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그 자리에 머물지 마라 -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암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김준기 지음 / 수오서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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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사람색연필

 

1. 암환자가 아니더라도 문병을 갈 예정이라면 꼭 읽고가기. (제발, 당신의 위로가 환자에게는 화를 부를 수 있으므로!)

2. 트라우마에 허덕이는 사람이라면 꼭 읽기.(안전지대를 만나게 될지 모름)

3. 내 가족, 그리고 본인이 암환자라면 읽고 또 읽기. (환자의 감정변화를 본인만큼 가족도 잘 알아야 하니까요!)

5. 왜사는지, 왜 죽는지 등 왜라는 질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도 읽어보기.

(Who knows?!)

 

사람은 날마다 죽어간다. 누구나 태어났으면 결국은 죽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는 동안이나 죽을고비를 경험치 않은 이들이 과연 이 부정할 수 없는 진리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게 될 까? 버킷리스트이니 뭐니 차곡차곡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가는 그 사이에도 죽음은 우리 곁을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못한다. 그러다 암, 혹은 가장 가까운 이의 갑작스런 죽음이나 사고를 접한 뒤에 부랴부랴 당장 하고 싶었던 것과 정말 만나고 싶었던 이들에게 연락을 하게된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방법은 간단하다. 당장 내일이라도 혹은 몇 초 몇시간 뒤에라도 죽을 수 있으니 지금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될 뿐이다. 망설이며 고민하는 그 시간들 마저 우리를 죽음의 시간으로 데려다 줄 뿐이다.

 

넘어진 그 자리에 머물지 마라. 저자는 10년 동안 현미밥을 먹으며 꾸준히 운동도 하고 흡연은 물론 술도 마시지 않을 만큼 건강관리에 철저했던 '의사'선생님이셨다. 그것도 정신과 의사니 오죽 스트레스 관리또한 잘했을까 싶겠지만 그렇지 만도 않다. 책속의 책에 등장하는 꾸뻬씨의 이야기를 보면 행복은 크게 3가지인데 이 책을 쓴 저자를 포함 대부분이 첫번째의 방법으로 행복을 쫓는다.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타인에게 만족감을 주는 행복이 그것이다. 타인을 도우면서 부족할 수록 더 행복해지는 두번째 세번째 행복은 못나고 정말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이들의 자기위안적인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게 보통이니까. 더군다나 암이란 존재는 딱히 어떤 이유에 의해서 걸리는 질병이 아니다. 추운곳에 오래 서있다고 걸리는 감기도 아니고 술이나 담배를 많이 했다고 걸릴 확률이 높은 암도 아니었다. 이유가 없었다. 이 이유없는 암의 방문은 그를 절망하게 하고 원망케했다. 왜 내게 이런일이 일어나는가? 주변사람들에게 부끄럽고 그저 하늘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다행히 전이되거나 재발하지 않고 수술과 짧은 시간의 항암치료로 당장 재발한다거나 하는 위험에서는 벗어났지만 저자가 깨달은 중요한 한가지는 누구나 죽어간다는 사실이었다. 그 무서운 암에 걸려 회복한 사람이 겨우 그정도를 깨달았다는게 대수로울 것 같지 않겠지만 책을 한 페이지씩 읽어가며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보통의 사람에겐 큰 행복이자 축복이라는 것을 독자도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은 여러곳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공감? 암을 겪어봤다는 의미인가 싶겠지만 사람이 반드시 암에 걸려야만 '넘어졌다'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책의 부제게 암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이라 암환자가 있거나 본인이 현재 투병중이구나 그런 경험이 있는 이들을 위한 책인 듯 보이지만 결코 아니다. 제목 그대로다. 트라우마를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해당된다. 죽을 병이란건 별다른게 아니다. 살고 싶지 않고나 살고싶지만 제대로 살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빠진 상태면 암과 다를바가 없다. 그런 사건 이후 찾아오는 것이 트라우마다. 어린시절 폭력, 학대를 비롯 재난 이나 생사를 넘나들게 했던 사건 등의 외상 후 장애가 바로 트라우마다. 이 책은 그런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과 아직은 없지만 생겨날지도 모르는 예비 트라우마 환자들인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인셈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살고 싶어지기 위한 방법은 이미 앞에서 말했다. '우린 모두 죽어가고 있다'를 매순간 상기시키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저렇게 말하진 않았다. 차근차근 앞뒤 사정과 깨달은 바를 정리해주고 때때로 간략하게나마 리스트로 정리해 놓은 페이지도 있으니 중간중간 스킵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도 앞뒤 문맥이 끊기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한줄 요약을 한다면 결국 저 문장 하나 남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고 싶지만 하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게 되고 망설였던 것을 더는 망설이지 않게 만들어주는 셈이다. 매순간 죽어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면 부정하게 되던 신의 존재도 인정할 수 받게 없다. 그 수많은 교통사고와 질병앞에 오늘도 무사함을 무엇으로 이해받을 수 있을까.

