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릳츠에서 일합니다 - 커피와 빵을 만드는 기술자로 한국에서 살아남기 폴인이 만든 책
김병기.이세라 지음 / 폴인이만든책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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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커피 한 잔을 위해 프릳츠가 기본적으로 하는 일은 '좋은 식자재 확보'입니다. 그래서 프릳츠는 커피 농장과 직거래를 합니다. 김병기 대표는 이것이야말로 '진짜 어렵고 훌륭한 기술'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좋은 식자재란 좋은 철학을 가진 사람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35쪽


몇년 전 처음 프릳츠에서 커피를 마시던 날 커피맛보다 빵이 정말 맛있어서 나중에 좋은 사람들과 다시금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미 그때에도 여러 매체에서 핫한 장소와 맛집으로 유명해졌던터라 주문을 하고도 빈자리를 찾지 못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뭐 말할 것도 없이 왠만한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손님들이 많아 방문하기가 꺼려질 정도이니 <프릳츠에서 일합니다>와 같은 책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고자 했던 이유는 맛집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이라기 보다는 '프릳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우선 대표의 마인드에 반하는 사람들과 좋은 성과를 낸다는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업무에 있어서만큼은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그마저도 가능한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표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는 것, 그것부터가 책의 시작이었다. 프릳츠의 블랜드 커피는 올드독, 잘되어가시나 그리고 서울시네마로 보통의 커피숍의 작명을 떠올리면 여기서부터 차별화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산미, 단맛, 묵직한 풍미등 커피의 맛이 무조건 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정말 '커피맛'을 쫓아 카페를 찾아다니게 될 때 평범한 이름보다는 확실히 프릳츠처럼 자기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것도 선호도의 영향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프릳츠 답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내용중에는 '빵을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달라는 사람들에게 프릳츠의 허민수 셰프의 "좋아하는 사람과 드세요." 대답이었다. 이보다 더 정확한 답을 누가 해줄 수 있을까. 서두에 밝힌 것처럼 프릳츠에게 반하게 된 이유도 빵맛이었기 때문인지 허셰프의 인터뷰 내용에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재미난 사실은 허셰프의 경우 커피에 묻히는 것이 서운한게 아니라 오히려 프릳츠가 빵집 가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빵의 가짓수도 많지 않은데 이를 두고 한국에 맞는 이미지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프랑스식 빵, 일본식 빵이 아닌 프릳츠는 한국브랜드인 만큼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프릳츠는 공동체임을 강조합니다.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프릳츠가 중요시하는 직업을 태하는 태도와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헌신에 대해 동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즉 '결'이 같은 사람들 모두의 헌신과 서로의 믿음이 지금의 프릳츠를 만든 것이죠. 72쪽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 곳일까 궁금했던 내게 프릳츠는 늘 '너무나 당연한 답'만을 내놓았다. 마실거리와 먹거리를 파는 곳이니 당연히 식자재가 좋아야 하고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닌 여러 사람이 모인 회사인만큼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헌신과 믿음'또한 새롭거나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결국 인적자원을 포함한 기본을 지키는 것이 지금의 프릳츠를 만든 것이다. 허망하게 느껴졌냐고 묻는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시대를 잘 만났다거나, 운이 좋거나 범접할 수 없는 능력자들의 이야기들보다 훨씬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손님이 너무 많아져서 잠시 주춤했던 발걸음이지만 책에 나온 내용 그대로 기본을 잘 지켜간다면 적어도 매장이 문닫을 일이 없을테니 시간적 여유가 있는 어느 날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프릳츠를 방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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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해서 좋은 것들 - This is Me
최대호 지음, 최고은 그림 / 넥서스BOOKS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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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해서좋은것들 #thisisme #넥서스books #에세이라이팅북 #컬러링 #다이어리 #일기장


저는 행복하고 싶습니다.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뭘까 생각해 봤는데

나 스스로를 잘 아는 것이었습니다.


