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자녀 교육에 답이 있다 - 불확실한 시대, 흔들리는 부모 마음을 위한 최고의 지침서
유경선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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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시대, 흔들리는 부모 마음을 위한 최고의 지침서'라는 부제까지 내 마음을 뒤흔든 책, <유대인 자녀 교육에 답이 있다>를 오랜기간 붙들고 읽었다. 이 한 권만 읽은 것은 아니고 동시에 '유대인 교육' 혹은 '유대인의 삶의 방식'과 관련된 책을 동시에 읽다보니 그렇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함께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도 유대인에 대한 정의, 토라의 탄생배경 및 어떻게 유대인들이 그 긴세월 흩어져 살면서도 굳건하게 지켜올 수 있었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지만 보다 더 자세하고 실리적인 부분을 살펴보니 이해가 잘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에게 [토라]와 [탈무드]를 평생 읽고 공부하라고 하면 어떨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유대인의 [토라]와 [탈무드] 평생 교육을 보면 유대인 교육의 본질을 읽을 수 있다. [탈무드] 비유에 '바로 가는 먼 길'이라는 것이 있다. -중략 -

그러나 유대인이야말로 [토라]와 [탈무드]를 평생 공부하면서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정작 지혜의 지름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27-28쪽


유명 대학을 많이 보내서, 노벨상과 같은 권위있는 상의 수상자가 많아서도 아니다. 부제에 적힌 것처럼 자녀뿐 아니라 부모가 먼저 '흔들리지 않기'위해서 유대인의 공부법을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요즘처럼 나와 내 가족만 중시하는 풍조에 공동체적 삶의 중요성을 어릴 때부터 가르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사실 가르치려고 해도 무의식적으로 어느순간 '우리가족'이 우선이 되는 것이다. 최근 학교폭력이 문제시 되는데 점점 더 거칠어지고 심각해지는 폭력의 원인 중 하나가 개인적으로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기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잊지못한 상처를 주었어도 미성년이라는 보호아래 심한 경우 어떤 제재없이 돌려보내는 사건들도 자주 보았다. 만약 [탈무드]에서 말하는 것처럼 자녀의 잘못된 행동의 책임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부모에게까지 지운다면 어떨까 싶다. 아이를 낳고보니 점점 더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었다. 내 아이가 잘 성장하는 것에는 타인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아이로 키운다는 것도 상당부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식습관과 관련된 유대인의 율법 부분에서는 크게 반성했다. 아이가 이유식을 지나 유아식으로 넘어오는 단계를 거의 생략하듯 넘어오다보니 아직 세살도 안된 아이에게 피자며 치킨까지 맛보게 했기 때문이다. 이유식기만 하더라도 어르신들이 몰래 주는 간식에 하나하나 신경쓰던 내가 이제는 햇반을 아이에게 돌려주다니. 하지만 이보다 더 크게 반성했던 부분은 험담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교황님도 말씀하셨다. 뒷담화만 안해도 천국간다고.


남을 헐뜯는 험담은 살인보다 위험하다. 살인은 한 사람밖에 죽이지 않으나 험담은 반드시 세 사람을 죽인다. 퍼뜨리는 사람 자신,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이다.

192쪽


누군가로부터 불편한 일을 겪었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는 험담하는 것이 당연하고 또 죄가 아니라는 듯 착각하는 순간이 종종 찾아온다. 그럴때 실컷 험담이라도 해야 속이 시원해진다고 느껴질때도 있지만 뒤돌아서면 굳이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또 누군가에게 옮길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때도 존재한다. 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과연 내 아이가 누군가의 험담을 하지 않길 바랄 수 있을까. 이처럼 부모부터 고쳐야 하는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에도 공감했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내용은 물러남이었다. 방치가 아닌 아이에게 날아오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말이다.