 

의사의 입장과 환자의 입장을 모두 경험해 본 저자가 해주는 말들은 큰 위로가 되었다. 수없이 쏟아지는 건강식에 대한 오해와 의문도 풀렸으며 왜 암에 걸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가봐도 암 혹은 질병에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는 놓이지 말자라는 것 등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이 웃고 공감했는데 더 좋은 감상을 남기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어느새 11월 여기저기 다이어리 등 미래를 계획하느라 벌써 부터 분주하지만 소중한 이에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대신 읽은내내 내 맘을 평온케 해준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

 

책속 밑줄긋기색연필

 

그러나 단 한마디의 위로의 말, 단 한 번의 따뜻한 눈길이 죽음을 앞에 둔 암 환자에게는 그 어떤 항암 치료제보다 더 절실하다는 것을 암전문의들이 매일매일 깨달았으면 좋겠다.

 

한데 돈 한 푼 들지 않으면서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명상이다.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뭐죠? 확실치가 않죠? 그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질 때까지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세요.

 

고통은 나에게만 일어나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 누구에게나 다 일어나는 아주 보편적인 현실이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수용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암 선고를 받았을 때도 사실 난 내가 잘 조절하고 통제하며 치료를 받으면 그전의 삶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은근한 기대를 품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삶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삶의 진실을 뼈져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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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몰입 - 초조하고 지친 뇌를 위한 아날로그적 제안
에바 M. 셀허브 외 지음, 김유미 옮김 / 해나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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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스마트폰보다 자연에 몰입하기!

 

몇 달 전, 유명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동영상이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 까지 늘 스마트폰과 PC로 SNS에 접속하면서 헤어진 여자친구의 일상과 자신의 일상을 비교하며 점점 더 비참해져가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타인의 좋은 모습만 보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고 자학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 업무도 사생활도 모두 피폐해져가는 모습이 SNS에 빠져 살고있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큰 공감을 일으킨 것이다. 이웃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공유하면 좋은 정보 등을 올리는게 아니라 타인보다 더 좋은 옷, 좋은 차 그리고 좋은 이성을 만나고 있는 과시와 허세욕에 물들어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스마트폰은 어쩌면 디지털시대의 교활한 악마나 다름없다. 늘 우리귓가에서 계속 타인과 비교하도록 속삭이고 부추기는 그들의 모습이 쉽게 연상될 정도.

 

'일상적 스트레스는 보통 특정 목표의 도달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인식된다. 이런 정의를 고려하면, 디지털 시대에 어떤 차원이 새로이 추가되었는지를 알 것이다.'

