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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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울프
#박예진 #북큐레이션 #북큐레이터 #아포리즘 #문장
#버지니아울프문장의기억 #센텐스 #sentence

북 큐레이터이자 고전문학 번역가인 저자 박예진 작가의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은 판형 자체는 크지 않지만 푹빠져 읽느라 제법 시간이 걸렸다. 이전에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읽었던 사람, 작품을 직접 읽진 않았어도 여성, 글쓰기를 주제로 한 에세이에서는 빠짐없이 인용되는 <자기만의 방>의 발췌글을 쉽게 접했을 것이다. 이 책에는 해당 작품 외에도 자기만의 방과 함께 묶여 출판되는 <3기니> 와 최근 단행본으로 출간된 플러시, 그리고 틸타 스윈턴이 역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올랜도>를 포함 해 버지니아 울프의 13작품과 총 212개의 문장을 총 4개의 주제로 분류 해 소개하고 있다.

sentence 086
I like books whose virtue is all drawn together in a page or two. I like sentences that don‘t budge though armies cross them.
나는 한 두 페이지 안에 모든 가치가 집약되어 있는 책을 좋아합니다. 수많은 군인이 건너가도 흔들리지 않을 문장들을 좋아합니다.

sentence 178
Let me pull myself out of these waters. But they heap themselves on me; they sweep me between their great shoulders;
I am turned; I am tumbled; I am stretched, among these long lights, these long waves, these endless paths, with people pursing, pursuing
나는 스스로를 이 물에서 끌어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나에게 몰려와 나를 그들의 큰 어깨 사이로 데려가 버립니다.
나는 돌아가고 있고, 뒤집히고 있으며,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 긴 빛과 이 긴 파도, 이 끝없는 길들 사이에서, 사람들은 추구하고, 계속 추구합니다.

sentence 194
After all the foreign languages she had been hearing, it sounded to her pure English. What a lovely language, she thought, saying over to
herself agin the common place words.
그동안 들었던 외국어들을 모두 뒤로하면,그 소리는 그저 순수한 영어로 들렸습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언어인가, 그는 속으로 평범한 단어들을 다시 한번 반복하며 생각했습니다.

버지니아는 독자들이 각자의 내면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규정하기도 어려운 미지의 일면을 가지고 있지만 개개인은 일순간 표면으로 떠오른 조각들로 이어지기도 한 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랐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완독을 했던 작품들도 꽤 있었는데 이렇게 주제별로 다시 만나는 문장과 해설로 마주하니 독서모임과 서평 그리고 전문가의 해석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었다. 버지니아를 여성과 글쓰기라는 주제안에 가두고 있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이전에 혼자 읽거나 주류의 해석으로 가졌던 조각들과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통해 삶과 사색이라는 조각을 새로이 얻을 수 있었다. 발췌문에 보이는 것처럼 국문과 영문을 함께 실어 ‘자기만의 해석‘을 해보라는 제안은 그런점에서 큰 장점처럼 다가왔다. 책에 바로 필사를 할 수 있는 공간과 부록으로 버지니아의 일기와 유서까지 엮어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하거나 전작읽기를 준비하는 독자들이라면 누구라도 반색할 것이다.

#문장필사 #필사 #글쓰기 #여성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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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컬렉터 - 집과 예술, 소통하는 아트 컬렉션
김지은 지음 / 아트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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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어컬렉터
#김지은 @artbooks.pub @dear.collector

김지은 작가의 디어 컬렉터는 여러 이유로 현대미술작품을 수집하는 컬렉터들 중 저자와 친분이 있거나 혹은 그들의 지인(하지만 너무 멀지 않은)들의 집안에 소장된 작품들과 해당 작가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구체적인 집필의도는 ‘팬데믹 시기의 집과 예술의 의미를 짚어보는 것(6쪽)’이며, 좀 더 일찍 출간되었더라도 충분히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콜렉터들의 수집 계기는 예술이라는 스펙트럼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나와 상대를 바라본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그 시작점과 취향은 당연히 똑같지만은 않다. 예술관련 변호사인 게일 엘스턴의 경우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권리를 찾아줄 뿐 아니라 자칫 소유권을 상실할 수 있는 위험한 사건에서도 승소를 한 실력자이자 작품활동도 하는 변호사였다. 그녀의 집에는 당연히 유명한 작가의 작품도 있지만 자신과 자녀들이 함께 참여한 작품도 전시해 단순히 가족의 사진을 놓는 것 이상의 사랑이 느껴졌다. 그녀가 선택한 작가 중 ‘캐럴리 슈니먼’의 <그녀가 다다른 한계, 그곳까지>라는 퍼포먼스와 결합된 작품(큐알코드를 통해 작가인터뷰와 전시영상을 볼 수 있다)이 인상적이 었다.

