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왜왜 동아리 창비아동문고 339
진형민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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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왜 동아리

#아동 #동화 #창비 #진형민 #이윤희그림 #환경 #기후위기 #환경동화 #기후

더는 안 돼! 그만 멈춰! 멈춰야 우리 모두 살 수 있어!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199쪽

저자가 말하는 멈춰야 우리 모두가 살 수 있다는 건 무엇을 향한 것일까. 온난화.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 이를 뒷받침하는 기사와 문헌들 만큼이나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시선들과 관련 기사들을 읽다보면 차라리 눈을 감고 모른 척 살고 싶어질 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죽은 뒤 한참 더 살아야 할 내 아이와, 내 아이의 아이들 그리고 사람 뿐 아니라 지금 이 곳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은 왜왜왜 멸종의 위기를 맞이해야하는 것일까.

왜왜왜 동아리의 저자 진형민 작가는 미래의 주인인 아이들의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정작 문제를 해결해야 할 어른들의 현실을 동화라는 매개를 통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심에 록희, 용해시 시장 이경석의 딸 록희가 있었다.

록희는 아까 낮에 홍 변호사와 함께 아빠를 만나러 갔다. 아빠는 시장님이기 이전에 록희 아빠였고, 록희가 이제부터 무슨 일을 하려는지 알고 있어야 했다. 홍 변호사는 아빠에게 재판에 관해 자세히 설명한 다음, 먼저 시장실을 나갔다.
“고마워, 아빠.”
“뭐가?”
“아빠가 틀렸다고 말할 수 있게 해 줘서.” (…)
“아빠는 틀리지 않았어.” 185쪽

용해시에는 석탄발전소가 공사중이고, 최소 30년 이상 운영될 예정이다. 발전소와 함께 항구가 들어설 예정이라 바닷가 주변은 공사하는 트럭이 오가며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인근에서 펜션을 하는 진모와 진경이네 집 부모는 더 버티지 못하고 서울로 이사갈 계획이다. 지구가 더워지면서 추운 겨울이 아닌 온난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사과나무의 해충이 죽지 않아 병충해를 입지 않은 나무들 까지 땅에 묻어야 했던 록희의 할머니 친구인 사과농장 할아버지 사정도 딱하기만 하다. 수온이 올라가 명태가 잡히지 않아 수입산 명태를 무쳐서 파는 사람은 물론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이 단시간에 퍼져 한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기도 했다. 산불로 인해 아끼던 개 다정이와 생이별한 기주는 산불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하는 엄마 때문에 더 괴롭다.

누가 알려 주면 좋겠는데 아무도 얘기를 안 해 줘.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어른들은 우리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살기를 바라는 거 같아. 43쪽
진경 누나는 이 모임이 아주 중요하다고 했다. 가족들이 우리를 인정해 주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더 당당해질 수 있다고 했다.183쪽

어른들은 아픈 상처를 묻고 살거나 기주 이모처럼 무조건 ‘괜찮다’로 상대와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도 어느 새 그런 비겁한 어른이 되었지만 그 사정을, 그 까닭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그런 태도가 무조건 나쁘다거나 무책임하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문제를 회피하면 결국 같은 문제를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이웃이 겪을 수 있고, 해결 방안을 찾지 않았던 그 이유로 반복될 수도 있다. 아픈 상처를 천으로 덮어만 둔다고 회복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상처로 이어진다. 아버지와 뜻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가족은 한 팀’이라고 말하는 수찬이의 말에 록희는 고민이 늘어난다. 동화에서는 아버지와 딸이라는 혈연관계만을 이야기 했지만 사회에는 혈연 외에도 다양한 인연과 관계들이 ‘한 팀’으로 묶여지거나 묶임을 당한다. 록희 아버지가 틀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틀리지 않았다는 정도로는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갈 수 없다. 옳은 답이 있다면 그 답을 찾아야 하고, 그 답을 요구하는 이들의 의견에 귀기울여야 한다. 왜왜왜 동아리와 아이들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시장과 어른들의 판결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한 가지의 시선으로만 답을 찾으면 안된다는 것을 아이들의 시선에서 쉽고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동화, 왜왜왜 동아리를 추천한다.