진심으로 아이가 성공하길 바란다면 부모가 적당한 시기에 물러날 줄 알아야 해요. 당신이 손을 놓아야지만 아이가 높이 날아 오를 수 있어요. 285쪽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정리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유대인'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어떤 종교 혹은 성인들의 말들 모두에 공통된 부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그것을 지속적으로 삶으로 가져와 지키느냐, 아니면 순간순간 드는 유혹과 '내 기준과 판단'을 앞세우느냐의 차이였다. 저마다 무엇이 옳은 방법이고 공통체를 위한 교육인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주변의 조언 혹은 조언을 가장한 질책으로 마음이 흔들릴 때면 책을 펼쳐야겠다. 그럴 수 있다면 그 순간 만큼은 나또한 유대인이라고 생각하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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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 - 광화문글판 30년 기념집, 개정증보판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 엮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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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하면 떠오르는 여러가지 중 교보생명 본사 외벽에 걸린 광화문 글판이 있다. 책<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에서 소개한 바로는 나태주시인의 풀꽃 일부 문구가 가장 인기있었다고 하던데 안타깝게도 시인도 나도 실제 걸린 모습을 현장에서 보진 못했다. 하지만 풀꽃은 평소에 좋아하던 시였기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오랜시간 교편을 잡으며 아이들과 함께 풀꽃 그리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나온 말을 시로 옮겼다는 시인의 말처럼 누구나의 삶속에 그렇게 시와 시어들이 오가는지도 모른다. 1부에서는 현판에 작품이 소개된 시인들과의 인터뷰 혹은 대체글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현재의 안부를 묻는 내용에 대다수가 '코로나 19'를 언급하거나 유사한 내용으로 활동의 위축을 알려 안타까웠다. 활동이 줄어들면 그만큼 책을 더 많이 읽고 습작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어설픈 기대도 있지만 길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소재가 되는 시인들에게는 다른이들보다 사람은 물론 자연과의 단절이 큰 아픔으로 다가온 것 같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일부-


광화문 글판에는 시인들의 작품외에도 유명가수의 노랫말이 담기기도 했다. 소위 대세 중에 대세인 BTS의 RUN의 노랫말은 물론 해외 유명 문학가들의 글들도 글판에 소개되었다. 한 번도 쉽지 않은데 두차례 이상 작품이 글판에 소개된 작가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가 인상적이 었다. 광화문 글판을 바라보게 될 때의 내 모습은 서점에 들려 책 몇권은 손에, 또 몇 권은 어플 장바구니에 담아둔 후라 마음도 몸의 피로도 충분히 누적된 상태다. 그런 상태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바라보는 글판은 무언가 용기를 주고 의욕을 부르는 글귀보다는 쉼이나 머뭄 혹은 비움과 관련된 글들이 더 와닿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책에는 글판에 소개된 글감의 전문이 실려있는데 몇몇 작품은 무심코 지나쳤을수도 있을만큼 담담한 경우도 있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처럼 사람 뿐 아니라 작품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글판에 소개되지 않았더라면 그 좋은 작품들을 만나지 못했을거라 생각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책의 추천사 중, '도심 빌딩 속 글귀 하나가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하나의 쉼표가 되고 있다.'는 모 방송국의 말처럼 그렇게 다가오는 광화문 글판. 앞으로 또 얼마나 오랜기간 그곳에서 나를 비롯 많은 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혹은 풀어줄 지는 모르지만 그 끝이 되도록 아주 먼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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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이 쑥쑥 오르는 이직의 기술 - 몸값 제대로 받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프로 이직러의 커리어 수업
김영종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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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커리어 #사표쓰기전 #이직의기술 #김영종







공무원이나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대기업이 첫 직장이 아니라면 누구나 어느정도 연차가 되면 이직을 고려하게 된다. 물론 책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1년차에 스카웃 제의를 받는 것도 크게 낯설거나 드문 일은 아니다. 취업만큼이나 신중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직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현장이나 실무에서 똑부러지게 문답을 듣기가 쉽지 않다. <연봉이 쑥쑥 오르는 이직의 기술> 저자 김팀장(김영종) 약력만 봐도 책에 나올 내용들이 꽤 신빙성이 있을 뿐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짐작되었는데 첫 직장은 물론 이직하는 회사마다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와 잘 연결될 뿐 아니라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장하고 있음이 관계자가 아닌 내 눈에도 한눈에 보였다. 잦은 이직이 좋지 않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겠지만 저자는 그 숫자를 '5회'정도로 이야기한다. 반드시 5번 이상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 직장에서 꾸준히 근속한다는 것은 어느정도 성실성과 인성을 보장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직을 결정한 상태라면 현재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자리와 또 그만큼의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곳인지 철저하게 나와 회사를 분석해야한다.










면접을 볼 때에도 스토리를 만들라는 말을 오인해 눈물까지 글썽이며 면접관을 불편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특히 전회사의 퇴사이유를 언급할 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을 감출필요는 없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회사역시 지나친 험담은 금하라고 경고한다. 이직하려는 회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도 실례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친하게 지냈던 지인의 경우 졸업한 동기 중에 실력은 가장 좋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이직할 때마다 점점 더 격차가 벌어져 나중에는 부하직원이었던 사원에게 추월까지 당하는 경우에 이르렀다. 인성이나 실력문제가 아니었다는 점이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면접관의 입장도 되어보고 또 면접자의 입장도 되어보니 다소 과장되었음이 보이더라도 정성껏 자신의 실력과 경력을 어필한 이력서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사실이었다. 