위의 글로 시작되는 최대호 저자의 <평범해서 좋은 것들, This is me>는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어려운 이들마저 편안하게 적어내려갈 수 있도록 빈칸의 공간이 지나치게 많지 않다는 점이 우선 맘에 들었다. 무엇보다 행복하고 싶다를 떠나 나를 잘 아는 것은 내 삶의 방향이 어딜 향해야 하는지, 또 그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확인해야 할 연말, 그리고 지금처럼 연초에 한 번은 대면해야 할 자신과의 대화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아주 사적이고 시시콜콜한 프로필'을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이 초반에 등장한다. 이번에도 저자가 안내자가 되어 어떤 식으로 적어야할지 난감하지 않도록 자신의 프로필을 먼저 보여주었다.




누군가는 저자의 방식대로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적어도 좋고 혹은 이와 반대로 '싫어하는 무언가'를 적어가며 싫은 이유를 찾거나 싫은 대상을 마주하지 않도록 우회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데일리 노트형으로 짤막한 글들과 함께 앞에 적었던 내용을 토대로 쓰거나 순번 혹은 날짜에 맞춰가며 그날의 감정을 적기만 하면 된다. 이 책의 제목처럼 평범해서 좋은 매일을, 혹은 채용을 위해 적었던 자기소개서가 아닌 스스로를 알아가기 위해 적어보는 진짜 나를 적는 것이다. 패턴이 반복되어 지루하지 않게 데일리 노트 포멧이 끝나고 나면, '축하합니다, 보고싶다, 가고싶다 등'의 키워드로 글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이 등장한다. 일주일도안 운동을 빠짐없이 했다면 그런 일들부터 보고싶은 길냥이를 적는 등 역시나 해당 글을 적는 당시, 어떤 감정으로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무엇에 열중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이렇게 적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물을 수 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나를 만나게 되는 여러가지 방법 중 '글쓰기'라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영화<잠수종과 나비>의 명대사 중에 '글은 종이에 써야 비로소 완성된다'라는 대사가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 읽었던 <여전히 연필을 씁니다>의 참여작가 중 김혜원 에디터가 던진 '연필로 쓴 것만이 진정한 일기'라는 말도 생각났다. 무턱대고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머릿속으로 심각하게 고민해본다고 내면이 쉽게 드러나지는 건 아닐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 진즉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갈망하고 무엇에 힘을 잃는지 알았을테니 말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내가 날 사랑해주면 된다. 그 사랑의 힘으로 지치고 힘겨운 날들이 다시 또 찾아오더라도 잘 견뎌낸다면 행복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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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가 버린 사람들 - 그들이 진보에 투표하지 않는 이유
데이비드 굿하트 지음, 김경락 옮김 / 원더박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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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엘리트가버린사람들 #roadtosomewhere #데이비드굿하트 #원더박스 #davidgoodheart