 

책 자연 몰입은 이렇게 스마트폰이나 SNS등으로 부터 받게되는 일상적 스트레스가 우리의 정신적&신체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동식물 그리고 흙 등의 자연은 상처받은 몸과맘을 치유하고 면역을 강화시켜주는 등 좋은 영향만을 내뿜는다고 알려준다. 모르는 바는 아닐텐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들이 우리에게 이로운지 몰랐다면 정확한 근거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가까운 예로 사무실 책상위에 놓여진 작은 식물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고 궁금해하지 않았던가. 그나마 물을 덜주고 벌레가 없는 다육식물을 손쉽게 구하게 되면서 선물로 혹은 직접 사다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작은 식물이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실험을 통해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브리즈번에 있는 3개 학구 소속 중학교의 2분의 1에 식물을 배치했다. 그 연구에는 35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그들 모두 선정된 교실에 식물을 배치하기 전과 식물을 배치하고 6주가 지난 후 표준화 학업 검사를 받았다. 식물이 배치된 교실에 있던 학생들의 수학, 철자, 과학 점수가 의미 있게 향상되었다.'

 

뿐만아니라 식물에서 뿜어지는 좋은 화학물질 및 여러 요인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숲이나 녹지를 만나게 되었을 때 우리는 크게 심호흡을 하게 된다. 좋은 꽃을 만났을 때 역시 우리는 좋은 향기를 온몸에 빨아들이기라도 할 듯 한껏 꽃향기를 들이마시는데 이때 비강을 거쳐 뇌로 들어올 때의 양과 물질의 다양성이 기대했던 것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심지어 나무와 식물은 우리 신체기관의 면역 체계에도 영향을 주는 방향성 화학물질까지 분비한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향을 맡고 심호흡을 했던 것이 습관이 아니라 본능과 같은 자연현상 이었다고 볼 수 있다.

 

'실험 연구에서는 식물의 오일 증기가 뇌 자체의 진정성 화학물질인 GABA(Gamma Amino Butyric Acid)의 생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기능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우리가 생각하는 식물성 오일의 효과가 의외인 것도 있는데 가령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심리적 불안증세를 보이는 이들에게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허브는 로즈마리다. 허브테라피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마저 로즈마리라는 단어에 친숙한데 실제로는 로즈마리나 레몬 오일과 같은 화학물질은 자극적이고, 정열적이나 유혹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로즈오일 그리고 라벤더가 진정적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바로바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깨알팁이 많다는 것이 읽을 수록 기분을 좋게한다. 또 하나 재미는 물론 중요한 사실은 집을 구할 때의 채광을 염두하는 기본적인 사항이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전세대란이라는 요즘 반지하의 저렴한 방을 기웃거리며 습해서 안 될 것 같다고는 해도 독특한 구조나 그야말로 가격적인 매력에 혹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데 이때 창문과 채광의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해도 부족하지가 않다. 특히 남향을 강조하는 것이 조상의 지혜라는 정도로 알았던 것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자면 이미 1800년대 중반에 남향 창문이 학습 속도를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실내 공간에 햇빛만 들어와도 직무 만족도, 안녕감, 장기근속 의지가 높아진다. 그것은 조도와 전혀 무관하다. 햇빛이 얼마나 들어오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책을 읽다보면 점점 더 일상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디지털 기기의 사용자제와 좀 더 자연과 벗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특히 자연하면 떠 오르는 중요한 자연동물이다. 특히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 개와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과의 동거에 대한 물음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오르내린다.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측면, 지금까지 가족으로 살아왔는데 버리라는 것은 생명경시나 다름없다는 등의 찬성의견과 아이를 해칠 수 있고 동물의 털이나 해충등이 아이건강을 망친다는 반대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는데 그에 대한 해답또한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동물과의 상호 작용은 대개 자발적 주의와 관련되고 매력적이며 그로 인해 우리의 정신 피로가 줄고 인지가 회복된다. 동물과의 상호작용은 긍정적 사고도 촉진하며, 이후의 인지 수행과 창의성을 극대화한다.'

