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바이러스
티보어 로데 지음, 박여명 옮김 / 북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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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읽고 싶은 소설은 단연 스릴러다. 그중에서도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잔인한 범죄소설도 흥미롭지만 종교 혹은 예술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소설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더 짜릿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모나리자 바이러스]가 딱 그런 작품이었다. 우선 '아름다움'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 즉 아름다운 것은 선한 것이며, 추한 것은 '악한 것'이라는 개념을 다시금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분명 우리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추한'것보다는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무리 정신 건강을 되찾아도 못생기고 뚱뚱하면 소용없어. 저기 저 바깥세상은 너무나 고약하거든. 세상은 악해. 매들린. 절대로 이 사실을 잊어선 안 돼!" 24쪽​

여러 논란속에서도 여전히 각국에서 펼쳐지는 미인대회만 보더라도 아름답다는 것은 사회에서 대접받는 '신분상승'의 효과마저 지니고 있다. 그런 아름다움의 정의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이 작품에서 등장한다. 그는 다름아닌 컴퓨터 바이러스로 재벌에 오른 파벨바이시다. 그의 성공 덕분에 아들인 파트리크 바이시역시 엄청난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파벨바이시가 처음부터 아름다움, 황금비율을 저주했던 것은 아니다. 아내가 성형수술 도중 사망하고, 자신도 헬기사고로 얼굴이 일그러진 후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아예 없애버려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렇게 말해버리면 소설의 큰 핵심을 다 노출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파벨 바이시의 행동은 약간의 추리만 해도 초반부터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우리의 흥미를 끄는 것은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 '모나리자'와 모나리자를 그린 다빈치가 이 작품에서 어떻게 버무려지느냐인 것이다. 액자구성이라고 말하는 작품 속 작품. 1500년경의 쓰여진 일기는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기 때문에 그 책이 별도로 출간되어 나오면 좋겠다는 희망사항까지 품게 만든다. 그리고 과거 유명한 슈퍼모델에서 신경미학자로 전업한 헬렌의 인생또한 아름다움이 어떻게 사람을 '비극'으로 끌어내리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헬렌이나 파벨을 통해 자녀가 결코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부모들의 자식사랑도 이 작품에서는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식 때문에 자신의 삶이 일순간 무너진듯 해도, 심지어 자식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어도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재미있는 스릴러가 갖춰야 할 요소는 하나도 빠짐없이 갖췄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너무나 화려하고 각자 이야기 소재가 많다보니 개별적인 얘기가 많이 누락된 것 같아 아쉬웠다. 밀너나 헬렌의 이야기, 그리고 파트리크의 이야기 등을 좀 더 늘려서 한권이 아니라 시리즈로 나왔어도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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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지금 손끝으로 행복을 그리다
신인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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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손끝으로 행복을 그리다]를 읽을 때 펜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당장 펜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귀찮게 뭘 적어야 하는 건가? 그렇게 공감할 만한 문장이 많아서냐고 묻는다면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선 저자가 하라는 대로 해보면 마음이 편한해지고 심지어 행복해진다. 무슨 이상한 심리상황이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진짜 우리가 당장, 지금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책 제목처럼 '지금 손끝으로 행복을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처음에 책을 읽으며 펜을 들어 해야 할 일은 이름 석자를 정자로 적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자주 적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이름보다 주변사람, 고객,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등을 더 많이 평소에 적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내 이름을 불리기는 해도 반듯하게 공문서나 회원가입의 기회 때가 아니면 적을 일이 없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이름을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에 적으라고 할 때 조금 울컥 하기도 한다. 그 다음은 유서를 적어보라고 하며 유명인들의 묘비명을 소개해주는 데 울림이 컸던 묘비명은 알렉산더 대왕의 묘비에 적힌 문구 였다.


내가 죽으면 손을 관 밖으로 내놓아 보이도록 하라.

천하를 손에 쥐었던 자도 죽을 때는

결국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으니까. 61쪽


유서, 묘비명도 적는등의 내용이 나를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했다면 그다음은 꿈에 대해 지금 당장 적어보는 것이다. 우리는 꿈꾸는 것을 직접 종이에 적어보라는 내용을 다른 책에서도 정말 많이 접해왔지만 어째서인지 적기를 시도하다 멈추거나 아예 뻔한 이야기라며 쉽게 흘려듣는 경우가 많았다. 꿈을 적고, 가족에게 자신의 비전을 알리는 것부터가 지금 당장, 내일로 나중으로 미뤄서는 안되는 중요한 과정이다. 왜냐면 우리는 '지금'행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을 때 왜 손으로 직접 적으라고 했는지 점점 더 확신이 오는 부분이었다. 지금 당장 적을 수 있으려면 펜이 필요하고 이 책에는 무수히 많은 여백과 아예 대놓고 적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니 부디 펜을 준비하시고 책을 읽으시길. 그럼 지금 행복해질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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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뉴욕에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 타인의 행복을 흉내 내지 않고 꿈을 향해 걷는 법
에리카 지음, 전경아 옮김 / 미호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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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뉴욕에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뉴욕에서 배운 것이 '부자로 사는 법'도 아니고, '성공한 법'도 아닌 '당당하게 사는 법'이라는 타이틀에 마음이 넘어갔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싶은 것 맞지만 반드시 성공해야 행복한 것은 아니란 것을 알며, 저자도 그런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기대는 적중했다. 프롤로그에 적힌 흔하고 뻔한 비유조차 완벽했다.


