깨달음이 찾아왔다.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기도 하고, 또 흔들리기도 하면서 그렇게 자기 자리를 잡아가는 저자의 시골이 아닌 삶 그자체의 정착기였다.


나는 더 이상 삶에서 해결해야 할 그 무엇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제 '그냥 살면 되었다. 그러니 죽는다 해도 눈을 감지 못할 한스러움이나 안타까움이 남아 있지 않았다. 아들도 다 컸다. 다만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고통이 두려웠다. 처참한 고통을 겪으며 죽어가야 한다면.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93쪽


3장 몸을 읽는시간은 나도 어느새 청년기를 지나서인지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 사는동안 죽음이 크게 두려웠던 적이 없었다. 두려웠던 것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죽음에 이르는 그 고통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가 검사를 받으러 가는 여정이 아주 오래전 병원에 입원했던 때나 올 해 초부터 수차례 병원을 드나들 때를 떠올리게 만들어 더 몰입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저자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펼쳐지면서 다시 밥으로, 또 자연 그리고 집으로 이야기는 옮겨간다. 책 페이지가 넘어가는게 아쉬웠던 적이 정말이지 오랜만이었다. 또한 나와 삶이 비슷하거나, 내 삶을 좀 이해해주었음 싶은 이들에게 억지스레 껴안기고 싶은 책이기도 했다. 아무리 맛나고 푸짐한 먹방을 보더라도 내 입에 들어가 밥알 한 알 한 알을 음미하는 것만 못하듯 이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의 리뷰를 아무리 보아도 드문드문 발췌문을 본다하더라도 이 책 전체를 직접 한 자 한 자 읽는것만 못하다.


인간이 어떠하든 자연은 제 갈 길을 간다. 자연이 나와 무관하게 변함없다는 사실은 든든하다. 그런 자연 앞에서 슬픔은 자폐가 되지 않는다. 실컷 슬퍼하고 나면 푸르른 하늘이 거기에 있다. 반짝거리는 햇살과 볼을 스쳐가는 바람과 나무와 풀들이 있다.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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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
안셀름 그륀 지음, 김현정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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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 




만족은 궁극적으로 우리를 세상의 잣대로부터 내적으로 자유롭게 만들어주고, 이미 우리 영혼의 기저에 존재하는 평화의 공간을 발견하게 해줍니다. 우리가 이러한 내적 평화의 공간, 우리 안의 고요함과 맞닿을 때 우리는 진정한 만족을 누릴 수 있습니다. 231쪽



안셀름 그륀의 <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는 만족의 다양한 특성에대해서 이야기한다. 또한 만족이란 것이 단순히 한 가지 측면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부분과 연결되어있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리 삶의 만족할 때 참 평화, 행복이 찾아오는 것일까? 대답은 그럴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왜냐면 과도한 만족은 결코 참 평화를 불러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도한 만족은 전혀 만족하지 못하는 불만족과 닮아있다고도 말한다. 자기 삶의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쉽게말해 자신을 과도하게 바꾸려고 한다. 바꾸지 못하면 자신이 의지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자학하기도 한다. 뿐만아니라 반복된 실수또한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한다. 저자의 자신이 처음 수도생활을 시작했을 때를 떠올리며 온전히 자신을 받아들일 때만이 참평화에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온전히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말은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삶, 소중한 내 자신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그렇다면 내 의지와 힘으로는 결코 변할 수 없다는 뜻이냐고 반문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자신을 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수사가 쓴 만족과 관련된 책에서 만족이란 세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하는데 주님에 대한 만족, 자신에 대한 만족 그리고 타인에 대한 만족이다.



융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린 시절이 어땠는지, 그 시기에 어떤 상처를 경험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구체적인 자신의 개인사와 화해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고 말합니다. 182쪽



그렇기 때문에 주님에 대한 만족이 가능해야만 나를 받아들 수 있고 비로소 타인의 부족함과 실수를 받아들이며 통합적인 만족, 즉 평화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 혹은 관련 학문을 공부할 때마다 유년시절 자신이 상처받았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재 자신의 문제가 제대로 치유되지 못했음에 기인한다며 자포자기 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그때의 상처가 아무리 큰 영향을 미쳤다고해도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금에라도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화해하는 것이락 볼 수 있다. 어원적으로 보면 평화로움이란 사랑을 전제로 한 보호받음과 자유로움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런데 화해하지 못하고 계속 탓만하는 것은 사랑과 정반대로 자신의 상황을 몰아가는 것과 같다.