캐럴리 슈니먼의 퍼포먼스는 당시에도 악명 높았고 지금 봐도 수위가 높다. 우리의 할머니 혹은 엄마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누드로 있다고 상상해보라. 게다가 천장에서 내려온 로프에 달린 하네스를 착용하고 공중을 오르내리고 있다. -중략-
슈니먼의 작품에서는 억압받던 여성의 몸이 곧 붓이었다. 슈니먼은 공고했던 남성 중심 예술계에 이렇게 ‘몸붓’으로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65쪽

그동안 여성이 터부시 되는 제도를 옷으로 비유해 누드로 연주하거나 관람객에게 도구를 자유로이 사용하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깨뜨리고자 하는 퍼포먼스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그런 작품을 볼 때면 의도는 좋지만 지나치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슈니먼의 작품은 작가의 몸이 작품이 되는 것이 아니라 ‘붓’이라는 도구화 된다는 점에서 작품의도를 극명하게 드러내보였다. 물론 해석은 저마다 다 다르며 그런 해석들에 대해 논의 하고 유사하거나 대비되는 작가와 작품을 발견하는 과정이 모두 컬렉터의 일이자 기쁨일 것이다. 컬렉터와 작가에 대한 관심에 이어 ‘집’이라는 ‘공간’과 함께 생각했을 때 기억나는 컬렉터는 키어부부다. 이들부부는 소장하고 있는 작품의 대다수가 해당 작가와 인연이 있는 작품들이라고 했다.

“예술이란 인간 영혼의 물리적 실현이라고 생각해. 작품들이 내게 말을 걸때면 인간의 영혼이 시간을 초울해서 존재한다는 것을 느껴. 특히 집에 있는 작품들은 객관적으로도 가치가 있고 아름답지만, 작가들을 사적으로도 잘 알기 때문에 작품에서 또다른 감정이 느껴져. 그림이나 조각들은 그 사람의 일부이고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들어. 177쪽

키어 부부외에도 대부분의 컬렉터들이 인연이 있거나 혹은 지속적인 수집을 위해 기부하거나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팬데믹 시대가 단절이라면 컬렉터들은 인연들의 ‘증거’가 되는 작품들을 소장함과 동시에 여전한 ‘연결’,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팬데믹 동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이전보다 작품들을 더 자주 가까이에서 보게 됐고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를 더 깊이 헤아려보게 됐어. 예술은 평소 생각지 못한 지점까지 우리를 끌고 가서 사고의 지평을 벽 너머로까지 확장시켜 주더라고. 덕분에 집 안에 갇혀 있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사방의 벽이 열리고 더 많은 세상과 호흡한다는 느낌을 받았어. 353쪽

본문을 읽기 전 작가소개에 적힌 ‘작품 소장은 세계를 내 안으로 들여오는 일‘이라는 문구가 쉽게 와닿지 않았었다. 하지만 컬렉터를 만나면 만날수록 흐릿했던 그 말들이 명확해짐과 동시에 옷과 가구보다 작품을 소장하는 데 자금과 시간 그리고 마음을 쏟는 이유가 충분히 이해되었다. 또 기대이상으로 현대미술 작가와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특히 차례대로 넘기지말고(물론 순서대로 다 읽었는데도 재밌었지만) 넘기다가 멈칫하게 되는 작품을 발견하며 취향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만약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데 작품을 선택하는 것부터 어렵게 느껴진다면 꼭 읽아보길 권한다. 저자가 자주 언급했던 ’시절인연‘스러운 책이 아닌 현대미술과 관련해 오래도록 보고 또 봐도 좋은 책이다. #현대미술 #Contemporary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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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치유하는 뇌 - 개정판
노먼 도이지 지음, 장호연 옮김 / 히포크라테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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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의 뇌가 스스로 치유하는 힘이 있으며,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면 치료나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많은 뇌 문제들이 확연히 나아질 수 있고, 많은 경우 치료되기도 한다는 것을 다룬다. (12쪽)

