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치유하는 뇌 - 개정판
노먼 도이지 지음, 장호연 옮김 / 히포크라테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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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의 뇌가 스스로 치유하는 힘이 있으며,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면 치료나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많은 뇌 문제들이 확연히 나아질 수 있고, 많은 경우 치료되기도 한다는 것을 다룬다. (12쪽)

신경가소성. 들어본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만 이를 활용한 치료법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을 가진 사람이 적다. 실제 사례가 분명 존재하지만 전문가인 의료진조차 한낱 ‘일화‘로 치부하며 그 가능성을 무시해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가설이 등장하고 증명이 되어도 기존의 생각과 제도를 바꾸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린다. 실제 신경과학 내의 가소성을 입증한 실험의 경우 200년이란 시간이 걸려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무조건 나쁘게만 보이진 않았다. 만약 지인 중 누군가 뇌를 심각하게 다쳤는데 주류의 치료법이 아니라면 다른 부위도 아닌 ‘뇌‘라서 오히려 조심스러울 수도 있고 무엇보다 괜한 희망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좌절감마저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을 수 있는 방법, 뇌가 한 번 손상을 입으면 영구적으로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다분히 희망적이다. 치료방법은 단 한 가지가 아니지만 최근 ‘소리‘와 관련된 책을 읽어서 그런지 음악치료와 관련된 사례가 크게 와닿았다. 더군다나 환자가 자폐스펙트럼을 의심받았던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더 유심히 보게 되었다.

아이는 기고 걷는 것이 느렸고 동작이 투박했고 발달이 늦었다. 어머니인 나탈리는 아이를 심리학자에게 데려갔는데, 그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른 임상의는 아이가 몇몇 ˝자폐증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408쪽

나는 마돌이 정확히 무엇을 했는지 그녀에게 물으면서 그녀가 터무니없게 들리는 무엇을 말하리라고 직감했다. 그녀는 마돌이 음악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주로 모차르트 곡이었는데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고 이상하게 수정해서 사용했다. 또 그녀의 목소리를 녹음한 것도 수정해서 사용하여 아들의 뇌를 재배선했다고 말했다. -중략-
5년이 지난 지금 나탈리는 아들이 ˝반에서 학업 성적이 제일 좋고, 달력에 보면 일정이 빼곡할 만큼 친구들도 많고, 친절하고 사려 깊고 사회적 교류를 적극적으로 즐긴다˝라고 소개했다. 409쪽

놀라운 사실은 아이를 치료했던 마돌, 폴이 성인이 될 때까지 심각한 난독증이 있었으며, 이상한 걸음걸이로 학교는 물론 사회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를 치료한 토마티스는 폴에게 듣기 검사만을 한 이후 그의 증상들에 대해 들어주고 설명해주며 ‘소리‘를 이용한 치료를 시행했고 폴이 치료한 아이처럼 자신도 회복될 수 있었다. 실제 아이를 기르다보면 또래 아이들과 다르게 발달이 느린 경우가 종종있다. 하지만 내 아이와 이웃집 아이, 혹은 친척 아이만 보는 부모입장에서는 당연히 문제가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 아이가 한참 어릴 때 나 또한 밤새 해당 영상을 계속 찾아본 적도 있었다. 만약 의사에게 아이를 데려갔는데 ‘신경가소성‘을 언급한다면 어떨까. 모든 의사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해당 이론을 모르거나 신뢰하고 있지 않다면 역으로 잘못된 정보를 듣고 왔다며 핀잔을 줄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치유하는 뇌>는 이처럼 더이상 방법이 없다는 ‘고정관념‘ 혹은 ‘체념‘으로부터 우리를 구하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물론 모든 손상이 회복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지만 적어도 ‘말도 안돼‘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는 뇌에 대해, 그리고 여러 이론들에 대해 무분별한 흡수가 아닌 분별을 가지고 학습할 필요가 있음을 깨우쳐 준다.

*출판사 협찬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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