큰 문제없이 직장생활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조심해야 할 것이 다름아닌 평판이다. 동료들과 사이가 좋았다고 하더라도 상사나 관리자의 시선으로 볼 때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무능력은 부족하더라도 팀내 분위기와 조력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면 다행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고려치 않고 더 중요한 일이나 희망하는 업무를 맡기지 않았다며 불평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신중하게 분석하고 조언해줄 조력자가 필요한 것도 같은 이유다.






연차가 짧거나 직무 특성상 협업이 많았다면 어디까지를 자신의 역할로 볼 것인가도 고민이 될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열심히 했다는 식의 정성적인 성과가 아니라 수치화하여 담당자가 바로 해당 업무를 맡길 수 있을 정도인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력서부터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공통된 이야기를 리뷰에 적었지만 사실 20,30,40대 등 연령대별로 이직할 때 필요한 조언도 담는 등 이력서를 쓰면서 막막한 사람은 물론 당장 면접을 앞두고 조언자가 없어 고민인 사람들이라면 한 번만 읽어봐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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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매일 심리학 - 무자비한 세상에서 단단한 방패막이 되는 34가지 심리 법칙
오수향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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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지키는매일심리학 #34가지심리법칙 #오수향 #심리상담 #인기강연




 


'무자비한 세상에서 단단한 방패막이 되는 34가지 심리 법칙'이란 부제가 달린 <나를 지키는 매일 심리학>은 자칫 자학하거나 남탓하며 하루하루를 불만으로 보내지 않기 위한 방법을 심리학에서 찾은 책으로 관련 강의만 년간 300회 이상 해온 오수향 강사의 책이다. 현재는 코로나 19로 인해 이전과 같은 횟수로 강연을 할 순 없기에 책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심리학과 관련된 책이 처음인 독자라면 더 좋았을만큼 익히 알려진 용어와 해법부터 여러권의 책을 읽어오면서도 잘 알지못했던 내용까지 심리학에 관심이 있거나 좀처럼 마음이 다잡아지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34가지 중에 적어도 한 두가지정도는 꼭 맞는 답이 있을 것만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오히려 정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지금 이시기를 견뎌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은 물론 반강제적 외톨이 생활이 길어지면서 지쳐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얼마전 모 시사주간지에 실린 관련 기사를 보면 이런 확진자의 탓으로 몰고가는 분위기가 만연해진 것이 위험수준이라고 했다. 결국 상황이 잘 안풀리면 남탓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경우에 해당된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에 취업의 길은 더 요원해지다보니 자괴감과 열등감에 사로잡히기 쉬운데 이런 경우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지나치게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문제지만 공격적인 성향으로 열등감을 표출하게 되는 것 역시 엄청난 위험을 초래한다. '나를 지키는 심리학'인 만큼 혹시라도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에 해당되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저자의 처방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자학하는 대부분의 원인은 원하는 목표는 있으나 의지력이 약해 실천하지 못했을 경우로 해당 부분을 어떻게 심리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정말 궁금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의지력은 결코 무한대로 샘솟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해보이는 그 혹은 그녀도 어느 한 부분만큼은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과거 인기가 있었던 만화와 시트콤에 등장하는 인물 중 밖에서는 늘 완벽을 추구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며칠이 지나도 빨래를 하지 않은 무릎나온 트레이닝복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쓰며 늘 음식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캐릭터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위로가 된다. 







의지력을 고루 분포하며 성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저자서문에 적힌 것처럼 반복적으로 말을 걸고 자문자답하면서 의욕을 북돋는 정도의 노력이면 충분했다. 저자의 조언이 크게 와닿을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는 '노력하면 다 된다'는 맹목적인 긍정형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노력해도 안되는 것은 분명이 존재하며 현실직시, 합리적 사고를 추구해야한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기가 어렵다거나 무언가를 해도 계속 실패하는 원인, 이성은 물론 연적이나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 호감을 주는 방법까지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자존감상승 #난관극복 #목표성과달성 #자아정체성확립 #인간관계개선 중 하나라도 궁금하거나 도움을 원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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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 - 평범한 어른이 오늘을 살아내는 방법
김나랑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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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에는 회사일로 정말 많이 울었다. 김나랑 에디터의 <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란 책이 진즉에 출간되었더라면 서점에서 바로 구매해 단숨에 읽었을거라고 확신한다. 내 경우는 나이를 먹어서라거나 경력이 쌓여 더 이상 울일이 없어졌다기 보다 회사일에 예전만큼 마음을 쏟지 않기 때문에 울 일이 없어졌다. 마음을 쏟지 않는다고 해서 열정이 없거나 대충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야근은 절대 금물이라는 생각에 초집중 상태로 버닝하는 수준이다. 저자의 말처럼 계단에서 우는 일이 줄어든다고 인생 자체의 눈물의 양이 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저자와 연배가 비슷하다보니 그녀의 월급 흑역사 이야기에도 공감이 되었다. 아르바이트 신분에서 정직원으로 승격되었을 때 마치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은 듯 교만에 빠졌던 기억도 있고, 청력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통화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전화받는 업무는 늘 지치고 피곤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1장 내용이 와닿을 것이고 아직 결혼전인 사람들이라면 2장도 마치 자기의 얘기처럼 들릴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바람에 머리칼이 날리는 꿈을 실현했듯, 원하는 풍경에 차를 세우는 여행도 할 것이다. 누가 보면 비웃을 스케일이지만, 내게는 인생의 목표 중 하나다. 사람마다 로망은 다르잖아요? 75쪽


