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변용란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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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니 듀 모리에의 단편집 <인형>은 표제작을 포함 총 13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히치콕의 영화와 뮤지컬로 잘 알려진 [새]와 [레베카]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대프니의 단편들은 20세 초반에 집필했음을 말하지 않더라도 심리묘사와 날선 긴장감이 팽배한 스릴러로서의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었다. 책에 실린 작품 중 표제작의 경우는 남녀가의 성이 아닌 도구화된 성을 다뤘다는 점에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떠올리게 했다. 영화에서도 아가씨인 여주가 유사행위를 하는 장면이 충격적이라는 소감을 말하는 이가 있었던 만큼 수십년도 더 전에 그런 소재를 다룬 작가의 기발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가하면 어느시대를 막론하고 남녀, 부부사이의 날선 대화와 맘과 다른 말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안타까운일은 보편적 진리에 가까운 듯 싶다. 어쩌면 그렇게 남자들은 여자의 마음을 모르고 또 어쩌면 그렇게 여자들은 남자의 행동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마는지 안타깝다. 심각하고 기괴하게 느껴질만한 이야기들이 지나고 나면 마치 스릴러만이 장기가 아니라는 듯 ‘웃픈’이야기도 등장한다. 제목은 말하지 않겠지만 읽는 내내 정말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던 작품으로 다음의 발췌글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난 골더스그린에 사시는 어느 숙녀분에게 매일 말벗을 해주기로 했어. 근무시간은ㄴ 9시부터 7시까지야.”
그는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처럼 여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설마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니겠지!”
“왜! 뭐가 문젠데?”
“내 근무시간은 그 정밙대야. 7시부터 9시까지.” 121쪽

읽을 때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지만 해설을 읽고 보니 저자의 슬픈 성장배경이 짐작되어 안타까웠던 <집고양이>. 작가에게 관심이 많거나 팬인 사람들은 이미 알았겠지만 그녀가 유명한 부모와 조부의 영향으로 어린시절부터 아버지의 기대가 남달랐다는 것, 그로인해 친모로부터 시기아닌 시기를 받았던 것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었는지를 해당 작품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단편이기 때문에 화자속 인물이 미래에 어떻게 이를 극복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대프니의 경우는 자신의 능력을 잘 다룰 줄 알았던 것 같다. 마치 [겨울왕국2]의 엘사처럼.
이밖에 집필순서로 가장 첫 작품이었던 <동풍>을 포함해 모든 작품이 별도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루하거나 별다른 흥미가 없지는 않았다. 아마 나 뿐 아니라 이 단편집을 통해 처음으로 대프니의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중장편의 세계로 곧 넘어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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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집 - 늘 곁에 두고 싶은 나의 브랜드
룬아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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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취향이었다

<취향집>은 룬아 작가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신간소식을 통해 처음 접했을 때는 매거진B를 연상시켰다. 매거진B가 한 개의 브랜드를 심도깊게 다루다보니 매니아층에게는 고맙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물건을 사거나 무료로 배포하는 카달로그를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읽는 기분이 들때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취향집>을 읽기 전에 잠시 생각해보았다. 저자의 취향이 나랑 비슷하지 않다면 그다지 좋은 감상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이다. 책에 실린 저자의 약력에는 글과 사진을 좋아해서 인터뷰를 업으로 한 사람들이라고 적혀있었다. 또 개인의 취향을 담은 매거진을 기획중이라고도 말이다. 글과 사진을 좋아하는 것은 나와 같지만 누군가를 만나는 일에는 서툰 내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저자의 취향이 당연히 궁금해질 수 밖에 없었다. 책을 펼친 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만났던 브랜드도 있었고 저자를 통해 처음 알게된 반가운 브랜드들도 있었다. 물론 평소에도 자주 구매했던 브랜드 어라운드가 있어 안심할 수 있었다. 서둘러 브랜드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세 브랜드의 운영자들 모두가 유학파 출신이거나 해외에서 활동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때 느꼈던 분위기를 한국에서 재연해낸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보니 우리의 것을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고급스럽긴 해도 버터를 그냥 먹은 듯 보기엔 이쁘지만 내게는 맞지 않는 불편함이 느껴졌다. 물론 그들과 비슷한 경험이나 추억을 가진 사람들 혹은 내게는 불편해도 충분히 멋스럽게 활용할 줄 아는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눈도 마음도 정화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내게도 드디어 '이거다!'싶은 일러스트레이터 김한걸과 아트 디렉터 이현아의 웜그레이테일이 등장했다. '웜그레이테일'의 주제는 대자연이다. 