#초등독서 #아동그림책 #독서토론 #독서 #독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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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잘 노는 어른이 될 거야 - 삶의 인사이트가 넘치는 어른 사용법
이지행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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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잘노는어른이될거야 #이지행 #에세이 #에세이추천 #인생책 #책추천 #독서

아주 잘 노는 어른이 될 거야
몇 해 전, 한 매거진에서 ‘몰입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공모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응모한 내용은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아닌 진짜 몰입하여 함께 놀기’였다. 운이 좋았던 건지 다양한 소재가 필요했었던건지 잡지에 실리는 행운을 얻었다. 그런데, 왜 놀아준다고 할 땐 힘들다가, 함께 논다고 생각하니 몰입까지 할 수 있었을까? 그건 아마도 평소에 혼자서도 잘 놀았기 때문일 것이다. 광고인 이지행 저자의 ‘아주 잘 노는 어른이 될거야‘는 이런 맥락으로 읽는다면 마치 따로 또 같이 노는 기분이 들 수 있다. 사실 마흔 넘어 잘 놀기란 쉽지 않다. 결혼을 했다면 자녀가 있을 것이고, 자녀가 없더라도 직장인이거나 배우자가 있을 수 있어 내 시간을 내 맘대로 채우기가 쉽지 않다. 특히 경제적인 이유나 사회적 시선이 불편해 어떻게든 업무나 학업쪽으로 치우칠 수 밖에 없다. 책에서 등장하는 ’될놈될‘이란 말로 간단하게 말할 수 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저자가 물에 뛰어드는 첫 ‘펭귄’이었다는 지점에서 바라보자. 펭귄들은 물 속에 자리한 포식자와 여러 위험 때문에 먹이를 구하기 위해 반드시 뛰어들어야 하는 바다에 뛰어들기를 주저한다고 한다. 하지만 첫 번째 펭귄이 뛰어드는 순간 너나할 것 없이 풍덩! 이 책에 펭귄 일러스트가 곳곳에 등장하는 이유다. 부부가 함께 그것도 셋방을 얻어 작정하고 놀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돈이 많거나 여유가 많아서’라고 가볍게 고개 돌릴 수도 있지만 이들 부부도 직장이 있었고, 고등학생인 딸도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논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결코 아니다. 물론 낮술을 즐기고 잠시 여유있게 차 한 잔을 마실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당위나 의무, 부담이 아닌 진짜 노는 것이 중요하다.

책 초반에 저자가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목록을 공개한다. 따라서 해봤다. 최소한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 지를 알아야 내게 맞는 놀이법이나 놀고 싶은 부분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잘 놀아야하는 이유를 저자는 문헌에서 혹은 영화에서 때로는 둘 모두에게서 찾는다. 광고인 답게 단박에 상황을 떠올릴 수 있는 장면들을 찾아낸다. 영화 ‘버드맨’의 인용도 좋았다. 과거에 화려함과 살갗처럼 잠식된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방아쇠를 당길 수 없다는 말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물론 더 큰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하게 방아쇠를 당기지 않고 살 수도 있지만 그 삶이 과연 행복할까? 즐거운가?를 떠올려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부부가 같이 옥탑방에서 즐기는 삶이 부럽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그렇게 못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또 자신을 탓할 필요도 없다. ‘아름답다’의 어원이 ‘나답다’라고 저자가 알려준 것처럼 우리가 나답게, 내 상황에 맞게 조금씩 잘 놀기 시작하면 된다. 그 방법이나 같이 놀고 있는 동료가 필요하다면, ’아주 잘 노는 어른이 될 거야‘를 반려도서로 삼으면 된다.