데이비드 굿하트의 <엘리트가 버린 사람들>은 원제, Road to Somewhere 의 의미를 먼저 알고 가는 것이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 수월할 것이다. 섬웨어는 자신이 나고자란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서민층으로 뿌리에 대한 애착이 있는 이전까지는 그다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그룹을 의미하며 애니웨어는 이와 달리 고학력자들로 세계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없는 고학력, 중산층등을 말한다. 정치인들에게 주요 관심사와 대상은 주로 애니웨어에 한정되어있었으나 지난 영국의 브렉시트 가결과 미국 트럼프의 당선을 통해 더이상 애니웨어에게만 집중할 것이 아닌 섬웨어들의 막상한 힘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책의 주요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의 반응은 두 가지 그룹으로 나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과 종교나 예술계통의 관련된 이야기가 누락되었다는 점 등을 아쉽거나 비판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부분에 있어서 결코 부정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저자 스스로 애니웨어 그룹에 속해있었으며 탈애니웨어화 되면서 섬웨어의 상황 뿐 아니라 미국은 물론 다른 유럽권과의 관계도 다뤘다는 점을 살펴보면 될 것이다. 저자의 말에 동조할 수 있는 부분이 반드시 모든 사람이 두 그룹으로 나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국내에 유권자들의 행태만 보더라도 섬웨어로서 차별받았고 소외되었던 부분들을 자신들이 가진 투표권을 내세워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물론 자신의 소리를 낸다는 것은 당연하며 바람직한 것이나 의외의 후보에게 표를 던지거나 애니웨어의 중심에 서 있는 후보를 반대하기 위한 투표라는 점이 문제가 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민자들의 수용문제에 관해서도 독일의 선례를 보며 제대로된 대책없이 수용하는 것은 결사 반대라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본문에도 등장하는 것처럼 국내의 빈민층을 보호하는 것만큼 혹은 그보다 더 글로벌한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점은 애니웨어, 그것도 종교가 가톨릭집안인 10%정도에 머문다는 것은 한국으로 치자면 그보다 더 열악하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이전처럼 애니웨어 그룹에게만 신경을 쓴다면 표를 얻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시스템의 붕괴는 물론 제대로 검증받지 못한 후보 혹은 정당의 집권으로 위험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미국의 트럼프나 브렉시트 사건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이민자들과 관련된 정책이 어떻게 정리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쉽고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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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 미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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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미바이유어네임의 후속으로 알려진 안드레 애치먼의 <파인드 미>.


영화도 소설도 읽은 지 오래라(개인적으로 일주일만 지나도 오래된 것처럼 느껴진다)그런지 엘리오와 올리버의 애틋함을 안고 읽은 것이 아니라서 재미나게 잘 읽긴 했다. 다만 나와 달리 그 애틋함과 절절함...영화까지 본 독자라면 처음 시작이 두 사람이 아닌 엘리오의 아버지 새뮤얼의 로맨스라는 사실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 두 사람의 이야기로 채워진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 이렇게 해요." 그녀가 가리발디거리로 향하면서 제안했다. "난 뒷자리에서 사람들 틈에 앉아 그냥 기다릴 거예요. 사람들이 당신에게 말을 걸고 낭독회와 다른 책들을 대해 질문할 테니까요. 다 끝나면 슬그머니 빠져나가서 훌륭한 와인을 파는 레스토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요." 92쪽

나이든 남성과 딸같은 여성과의 만남은 성별을 뒤바꿔도 거의 정해진 포멧대로 흐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다는 이유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상대의 현재 상황도 그다지 대수롭지 않다. 더불어 또래만 만나다가 이제 어느정도 조심성 혹은 책임져야 할 일에는 한 발자국 물러서는 세대를 만나게 되면 그것이 장점으로만 느껴진다는 점도 그렇다. 기차안에서 만난 새뮤얼과 미란다의 스토리는 진부하긴 하지만 지루하진 않다. 무엇보다 전작에서 아들 엘리오의 첫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이 보통의 부모와는 달랐기에 그의 연애가 평범하지 않은것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요. 안 될 것 없죠. 기다려요. 그리고 나는 미셸입니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나도 이름을 말했고, 우리는 악수를 나우었다. 151쪽

전작 콜미바이유어네임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같은 음악, 그것도 내 또래의 사람이 즐기지 않거나 혹은 일부에게만 익숙한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는 대상을 만난다는 건 성별을 떠나 호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엘리오가 올리버에게 느꼈던 그 과정이 마치 올리버에게만 한정되었던 특권이 아니었던 것처럼 미셸을 향해서도 그런 감정은 되살아난다. 그리고 그것은 아프지만 소중한 기억을 불러들임과 동시에 눈앞에 상대에게 더 집중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결말을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시 읽는 동안 이전에 읽으며 함께 설레이고 좋았던 부분들이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이전보다 더 많은 향유할 수 있는 부분은 부족했을지 몰라도 좀 더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괜찮은 진행과 결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이번에도 영화로도 제작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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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하찮니 - 스스로 방치한 마음을 돌아보고 자존감을 다시 채우는 시간
조민영 지음 / 청림Life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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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하찮니.