 

심지어 동물과의 상호작용이 예리한 뇌의 발달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하니 똑똑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동물과의 동거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게 좋을 것이다. 물론 없던 동물을 키우라는 것도 아니다. 책이나 영화를 통해 아이가 동물에 대한 거부감을 버리고 좀 더 친숙하게 관찰 할 수 있도록 생태활동에 친숙해지면 자발적으로 집중력을 키우고 감각적 기능이 발달할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는 이곳은 블로그며 역시나 바로 옆에 스마트폰을 놓고 새로운 메세지나 알림이 없는지 수시로 체크하는 버릇은 읽기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진 않았다. 하지만 곁에 두었던 작은 화분이 단순히 눈요기나 인테리어적 효과가 아니라 나의 눈의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에 큰 기여를 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장 월든의 소로우처럼 자연으로 돌아가 시골에서 스마트폰을 포기한 상태로 살 순 없겠지만 지인들은 물론 알지도 못하는 이들의 SNS를 탐방하는데 할애하던 시간을 화분, 햇빛, 바람 그리고 흙을 밟는데 사용해야겠다는 실천의지가 생겼다. 더불어 지금 쓰고 있는 리뷰가 자연에 몰입하고자 하는 이들과 그 자체를 몰랐던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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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수호자들 갈매나무 청소년문학 1
시몬 스트랑게르 지음, 손화수 옮김 / 갈매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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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리세, 오로라 그리고 안토니오. 이 네사람은 세상의 수호자들이란 비밀조직의 정회원들이다. 비밀조직이라고 하니 어감이 딱딱해지고 혹은 그들의 평균연령이 아직 미성년이라는 점으로 미뤄보면 그저 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들이 세상을 위해 벌이는 캠페인의 목적과 내용을 알게되면 함부로 그들에 대해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과연 나이도 어린 그들이 비밀리에 모여가며 벌이는 캠페인은 무엇인가?


몇 년 전 읽었던 책, [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을 통해 글로벌브랜드의 노동자인권실태를 구체적으로 접한 적이있다.. 이전에도 물론 어린아이들을 데려다 무임금 초과근무에 쉬는 시간은 물론 작업시간 동안 동료들과의 가벼운 대화도 철저하게 관심 및 발각될 경우 구타를 당하거나 아에 내쫓기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뉴스나 잡지 등을 통해 대략은 알고 있었었다. 세상의 수호자들은 바로 이런 어른들조차 두려워 쉬쉬하던 '진실'을 알리려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이들의 활동은 초반에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노르웨이 소득1%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에 사는 에밀리에가 동참하면서 부터 활기를 찾게 된다. 에멜리에. 보통의 10대 여학생처럼 새옷에 관심이 많고 맘에드는 이성친구에게 잘보이려는 소녀였지만 세상의 수호자들의 캠페인의 일환으로 가격표에 다음과 같은 스티커를 붙이는 안토니오를 만나게 되면서 관심을 갖게되면서 이들과 함께 하게된다. 물론 안토니오에 대한 이성적인 관심이 작용하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다.


이 소설은 세상의 수호자들 회원인 에밀리에의 모습과, 안토니아와 사랑에 빠진 에밀리에의 모습 그리고 방글라데시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면서도 비슷한 상황에 놓인 레자와 사랑을 이어가는 리나의 모습을 교차해가며 보여준다.


'이 두 사람은 지구 위, 70억의 살아있는 심장 중의 하나씩을 제각기 가지고 있었지만, 왜 자신들의 심장이 갑자기 숨 가쁘게 고동치기 시작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사회의 심각성을 알리는 겁없는 세상의 수호자들도,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리나와 레자와 같은 아이들도 맘에 드는 이성을 발견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그 순간 이전의 날들과는 전혀다른 새로운 날이 찾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리나와 에밀리에의 연애사를 교차하듯 보여주고, 그녀들의 관심을 받는 이성들에게 연적 혹은 연적처럼 보이는 이들의 등장에 극도의 반응을 내비추는 장면이 반복되는 것은 두 소녀가 분명 똑같은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너무 힘든 현실에 연애마저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라기보다는 이성에 대해 똑같은 호기심을 갖고 위기를 직면했을 때 무섭게 돌변하는 심리변화는 그들에게 감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통받고 있는 잔인한 현실을 비난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인 대비가 되기 때문이다.


