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마인드 - 세계적인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알려주는 진실
마틴 포드 지음, 김대영 외 옮김 / 터닝포인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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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AI마인드/ 마틴 포드 / 터닝포인트


미래학자의 이야기 중에서 AI(인공지능)와 관련된 이야기는 여러 권을 읽어도 늘 흥미롭기만 하다. 특히 <AI 마인드>의 경우는 인공지능 개발자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담겨져 있어 현재의 인공지능과 앞으로의 인공지능을 기대할 수 있어 제법 두꺼운 책인데도 지루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우선 기존에 출간되어 있는 AI관련 책과 가장 큰 차이점은 지나친 우려를 담은 비실무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 한 사람의 미래학자의 의견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두고 싶다. 저자 마틴 포드는 이 책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이 책의 목적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과학자 및 기업가들의 대화를 통해 인공지능 분야와 관련된 기회와 위험성을 조명하는 것입니다. 8쪽


인터뷰의 주된 내용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문제를 가져올 것이며,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를 두고 진행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정말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가하는 부분, 인공지능이 과연 인류의 사고와 동일한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 시기는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AI와 관련된 규제의 필요성이 질문에 포함되어 있다.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듣는것이기 때문에 어느부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관련 용어집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도 이 책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부분이다. 딥러닝, 신경망, 다양한 인공지능 학습 방법, 인공지능관련 제품 등에 대한 개념을 이해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인터뷰 페이지가 펼쳐진다. AI를 연구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대체적으로 인공지능을 통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그 위험성보다 더 크다는 견해는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특히 의학분야를 보더라도 약물을 처방했을 때 그결과를 데이터화했을 경우 임상실험이 한창인 분야에 있어서는 훨씬 더 빠른 치료를 도모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았다.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CEO가 회의를 할 때 직원들이 CEO가 원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했느냐를 AI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기능이 회사의 회의시간은 물론 학교 수업시간에도 적용된다면 하루 혹은 일주일에 인생을 걸어야 하는 안타까운 시험제도를 없앨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아니라 다른 학자의 인터뷰에서는 택시기사를 예로 들었다. 운전을 잘하기 위해서는 공간 지각과 더불어 실제 도로교통과 관련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GPS의 등장으로 그런 지식이 더이상 주요한 부분이 아니라는 점이다.





발전속도나 그 혜택을 두고 공통된 의견을 가진 반면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이 가능해지는 시기에 대해서는 편차가 상당했다. 다프네 콜러의 인터뷰를 보면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수행하는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인간의 경우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와 같은 속담처럼 학습을 위한 기본적인 데이터의 양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것과는 달리 아주 작은 데이터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요슈아 벤지오의 답변을 보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인공지능과 달리 다소 불완전하긴 하더라도 해당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인간의 판단이 더 옳다고도 말한다. 뿐만아니라 직업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의학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이 상당히 기대되는 것은 맞지만 간호사를 완벽하게 대체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게리 마커스또한 이들과 유사한 답변을 내놓았다.



인공지능은 긍정적인 잠재력이 많지만, 그 부분에 대한 관심은 부족할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는 긍정적인 쪽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그걸로는 충분하지는 않죠.-중략- 현재 우리가 인공지능을 만들고 배포하는 방법이 완전히 좋은 방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류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이끄는 방법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340쪽


마지막 질문이라 할 수 있는 정뷰규제와 관련된 답변들을 정리하자면 대부분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규제가 군사적인 부분을 논한다기 보다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의 제대로 유용하게 쓰이기 위해 국가간, 산업간의 윤리적 규제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이들 대부분 영화나 일부 전문가들이 말하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은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인간이 AI와 비교했을 때 불완전한 부분이 분명 있지만 완벽하게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고도 말한다. 결국 인공지능을 위험한 존재로 보든, 유용한 존재로 보든 미래에는 이들의 역할이 커질거라는 사실이고 이를 위해서 적절한 규제와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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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을 읽는 시간 - 나를 휘두르고 가로막는 여덟 감정의 재구성
변지영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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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을 읽는 시간 / 변지영 지음 / 더퀘스트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면서 어느누구도 아닌 '내 감정을 읽는 시간'이 필요했다. 내 감정도 잘 모르고, 혹은 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이내 후회하거나 급하게 벗어나려던 나의 약한 부분을 제대로 읽어야 할 시간말이다. 2년 전부터 먹방을 몰입해서 보기 시작했다. 드라마 속 해피엔딩이 내 이야기 같지 않아 부담스러워지면서 더더욱 먹방을 보았다. 단순히 마음속의 허기 때문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린 내 감정은 분노와 두려움으로 가득차있다는 것이다.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안 좋은 감정'도 나쁜 것이고, 내 안의 '안 좋은 감정'도 나쁜 것처럼 생각하게 되지요. 내면의 갈등,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면 담아두지 못합니다. 이때 가장 쉽고 빠르게 선택할 수 있는 도피처가 '음식'이 될 수 있죠. 그런 패턴이 반복되면 음식중독이 될 수 있습니다. 134쪽