종교적 삶에는 기본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내가 받아들인 것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원칙입니다. 나 자신이 거부한 것은 나에게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내가 사랑과 겸손의 마음으로 받아들인 것만 변화할 수 있고, 변화할 수 있습니다. 202쪽


종교적인 측면이 다소 강하게 드러나지만 저자가 처음부터 끝가지 일관적으로 우리에게 말하는 바는 '받아들임' 즉, 우리가 이미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우리가 이상하는 무언가가 되기위해 억지로 변화될 필요도 없고, 부족한 자신을 탓하면서 삶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그저 자신을 지금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과도한 만족이나 불만족이 아닌 정상적인 만족감으로 삶을 채울 때 우리는 진정한 평화의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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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생각하기 - 나무처럼 자연의 질서 속에서 다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자크 타상 지음, 구영옥 옮김 / 더숲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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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생각하기 / 자크 타상 지음 / 더숲


누군가를 두고 '나무같은 사람'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그 사람의 평소 이미지가 늘 같은자리, 한결같은 모습이라 생각할 것이다. 책<나무처럼 생각하기>를 읽다보면 이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그보다는 타인을 이해하고 무엇보다 환경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저자가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 나무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이타성을 갖추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동안 인류는 환경을 자신에게 이로운 모습을 바꾸려고 노력했고, 실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재에도 끊임없이 자연을 자기입맛에 맞게 바꾸고 때로는 훼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무는 어떠한가. 나무는 스스로가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게다가 저 혼자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관계'맺음도 쉼없이 지속시키며 성장한다. 심지어 나무는 동물이나 다른 생물과는 달리 여러형태로 자라날 뿐 아니라 '살아있는 것이 죽은 것을 품는'형태이기도 하다. 심지어 나무는 마지막 몇 년 동안에도 몇 밀리미터씩 끊임없이 성장한다고 한다. 나무와 관련된 삶의 여러가지 이로운 효과 중 정확한 근거가 없었던 막연했던 부분들도 많이 해소되었는데,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실제 나무가 아닌 나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안정감을 얻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행복감을 만들어낸다. 33쪽

나무는 스트레스를 조절해준다. 산책길이 조성된 녹지대에서 운동하면 운동 그 이상의 효과가 나타난다. 36 쪽

원예와 정원 가꾸기로 마음이 치유될 수 있다. -중략- 관찰력을 자극하고 집 안의 오염된 공기를 흡수하며 심지어 땅에서 나온 박테리아오 미생물이 풍부해진다. 53쪽

구리로 만든 악기를 제와하고 대부분의 악기는 오래전부터 나무로 만들어졌다. 연주법은 음향의 질이나 자연의 진동, 즉 소리를 전달하고 증폭시키는 나무의 능력에서 가져왔다. 114쪽


책을 읽다보면 광합성을 하는 나뭇잎의 역할과 함께 땅속깊이 뿌리박고 있는 가지에서부터 나무 꼭대기까지 물을 끌어 올리는 수관의 역할까지 생물학적 용어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독서에 결코 방해가 되지 않을만큼 해설이 해당 페이지 하단에 바로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평소에 알지못했던 전문용어도 함께 접할 수 있었다. 비단 생물학적 용어뿐 아니라 나무는 신화에서도, 성경에서도 그리고 여성성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어원해설도 함께 만날 수 있었다. 나무의 특징 중 하나는 지속적인 성장인데 인류를 포함한 지구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바라보는 가이아이론이나, 성서속에 등장하는 예수님과 십자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정원사로 오인했던 마리아, 죽은 아이를 품는 어머니와 같은 나무의 모습등에 관한 다양한 매체 및 분야속에서의 나무의 생각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잠시도 나무와 떨어져서 살았던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무의 생각을 우리는 그동안 외면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왜냐면 서두에 밝힌 것처럼 전혀 이타적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무가 성장하는 과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무는 혼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구름을 모아 기후를 변화시키는 등의 인류가 엄청난 노력끝에 성취가능한 일들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나무가 인류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무가 자연과 주변환경 및 생물과 어떤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는지 나무로 부터 인류가 배워야 한다는 것을 <나무처럼 생각하기>의 저자는 쉽지만 전문적인 사례와 지식으로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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