그녀가 적극적으로 세상의 수호자들의 정규회원으로써 활동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늘 새옷에 목말라하던 이전과는 달리 중고옷가게에서 옷을 구매하고 머리에 골판지만 들은 것 같은 여성을 쫓는 남자애의 대한 미련을 버리게 되고 새옷을 사오고, 불법으로 사육되었을지 모르는 닭고기 요리를 하는 아버지에게 의견을 피력하는 등 내외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싼 물건을 구입할 때는 그 뒤에서 틀림없이 누군가가 희생당하고 있다는 것을요. 우린 그걸 알아야만 해요."


과연 그럴까? 타브랜드와 거의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가격적인 경쟁력까지 갖춘 브랜드는 이를 만드는 실질적 제조자들이 모두 노예처럼 희생당하고 있을까? 고가의 브랜드의 장인들 및 하청업자들은 이들과는 다른가? 꼭 그렇지만은 않음을 전체 글에서 어김없이 강조하듯 등장하는 맥북과 아이폰을 통해 드러난다. 애플사의 하청업체인 중국의 팍스콘 또한 다를바가 없다. 심지어 이곳은 중국나라에서 법으로 노동자들의 인권을 말살하는데 동조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렇다면 우리가 뭘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 책을 읽게되는 독자들,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 일하는 대다수의 공장들의 노동현실을 알게한 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것을 작가도 모르지 않는다. 마치 에밀리에 아버지의 비난도 아닌 솔직한 물음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에밀리에와 라스역시 변함없이 아이폰과 맥북으로 통화를 하고 작업을 한다. 적어도 우리는 아이폰이, 맥북이 어떻게 제조되는 지는 알고 있어!라고 말하면 달라질까? 이들은 더이상의 새로운 맥북과 아이폰 발매 소식에 흥분하며 앞다투워 구매하려는 이들과 전쟁을 치르지 않게 될 것인가? 아니다. 이 소설의 핵심은 책에 열거된 브랜드가 이토록 나쁜 악덕기업이며, 소년소년들이 희생당하고 있으니 아에 새제품을 사지맙시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에멜리에의 아버지가 에밀리에게 거듭 물어보는 까닭은 새제품을 안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강조하는 것과 같다. 이런 사실을 알고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이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되면 소비자없이는 살 수 없는 기업들이 미약하게나마 태도를 달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방글라데시의 옷공장을 시작으로 초콜렛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로 코코아가루를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부당함, 애플사의 하청업체는 팍스콘의 부당함 그리고 햇빛도 볼 수 없거니와 제몸하나 제대로 둘 수 없을 정도의 좁은 양계장에서 사육되는 양계장의 닭 등 사회 전반에서 행해지는 노동력 착취실태를 에밀레가 속한 세상의 수호자들을 통해 보여준다. 캠패인은 때로는 성공하고 때로는 실패한다. 성공의 의미는 많은 사람들의 그들의 캠페인 소식을 접함으로써 세상저편에서 행해지는 또다른 노예들의 실상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된다. 이것이 작가가 이런 내용의 소설을 거듭 쓰게되는 목적이 되기도 한다.