먹방을 보았던 다른 이유는 폭식방지 차원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 중 체중증가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 밤 과식이나 폭식이 한 주, 길게는 그 이상의 시간을 괴롭히기 때문에 대리만족 차원에서 보았던 먹방. 먹든 안먹든 이미 난 음식중독 상태였던 것이다. 그리고 절제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수차례 학대하기 까지 했다. 책에서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고, '자제력'이 약한것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오히려 사회적 기준에 맞추려고 열심히 살려했던 것이라고 말이다. 책에서는 여러 사례가 등장한다. 나처럼 나약한 제자신을 수용하지 못해서 더 망가지기도 하고, 과거의 일때문에 통제력을 상실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제 감정을 제대로 알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다. 감정이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순간 문제는 심각해진다.



갈등을 피하고자 하는 현대인이 가장 기피하는 감정은 분노입니다. 안전과 안정을 중시하는 사람이 꺼리는 감정은 두려움이지요.

191-92쪽


체중이 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거나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질 거라는 두려움, 자제력 문제라고 여기며 나 자신에게 분노했던 모습들이 전부 한 가닥의 실로 연결되어 있었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에 대한 신뢰와 내면의 강인함이 충분하지 못할 때 분노에 휘말려 마음의 병을 얻게 된다고. 살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영화<컨택트>를 통해 두려움과 분노를 어떻게 재구성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문제를 해결해가는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해소될 수 없었던 나의 감정을 다시금 들여다보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감정을 아예차단하거나 좋은 감정이라 생각되는 것만 느끼며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감정을 설계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지만 저자가 작품들을 통해 보여준 방식대로 재구성해보는 시도는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서문에 강조된 것처럼 억지스레 좋은 감정을 가지려고 애쓴다거나, 타인의 기준에 맞춰가며 행복이라는 허울로 현재의 감정을 회피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왜 먹방에 빠져들었는지에 대한 답을 아는 것, <내 감정을 읽는 시간>은 그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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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은 어떻게 인생이 되는가 - 지금 당장 실천하는 굿 라이프
강이든 지음 / 프롬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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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은 어떻게 인생이 되는가 / 강이든 지음/ 프롬북스



<습관은 어떻게 인생이 되는가>를 읽으면서 참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강연, 책들이 떠올랐다. 습관이란게 무엇인가. 정말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반복'된 행동을 '계속'이어가는 것이다. 천 권의 책을 읽었다는 사람들, 무작정 걸었다는 사람들의 에세이가 끊임없이 출간된다. 어쩌면 그들의 모든 좋은 습관들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나게 된 건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가 주목해야 하고 질문해야 하는 것은 평범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비범하게 했는지,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그들의 진짜 스토리이다. 그들은 남들 몰래 혼자서 피나는 노력을 한 사람이다. 116쪽


흔히 비범한 사람들이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내가 떠올렸던 사람들의 비범함은 그들의 '습관'에 있었다. 다른 책 리뷰에서도 자주 언급했던 '리츄얼'속 작가들과 유명인사들이 그러했다. 쓰는 것, 무언가 영감이 떠올라 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쓰는 행위'자체를 습관화 했다. 저자처럼 나 역시 힘들 때마다, 혹은 멍해질 때마다 보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저자는 주인공의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는다며 <원피스>의 루피를 언급했다. 내게는 <귀를 기울이면>에 등장하는 이제 겨우 중3인 남녀주인공으로부터 그런 동기부여를 받는다. 애니속 주인공은 어설프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남학생에게 자극받아서 방학동안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나는 어떤가. 작가의 꿈을 가진적은 있지만 작가처럼 습작을 해본 적이 없었다.