햇빛이 숨은 오후, 쇼룸 곳곳에는 주황빛의 등이 켜졌고 숨소리 하나 나지 않는 공간을 온갖 동물들의 몸짓이 한가득 메우고 있었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 있다>처럼. 문을 닫고 자리를 비우면 우리는 영원히 모를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이. 165쪽


작가의 글빨일까. 아니면 정말 저토록 신비로운 분위기가 생생하게 살아나는 공간인걸까. 활자로만 봐도 당장 쇼룸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두 아티스트는 결혼한 부부로 남이 하면 멋있지만 내가 할 수 없는 '회사를 그만 둔'부부로 함께 작업을 하는 그야말로 멋진 아티스트들이었다. 저자역시 부부 중 한 사람은 안정적인 직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하듯 나 역시도 같은 마음이다. 졸업을 하고 다소 불안정한 직업을 계속 이어가려다보니 자연스레 남편에게는 늘 지금 회사를 놓치지 말라고 부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인터뷰에 나오는 것처럼 동업제안을 프로포즈와 함께 했다라는 것이었다. 낭만적인 부부와 함께 하는 고양이들의 이름이 바로 웜그레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색연필 세트에서 찾아낸 이름이라고 한다. 다른 아이의 이름은 더티 화이트. 낭만적인 듯 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직장을 다닐 때보다 더 열심히 작업하는 그들의 작품은 포스터나 엽서 뿐 아니라 컵, 배지나 가방등 실생활에서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다양했다. 첨부한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언젠가 한번은 만났을, 그리고 좋아했을 귀여운 동물들이 그들의 작업물이다.



서두에 밝힌 것처럼 '어라운드'를 보고 책읽기를 선택했지만 보다시다시피 이 리뷰에는 해당 브랜드의 이야기는 담지 않았다. 이미 잘 알려있어서라기보다는 내가 알고 있던 브랜드의 이미지와 이야기였기에 특별하게 새롭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개인적인 취향을 살린 브랜드답게 내 취향이다 싶은 한 가지 브랜드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 책의 리뷰로 더 잘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어느 시점에는 어떨지 몰라도 결국 내 취향은 '웜그레이테일, 그리고 이 브랜드의 인터뷰를 잘 담아낸 <취향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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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 인문학의 첫걸음 <천자문>을 읽는다
윤선영 편역 / 홍익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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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마흔 무렵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어른이라면 삶의 깊이와 넓이를 더하기 위해 다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합니다. 인문학을 통해 삶을 통찰하는 지혜를 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진짜 어른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문학의 첫걸음이라 할 <천자문>을 권하는 것입니다. -10쪽-