과연 세상의 수호자들의 캠페인은 끝까지 성공할까? 그들의 바람처럼 대기업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하청업체의 노동관리를 철저하게 관리하여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독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답은 이미 나와있다. 행동은 독자의 몫, 적어도 몰라서 행동할 수 없었다는 변명과 핑계는 할 수 없게 되었다.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고민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나도, 이 리뷰를 읽게되는 당신도. 행동하는데에 나이는 중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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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하는 현대미술 컬렉팅
베아트릭스 호지킨 지음, 이현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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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을 소장하고 싶다는 바람이 든 것은 올 초였다. 그동안은 그저 보는 것에만 집중했는데 관심을 갖고 공부하다보니 자연스레 대략 당장 구매가 가능한 물품부터 기다림과 비용이 만만찮은 소위 '컬렉션'까지 확장된 것이다. 하지만 관심이 크고 열심히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지식을 쌓는다고 나처럼 보통의 사람들이 아트옥션을 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정려원씨가 진행을 맡았던 아트스타 코리아를 보면서 출연진들의 에디션 작품이라도 소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막상 어떻게 구매해야할지 구매가를 확인하고 머뭇거리면 망신만 당하는건 아닐까 주저했던 것도 사실인지라 이 책, 쉽게 하는 현대미술 컬렉팅이 꼭 싶었었다. 역자의 말처럼 런던을 중심으로 한 유럽이 배경이 된 점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초보자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될 사항들과 미술관람과 전시관람 등의 상식등을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 여러모로 도움이 될거란 말에 일단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역시나 한번은 꼭 읽고 두세번 더 읽어도 좋을만큼 간결하면서도 핵심이 딱 들어있는 책인 것은 맞다.

 

아트 페어를 지나치게 이상화하지 말자. 아트 페어가 쇼핑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쇼핑몰과 전혀 다른 것도 아니다.

 

미술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조심해야 될 부분은 일단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차라리 미술품이 아닌 토지나 주택 등 고정적인 수익이 나는 품목으로 갈아타는게 좋다고 말한다. 말그대로 내 취향에 감상을 목적으로 구매한 까닭에 언제 현금적 가치가 떨어질지는 예측할 수는 있지만 확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술계는 항상 유행을 타기 마련이다. 평범한 컬렉터일수록 유명한 컬렉터에게 큰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구매는 위험한 도박이다.

다른 상품도 마찬가지 인것처럼 많이 알 수록, 볼 수록 좋은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한가지 더 좋은 점은 에디션이나 프린트물 등을 구입함으로써 좀 더 저렴하게(작가들은 이런 표현을 좋아하지 않겠지만), 그리고 현명하게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작품을 구매한다기 보다는 관람하기 위해 박물관이나 전시회에 방문하게 되는데 이때에는 구입이 목적이라기 보다는 말그대로 전시가 목적이다. 구입을 목적으로 한다면 아트페어 등에 방문하는 것이 좋은데 이때도 가장 좋은 작품이나 인기있는 작품은 이미 사전 리셉션 등에서 구매가 결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니 안목을 높이기 위한 방문으로 여기는 것이 좋다. 이런 전시장이 아닌 작가에게 직접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작가 대부분이 상품화시키는 것에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점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전시장이나 아트페어에 방문했을 때 머뭇거리지 말고 관심이 가는 작품에 대해 구매의사를 표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관련 웹사이트에 메일링을 신청해두고 원하는 작가의 작품을 적시에 구매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가 모자를 구입할 때 여러브랜드와 평소에 좋아하는 브랜드에 제품을 먼자 찾아보는 것처럼 미술작품 역시 마음에 드는 작가들의 작품을 리스트화해서 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에서는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부분도 있어 컨템퍼러리 아트가 무엇인지, 익숙하지 않은 미술용어들에 대한 상식을 얻고자 할 때도 이 책은 도움이 된다. 가령 내가 구매하고 싶었던 작품은 기존의 작가가 아닌 근래 뱅크시처럼 반체제적이고 자유로운 스타일의 어반아트의 작품 혹은 아트 스타 코리아에 등장한 이머징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싶었는데 책 후반부에 실린 컬렉터들의 사진들을 보니 정말 부러움 그자체였다.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자신 있게 작가들에 대한 평가를 할 수만 있다면, 이머징 아트는 주목받기 시작한 예술 작가의 초기 작품을 가격이 오르기 전에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어반아트처럼 기성화가가 아닌 이제 막 졸업한 졸업생들의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현명하게 작품을 구매하는 방법에서도 저자가 추천했던 방식인데 비용적인 부분도 덜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한 작가의 작품을 위주로 컬렉팅을 하면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팀 이스탑씨의 경우는 초기 구매비용의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일곱가정과 작품을 서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맘에 드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자신의 집에 소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치가 높아질 것을 기대하며 작가의 유명세만을 염두하고 작품을 구입하면, 최악의 경우 컬렉터는 자신에게 아무 의미도 없고, 훌륭한 작품도 아니며, 금전적인 가치도 없는 작품과 함께 홀로 남겨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나서 드는 생각은 꼭 미술품이 아니더라도 책에 적혀진 Do & Don't 방법을 활용해야 현명한 소비활동이 가능해진다라는 것이었다. 판매자가 작가라고 해서만이 아니라 진상고객이 되지 않기 위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상품에 대한 가격등의 사전정보를 미리 확인 한뒤 방문, 거래자체에 대한 부담감이나 꼭 사야만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허세불지 말고 무리한 할인요청을 하지 않는다면 내가 구매하려는 것이 무엇이든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다아는 몇 억대의 작품을 원한다면 미술품이 아닌 그 어떤거라도 그 정도의 값어치를 한다면 당신은 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집에 혹은 내방에 걸어두고 맘껏 감상하고 싶은 작품을 원한다면 책에 소개된 몇몇 사이트와 전시회부터 메일링 해두는 것부터 시작하자!