고민하지 말고 무작정 써보자. 힘들고 스트레스 받고 머리가 복잡하다면 일단 적어보자. 글로 쓰면 생각이 정리됨은 물론이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동시에 글쓰기는 생각의 힘을 강화시켜 스스로를 더 발전시킨다. 일기, 서평, 블로그를 1년간 꾸준히 할 수만 있다면 남과 다른 경쟁우위를 차지하는 습관이 된다. 이 습관이 당신의 하루를 바꾸어줄 것이다. 218-219쪽



서평을 블로그에 쓰기 시작한 지 10년이 다 되어간다. 중간에 업무에 치여서, 건강상의 이유로 2~3년 정도 공백기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완전히 손놓지 않으려고 애써온 습관아닌 습관덕분에 누가봐도 내 취미가 '독서'라는 것은 부연설명이 필요없게 되었다. 꾸준히 하는 것을 저자는 여러차례, 어쩌면 이 책의 전반적으로 그 부분을 강조했다고 느낀다. 그리고 또한가지는 내가 무엇을 왜 공부하려는지에 대한 뚜렷한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부분이었다. 맹목적으로 하려고 해서는 몰입도 되지 않고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면 그 목표나 이유가 뚜렷하지 않았다. 그저 좋아하는 책을 직접 써보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이유였다.



원하는 삶이 있고 목표가 있다면 인생에서 주어지는 기회와 순간들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반드시 행동해야 함을 잊지 말자. 흐르지 않는 물이 썩어버리는 것처럼 변화 없는 사람도 썩는다. 247쪽


'고인물은 썩는다'는 초등학교 시절 적어냈던 나의 좌우명. 그랬던 내가 지금은 너무나 오랜기간 고여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하기 위해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 등 이유가 많겠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삶으로 살고자 한다면 행동해야 한다. 편안한 문체로 저자는 우리에게 습관의 중요성과 더불어 그 부분을 차분하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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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이렇게 재산이 될 줄이야 - 발명, 디자인, 혁신을 보호하고 성장하는 방법
김태수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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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이렇게 재산이 될 줄이야 / 김태수 지음 / 이코노믹북스


우리가 이루어 낸 혁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술 중심의 혁신과 디자인 중심의 혁신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기술 중심의 혁신이 한국 경제를 이끌고 왔지만,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거나 제조 경쟁력이 낮은 분야에서는 디자인 중심의 혁신이 상대적으로 중요해질 것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특허권의 중요성이야 실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잘 알고 있다. 제대로 등록해놓지 않아 제대로된 수입을 올리지 못하거나 심지어 패소할 경우 자신의 지적재산권을 잃는 경우도 생긴다. 이 책은 그런 위험 혹은 제대로 된 '지식재산'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저자가 이전에 출간한 <특허 콘서트>가 '2016 세종도서 교양부문', '2018 대한민국 독서토록 논술대회 지정도서'로 선정된만큼 이 책을 통해 적어도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서두에 발췌한 내용처럼 디자인 중심의 혁신이 중요해진 만큼 실제 사례들과 함께 지식재산에 관한 내용을 5가지 챕터로 구성해서 들려준다. 우선 챕터 1, 대한민국의 창읮거인 혁신 역량은 뛰어나다 편 중 눈에 띄는 '라비또'를 이야기하고 싶다. 토끼 모양의 라비또가 한국의 디자인이었다는 점에서 우선 반갑기까지 했다. 토끼 귀 모양의 스마트폰 케이스가 대표적인 라비또는 직접 생산을 하지 않는 업체다. 디자인으로 승부한 만큼 기술과는 동떨어져 있기에 위의 발췌문에 부합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저자의 말처럼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은 첨단 기술을 자체 개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디자인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이 더 유리(24쪽)'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업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디자인을 보장받기 위해서 바로 '디자인권'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 정보가 바로 번호를 통해 지식재산을 식별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라비또 곽미나 대표가 등록한 디자인은 '제30-0600219호'인데 이때 '30'이 디자인을 뜻한다고 한다.


챕터2는 혁식적인 아이디어의 보호가 우선이다 편으로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마법천자문, 다이슨 등 듣기만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디자인과 기술을 가진 업체들의 사례가 포함되어 있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코카콜라 편'을 이야기하고 싶다.  우선 코카콜라 맛의 비밀은 'Mechandise 7X'라는 성분으로 무려 130년동안 비밀로 유지되고 있다. 코라콜라와 더불어 'KFC'의 비법도 엄청 궁금한데 KFC는 11가지 비밀양념이 존재한다. 그러고보니 저자의 말처럼 왜 코카콜라와 KFC는 맛의 특허로 하지 않고 비밀로 유지하고 있는것일까?