인문학을 공부한다라는 것은 무엇일까. 인문학의 정의나 의미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문학이 실제 삶의 적용되기 위한 공부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자주 들었다. 유명고전을 읽고 관련 강의를 들어도 잠시뿐 지속되지 못했다. 그러다 만난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이 책은 천자문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또 삶에 적용하여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천자문외에도 언급된 성어를 잘 전달하기 위해 그 배경이 되는 역사와 관련된 문서등으로 이해를 높여주어 읽으면서 마치 내가 천자문을 통째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체화되어간다는 기분이 들었다. 가장 기본적인 하늘 천 땅 지. 하늘과땅은 자연을 대표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가 흔히말하는 생명의 시작인 잉태와 양육을 기본으로 한다. 하늘을 두려워하는 것, 두발을 딛고 서있는 땅의 힘을 믿는 것. 그렇게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나고 그 힘으로 자라난다. 육으로 맺어진 부모는 자연과 새 생명을 연결지어 주는데 그렇기에 내 몸을 함부로 훼손하면은 안된다. 이 이야기는 [사자소행]효행편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진정한 효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저자는 풀이해준다. 여기에 좀더 나아가 인간이 지켜야할 덕목 중 자주하게 되는 '실수'와 관련된 내용도 있다. 천자문 뿐 아니라 [논어]의 학이편, [위령공]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등장하는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면 거리낌 없이 고쳐야 하며, 잘못된 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짜 잘못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자신의 잘못을 돌이켜볼 줄 아는 정직의 미덕을 강조한 구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5쪽


성서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과거에는 질병이 인간의 죄로 인한 벌로 여겨졌는데 그를 치료하면서 예수가 말하길 '다시는 죄 짓지말라'라고 말하거나 재단에 재물을 바치기 전에 다툼이 있는 형제와 먼저 화해하라고도 말한다. 잘못을 알면서 그냥 놔두는 것이 진짜 잘못이라는 것은 불교 용어를 빗대어 말하는 천자문에서도 등장하는 것처럼 동서양의 어떤 종교나 철학에서도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진짜 어른이라면 실수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으로 스스로 고쳐가려고 노력하는 것일테다. 인간의 덕목을 지나고 나면 배움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활동 및 관계와 관련된 내용도 당연히 등장한다. 앞서 언급한 내용을 다룬곳까지도 천자문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것이다. 천자문을 외웠다고 한 이들조차도 이부분을 만나면 그저 읽고 쓸 줄만 알지 풀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外受傅訓入奉母儀(외수부훈입봉모의)'. 밖에서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들어가서는 어머니의 법규를 받든다.102쪽. 스승과 부모에 대한 도리를 설명하는 부분으로 요즘의 사람들을 보면 안팎으로 '휴대폰을 받드는'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휴대폰의 좋은 점도 물론 있지만 스승이라는 단어를 마주할 때 떠오르는 사람이 없거나 부모가 그저 돈을 주는 사람, 나의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사람정도로만 생각된다면 부모뿐 아니라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欣奏累遣慼謝歡招 흔주루견척사환초

좋은 일로 나아가고 나쁜 일은 떠나보내면 슬픔이 떠나가고 기쁨이 찾아올 것이다. 187쪽


인간의 도리, 지켜야 할 규범과 관련된 이야기만 늘어놓다보니 다소 이 책이 무겁고 지루하게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천자문 자체가 그렇게 답답한 책은 아니었다. 위의 흔주루견 척사환초는 도치된 문장으로 운율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두 구의 의미가 중복된 것이라고 풀이해준다. 이와 유사한 사자성어가 익숙한 만큼 지나치게 한가지 생각이나 감정에 묶여있지 않지 않도록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 몇 가지를 발췌했지만 한 자 한 자에 담긴 의미와 실제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지에 대한 풀이를 보다보면 마치 과거로 돌아가 한복을 곱게 있고 천자문을 공부하고 있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 기분을 많은 이들이 느껴가며 천자문이 과거의 학문이 아닌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도움이 될 만한 어른으로 가는 지침서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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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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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건 잠시의 승리일 뿐이다. 너희 모두는 곧 내것이 되리라. 