책에 실린 컬러사진 및 컬렉터들의 인테리어까지 내용과 구성 모두 소장용 도서로도 좋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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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1 - 1453년부터 현재까지 패권투쟁의 역사
브랜든 심스 지음, 곽영완 옮김 / 애플미디어(곽영완)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유럽1,2를 만나기 이전에도 시험이나 별도의 문서를 제출하는 암기를 요하지 않을 때라면 역사책은 재밌다고 생각했다. 곧 잊어버리긴 했어도 추후에 유사한 내용을 접하면 하나하나 겹겹이 쌓이는 패스츄리처럼 더 많은 것을 알게된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큰 그림이라던가, 애초에 얘들은 도대체 왜이렇게 전쟁을 좋아하지? 1,2차 세계대전은 강대국의 힘자랑이라 느꼈고 러시아와 독일 그리고 스웨덴이 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굵직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소설처럼 느껴지는 인물들과의 관계도와 헤프닝에 더 관심이 갔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순수하게 읽는 시간만 열몇시간이었던 유럽1,2를 통해 이들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이유와 시기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신성로마제국, 유럽의 중심이자 지금의 독일지역은 근세가 시작되는 1453년, 백년전쟁 이후 유럽주변국가들이 각각의 이유로 눈길을 뗄 수 없는 곳이었다. 신기한건 유럽하면 지금도 미국과 급부상한 중국을 제외한 강대국이며 스스로가 중심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는데 콘스탄티노플을 빼앗긴 시점부터 오히려 유럽인들은 자신들이 변방이라고 믿고 스스로를 좀더 부강해져야 한다고 믿어왔다는 것이다. 이는 종교가 왜 유럽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한번에 이해시켜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가톨릭 성지를 중심으로 유럽은 주변국이다. 때문에 신대륙 발견조차 실은 오스만 제국의 눈을 피해 전쟁을 치르려는 유럽인들의 계략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 중심에 앞서 말한 독일, 신성로마제국이 있어 프랑스, 잉글랜드, 오스트리아 등의 나라가 연합과 동맹, 적국의 대상이 수시로 바껴가며 전쟁을 치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패권투쟁, 이 책의 중심이기도 한 내용보다 더 관심이 갔던 것은 언론의 역할이었다. 잉글랜드와 독일에서 언론이 부흥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국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이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가능했던 것이다. 언제든 이웃나라에서 독일을 흡수하거나 자기가 속한 나라에 침략할 수 있었기 상황이라 자국에서의 국내정세 및 국외정치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정보를 나누고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에서 나라가 부강해지기 위해, 이웃나라들과 원만한 교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언론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고 좀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것이 정답은 아니었다. 러시아의 끊임없는 유럽에 대한 욕심은 전쟁이 불가피했고 평화적인 조약이나 대화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독일을 중심으로 주변국들의 연맹만 생겨났다 소멸되면 좋겠지만 폴란드와 러시아, 위로부터는 핀란드와 스웨덴 그리고 30년 전쟁이후 세력이 약해지긴 해도 여전히 오스만 제국의 위협도 무시할 수 없었기에 이들의 연맹역사는 그야말로 다채롭기까지 하다. 