신경가소성. 들어본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만 이를 활용한 치료법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을 가진 사람이 적다. 실제 사례가 분명 존재하지만 전문가인 의료진조차 한낱 ‘일화‘로 치부하며 그 가능성을 무시해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가설이 등장하고 증명이 되어도 기존의 생각과 제도를 바꾸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린다. 실제 신경과학 내의 가소성을 입증한 실험의 경우 200년이란 시간이 걸려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무조건 나쁘게만 보이진 않았다. 만약 지인 중 누군가 뇌를 심각하게 다쳤는데 주류의 치료법이 아니라면 다른 부위도 아닌 ‘뇌‘라서 오히려 조심스러울 수도 있고 무엇보다 괜한 희망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좌절감마저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을 수 있는 방법, 뇌가 한 번 손상을 입으면 영구적으로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다분히 희망적이다. 치료방법은 단 한 가지가 아니지만 최근 ‘소리‘와 관련된 책을 읽어서 그런지 음악치료와 관련된 사례가 크게 와닿았다. 더군다나 환자가 자폐스펙트럼을 의심받았던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더 유심히 보게 되었다.

아이는 기고 걷는 것이 느렸고 동작이 투박했고 발달이 늦었다. 어머니인 나탈리는 아이를 심리학자에게 데려갔는데, 그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른 임상의는 아이가 몇몇 ˝자폐증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408쪽

나는 마돌이 정확히 무엇을 했는지 그녀에게 물으면서 그녀가 터무니없게 들리는 무엇을 말하리라고 직감했다. 그녀는 마돌이 음악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주로 모차르트 곡이었는데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고 이상하게 수정해서 사용했다. 또 그녀의 목소리를 녹음한 것도 수정해서 사용하여 아들의 뇌를 재배선했다고 말했다. -중략-
5년이 지난 지금 나탈리는 아들이 ˝반에서 학업 성적이 제일 좋고, 달력에 보면 일정이 빼곡할 만큼 친구들도 많고, 친절하고 사려 깊고 사회적 교류를 적극적으로 즐긴다˝라고 소개했다. 409쪽

놀라운 사실은 아이를 치료했던 마돌, 폴이 성인이 될 때까지 심각한 난독증이 있었으며, 이상한 걸음걸이로 학교는 물론 사회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를 치료한 토마티스는 폴에게 듣기 검사만을 한 이후 그의 증상들에 대해 들어주고 설명해주며 ‘소리‘를 이용한 치료를 시행했고 폴이 치료한 아이처럼 자신도 회복될 수 있었다. 실제 아이를 기르다보면 또래 아이들과 다르게 발달이 느린 경우가 종종있다. 하지만 내 아이와 이웃집 아이, 혹은 친척 아이만 보는 부모입장에서는 당연히 문제가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 아이가 한참 어릴 때 나 또한 밤새 해당 영상을 계속 찾아본 적도 있었다. 만약 의사에게 아이를 데려갔는데 ‘신경가소성‘을 언급한다면 어떨까. 모든 의사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해당 이론을 모르거나 신뢰하고 있지 않다면 역으로 잘못된 정보를 듣고 왔다며 핀잔을 줄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치유하는 뇌>는 이처럼 더이상 방법이 없다는 ‘고정관념‘ 혹은 ‘체념‘으로부터 우리를 구하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물론 모든 손상이 회복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지만 적어도 ‘말도 안돼‘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는 뇌에 대해, 그리고 여러 이론들에 대해 무분별한 흡수가 아닌 분별을 가지고 학습할 필요가 있음을 깨우쳐 준다.

*출판사 협찬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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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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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2024 #에세이 #신앙 #예루살렘 #가톨릭 #유대교
#공지영 #너는다시외로워질것이다 #해냄

예약판매 소식을 듣자마자 구매했던 공지영 산문,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작가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온라인 서점 한줄평에는 책을 구매한 사람들도 아닌, 심지어 한 줄 읽지도 않고 비난의 글을 남기는 걸 종종 보았다. 작가와 아무 관계도 없는 내 눈과 맘에도 좋지 않았으니 당사자인 작가는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 절필까지 생각했다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던 일부 사람들의 끝모를 비난을 넘어 그는 평사리에서 나름의 평화를 찾는 듯 했다. 그 무렵 출간했던 #그럼에도불구하고 역시 잘 읽었지만 이번 신간은 느낌이 사뭇 다르다. #작가 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이야기 같았다.