📌 본문 발췌
그래서 결심했다. 어차피 이렇게 된 마당에, 이제부터 제대로! 야무지게! 놀아보기로. ’그래, 죽으면 썩어 없어질몸... 누구나 한번 사는 인생인데, 정답이 어딨겠어?‘ 그렇게 한 번뿐인 인생 맛깔나게 놀고 싶어서 평생 내 편인짝꿍과 옥탑방 하나를 얻었다. (...)이것은 순전히 놀기 위한 출근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늙은 두 주인공의 이야기다. 맥락도 없다. 이유도 모른다. 그들은 그저기다리기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의지도 없이기다릴 뿐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고도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직장인 #책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베스트셀러 #공감글 #신간 #푸른향기
@prunbook @doob_jin #책제공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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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27
에밀리 브론테 지음, 한정훈 옮김 / 별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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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브론테.
11월의 어느 일요일. 오전 10시 부터 15시까지. 꼬박 5시간을 한 자리에 앉아 읽었다. 초반에는 록우드의 거만함과 교만에 어이가 없었고, 작품의 주요 인물인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다소 엉뚱한 면모에 난감해지다가 이들의 자녀들이 태어나 학대받는 장면에서는 읽기 힘들만큼 괴로워졌다. 나도 한 아이의 엄마였기 때문인데 다소 당황스러운 것은 원작 소설 완독은 처음이지만 꽤 오래전 영화화된 폭풍의 언덕을 보았을 땐 이런 부분이 등장했다는 사실조차 전혀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다시 봐야 정확할테지만 분명 그때는 폭풍과 연인들의 엇갈린 모습만 보였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매번 책을 읽을 때 마다, 특히 나이의 앞자리가 달라진 상태에서 재독할 때면 느끼는 것이지만 독자의 상황(결혼이나 출산 등)에 따라 전체적인 감상평은 어떨지 몰라도 부분 부분이 달라진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간략한 줄거리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서로 사랑하지만 신분의 차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이유로 캐서린이 다른 안정된 가문의 수려한 외모는 물론 둘의 사연을 알면서도 그녀를 집착아닌 안정된 상태로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한다. 그렇게 각자 안타까운 이별을 받아들이고 잘 살았으면 좋았겠지만 ‘폭풍의 언덕’이란 타이틀만 보더라도 이어질 내용이 짐작된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그리 길지 못했어요. 사람이란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이니까요. 온화하고 마음이 넓은 사람들조차 까다로운 사람들보다 조금 덜 이기적일 뿐, 상대방이 자기를 배려하지 않느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들 역시 다른 마음을 품게 되는 법이지요. 156쪽

아내(캐서린)이 다시 돌아온 히스클리프를 열렬하게 환영하는 것 까진 좋았지만 자신과도 친해지길 바라는 것이 못마땅할 뿐 아니라 배려하는 데도 한계란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너그러웠던 에드거의 마음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이미 한 번의 발작과 열병을 앓았던 캐서린의 상태와 양쪽 모두의 평화를 바라던(사실 상 불가능하지만) 그녀의 마음과는 달리 히스클리프와 에드거는 도저희 원만하게 화해할 수 없을 지경이 되고 만다. 특히 히스클리프는 에드거에 대한 미움도 있지만 캐서린 오빠로 부터 당한 학대(교육과 안정된 거처를 빼앗김)로 그야말로 ‘나쁜’ 사람이 되어버렸다.

“난 아이를 학대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어. 알아듣겠냐?” 그 악당 놈이 몸을 숙여 바닥에 떨어진 열쇠를 집으며 험학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447쪽

읽으면서 가장 납득이 안되었던 부분이자, 그의 사랑이 결코 ‘완전한 사랑’이 될 수 없다고 느껴졌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었다. 히스클리프는 그토록 사랑하는 캐서린의 딸을 읽는 것 조차 불쾌할 정도로 학대한다. 심지어 그 재산을 몰수하기 위해 감금은 수시로 일어난다. 성인이었던 에드거의 동생에게 가한 폭력도 용납이 안되는 데 이어지는 세 아이의 인생을 모두 망가뜨리려는 그의 모습은 어린 시절의 심각한 학대와 사랑의 배신 때문이라는 이해의 선을 오래전에 넘어섰다.

