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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하는 현대미술 컬렉팅
베아트릭스 호지킨 지음, 이현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9월
평점 :
미술품을 소장하고 싶다는 바람이 든 것은 올 초였다. 그동안은 그저 보는 것에만 집중했는데 관심을 갖고 공부하다보니 자연스레 대략 당장 구매가 가능한 물품부터 기다림과 비용이 만만찮은 소위 '컬렉션'까지 확장된 것이다. 하지만 관심이 크고 열심히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지식을 쌓는다고 나처럼 보통의 사람들이 아트옥션을 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정려원씨가 진행을 맡았던 아트스타 코리아를 보면서 출연진들의 에디션 작품이라도 소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막상 어떻게 구매해야할지 구매가를 확인하고 머뭇거리면 망신만 당하는건 아닐까 주저했던 것도 사실인지라 이 책, 쉽게 하는 현대미술 컬렉팅이 꼭 싶었었다. 역자의 말처럼 런던을 중심으로 한 유럽이 배경이 된 점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초보자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될 사항들과 미술관람과 전시관람 등의 상식등을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 여러모로 도움이 될거란 말에 일단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역시나 한번은 꼭 읽고 두세번 더 읽어도 좋을만큼 간결하면서도 핵심이 딱 들어있는 책인 것은 맞다.
아트 페어를 지나치게 이상화하지 말자. 아트 페어가 쇼핑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쇼핑몰과 전혀 다른 것도 아니다.
미술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조심해야 될 부분은 일단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차라리 미술품이 아닌 토지나 주택 등 고정적인 수익이 나는 품목으로 갈아타는게 좋다고 말한다. 말그대로 내 취향에 감상을 목적으로 구매한 까닭에 언제 현금적 가치가 떨어질지는 예측할 수는 있지만 확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술계는 항상 유행을 타기 마련이다. 평범한 컬렉터일수록 유명한 컬렉터에게 큰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구매는 위험한 도박이다.
다른 상품도 마찬가지 인것처럼 많이 알 수록, 볼 수록 좋은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한가지 더 좋은 점은 에디션이나 프린트물 등을 구입함으로써 좀 더 저렴하게(작가들은 이런 표현을 좋아하지 않겠지만), 그리고 현명하게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작품을 구매한다기 보다는 관람하기 위해 박물관이나 전시회에 방문하게 되는데 이때에는 구입이 목적이라기 보다는 말그대로 전시가 목적이다. 구입을 목적으로 한다면 아트페어 등에 방문하는 것이 좋은데 이때도 가장 좋은 작품이나 인기있는 작품은 이미 사전 리셉션 등에서 구매가 결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니 안목을 높이기 위한 방문으로 여기는 것이 좋다. 이런 전시장이 아닌 작가에게 직접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작가 대부분이 상품화시키는 것에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점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전시장이나 아트페어에 방문했을 때 머뭇거리지 말고 관심이 가는 작품에 대해 구매의사를 표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관련 웹사이트에 메일링을 신청해두고 원하는 작가의 작품을 적시에 구매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가 모자를 구입할 때 여러브랜드와 평소에 좋아하는 브랜드에 제품을 먼자 찾아보는 것처럼 미술작품 역시 마음에 드는 작가들의 작품을 리스트화해서 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에서는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부분도 있어 컨템퍼러리 아트가 무엇인지, 익숙하지 않은 미술용어들에 대한 상식을 얻고자 할 때도 이 책은 도움이 된다. 가령 내가 구매하고 싶었던 작품은 기존의 작가가 아닌 근래 뱅크시처럼 반체제적이고 자유로운 스타일의 어반아트의 작품 혹은 아트 스타 코리아에 등장한 이머징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싶었는데 책 후반부에 실린 컬렉터들의 사진들을 보니 정말 부러움 그자체였다.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자신 있게 작가들에 대한 평가를 할 수만 있다면, 이머징 아트는 주목받기 시작한 예술 작가의 초기 작품을 가격이 오르기 전에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어반아트처럼 기성화가가 아닌 이제 막 졸업한 졸업생들의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현명하게 작품을 구매하는 방법에서도 저자가 추천했던 방식인데 비용적인 부분도 덜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한 작가의 작품을 위주로 컬렉팅을 하면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팀 이스탑씨의 경우는 초기 구매비용의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일곱가정과 작품을 서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맘에 드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자신의 집에 소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치가 높아질 것을 기대하며 작가의 유명세만을 염두하고 작품을 구입하면, 최악의 경우 컬렉터는 자신에게 아무 의미도 없고, 훌륭한 작품도 아니며, 금전적인 가치도 없는 작품과 함께 홀로 남겨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나서 드는 생각은 꼭 미술품이 아니더라도 책에 적혀진 Do & Don't 방법을 활용해야 현명한 소비활동이 가능해진다라는 것이었다. 판매자가 작가라고 해서만이 아니라 진상고객이 되지 않기 위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상품에 대한 가격등의 사전정보를 미리 확인 한뒤 방문, 거래자체에 대한 부담감이나 꼭 사야만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허세불지 말고 무리한 할인요청을 하지 않는다면 내가 구매하려는 것이 무엇이든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다아는 몇 억대의 작품을 원한다면 미술품이 아닌 그 어떤거라도 그 정도의 값어치를 한다면 당신은 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집에 혹은 내방에 걸어두고 맘껏 감상하고 싶은 작품을 원한다면 책에 소개된 몇몇 사이트와 전시회부터 메일링 해두는 것부터 시작하자!
책에 실린 컬러사진 및 컬렉터들의 인테리어까지 내용과 구성 모두 소장용 도서로도 좋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