언젠가는 돌아와야 할 것이다. 너희를 기다리고 있으마." 211쪽


다산책방에서 출간한 딘 쿤츠의 소설 <어둠의 눈>은 '코로나19를 40년 전에 예견한 소설'로 회자되고 있지만 코로나19를 굳이 연결짓지 않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이며 위협적인 작품이었다. 아직 어린 아기지만 아들엄마라는 이유로 이야기의 시작이 아들을 잃은 엄마 티나가 죽은 아들과 버릇마저 똑같은 아이를 만났을 때의 충격은 마치 영화나 실제 사건을 보는것처럼 몰입하게 만들었다. 소설의 주된 이야기는 버스사고로 아들 대니를 잃은 후 이상한 일들이 엄마인 티나에게서 일어난다. 처음에는 대니의 방과 유품을 정리하지 않은 자신에게 정신병적인 증세가 일어나고 있는거라고 애써 무시하지만 점점 대니가 살아있는 것이 분명한 것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대니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조차 하지 못했던 그녀기에 아들의 무덤을 파헤쳐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어째서 코로나와 이 소설이 관련이 있는것인지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19가 우환지역에서 발생하여 퍼졌기 때문에 우환바이러스라고 명명되지만 소설속에서는 우환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진행된 실험 우환-400이다. 고작 그정도로 연결짓지에는 무리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깨닫게 된다. 바로 내 옆에 사람을 의심하게 된다는 것, 사실이 아닌 정보나 의혹이 끊임없이 발생한다는 것 무엇보다 어느 누구도 거대한 세력이 비밀리에 진행하는 실험 기관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지 않다라는 사실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서두에 밝힌것 처럼 아이를 둔 엄마라서 그런지 전염병이나 연구소의 비밀연구,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다루는 스릴러라는 부분보다 아이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엄마 티나의 심정과 심리변화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 


지금 무서운 이유는 자신이 대니를 찾아내고도 혹시 구해내지 못할 가능성 때문이었다. 아이가 어디 있는지 찾는 과정에서 자신과 엘리엇이 죽을 수도 있었다. 285쪽


소설을 읽을때면 아마 누구라도 소설속 주요인물들의 감정을 이입하며 '만약 나라면,'이라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보니 화려한 티나의 삶보다는 아이를 잃은 엄마의 모습을 보며 아이가 내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에 거듭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비단 코로나뿐 아니라 여러가지 측면에서 의혹이 일어나는 일에는 누구나 음모론을 떠올리게 된다. 어떻게든 사실을 알아내고 싶은 마음은 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사람이라면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소설에 몰입해갈수록 이미 출간된 소설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결론이 궁금해져 뒷페이지를 먼저 읽고 올 수 밖에 없었다. 



이윽고 둘의 손이 닿았다. 아이의 작은 손가락이 엄마의 손가락을 꽉 쥐었다. 대니는 맹렬하고 필사적인 힘으로 엄마의 손을 쥐고 있었다. 428쪽


아이가 살아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었다. 아이는 계속해서 바이러스로 인해 병원을 들락날락하고 있었다. 다시 읽다만 부분으로 되돌아와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대니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의 손이 닿았다는 아들은 대니인가 아니면 대니를 닮은 또다른 아이인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스릴러이면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까지 정말 잘도 어우러져 결말을 알아도 다시 읽지 않을 수 없는 소설이었다. 엄마의 입장으로 읽다보니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다가선 부분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평범한 우리들의 힘이 때로는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연대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이 소설처럼 개개인만의 사랑으로 싸워내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약자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 내 일이 아니니까 무시해버리거나 그만 잊고 살자고 하는 무책임하고 무신경한 태도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만에 결말을 알아도 흥미로운 스릴러를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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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일주 가이드북 -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2020-2021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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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일주 가이드북 2020-2021 최신개정판
우리나라 최초 전국일주 코스 가이드북