사익과 공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발명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해주면서도 모두가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기 때문에 특허를 신청한 발명을 공개해야 한다는 원칙이 만들어졌습니다. 42쪽


그렇다. 바로 특허를 신청하는 순간 그 맛의 비밀을 공개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특허권이 곧 독점권이라고 생각할 경우 문제시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130년동안 밝혀지지 않는 비밀이라면 굳이 특허권을 등록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이러다가 어느 순간 누군가 먼저 등록하게 된다면 글쎄, 그 재판과정이 꽤나 흥미롭지 않을까 싶다. 물론 영업비밀 또한 증명할 수 있는 '영업비밀 원본증명서'라는 제도도 있다. 이 증명서는 공공기관에서 발급하는 것으로 비밀이 유지되는 한 계속 보호받을 수 있다고 한다. 챕터3 특허, 혁신의 중심에 우뚝서다 편으로 이어지는 특허이야기를 좀 더 살펴보면 '3D 프린터 특허권'을 골라보았다. 물론 여러 챕터에 걸쳐서 소개되는 다이슨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이 좋겠지만 다양한 사례와 기업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갔다. 특히 3D 프린터의 경우 의학기술과 접목하여 이제는 그야말로 그 활용도가 어디까지 이를것인지 궁금해지는 만큼 이 기술의 특허권과 관련된 이야기는 특히 흥미로웠다.


초창기 3D 프린터는 비싼 가격 때문에 쉽게 실용화되지 못 했습니다. 그 근본 이유는 특허권을 몇몇 기업이 독식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특허권이 만료되면서 속속 저가 프린터가 시장에 등장하며 대중화되었습니다. 121-122쪽


특허권으로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장받는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좀 더 대중화되어 저가로도 그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사실 반갑긴 하다. 추억을 되살려보면 3d 프린터 및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 학원이나 업체에 자랑이기도 했던 적이 있었다. 처음 특허권이 신청된 때는 1986년으로 1997년에 등록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특허권이 소멸한 시기가 2014년 1월 27일이다. 이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우게 되는 것은 '특허권의 존속기간은 관련 시장이 형성되어 기술이 발전하는데 방해되지 않을 정도까지만 인정(123쪽)'된다는 점이다. 챕터 2에 이어 특허권이 반드시 독점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독점이 아닌 '보호'의 차원에서 보는 것이 더 맞다고 느껴진 것이 바로 챕터 4의 디자인, 혁신의 또 다른 중심이 되다 편을 읽고서다. 만약 디자인 등록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안타깝게도 디자인보호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미등록 디자인은 다른 사람에게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159쪽)라고 저자는 알려준다. 독점을 떠나서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디자인등록, 지식재산을 법으로 보호받는 것이 중요하다. 몇 년전 사먹었던 '똥빵'이 바로 그 안타까운 사례에 해당된다. 등록하지 않은 똥빵을 다른 누군가가 등록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물론 무효심판이라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미리 등록해두었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란 것은 틀림없다.


마지막 챕터 5, 지식재산은 우리의 미래다 편에서는 등록된 지식재산권이 시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또 어떤 이유로 폐기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등록만 해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좀 더 발전된 상품개발연구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완벽하게 핵심기술을 보호할 수 있기도 하다. 저자의 말처럼 아이디어가 돈이 된다는 생각을 누구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아이디어를 개발한 이후에는 상품개발에만 집중할 뿐 '지식재산'으로 제대로 보호받는 절차를 잊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의 경우 관련 배상금액이 적어서 다른 나라에 비해 그런 경향이 더 심각한 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정말 안일한 생각이다. 패션업계의 경우 모조품이 빠른 속도로 생산되는 만큼 빠르게 등록, 보호받는 것이 유리할 뿐 아니라 글로벌 시대에 맞춰 해외에서 일어난 분쟁을 막기 위해서도 지식재산권을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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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 열 받아서 매일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
송해나 지음, 이사림 그림 / 문예출판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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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 열 받아서 매일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 송해나지음 문예출판사


임신하면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들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태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아이의 건강과 올바른 정서성장이 모두 엄마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송해나 저자의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의 부제는 '열 받아서'라는 단어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왜 그녀는 축복과 같은 임신을 하고선 열받아서 임신일기를 적어야 했을까. 정말 친한 친구나 가까운 지인들과 친자매가 임신했을 때 조차 우리는 그녀들의 '임신스테레스'를 보기만 할 뿐 공감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진 못한다. 마치 우울증이 무서운 줄은 알지만 그로인한 사고를 보면서 당사자들의 탓이거나 나약해서, 한가해서라는 2차 폭력을 가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저자가 느낀 임신스트레스는 무엇이엇을까.



