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와 장미 이야기
#1
(어린왕자의 독백)
내가 사는 별은 그리 크지 않다. 그래서 늘 바오밥 나무로 별이 뒤덮히기 전에 바오밥 나무싹을 잘라 주어야한다. 마침 저기 싹이 있군. 잘라야겠다.
장미 : 자르지 말아요!
어린왕자 : 넌 누구니?
장미 : 전 꽃이에요.
어린왕자 : (다정스럽게) 꽃? 그럼 니 꽃을 보여주지 않겠니?
장미 : 네! 하지만.... 아직 피지 않았죠.
어린왕자 : 아쉽구나...니 꽃을 볼 수 없다니...
장미 : 전 지금 피곤해요. 나중에 오실래요?
어린왕자 : 그래. 그 때는 니 꽃을 볼 수 있겠지?
#2
어린왕자 : 와~ 이게 꽃이니?
장미 : .....
어린왕자 : 왜 말이 없니?
장미 : .......
(장미의 독백)
지금 나는 단지 꽃봉오리 상태이다. 좀 있으면 훨씬 아름답게 꽃이 활짝 필 것이다. 하지만 저 노란머리 꼬마는 그걸 기다리지 못하고 계속 나를 귀찮게 한다. 원래 꽃이 활짝 피려면 준비가 많이 필요한 법이다.
#3
장미 : 아함~ 방금 잠에서 깼어요. 미안해요..... 내 꽃잎이 온통 헝클어져 있네요.
어린왕자 : 정말 아름답구나~!
장미 : 그렇죠? 난 해님과 같은 시간에 태어났답니다.
어린왕자 : (혼자서) 그렇죠? 라니... 뭔가 자뻑이 심한 녀석 같다.
장미 :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죠?
어린왕자 : 아니, 아니
장미 : 그런데 아침 식사할 시간 아닌가요?
(어린왕자 물을 준다)
#4
어린왕자 : 넌 왜 가시를 가지고 있니?
장미 :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죠.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호랑이가 와도 난 끄떡없어요.
어린왕자 : 내 별엔 호랑이가 없어. 그리고 호랑이는 풀을 먹지 않아.
장미 : 미안하지만, 난 풀이 아니예요.
어린왕자 : 미안해.
장미 : 괜찮아요. 하지만 전 바람은 질색이에요. 바람막이를 해 주실 수 있나요?
어린왕자 : (혼자서)까다롭다, 까다로워...
장미 : 저녁에는 덮개를 씌워주세요. 당신이 살고 있는 이 별은 정말 춥군요. 내가 살던 곳은...
어린왕자 : 응?
장미 : 아니에요. 에취, 춥네요. 바람막이는 어떻게 됐어요?
어린왕자 : 찾으러 가는데 계속 말을 걸었잖니.
(며칠 뒤)
어린왕자 : 나도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화산 청소를 한다. 장미에게 덮개를 씌워주며) 안녕...
장미 : 내가 어리석었어요. 용서해줘요. 부디 행복해요. 그래요, 난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은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던 거예요. 내 잘못이에요. 그런건 아무래도 괜찮아요. 하지만 당신도
나만큼이나 바보였어요. 부디 행복해요...
어린왕자 : (슬픈 눈으로 쳐다보며)....
장미 : 그렇게 꾸물거리지 말아요. 자꾸 신경 쓰여요. 이미 떠나기로 마음 먹었으니 어서 가란말이
예요.
(어린왕자가 떠나고....)
장미 : 아...춤고 외롭구나. 어린왕자는 잘 있을까?
#5
(어린왕자독백)
나는 그때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던 거다. 그 꽃이 하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해야했다. 그 꽃은 나에게 향기를 주었고 내 마음을 밝게 해주었는데. 그렇게 도망치는게 아니였다. 그 애처로운 투정뒤에는 따뜻한 사랑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하지만 그때 나는 너무 어려서 그 꽃을 사랑할 줄 몰랐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