방금 전에 헤어튼이 사람이 아니라 내 젊은 시절의 화신처럼 느껴졌어. 헤어튼을 보면 심경이 너무나 복잡해져서 제정신으로는 말을 걸 수 없었지. 무엇보다 헤어튼이 캐서린 언쇼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서 끔찍스럽게도 그녀를 연상시키는 거야. 529쪽

다행인지 어쩐지 모르지만 그를 저주하면 세상을 등진 캐서린의 환영은 히스클리프의 복수도 삶의 의지도 모두 끌어내렸다. 그렇게 어이없이 어느 순간 히스클리프가 행했던 폭력은 힘을 잃었고, 헤어튼과 캐서린의 딸 캐시는 드디어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적으니 학대와 폭력으로 가득한 이 작품이 왜 고전의 반열에 올랐는지 의아할 수도 있는데 이 책은 출간 당시 여성의 문학의 제대로 자리잡을 수 없었던 환경을 견뎌낸 작품이자 통속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서로 으르렁 거리던 남녀가 사랑에 빠지거나 엄청난 싸움으로 결별할 줄 알았던 연인이 오히려 그 다툼을 통해 더 깊은 사랑으로 빠져들 수 도 있다는 설정을 담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대상의 아이들의 위치와 성차별적인 부분을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게다가 이야기가 가져야 할 가장 필요한 조건, ’한 번 펼치면 멈출 수 없는 놀라운 필력‘이 느껴졌다. 그러니 5시간을 한 자리에서 다 읽지 않았겠는가. 다시 재독할 마음은 아직은 들지 않지만 나의 아둔함으로 찾지 못한 여러 장점을 발견하고자 하는 마음은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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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세스 - 지금 시작하는 목표 설계의 비밀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지음, 장원철 옮김 / 북파머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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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세스 #하이디그랜트할버슨 #북파머스 #사회심리학 #심리학 #자기개발 #동기부여 #목표설정 #긍정

사회심리학자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의 ‘석세스’는 목표을 설정하는 방법부터 달성할 수 있도록 ‘자기통제력’을 훈련하는 방법과 그동안 수없이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학자들의 연구와 심리학 기반의 이론을 토대로 들려준다. ‘들려준다’라고 말한 이유는 이 책은 분명 어려운 이론과 용어, 연구와 논문이 거의 매 순간 등장하지만 마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고 쉽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특히 괄호를 통해 들려주는 사적이지만 무척이나 공감되는 저자의 이야기는 집중하는 순간 순간 휴식처럼 다가왔다.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진짜 이유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기 위해서이다. 18쪽

간극인지, 그동안 다른 자기개발서에서 ‘높고 명확한 목표’+ ‘긍정적 사고’+ ‘반드시 성공하리란 믿음’ 까지는 읽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간극인지’,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어려움에 대해서 생각해야 오히려 성공률이 높다는 건 몰랐다. 안되는 이유를 찾는다기 보다는 어려움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해서 성공률이 높일 수 있다는 맥락으로 책을 읽으며 그동안 가장 많이 실패했던 목표를 차근히 다시 설정하고 수정할 수 있었다. 특히 자신이 선호하는 방식 혹은 성향을 확인하고 목표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데 ‘왜’ or ‘무엇’에 더 집중하는가, 또는 승급 지향인가 아니명 예방 지향적인가를 적절하게 적용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데 무조건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하면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설정할 때 단순히 행동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대응 전략은 없다. 155쪽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나’에서 멈추지 않고 도움을 받거나 줄 수 있는 상황 그리고 올바른 피드백과 칭찬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었다. 단순히 내 목표를 위해 조력자를 찾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부분이 와닿았다. 나처럼 학생이면서 강사이자, 아이를 양육함과 동시에 신앙적으로는 여전히 미성숙한 상태이다보니 크게 와닿았다. 책의 부제가 ‘지금 시작하는 목표 설계의 비밀’이다. 청소년기의 자녀와 부모가, 동료나 동기들이 함께 읽어가며 목표를 설정하고 그 과정을 독려하고 기록하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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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죽었다
박원재 지음 / 샘터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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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죽었다