오스만 세력을 저지시키기 위한 신대륙의 발견이 스페인에게 막강한 부를 축적시켜주는 것을 보게된 프랑스와 잉글랜드조차 인도, 아프리카 그리고 아메리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패권투쟁의 양상은 더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고 '미국'이라는 나라를 탄생시키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1권에서는 대략 위의 내용이 반복된다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 각국의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들과 그 배경이 놀랍도록 흡사하다는 것이다. 잉글랜드나 프랑스의 경우를 보면 대외정책의 성공여부에 따라 군주의 힘이 결정되는 것을 볼 수 있고 복지국가의 전형이라 볼 수 있는 스웨덴의 경우는 이미 17세기부터 귀족들에게 세금을 거둬들이고 공정하게 분배하려는 정책이 시행했으며 스스로가 유럽국가라고 자부했던 러시아인들은 지식인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대신 강력한 군사력을 키워 19세기에는 오로지 미국과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될 수 있었다. 독일역시 통일이전까지는 민족의 자유를 위함과 주변국에 시선아래 놓여있다가 프랑스 나폴레옹의 패배로 이뤄진 통일로 인해 교육, 군사 및 경제등에서 두각을 나타나기 시작했다. 독일이 이렇게까지 부강해 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비스마르크가 존재하며 그의 전력을 바탕으로 히틀러와 같은 인물이 탄생하였으며, 실제 1차세계대전에서 러시아가 독일을 적국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당시의 학자들의 예견처럼 독일이 유럽을 단일국가로 통합할 수도 있었다. 거기다 1차 세계대전때 승리했던 일본역시 2차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손잡음으로써 이전에 잉글랜드와 프랑스과 동맹했던 상황을 다시금 반복해서 보여준다. 이때는 미국과 연합국의 동맹으로 유럽 뿐 아니라 세계를 위험으로부터 구할 수 있었것이다. 두꺼운 책이지만 단순하게 보자면 내용은 그야말로 패권투쟁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이전이 통합의 시대였다면 그 이후는 분리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부강해졌던 독일이 나뉘어지고 한국 등의 나라가 유럽과 미국에 의해 나뉘어지게 되면서 미국과 러시아 2개국의 대립형상이 마련된다. 예전에 오스만 제국 그리고 러시아의 등장처럼 현재는 중국의 등장으로 또 한번 세계는 지형적 변화를 맞이할지 모르는 위험 혹은 기회의 상태가 되어 있기에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는 정도로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서문에 저자가 밝힌 것처럼 독일의 통일과 분리의 역사를 통해 한국또한 참고해야 될 부분이 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전에 역사책을 보면 마치 한 사람의 잘못된 결정이나 욕심이 전쟁을 일으켰다고 느껴졌는데 유럽1,2를 읽으면서는 각국의 입장이 정당했다기보다는 수긍이 간다고 할 수 있다. 한쪽의 힘이 너무 커지면 자연스레 위협을 느끼게 되고 그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고 반대의 경우도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내국의 정세가 안정화되지 못하고 시민들의 불만을 안고 있는 국가는 내분에 의해서 자멸할 수도 있고 외세침략에 방어력도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정답은 아니지만 그 무엇보다 허를 찌르는 조언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었다.


'역사는 검증된 요리법을 적어놓은 요리책이 아니다. 역사는 격언이 아닌 비유를 통해 교훈을 준다. 역사는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면 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만 어떤 상황이 비슷한 지를 파악하는 것은 각 세대의 몫이다. - 헨리 키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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