#책속글귀
누군가의 말대로 성모는 하느님의 아들을 낳아서가 아니라 그 아들이 하느님의 뜻ㅡ자신의 뜻이 아니다ㅡ을 행하도록 놔두고, 내버려두고, 그리고 떠나보냈기에 거룩한 어머니가 된 것이리라.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살아갈수록 더 생각하는데 인생에서 얻는 것보다 내려놓는 것이 백배는 더 어렵다. 그중에 제일 어려운 것이 아마도 자식일지 모르겠다.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1단을 바칠 때 꼭 묵상하게 되는 #성경 구절,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기도는 저리 하면서도 지난 날 내 뜻에 주님 뜻이 맞춰주시기를 청하는 기도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특히 아이와 관련된 문제에서는 다른 답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기도했다. 아이를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이 내 삶의 첫 째 자리에 있어야하는 차이를 이제사 아주 조금씩 짐작할 뿐이다. 작가는 지인의 부고 소식에 예루살렘으로 가야할 때임을 알았고 늘 망설이던 여행인데 이번에는 그런 주저함이 전혀 없었다고했다. 삼엄한 경비와 차별까지 어느새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보다 나를 비우고 감사하는 길을 걸어가는 모습에 ‘나도 그럴 수 있을까.’ 에서 ‘그렇게 하겠습니다’로 나 또한 변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작가만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가 된다. 그렇게 무수히 많은 ‘나’와 ‘변화’들이 사랑을 말하고 몸소 그 사랑을 실천한 그 분의 바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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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클래식 수업 8 - 차이콥스키, 겨울날의 찬란한 감성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8
민은기 지음, 강한 그림 / 사회평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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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클래식수업 #클래식수업 #클래식 #차이콥스키 #차이코프스키 #백조의호수 ##호두까기인형 #오페라 #발레음악 #쉬운클래식 #❄️

민은기 교수의 <난처한 클래식 수업> 시리즈 8권은 특히 겨울이면 더 많이 듣게 되는 차이콥스키를 다뤘다. 해당 시리즈는 이전에 바흐를 다뤘던 3권에서 만났었는데 그때도 워낙 흥미진진하면서도 수록된 곡들을 오랜 기간 들었던터라 기대가 컸다.

차이콥스키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설명 전 유럽의 민족주의 음악이 탄생과 배경 부터 등장한다. 매 쳅터마다 필기하듯 기억해야 될 내용을 한페이지 분량으로 알아서 요약도 해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난처한 클래식 시리즈는 책과 함께 관련된 작곡가의 음악 혹은 낯선 악기의 원리등을 들어가면서 읽을 수 있어 작품을 들었을 때 연상되는 분위기와 느낌 묘사에 공감할 수 있었다. 초반에 다소 놀랐던 것은 백남준 아티스트와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는 점이다. 우선 경제적으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유년시절 부터 음악을 배웠지만 아버지나 가족들이 당사자를 예술가로 키우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는 점,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점도 그랬다. 차이콥스키의 경우 심지어 법학을 공부했을 뿐 아니라 졸업 이후 바로 법무성에 취업까지 했지만 결국 2년 뒤에 음악원에 입학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음악으로 치유했던 만큼 음악이 줄 수 있는 무한한 힘을 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초기에 작곡했던 곡도 들을 수 있었는데 저자 말대로 비전문가인 내가 듣기에는 그마저도 너무 멋지게 들렸다.

내가 음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리고 내가 유일하게 잘하는 게 음악이라는 걸 너도 알 거야. 내가 신이 주신 재능을 개발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하는 이유를 알겠지? 117쪽


그런가 하면 빈 고흐와 비슷하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는데 동생에게 편지를 보내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적거나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설렘과 또 실연 중에도 초연할 수 있었던 마음을 적어 보낸 부분이 그렇게 느껴졌다. 유리로 만든 것처럼 여린 그였지만 상처가 많다고 해서 사랑이 부족했던 아니었던 셈이다.

음악이 쉼이고 치유라는 말을 몸소 체험한 차이콥스키에게 늘 영광과 찬사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심혈을 기울여 헌정했지만 노골적인 비판을 받은 적도 있을 뿐 아니라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백조의 호수>가 발표 당시만 하더라도 여러이유로 혹평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러시아가 지리적 위치 때문에 서유럽에 대한 동경과 동시에 열등감을 극복하려 했던 다양한 시도나 차이콥스키 한 사람 뿐 아니라 러시아의 예술, 민족주의 음악 등을 훑어볼 수 좋았다. 전체적인 내용을 부드럽게 연결해주는 일러스트도 멋진 책으로 겨울에는 책과 함께 계속 찾아들을 수 있어 #추천 합니다.

#민은기 #강한일러스트작가 #사회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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