#예술은죽었다 #원앤제이갤러리 #박원재 #예술 #교양 #인문 #샘터 #샘터사 #art 

예술은 죽었다. 그 선언은 과장이 아니라 냉정한 진단이다. 우리는 예술을 삶의 언어로 받아들이기보다 소유의 대상으로 다뤄왔다. -에필로그 중에서

‘예술은 죽었다.’ 라는 타이틀이 다소 거칠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그 시선이란 무엇인가. 어떤 기준으로 보았을 때 예술이 죽었다고 저자는 느꼈던 것일까. 책을 읽기 전 개인적으로는 예술을 수집하는 행위 자체가 기업이나 단체 혹은 자본주의 서열 최고위층이 아닌 평범(이란 단어가 애매하긴 하지만)한 사람들마저 수집하는 요즘 만큼 예술이 살아있던 때가 있었을까 싶었었다. 10년 째 전시 해설사로 활동하면서 느끼는 변화도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해설을 들으러 오는 분들 뿐 아니라 ‘도슨트’를 희망하는 사람들 자체가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달리 말하면 여전히 ‘해설’이 필요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또 작품을 소장하려는 사람들이 다양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소장하려는 작품이 신진작가나 비주류 작가들의 작품이 아닌 권위있는 상을 수상했거나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국내 작가인데도 해외에서 ‘인정’받지 않으면 외면당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보이스와 부르주아의 작업은 예술이 개인과 공동체 모두를 삶의 주인으로 설 수 있게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146쪽

저자는 단순히 자본주의에 휘둘리고, 소수에 의해 인정받은 작가들만이 존재하는 예술 측면을 부정하거나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 아니었다. 진정한 의미의 ‘예술의 역할’과 그의 부합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독자에게 전달하며 예술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이 강제나 독단이 아닌 ‘연대’와 ‘함께’라는 현 시대의 가장 필요한 덕목과 연결지어 이야기한다. 이런 연대를 위한 예술,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지역사회의 경제적인 이득을 가져다주는 경우외에도 ‘다름을 인정하는 매체이자 주체로서의 예술’을 언급한 부분이 특히 와닿았다. 최근 여성, 노인 그리고 장애와 퀴어를 주제로 전시에서 여러 ‘손’을 전시한 후 그 손 위로 유리를 놓아 관람객이 유리 한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잡은 듯한 체험을 유도한 작품을 관람한 적이 있었다. ‘그들의 손’을 간접적으로 맞잡거나 포개는 그 잠깐의 행위를 통해 ‘다름’ 그 자체가 아닌 다른 시선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다양성은 이제 윤리도 미덕도 아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현실이다. 140쪽

그리고 예술의 장점이자 가장 큰 특징이 규칙에 의한 획일화 혹은 폭력에 의한 강제가 아닌 존중에 의한 공존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이를 도울 수 있는 방식으로서의 소셜미디어의 역할을 언급하기도 한다. 저자가 예로 든 작가외에도 SNS를 통해 매일 자신의 하루를 사진으로 혹은 드로잉으로 연작처럼 전시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또 팬데믹 이후 그 시절 직접 마주할 수 없었던 도시와 개인의 집안을 촬영하여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한 경우도 있다. 이런 행위가 타인의 사적인 공간을 훔쳐보는 일탈이 아니라 ‘혼자서도 잘 해내야 하는’ 강박에서 꺼내어 직접적인 몸과 몸이 아닌 시선과 시선으로도 충분히 공감과 위로를 끌어낼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다름을 보는 눈’이 아닌 ‘다름을 느끼는 몸’을 갖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예술의 힘이며, 오늘날 우리가 예술을 다시 삶의 중심에 두어야 할 가장 깊은 이유다. 113쪽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혹은 인용한 학자들의 ‘예술이란 ~이다.’라는 정의를 마주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예술의 목적과 역할 그리고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책에서 언급한 부르주아 전시와 바스키아의 작품이 현재 전시중이라 책을 읽으면서 전시를 다녀와서 그 감상을 이곳에 풀어내면 좋을 것 같아 서평을 늦추려는 마음과 하루라도 빨리 더 이 책을 읽고 사람들이 찾았으면 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이 심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예술의 부활’만을 생각하기로 했다. 예술이 부활하기 위해 필요한 접근성, 체험 그리고 소장과 공유의 방법들이 전혀 없거나 아주 새로운 것들이 아니었다. 이미 시작된 것들의 안정화와 확대 무엇보다 예술 자체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아마도 저자가 기대하는 독자의 반응이지 않을까 싶다. @isamt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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