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한 마리를 그려 줘!"

"뭐라구?"

"양 한 마리를 그려 줘."

"그런데 .... 왜 그러지?"

"부탁이야 .... 양을 한 마리 그려 줘....."

"나는 그림 그릴 줄 몰라."

"괜찬아. 양을 한 마리 그려 줘."

나는 양은 한 번도 그려 본 적이 없었으므로 속이 보이지 않는 보아 구렁이의 그림을 그려줬다.

"아냐, 아냐, 보아 구렁이 속의 코끼리는 싫어. 보아 구렁이는 아주 위험해.

그리고 코끼리는 아주 거추장스럽고, 내가 사는 곳은 아주 조그맣거든.

내게는 양이 필요해. 양을 그려줘"

나는 양을 그려줬다.

"안돼! 그 양은 벌써 병이 들었는 걸. 다시 하나 그려 줘."

나는 또 그렸다.

"봐... 이건 양이 아니라 염소잖아. 뿔이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또다시 그렸다.

"그건 너무 늙었어. 난 오래 살 수 있는 양을 갖고 싶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상자를 끄적거려 놓고 말했다.

"이건 상자야. 네가 원하는 양은 그 안에 있어."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거야! 이 양에게 풀을 많이 주어야 해?"

"왜 그런 걸 묻지?"

"내가 사는 곳은 아주 작거든...."

"거기 있는 걸로 아마 충분할 거다. 네게 준건 아주 작은 양이니까."

"그는 고개를 숙여 그림을 들여다보았다.

"그다지 작지도 않은 걸. 어머! 잠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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