샤넬 백을 사지 못하는 현실을 불행하다고 한탄하며 슬퍼할 수도 있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언젠가 살 수 있는 날을 꿈꾸며 행복한 기분에 잠길 수도 있습니다. 똑같은 일이 행복이 되기도 불행이 되기도 하는 것이죠. - 프롤로그 5쪽-


흔한 자기개발서에서 보이는 이기적인 나 대신에 마음을 고쳐먹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진심어린 조언들이 가득했다. 저자가 직접 경험했던 조언, 바로 눈앞에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저자에게 까지 행복함이 전달되는 지인들의 사례로 충실하게 한 권의 책을 만들어놓았다. 뉴욕이 얼마나 화려하고, 냉소적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의 도시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더 화려해져야만 할 것 같고, 남들보다 수십 배, 혹은 수백 배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그런 위기감과 긴장감이 물론 있었지만 저자는 그렇게 살기 위해 행복을 놓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고통과 과정을 즐겁게 넘길 수 있는 궁극적인 목표를 바라보고, 아주 사소한 행복을 충분히 즐길 줄 아는 여유를 가지라고 말해주었다.


사치란, 다른 사람의 평가가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물질적 사치'와 '마음의 사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83쪽


이따금 자신을 위해 사치를 부려보라고들 많이 말한다. 그때 용기내서 나를 위한 선물을 아주 값비싼 보석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혼자서도 당당히 멋진 레스토랑에 들어가 코스 메뉴를 먹을 수도 있다. 이와는 달리 한 송이에 2000원을 넘지 않는 꽃 한송이를 살 수도 있다. 앞쪽에 두 경우를 두고 만약 월급의 30%를 투자했다면 타인들은 이를 두고 사치라고 할 것이고, 반대로 맨 뒤에 꽃 한송이는 낭만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대수인가. 사람들의 평보다 내 스스로 값비싼 보석이든, 코스메뉴든 그 이상의 행복을 만족했고, 다시 으쌰으쌰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면 타인의 시선 때문에 포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선택이며 긍정적인 사치가 되는 것이다. 사치의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고, 결코 타인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다는 말은 아주 사소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 내가 당당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다면 바로 이 기술을 연마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그 기술은 다름아닌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강인함(131쪽)'이란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이 책의 그 어떤 조언과 방법을 넘어 가장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위한 사치도, 선물도, 자기관리도, 그리고 넬슨 만델라를 정말 좋아하는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미소'의 힘 또한 기대지 않고 홀로 설 수 있는 기술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부모님과 함께 살거나 결혼한 이후에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이 기술을 연마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이 기술을 마스터했기 때문이리라.


비즈니스 관련 모임이 아닌 취미 혹은 사적인 모임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직장, 직위 등으로 가득 채우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해주고 싶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냐는 것 보다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진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있는 용기와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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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 시대, 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
채상욱 지음 / 헤리티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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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 시대, 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

 


사야 할 지 팔아야 할 지를 논하기 전에 우선 뉴스테이가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저자가 만든 신종어인가? 새로운 주거 형태를 말하는 것 처럼 들리기도 한다. 주택시장의 민영화를 두고 '뉴스테이'라 하는데 다소 의아해 할 수도 있겠다. 기업형 임대주택을 두고 말하는 것으로 지금까지의 임대업은 한국에서 만큼은 90%가 개인이 관리했다. 그런 이유로 세입자들이 '주인'을 잘만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이때문이었다. 어차피 개인이 관리하는 부분이고 일단 세를 주고 나면 나몰라라 하는 주인 때문에 맘대로 집을 고치지도 못하고 심지어 전혀 관리가 되지 않은 집들마저 울며거저먹기로 들어가 살아야만 했다. 만약 개인에게 떠넘기지 않고 유럽이나 이웃나라 일본처럼 개인이 아닌 국가 혹은 사기업이 임대를 관리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브랜드 아파트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경쟁이 붙게 되고 지속적으로 '상품'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개인이 손놓고 돈만 받던 때 보다는 덜 망가지게 된다. 뉴스테이 바람이 분다는 것, 실제로 인천과 지방에서 사기업이 임대하려는 건물과 몇 천 세대에 이르는 가구를 일괄 구입한 것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이긴 한다. 그렇다면 이대로 지켜보다가 늘 세입자로 살아도 될까? 반대로 집주인들은 그들에게 일괄로 매매할 수 있으니 가지고만 있으면 되는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우선 저자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제대로 관심을 가져야 하고, 어쨌든 부동산도 재산이며 상품이기 때문에 수치와 정확한 정보를 가릴 수 있는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지나치게 극단적인 이론에 휩쓸리는 현실에서 눈을 떠야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서울, 경기도 지역은 전국 어느 지역보다도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p.50​