'임신부배려석에 앉기'는 또 실패했다. 좌석 뒤에 붙은 핑크색 스티커를 쳐다보는 척, 임산부배려석에 앉아 있는 젊은 남자를 흘겨보려는데 "내일의 주인공을 맞이하는 자리"라는 문구에 또 열이 난다.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니다. 34쪽


​어느 커뮤니티에 베스트댓글로 올라온 댓글은 다음과 같았다.

'임산부에 비해 자리가 너무 많이 지정되어 있어요. 한 번도 그 자리에 임산부가 앉은걸 본적이 없거든요.'

그럴 수 밖에 없다. 임산부배려석에 앉는 사람들은 임산부가 아니다. 오히려 임산부들은 역으로 욕을 먹을까 겁나서 제대로 그 앞에 서있지도 못한다.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앉아계실 때는 그나마 괜찮다. 10대~20대 청년들이 앉아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들은 이렇게 변명한다. 임산부가 앞에 오면 자리를 비켜드릴 거니까 비워두면 낭비라고. 과연 그럴까. 그들의 공통된 자세가 있다. 우선 이어폰을 꽂고 앉아있으며 시선은 손에 든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다. 누가 앞에서 쓰러지기전까진 알아차리기 어려운 자세다. 하지만 아예 대놓고 정면으로 임산부를 바라보면서, 임산부뱃지를 보면서도 웃으며 통화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다들 엄마뱃속이 아닌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들 같다.


지하철에서 배려받지 못하는 것만이 스트레스가 아니다. 임신으로 인한 심리적, 육체적 고통이 어느정도인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제대로된 교육도 없다. 그저 배가 나오고, 체중이 늘어난다 정도가 전부다. 아내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남편들도 이해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임신은 축복이라고들 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배려해야 하는 입장이 되는 순간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죄로 바뀐다. 임산부가 원하는 것은 어쩌면 간단하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아는 척 안하는 것이다. 왜 아이에게 좋지 않은 커피를 마시는지, 힘들다면서 왜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느냐 등의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임신 후 무력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언제나 내 몸은 내 것이었는데, 더 이상 내 통제하에 있지 않은 것 같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먹고 마시는 작은 일부터 내 평범한 일상, 그리고 출산 방법을 선택하는 일까지도 내게 선택권이 없는 것 같다. 95쪽


하지 않아도 될 말 중에는 '자연분만'을 강조하는 것도 포함된다. '한국여자들이 세계에서 제왕절개를 가장 많이 한다.'라는 비난조의 글을 본적이 있다.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경우는 대부분 그럴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설사 산모가 제왕절개를 원한다고 해도 그것이 왜 비난받아야만 하는가. 20시간을 넘게 산고에 시달리다가 어쩔 수 없이 택했을 때 조차 '조금 더 참지'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까.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본인 혹은 소중한 사람들이 고통에 몸부림칠 때 치료받지 말고 자연치료가 될 때까지 버티다가 받게 하는것과 무엇이 다를까. 제왕절개라고 덜 아픈 것도 아니다. 흔히 자연분만이 일시불이면 제왕절개는 할부라고들 말한다. 결코 그 고통의 크기가 적거나 짧지 않다는 의미다. 왜 알지도 못하면서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함부로 타인의 몸을 맘대로 좌지우지 하려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임신한 여성에게 그 무엇보다 배 속 아기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들은 임신해서 제 삶을 잃어버려 불쌍하다며 동정한다. 아주 놀랍게도, 임신한 여성은 배 속 아기를 돌보면서 자기 자신도 돌볼 줄 알고 행복을 누릴 줄도 안다. 우리는 임신의 도구가 아니라 인생의 주체다. 175쪽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먹고 싶은 것은 아이를 가진 모든 임산부의 바람이기도하다. 그런 그녀들로 하여금 '열 받아서 임신일기를 쓰게 만드는 것'은 그녀들 자신이 아닌 타인이다. 순탄하게 임신과 출산기간을 지낸 사람들도 분명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통의 크기와 그 반응이 저마다 다 다른 것처럼 임신증상을 '유난'하다고 함부로 단정지어서는 안된다. 임산부를 위한 배려가 유난스럽고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이야 말로 이 책을 읽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임산부'들만 이 책을 읽게될까 겁난다. 누군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잘 수도 없고, 내딛는 걸음걸음이 가시밭길처럼 느껴지는 고통속에서 태어났다. 당신은 세상에 그냥 태어나지 않았다. 엄마뱃속을 통하지 않고 어느 날 뚝 하고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이 아니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봐야 한다. 임산부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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