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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 미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편 ㅣ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콜미바이유어네임의 후속으로 알려진 안드레 애치먼의 <파인드 미>.
영화도 소설도 읽은 지 오래라(개인적으로 일주일만 지나도 오래된 것처럼 느껴진다)그런지 엘리오와 올리버의 애틋함을 안고 읽은 것이 아니라서 재미나게 잘 읽긴 했다. 다만 나와 달리 그 애틋함과 절절함...영화까지 본 독자라면 처음 시작이 두 사람이 아닌 엘리오의 아버지 새뮤얼의 로맨스라는 사실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 두 사람의 이야기로 채워진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 이렇게 해요." 그녀가 가리발디거리로 향하면서 제안했다. "난 뒷자리에서 사람들 틈에 앉아 그냥 기다릴 거예요. 사람들이 당신에게 말을 걸고 낭독회와 다른 책들을 대해 질문할 테니까요. 다 끝나면 슬그머니 빠져나가서 훌륭한 와인을 파는 레스토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요." 92쪽
나이든 남성과 딸같은 여성과의 만남은 성별을 뒤바꿔도 거의 정해진 포멧대로 흐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다는 이유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상대의 현재 상황도 그다지 대수롭지 않다. 더불어 또래만 만나다가 이제 어느정도 조심성 혹은 책임져야 할 일에는 한 발자국 물러서는 세대를 만나게 되면 그것이 장점으로만 느껴진다는 점도 그렇다. 기차안에서 만난 새뮤얼과 미란다의 스토리는 진부하긴 하지만 지루하진 않다. 무엇보다 전작에서 아들 엘리오의 첫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이 보통의 부모와는 달랐기에 그의 연애가 평범하지 않은것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요. 안 될 것 없죠. 기다려요. 그리고 나는 미셸입니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나도 이름을 말했고, 우리는 악수를 나우었다. 151쪽
전작 콜미바이유어네임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같은 음악, 그것도 내 또래의 사람이 즐기지 않거나 혹은 일부에게만 익숙한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는 대상을 만난다는 건 성별을 떠나 호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엘리오가 올리버에게 느꼈던 그 과정이 마치 올리버에게만 한정되었던 특권이 아니었던 것처럼 미셸을 향해서도 그런 감정은 되살아난다. 그리고 그것은 아프지만 소중한 기억을 불러들임과 동시에 눈앞에 상대에게 더 집중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결말을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시 읽는 동안 이전에 읽으며 함께 설레이고 좋았던 부분들이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이전보다 더 많은 향유할 수 있는 부분은 부족했을지 몰라도 좀 더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괜찮은 진행과 결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이번에도 영화로도 제작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