#전국일주 #국내여행 #국내여행가이드 #드라이브코스 #추천드라이브코스 #추천국내여행





해외여행은 최소 몇 달 전부터 꼼꼼하게 방문할 도시를 검색도 하고 책을 펴보지만 이상하게 국내여행을 할 때면 '일단, 우선, 출발!'이 익숙해진 것 같다. 그렇게 준비없이 떠난 여행이 좋을 때도 있지만 가족과 함께 떠날 예정이라면 즉흥적인 것 보다는 먹는 것 부터 체험활동을 포함한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살펴보는 것이 현명하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야외활동이 자유롭지 못할 때는 꼼꼼하게 실내에서, 혹은 드라이브만으로도 충분한 코스를 확인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유철상, 김충식, 신지영, 신지혜 등 4명의 작가가 직접 발로 뛰어가며 쓴 <전국일주 가이드북>을 펼쳐보면 여행코스가 한 눈에 보이는 상세지도는 물론 이런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여행 중에는 유명인사의 생가부터 체험장까지 골고루 둘러보며 국내에는 왜 없냐며 불평했는데 내가 몰랐다는 것을 알게된다.

  • 파트1 동해안 7번 국도
  • 파트2 1번 경부고속도로 
  • 파트3 50번 영동 고속도로 
  • 파트4 60번 서울양양(동서)고속도로 
  • 파트5 15번 서해안고속도로 
  • 파트6 25번 호남 고속도로
  • 파트7 27번 순천완주선 고속도로
  • 파트8 35번 중부 고속도로
  • 파트9 45번 중부내륙 고속도로
  • 파트10 55번 중앙 고속도로

전국지도, 인덱스(지역.관광지)정보 수록






 
평소에 주로 이용하는 도로는 경부와 영동고속도로지만 책을 펼쳐보면 왜 이 많은 도로를 외면하고 살았나 싶을만큼 각 지역별로 가고싶은 장소가 정말 많다는 사실에 신이 날 정도다. 부산의 경우 운전하기가 쉽지 않은 지역으로 알려졌지만 경험상 부산만큼 또 차로 가봐야 할 지역도 흔치 않다.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데 감천마을, 국제시장 태종대 등은 대중교통이 워낙 잘 되어 있기 때문에 혹 차가 없어서 이 책이 그다지 도움이 안될 것 같다고 피할 이유는 없다. 사실 어딜 가고자 맘만 먹으면 대중 교통으로 가지 못할 곳은 거의 없다. 문제는 '어디'를 가야 할 지를 모를 뿐이다.

책을 보다보면 자녀의 연령에 따라 어디가 좋을지도 계획할 수 있는데 가령 파트2에 소개된 경부고속도로 중 북수원IC~신탄진IC를 경유할 때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수원화성부터 청주고인쇄박물관, 독립기념관 등 교과서 연계로 체험학습이 잘 되어 있는 기관이 즐비하다. 개인적으로는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성인들이 체험하기에도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아 강추한다.
책에서는 금속활자 작업공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시실등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고 있다.





자녀가 없는 부부 혹은 연인들을 위한 장소들도 다양하다. 데이트의 명소로 이제는 안가보면 연인이 아닌것만 같은 대관령양떼목장을 경유할 수 있는 코스는 파트3 영동고소도로 구간1 횡성IC~대관령IC 도로로 평창무이예술관도 들릴 수 있다. 맛있는 안흥찐빵마을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만약 어느 장소에도 들리지 않고 차안에서만 안전하게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다면 역시나 해안도로를 달리는 것이 좋은데 파트7 순천완주고속도로 구간3 하동IC~사천IC를 소개하고 싶다. 특히 보기만 해도 예쁜 독일마을의 아기자기함은 물론 가천다랭이마을 지나 상주은모래비치까지 낭만적이면서도 광활한 자연의 멋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코스로 저자들도 추천하는 코스다.

혼자떠나도 좋고 가족과 함께여도 좋지만 무엇보다 잘먹고 잘 쉴 수 있는 숙소 및 맛집 추천리스트까지 책에 실려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잘 읽다보면 어느새 어디에 누구와 함께 언제 가면 좋을지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 다소 움츠러든 요즘 당장 떠나기가 부담스럽다면 계절별로 떠나기 좋은 추천코스를 참고해서 여름이후 가을그리고 겨울에 떠날 장소를 미리 계획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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