'집을 절대 사서는 안된다'란 말은 결코 옳은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기승전 강남권에서만 주택을 구입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지역의 집주인들은 무조건 가지고 있는 것도 답이 아니다. 공급률로만 따지자면 한국의 주택공급률이나 자가소유비율을 따지자면 주택부족현상을 납득시킬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경기권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공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택부족현상을 늘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정책 중 노태우 정권과, MB시절을 보면 공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신도시 건설, 보금자리 주택 도입등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정권안에서 장단점을 보완해가며 정책을 안정시키기에는 다음 정권과 손발이 맞아야만 가능한데 전혀 그렇질 못했다. 앞서 언급한 보금자리 주택만 하더라도 어느 면에서 보면 적은 금액으로 안정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좋은 정책처럼 보이지만 소득의 제한을 두지 않아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교란 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실제로 그런 현상이 일어나 현 정권에서는 폐지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이제는 공공주택을 지을 수 있는 부지조차 구매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단편적으로만 보면 지금 정부가 주민들의 안정된 주택공급을 막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주식시장에서는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판다는 말이 있다. 이를 주택 재개발 사업과 결부시키면, 조합설립인가 직전에 매수하고, 관리처분 인가 직전(리스크 확대 국면)에 매각하는 것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p.195​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집은 살 수 있다면 사는 것이 좋다. 다만 지역의 제한이 있고, 재개발 관련 연한을 따져보고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금액대가 높을 뿐 아니라 재개발로 인한 비용이 오히려 새로운 주택구입비용보다 초과한다면 무리해서 재개발 아파트를 구매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계산법은 책에 잘 나와있으니 만약 재개발 대상 아파트나 주택 구입을 염두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봐야 할 것이다. 팔아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제1신도시와 서울을 제외한 지역이라면 굳이 무리해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고서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등을 결론지을려면 지금 당신의 상황에 맞게 책의 내용을 대입해보고서야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당장 주택구입여부를 결정할 만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주택관련 상황을 알아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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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 스페인을 걷고 싶다 - 먹고 마시고 걷는 36일간의 자유
오노 미유키 지음, 이혜령 옮김 / 오브제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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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며, 100명이 있다면 100가지 순례 스타일이 있다. - 241쪽


순례길에 오르고자 진지하게 계획을 세웠던게 작년 이맘때였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순례길 대신 유럽배낭여행을 택했지만 늘 마음속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오노 미유키의 <나는 혼자 스페인을 걷고 싶다>는 단 한 번의 순례여행이 아니라 무려 3번에 걸친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된 저자의 순례여행기를 담아놓았다. 개인적인 감상 뿐 아니라 검색하면 알 수 있긴 해도 왠지 귀차니즘에 제대로 알아본 적 없는 순례길의 첫 시작과, 숙박 및 관련 용어 등을 풍부하게 잘 간추려서 실었다는 점에서 칭찬해주고 싶다. 저자가 거듭 말하는 것은 서두에 배치한 발췌문처럼 저마다의 순례길의 감흥과 깨달음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정말 최악이었던 알베르게(순례길 숙박)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준 곳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며 무엇보다 스페인어를 몰라서, 여행 중 길을 잃을 두려움에 떠나지 못하는 것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길을 걷다가 1km 지나도록 화살표(길 안내판)가 보이지 않으면 되돌아가면 된다고 알려주었고, 길 위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심지어 영어조차 할 줄 모르는 사람도 있으니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만 강하다면 누구와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알려준다. 물론 좋은 일만, 행운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순례길 관련 정보를 검색할 때 도난사고를 비롯한 각종 범죄와 질병에 노출되어 있음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여행을 할 때 이런 것들은 너무나 기본적인 것이다. 여행이 아닌 일상에서도 도처에 위험은 있다. 어디를 보고, 어디에 중점을 두고 걷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특히 다른 여행지와는 달리 순례길은 '걷는 것'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전부다. 걷는 동안에 자신과의 대화를 끊임없이 주고 받으면서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주 심플하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선택에 매일 쫓기며 헤매는 요즘의 생활 속에서 그저 화살표를 따라 앞으로 걷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생활은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173쪽

 

나처럼 이미 순례길을 떠나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한 사람들뿐 아니라 아무것도 하기 싫은 '이불 밖이 두려운'사람들일수록 순례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언제떠나는게 좋을까? 국내 여행지도 마찬가지듯 봄과 가을이 걷기에는 가장 좋다. 특히 비가 자주오는 10월보다 4~6월 정도가 가장 좋고 11~3월에는 안타깝지만 능숙한 도보여행자가 아니라면 눈때문에 길이 막혀 위험할수도 있다고 한다. 눈길을 헤매며 걷는 매력도 물론 상당하겠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디에서나 위험은 도사리고 있으니 초보 여행자들은 그저 '걷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봄,가을에 떠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저자처럼 더이상 어쩔 수 없을 때 순례길에 오르려는 사람, 그냥 호기심에 떠나는 사람, 종교와는 전혀 상관없이 여행으로 떠나는 사람 모두 순례길은 좋은 여행지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맘에 쏙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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