38세. 마흔이 되기도 전에 번아웃으로 몸도 마음도 좌절하게 되었지만 오히려 그 시기를 잘 이겨낸 덕분에 그것이 인생의 두 번째 기회가 디었다는 독서치유지도사이자 치유글쓰기 강사인 조민영 저자의 에세이다. 그저그런 에세이겠거니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과거에 저질렀으며 여전히 저자처럼 깨닫지 못하고 있어서인지 새해에 이 책을 하루라도 빨리 먼저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선 저자의 말처럼 자신이 생각보다 혹은 적어도 보통사람보다 더 선하고 착하며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또한 매사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의외로 엄청난 기대와 그로인한 실망으로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상처주고 있을 수 있다. 저자는 솔직하게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을 통해 위의 가정이 사실일 수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을거라고 행한 일인데 알아주지 않거나 혹은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 과거속의 저자도 나도 상대방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혼자 열을 내고 또 몇 초 사이에 아예 상대방과의 인연을 끝낼 생각을 한다. 이 부분은 주변사람들이 그러면 안된다고 이야기해줘서 고쳐지긴 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왜 잘못된것인지, 그것이 잘못되었다면 혼자살고 말지라는 생각이 조금은 남아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왜 그래서는 안되는지보다 왜 그런 마음이 들게되었는지에 대해 말해줘서 속이 다 시원했다. 내가 옹졸해서(틀린 말은 아니지만)만 그런일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분명 관계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 노력은 나만 알고, 나만 인정하는 내 기준에서의 노력이다. 상대방이 요구한 것도 아니고 심지어 상대방 기준에서는 그것이 부담이거나 노력이 아닐 수도 있는데 오로지 내 기준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내 뜻대로 들어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신기하면서도 안타까운 사실은 저자가 말하는 이분법적 사고, 완벽주의, 잘못된 기대 그리고 두려움 등 이런 것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그렇듯 나 또한 길에서 침뱉는 사람들을 정말 이해하지 못했다. 손으로 코를 풀며 지나가는 아저씨들을 보면서 나이들면 절대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며 다짐하기도 했다. 단순하게 보자면 거리에서 침을 뱉는 것은 옳은 행위가 아닌 것은 맞지만 저마다 사정이란게 있을 수 있다. 저자는 심하게 아팠던 날 어쩌다보니 급하게 남의 화단에 가래를 뱉었을 때야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사정이 있을 수 있겠구나를 깨달았다고 한다. 결국 내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 나만의 잣대로 모든 사람을 판단해왔던 것이다. 이런 사람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일도 거의 습관처럼 일어난다. 안타까운 것은 저자의 말처럼 타인과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잘 알지 못할 뿐더러 결코 행복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좋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꼭 필요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멈추지 못한 채로 과도하게 하고 있는 일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런 행동을 유발시키는 근원적인 원인에 대해 반드시 생각해봐야 한다. 무엇이 당신을 초조하고 불안하게 만드는지 말이다. 159쪽


책을 읽다가 번아웃 이후 몸을 추스리고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저자가 선택한 독서치유지도사 과정을 검색해보았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통해 얻는 것들이 얼마나 크고 많은지를 잘 알면서도, 과연 독서로 실질적인 '심리치유'가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1:1심리코칭이 아닌 독서, 그림책이나 영화등의 매개가 내담자가 좋아하는 매개체라 할지라도 상담과정에서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면오히려 벽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내 머리로만 생각하고, 내 경험으로만 내린 결론이었다. 저자도 이력만 보면 처음부터 수강생이 아니라 해당 커리큘럼의 강사를 해도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과거를 보고 자신과는 조금 다르다, 자신보다는 좀 더하다 등의 판단이 내려진다면 그야말로 이 책이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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