14년간의 싱글생활을 마치고 결혼을 한 까닭에 1인, 혼밥, 혼자놀기, 비혼 등의 단어가 친근하다. 저자와 달리 자전거는 어릴 때부터 마치 타는 법을 알고 태어난 것처럼 잘탔지만 운전은 달랐다. 장내에서 운전을 배울 당시에는 세계일주를 할 줄 알았으나 막상 거리로 나오니 모든 차가 다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것처럼 두렵기만 했다. 면허를 취득하고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실운전 횟수는 스무번도 안되는 내게도 자동차 여행은 로망일 수 밖에 없다. 그나저나 저자의 운전학원 강사의 성추행 수준은 아니지만 내게도 그런 안좋은 기억이 있긴 했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내게 30대 중반이었던 강사가 친구들을 소개시켜달라고 끊임없이 졸랐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엄마이야기에는 또 마음이 울컥 하면서도 한 글자 한글자 눈으로 콕콕 찍어가며 읽게 된다. 눈에 콕콕 박혀들어오는 활자는 마음에서도 오래도록 유영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치 결혼할 것을 알았던 것처럼 결혼하기 직전해 엄마와 단둘이 오키나와 여행을 했을 때가 떠올랐다. 마지막날 엄마에게 화를 내며 집으로 돌아온 것이 늘 맘에 걸리지만 저자의 아쉬운 마음과 달리 여행내내 엄마의 웃는 얼굴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기에 기쁨반후회반인 그 여행중에 함께 걸었던 그 추억에 감사한 마음이 새삼들었다.






저자의 채식이야기에도 무한 공감과 깨달음을 얻었는데 동물과 관련된 다큐를 볼 때면 머릿속에는 이제 그만 먹자 싶다가도 마음의 허기를 몸의 허기로 착각하게 될 때에는 도저히 끊을 수가 없었다. 그런 내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지만 타인뿐 아니라 내 자신을 괴롭혀가면서 할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타인은 물론 내 자신에게도 무리하게 강요하지 말고 적당히 과하지 않게 먹는 수준으로 마음을 정했다.



나는 고기를 먹지 않는 생활을 선택했고, 다른 사람은 그러지 않을 수 있다. 내 선택을 드러내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면 안 된다. 101쪽

사실 이 책을 읽을 때 가장 먼저 읽었던 부분은 3장이었다. 고2때 짝이었던 아이가 패션지를 엄청 좋아했다. 덕분에 한 권 두 권 빌려보다가 아예 패션지는 물론 피쳐기사까지 섭렵하게 된 이후 피쳐에디터가 작은 소망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쩌다보니 학원강사로 사회에 나오게 되었지만 늘 맘 한쪽에는 에디터에 미련이 남아 서포터즈, 명예기자 등의 활동은 참 오래도록 했었다. 하지만 정작 잡지사에 이력서를 내본적은 없었다. 내 머릿속에는 저자가 말하는 외적으로 완벽하게 완성된 사람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들이 3장에 잘 담겨져 있었다.




어쩌면 저자가 가진 보그의 피쳐 에디터라는 직함은 여전히 내게 참 부러움의 대상이기에 책의 내용들이 더 와닿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혹 #잡지, #에디터, #피쳐 #잡지기자 등의 키워드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그렇다면 이 서평이 분명 ‘공감의 행위‘의 흔적이 될 것이다.

˝독서를 나만의 ‘외로운 행위‘가 아닌 ‘공감의 행위‘로 바꿔야 해요. 같은 눈높이를 가진 독자들이 서로에게 책 읽기를 강제하고, 그 책을 함께 공유하는 ‘함께 읽기‘를 더 시도해야죠.˝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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